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2020년 2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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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테디셀러의 책을 몰라봤다니...

솔직히 나는 이 책이 어렵게 느껴졌다. 흔히 읽었던 쉽게 후루룩 봤던 에세이도 아닌 것이 한 번 더 생각하고 다른 시선으로 읽어야 하는 글처럼 어렵게 느껴졌다. 천천히 곱씹어 봐야 진 맛을 알 수 있는 글이라고 할까? 그동안 인스턴트 책에 익숙해져 버린 내게는 저자의 한 땀 한 땀 쓰인 글을 보며 어떻게 읽어야 할까 생각하게 되었다.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한입에 털어 넣기가 아까운듯한 느낌이다. 맛이 없어서 잘라먹는 것이 아니라, 빨리 다 먹기 아까워서 작은 스푼으로 한 숟가락씩 떠먹어야 하는 그런 고급진 글을 대한 느낌이다. 내 주변에 글을 쓰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분의 글처럼 무게감 있는 글보다 자신의 삶을 읽기 편하게 쓰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 겨우 글에 대해 알아가려고 하는 나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것이 아직도 내 길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인 것 같다. 아무튼 글 잘 쓰는 분들이 이제는 가장 부러운 대상이 되어버린 지금. 이렇게 새로운 형식의 글을 볼 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앞으로 계속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글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어간다. 생각하는 방법과 표현하는 방법을 더 많이 체험해 보고 싶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감정 같아. 외로움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일 텐데, 예를 들면 타인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드는 그 감정이 외로움일 거야. 반면에 고독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 내가 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우리는 고독해지지. 누구를 만나게 되면 외롭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고독은 내가 나를 만나야 겨우 사라지는 것이겠지. 그러다 다시 금세 고독해지기도 하면서...

사는 게 낯설지? 또 힘들지?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면 나이가 든다는 사실이야. 나이가 든다고 해서 삶이 나를 가만두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스로를 못살게 굴거나 심하게 다그치는 일은 잘 하지 않게 돼. 선생님의 이 말은 당신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던 것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삶의 장면 장면마다 불러내는 말이 되었다. 비 오는 오후의 술 생각처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말. 혹은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의 생수처럼 간절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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