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 지음 / 놀(다산북스)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김수현 작가의 글은 편안하게 읽힌다는 것이 아주 큰 장점이다. 그전에 쓴 책은 100만 부가 나갔고, 이 책도 스테디셀러로서 꾸준하게 사랑을 받을 것 같다. 편안하게 읽히는 글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이 좋다. 오랫동안 생각을 해 왔던 거였고,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말이었다. 아주 잔잔한 물결 같지만, 그 물결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또 멍하니 있어도 좋은 듯한 느낌이다.

이분의 글을 보면서 나도 이런 에세이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에세이는 쉽게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절대로 쉬운 분야는 아니다. 작가의 생각이 들어있어야 한고, 뚜렷한 주관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지금 코로나 블루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가볍게 읽으면서 잔잔한 여운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아주 큰 장점을 가지고 있는 작가인 것 같다.

나는 이 책에서 행복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작가의 말이 와닿았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노력보다 나에게 당연히 와야 하는 운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운도 만드는 거다. 행복을 위해서 노력한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할 때 좋아하고 기뻐하는지 알아야 하는 것이고, 작은 행복들을 만들기 위해서 본인 스스로도 노력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글귀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 행복은 얻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마스크 벗는 것도 행복이고 햇볕을 쬘 수 있는 것도 행복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행복이다. 행복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오늘 하루도 덕분에 행복한 하루가 될 것 같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많은 이가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사는 이들을 너무 쉽게 비난하고, 때론 행복하지 않은 사람조차 타인에서 자신의 삶을 강요한다. 그리고 놀라운 건 우리가 그런 말에 자주 상처받고 흔들린다는 점이다. 타인의 충고를 통해 삶을 돌아보고 성장할 수도 있지만, 충고도 하나의 의견일 뿐, 언제나 진실인 건 아니다. 우리에게는 합리적인 의심과 검증이 필요하다.

특별한 것과 소중한 것은 다르다.

우리의 가족, 친구, 연인이 특별하고 우월한 존재여서 소중한 게 아니라 우리가 마음을 주어 소중해지는 것처럼 나 자신과 내가 가진 것을 그 자체로 소중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자존감은 채워지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종종 자존감이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는 마음이라 착각하곤 하지만 자존감은 특별하지 않더라도 그런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현실을 잊게 하는 마취제가 아닌 현실에 발을 딛게 하는 안전장치인 것이다.

내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미음 받을 용기가 필요한 만큼, 때론 내게 중요한 사람들을 어쩔 수 없이 실망시킬 용기도 필요하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정답이 아니어도 괜찮다. 누구도 당신의 최선에 실망할 자격은 없다.

그래서 조금 더 할 수 있어도, 다음을 위해 멈추는 게 좋다. 오래 유지해도 지치지 않을 모습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돌아올 힘을 남겨두자. 그래야 더 오래, 더 멀리 갈 수 있다.

누군가 물에 빠졌다면 마땅히 도움을 줘야 하지만, 수영도 못하는 사람이 물에 들어가면 오히려 상황만 악화되는 것처럼 문제 상황에서 함께 허우적거리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제대로 돕기 위해선 건강한 경계를 세우며 나를 지키는 일이 필요하고 자신의 몫과 상대의 몫을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공부에 대한 압박을 거의 받지 않고 지냈다. 나이를 먹고 부모님에게 "나는 버리는 카드였냐"라고 물으니, 나는 건장한 지금과 달리 어린 시절엔 몸이 약했는데, '건강하게만 자라다오'의 마음이었다고. 그런데 나는 때가 되니 공부에 관심이 생겼고, 고민은 많았지만 알아서 진로도 찾고 살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은 누구나 씨앗을 가지고 태어나고, 어떤 꽃이 돼라 강요하지 않아도 적당한 물과 햇빛만 주면 알아서 저마다의 꽃을 피운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그 조바심이 전부 나쁜 건 아니라서, 몇몇 목표를 서둘러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초조함이 시야를 좁혔고, 눈앞의 결과에만 매달리게 했으니 어떤 목표에도 1년 이상의 시간을 할당할 수가 없었다. 이미 나는 남들보다 조금 늦었고 내 나이에 맞는 다수의 삶에서 너무 멀어지지 않도록 서둘러야 했다. 그렇기에 새로운 일이나 시간이 걸리는 도전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물셋이 되다 보니 스무 살의 앳됨이 보였고, 스물여섯이 되어보니, 스물셋의 가능성이 보였고, 스물아홉이 되어보니 스물여섯의 청춘이 보였다.

지나고 보면 모든 날이 젊음이었다는걸, 우리는 어제나, 뒤늦게 깨닫는다. 나는 반복되는 후회가 지겨웠기에 더 이상은 나이에 조바심 내지 않기로 했다. 나이에 쫓겨 서둘는 대신, 삶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기로 하자 시간을 들여 책을 쓸 엄두가 났고 드디어 같은 후회를 반복하지 않게 되었다. 어쩌면 당신도 그 시절의 나처럼 새로 더해진 아니가 낯설어 조바심이 날지 모른다. 장기적인 꿈을 품기엔 시간이 없다고, 혹은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곧 알게 된 테니, 지금이야말로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순간이라는 것을.

갈등을 만들지 않는 것보다 중요한 건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이며 갈등을 이야기하고 해결할 수 있을 때 이 정도에는 관계가 깨지지 않는다고 안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안도감을 우리는 신뢰라 부른다.

화법은 천성이 아닌 기술이다. 저절로 완성되지 않으니 타고난 것이라 어쩔 수 없다고 여겨선 안 된다. 조금 더 매끄럽게 이야기하는 법을 배우고 나를 지킬 수 있는 언어를 발견하며 연습하고 수정하고 시도해나가자. 나를 지켜주는 언어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물론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에 대해 알아가고 상처 주지 않는 언어를 배울 때,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다룰 수 있고 타인과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다. 그러니 자신의 마음을 묻고 새로운 표현 방식을 익혀보자.

스스로에게 너그러우면 안 된다는 신념을 움켜쥐고, 어딘가로 떨어져 버릴까 봐, 도태되러버릴까 봐. 계속해서 자신을 탓하고 질책한다. 행복하고자 성취를 갊아했던 이들은 성취하기 위해 행복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에게 너그러우면 정말 도태되는 걸까. 자책만이 우리를 성취하게 하는 걸까.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리리는 <북클럽 오리진>과의 인터뷰에서 2040년이 되었을 때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우리가 지금 배우는 것은 대부분 쓸모가 없어질 거라고 예상했다. 삶은 다양해졌고,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그렇기에 중요한 건 실패하지 않는 방법이 아닌 개인의 회복력, 즉, 실패를 다루는 힘을 얻는 것이다.

삶에는 의미도, 목적도 보상도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런 답을 찾을 수 없는 날에는, 살아낸다는 것, 그 자체가 의미이며, 목적이자, 보상 아니었을까.

그러니 때론 초라해 보일지라도, 때론 무력해 보일지라도 더 못나지지 않기 위한 노력일지라도 당신도 살아내기를 바란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늘 외부에 목표를 세웠다. 성공하라고, 돈을 더 많이 벌라고, 좋은 직장에 가라고, 살을 빼라고. 그 오랜 독려는 목표를 이루면 저절로 행복해질 수 있을 거란 믿음을 만들었다. 그래서 목표를 이루지 못한 이들은 아직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여기고, 목표를 이룬 듯 보이는 이들은 행복할 거라 믿는다. 하지만 막상 목표를 이룬 이들도 그렇게 행복하지는 않았다. 많은 이가 여기에서 길을 잃는다. 행복은 영영 닿을 수 없는 신기루였던 걸까.

아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잘못 생각했다. 돈을 벌고 싶으면 돈을 벌기 위한 노력을 해야 했고, 살을 빼고 싶으면 살을 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했듯이,

행복해지고 싶으면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했다. 우리는 정작 행복을 위한 노력은 제대로 하지 못했던 거다. 그러면 행복을 위한 노력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답을 찾고 싶었다. 삶의 의미와 목표를 알고 싶었고 행복하고 싶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끝에 찾은 나의 답은 놀랍게도, 사랑이었다.

행복은 성취가 주는 단기적인 만족감이 아니었고, 삶의 목적도 아니었다. 다만 사랑의 결과였다. 나 자신 그리고 내 소중한 사람들과 타인을 사랑할 때, 행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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