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 - 그것이 덕질의 즐거움! 자기만의 방
정지혜 지음, 애슝 그림 / 휴머니스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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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독특한 책을 골랐다. "덕질"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덕질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 생각했다. 생각해 보니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연예인이건 운동선수이건 열렬히 누군가를 그냥 좋아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나와 그 사람들은 별개라는 생각이 많았던 것일까? 아니면 사랑이란 기브엔 테이크라는 생각이 강해서였을까?

하지만 나는 지금 내 아이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다. 기브엔 테이크가 아니라 기브만 하고 있어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말 그대로 열열한 사랑을 하고 있는 중이다. 작가는 BTS를 사랑하는 아미이다. 왜 그들을 이렇게 좋아하는 것일까? 아이가 없어서 그런 것일까? 처음에는 그냥 이렇게만 생각했다. 아직 풋풋하고 순수한 분이구나...

그런데 이 책을 덮을 때쯤 나의 생각은 바뀌게 되었다.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은 참 행운이구나... 좋아하는 마음 하나가 작가를 런던으로 보냈고, 자신의 삶에 있어서 용기 내게 된 것이다. 그 대상이 나를 봐주든 말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중요한 것이었다. 한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 그 사람을 성장시킨다.

가끔 덕후들의 이야기를 볼 때면 철없이 느껴졌고,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제야 알 것 같다. 그 순수한 열정이 사람을 살게도 하고, 움직이게도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마음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어쩌면 한 번도 덕후질을 하지 못했던 내가 순수하지 못했고, 열정적이지 못 했던 것 같다. 이제는 덕후들을 응원해 주고 싶다. 그들의 덕질이 한 스타에게는 힘이 되고, 자기 자신에게는 열정을 느끼게 한다. 나중에 내 딸이 누군가를 이렇게 열렬히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엄마로서 그 사랑을 이해해 주고 응원해 주고 싶다. 그 나이 때에 느낄 수 있는 그 감정에 푹 빠져 보라고... 그리고 그렇게 했던 덕질을 가지고 자기 자신도 사랑해 보라고 나중에 꼭 이야기해 줘야겠다.

덕후들에 대해 알게 된 책.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마음이 이렇게 예쁘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책인 것 같다.

< 다시 읽고 싶은 글귀>

나이를 먹으면서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깨달은 것이 있다면, 인생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는 거예요. 분명 즐겁고 행복한데도 가끔은 아주 불행한 것처럼 느껴진 다거나 가진 게 아주 많은 줄 알았는데 실은 속 빈 강정이었다는 걸 알아차리는 순간들을 마주하면서 저는 더 이상 '행복'이나 '풍요'를 바라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보다는 삶의 모순을 견디며 살아가는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쓰여지는 이야기를 자주 찾게 되었지요. 방탄소년단에는 '충족된 인간이나 완벽한 세계에는 없는, 작은 조개껍데기의 안쪽을 보는듯한 복잡한 광택'이 있습니다. 자신들의 연약함을 기꺼이 드러내면서도 결코 패배주의로 나아가지 않는 그들의 존재가 저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몰라요.

사람들은 제가 부질없는 살아을 한다고 말하지만 저는 이미 차고 넘치게 돌려받고 있습니다. 제가 느끼고 있는 이 선명한 행복이 사랑의 대가가 아니면 대체 뭘까요? 모두에게 이해받을 수 없을지는 몰라도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합니다. 저는 인생에서 가장 호사스러운 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열렬하게 사랑할 수 있는 날이 단 한순간이라도 있다면 그 삶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 그러니까 우리, 더 많이 사랑을 해요.

이런 거였는데, 고작 이거였는데, 나는 왜 그렇게 주눅 들었던 걸까. 어처구니없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날의 나를 꼭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취향이 가난하다고 느꼈기에 더 열심히 탐색하고 부지런히 흡수했던 과거의 저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슬퍼하지 마, 너의 초라함이 너를 키울 테니까."

약점이 있는 사람은 세상을 감지하는 더듬이 하나를 더 가진다. 약점은 연약한 부분이라 당연히 상처 입기 쉽다. 상처받는 부위가 예민해지고 거기에서 방어를 위한 촉수가 뻗어 나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약점이 어떻게 취급당하는가를 통해 세상을 읽는 영역이 있다. _ 은희경 < 빛의 과거> 중에서

제 말로 이렇게 표현을 해요. 축제는 짧은데 쓰레기는 오래 남는다고. 짧아요. 축제는. 근데 그 준비 기간이랑 치우고 뒷감당하는 거 엄청 길잖아요. 근데도 사람들은 매년 축제를 기다리고 준비한단 말이에요. 사람도 사실은 고통스러운 순간이 훨씬 많죠. 빈도 수로 따지면. 다만 행복을 주는 그런 순간들이 있잖아요. 그게 너무 강렬한 거예요. 그 도파민이. 그래서 사람들이 그걸 못 잊잖아요. 그게 너무 소중하잖아요.

화양연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

이 누군가의 좋아하는 마음을 구경하며 당신이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잊고 지냈던 좋아하는 마음을 이 책이 깨울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쁜 테고요. 당신을 살게 하는, 또 살게 했던 사랑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대답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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