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나는 3D다
배상민 지음 / 시공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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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을 알게 된 건 "9번째 지능"이라는 책에서 알게 되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인데 나눔을 실천하고 계신 분이다. 어느 날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것을 왜 자신에게 주었는지 생각해 보았다고 한다. 재능은 나누는 것이라는 발상으로 어려운 환경의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그의 디자인에는 사람과 사랑이 들어있다. 어떻게 하면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 잘 살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예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어야지! 가 그의 목표가 아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제품이 사람을 살리는 디자인이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이다. 이런 나눔의 생각들이 기본 바탕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는 돈이 아닌 사람을 쫓게 되는 것 같다. 참 궁금해진다. 어떻게 그는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정말 9번째 기능을 통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인가?

그렇다면 같은 재능을 가지고도 누구는 이런 나눔에 재능을 사용하는데 왜 누구는 사람을 해치는데 재능을 쓰는 사람도 있다. 나는 나눔을 하는 사람들이 궁금하다. 왜 그들은 나눔을 하는지... 어떻게 그들은 진리를 깨닫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나눔을 통해서 자기 자신이 성장해 간다. 이건 경험자만이 아는 사실인 것 같다. 실제로 사람들은 아무리 자기 계발서나 성공한 사람들이 나눔에 대해서 이야기해도 잘 듣지 않는다. 그들은 부자니까. 이미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니까 나눔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보니까 순서가 바뀌어야 맞는 것 같다.

먼저 나눠야지만 성공할 수 있다. 그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그것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나가 나의 과제인 것 같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시각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눈으로만 보는 것과 눈과 머리로 함께 보는 것이다. 앞의 것은 그저 '보는 것'이라면 뒤의 것은 관찰이다. 관찰을 하기 위해서는 눈앞에 펼쳐진 것을 면밀히 보고 현상 뒤에 숨겨진 맥락을 추리하는 버릇이 필요하다. 레스토랑에 갔는데 '쨍그랑'접시 깨지는 소리가 났다. 돌아보니 당황한 표정의 종업원이 바닥에 쏟아진 음식을 허둥지둥 치우고 있다. 에구 딱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정도 생각만 한 뒤 다시 식사를 한다. 하지만 관찰하는 사람이라면 더 깊이 생각할 것이다.

저 종업원은 왜 접시를 깨뜨렸지? 단순히 발을 헛디뎌서? 아니면 일이 서툴러서?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잖아? 레스토랑의 실내 구조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동선이 효과적이지 못한 건 아니고?

나는 생각이 떠오르면 곧바로 메모를 했다. 기록의 힘은 놀라운 것이라 생각과 생각을 만나게 해주고, 조우한 생각들을 그물망처럼 촘촘히 연계해 주며, 결국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아이디어로 발전시켜준다. 나는 '저널'이라 명명한 나만의 메모장에 내가 관찰한 온갖 것들을 빼곡히 적어나갔다. 등굣길에 본 풍경, 학교에서 친구가 한 말, 어느 골목길에서 마주친 아주머니의 인상, 상점에서 본 물건... 누군가는 내 저널을 보고 '뭐야? 잡다한 이야기나 잔뜩 늘어놓았잖아?'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이것을 감히 '보물 창고'라고 말하고 싶다. 저널의 페이지가 빼곡해질수록 내 사유의 층은 두터워졌고 내 영감은 더욱 반짝거렸으니까.

처음부터 올바른 길을 찾아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면 좋으련만. 인생엔 지도도 내비게이션도 없다. 그러니 유일한 방법은 연습하고 훈련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듭하는 수밖에. 온몸으로 깨지고 부서지며 더듬더듬 걸어가는 길에서, 우리는 모방도 하고 실수도 하고 때로는 자존감이 바닥을 칠만한 악평도 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와 연습을 멈추지 않는 것은 창의적인 일을 하는 모든 사람의 의무다.

스팀펑크 카메라를 만들면서 나는 모든 새로움은 자연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든 창작의 씨앗은 신이 만들어놓은 자연 속에 숨어있으며, 그러므로 창작은 어디까지나 발명이 아닌 발견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제아무리 훌륭한 디자이너라도 100% 자기 능력만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없다. 디자이너가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자연을 베끼고 흉내 내는 데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은 늘 새롭고 신선하다. 그 속에서 영감을 발견하는 것은 창작자들의 몫이다.

흔히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피할 수 없으면 치열하게 견디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즐거움도 치열함 앞에 올 수는 없다. 치열함 없이 즐기는 것만으로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피할 수도 즐길 수도 없는 시간들 그래서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도망가고 싶은 순간들. 그 시간들 속에서 나 자신과 싸울 때 비로소 꿈은 현실이 된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람들만이 진정으로 즐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만고불변의 진리,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눈을 뜨자 그들이 보여주는 행동에서 그럴만한 이유를 발견하게 되었다. 귀를 열자 그들이 들려주는 모든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태도를 바꾸자 그제야 사람의 진심이 보였다. 늘 나를 괴롭힌다고 생각했던 독일인 선배도 사실은 표현이 투박할 뿐 속마음은 따뜻한 사람이었다.

상상해보자.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랄프 로렌을 만난다면, 빌 게이츠를 만난다면, 또는 평소 우상으로 여겼던 누군가를 만난다면, 당신은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지금이라도 모퉁이를 돌면 마주칠지 모르는 인연과 기회, 당신은 그것을 단순한 우연으로 스쳐 지나갈 것인가.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꿀 기회로 만들 것인가? 만약 후자가 되고 싶다면 당신은 지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내가 엄청난 행운을 누리고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이 행운이 당연한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누리고 있는 행운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지금껏 당연한 줄만 알았던 모든 것이 달라 보였다. 그리고 이것이 '시드 프로젝트'의 시작이 되었다. '나에게 재능을 준 데는 이유가 있구나.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 재능을 쓰라는 의미구나.' 깨달음은 한순간에 찾아왔다. 욕망의 세계에서 한걸음 물러나 바라보니 90% 사람들의 생존을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되었다. 문제점을 찾아낸 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디자인의 기본자세로 돌아가게 되었다.

나는 인생의 시기마다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려면 나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공부하고 노력하고 재능을 단련해 정말 필요한 순간에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므로 나는 청춘들이 서툰 봉사보다 자신을 단련하는 일에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자기 일에 몰두하기만 하고 사랑과 나눔을 멈추라는 뜻이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너무나 많다. 소외된 아이들, 외로운 노인들, 혹은 너무 가까워서 살피지 못했을 뿐 절망에 빠져 있는 친구가 바로 옆에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에 나눌 게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다. 돈이 있으면 돈을 나누고 돈이 없으면 재능을 나누면 된다. 재능도 없고 돈도 없는 사람은 시간을 나누어도 좋겠다.

기부나 자선을 말할 때 흔히 '다음 기회로 미루지 말고 당장 행동으로 옮기라'고 한다. 이 말은 전적으로 옳다. 많은 이들이 무언가 세상에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다음에, 형편이 나아진 뒤에, 지금보다 뭔가를 더 이룬 뒤에 실천하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다음'은 없다. 내가 가진 행복을 못 보고 파랑새를 찾아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내가 가진 것을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 주는 것을 나눔이라 생각하지만, '준다'는 생각을 하면 원래 가지고 있던 내 것이 아까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눔은 내 것을 나누고 그것을 받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결국은 내게 돌아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눔은 그저 좋은 일, 착한 일이 아니다.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인과관계의 정도를 넘어선 보이지 않는 엄청난 힘을 가진 행위다. 단순히 눈앞에 놓인 손익의 인과 관계만 생각한다면 나눔은 아무리 계산해도 손해일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그러한 단순한 셈법을 넘어선 그 이상의 곳이다.

내가 살아가는 이 땅을 보다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작은 톱니바퀴. 그것이 바로 나눔이다. 미세하게 하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는 톱니바퀴가 초침을 움직이고 분침을 움직이듯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작은 움직임으로 거대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놀라운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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