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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 늘 남에게 애쓰기만 하느라 나를 잃어버린 당신에게
윤정은 지음, 마설 그림 / 애플북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좋아서 선택했는데 읽어보니 제목보다 글이 참 좋았다. 이래서 사람들이 좋아했구나...
음.. 그런데 책 내용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았던 작가의 모습보다 그렇게 살지 못했던 작가의 모습이 보였던 것 같다. 3살 아이의 엄마이다 보니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가 된다.
얼마나 하고 싶은 일이 많은 때인가? 아이 낳고 3년차면 이런 마음 충분히 든다. 그래서 다소 맞지 않는 책 제목이었지만, 작가의 마음에 동의하게 되었다. 요즘 젊은 엄마들 마음이 이렇구나... 나와 같았던 면도 있었고 전혀 다른 면도 있었다. 혼자 여행을 하기 위해 제주도 비행기 표를 끊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왜 한 번도 그럴 생각을 못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육아는 엄마가 전담해야 해라고 스스로 말하고 있었나 보다.
깨진 와인병을 그대로 방치해 두며 남편에게 들어와서 좀 치워줘.라는 문자를 작가처럼 한번 보내보지 못했다.
그냥 내가 다 알아서... 나도 그와 같은 경험이 있었는데, 우는 아이를 다른 방에 놓고 피 흘리는 발을 가지고 치웠던 것 같다.
왜 나는 내가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했을까? 젊은 엄마와 나이 많은 엄마의 차이인가? 나는 참 의지할 사람이 없었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이미 나에게는 7살 아이가 있어서 그런지, 작가의 모든 상황들이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읽으면서 나도 그랬었는데...라는 생각도 몇 번씩 했다. 팔을 뻗어 엑스 자로 나를 힘껏 안아줘야겠다. 스스로 안아주는 법도 이 책을 통해서 배웠다. 너 참 잘 살아왔다. 너 참 괜찮다. 오늘도 참 많이 수고했다.
내가 내게 해 주고 싶은 말이다.
< 다시 읽고 싶은 글귀>
화사한 빛을 뽐내려면 뿌리내리도록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니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조만간 이걸 자양분으로 예쁘게 필 꽃을 상상하며 견딘다. 사는 거 참 꽃 같다, 하고 말하면 생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오늘의 고단함도 내일은 시들어, 새로운 꽃이 필 것만 같다.
꽃같이 살자. 말하는 대로 이루어질 테니. 꽃 같고 꿈같은
그런 인생이 펼쳐질 테니.
기사를 읽으며 전적으로 공감했다. 상대방이 경험해 보지 않은 일에 대해 버거움을 토로하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란 말에 한순간 입과 마음이 동시에 닫힌 경험이 최근 내게도 있었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살겠지만 이번 생에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고 버거운 상황에서 유난 떨지 말라는 식의 조언은 독이 된다. 차라리 "그렇구나, 정말 힘들었겠다"라며 말없이 안아주고 공감해 주는 따뜻한 눈빛이 백배는 고맙다.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가고 싶다면 사소한 말들에 상처받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아이가 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긴 하지만 아이만 바라보며 아이가 전부인 삶을 살고 싶지 않은 내가 타인과 똑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참견에 상처받지 않으려 흘려듣는 연습. 주변 환경과 비슷하게 변신해 다른 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동물처럼, 우리도 다른 생각을 가진 타인을 만났을 때 보호색을 띠기 위해 그들과 같은 생각인 척 호응해 주는 '생각의 보호색'을 띄어야 하는 걸까
창밖엔 짙은 어둠이 가득했다. 노트북을 켜고 제주행 티켓을 검색해서 한 달 후 2박 3일 혼자 떠나는 일정을 예약했다. 팔을 뻗어 스트레칭을 하다가 엑스 자로 교차시켜 내가 나를 안아 주었다. 양팔이 날개 뼈에 닿았다. 날개 뼈를 토닥토닥 다독이며 말했다. "수고했어. 오늘도. 내일은 더 좋은 날이 될 거야. 괜찮아."
아이가 퉁탕대는 소리를 들으며 깔깔 웃다 거울을 보았다. 편안하고 여유롭게, 내가 웃고 있다. 전보다 예쁘진 않지만, 전보다 여유로워 보이네. 지금 너 잘 살고 있나 보다.
어쩌면 "절대 못 해"라는 말은, 해야 할 걸 알지만 두려워서 피하게 되는 강한 자기방어적 부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절대 못하리란 부정문을 "할 만하네?" "할 수 있네?"로 바꾸며 살아간다. 생의 끝엔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게 될까?
네가 찾기 쉽도록 일부러 커튼 뒤에서 발을 빼꼼히 내어놓으며 지루했던 일상이 이렇게 행복해졌구나 싶어 눈물이 난다.
너의 생기와 너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을 통해 나도 나날이 젊어지는구나. 사소한 일에 깔깔깔 웃는 법을 배운다.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다.
그게 무엇이든 가장 나다운 삶을 선택해 행복하게 살아도 괜찮다. 단 한 번밖에 없는 당신의 인생이니까. 눈을 감았다 뜨면 오늘이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이 바로 가장 특별한 선물이니까. 감사하고, 용서하고, 이해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 충분히 그럴 자격 있다. 그저 나라는 이유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