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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힐링이 되는 책을 읽었다. 보라보라 섬. 어디에 있는 섬일까?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본 것 같은데...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게 되었다. 검색되어 나온 사진들이 장관이다. 이곳에서는 그냥 하늘만 봐도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파란 하늘과 하늘색 바닷물이 인상적이었다. 이름도 낭만적인 섬이 풍경까지 아름다울 수가...
그런데 결혼해서 이곳에 이주에 사는 사람들은 어떨까? 그런 상상을 하면서 봤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섬을 생각하며..
그랬더니 저절로 미소가 나오면서 이 책을 읽게 된 것 같다.
한국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섬이다. 섬은 왠지 육지보다 시간이 더욱 천천히 흐르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모든 것이 급하고 빨리빨리 해결해야 될 것 같은데, 이곳은 뭔가 떨어지면 한참을 기다려야지만 채울 수 있는 곳이라 한다. 기다림이 익숙한 곳. 나는 호주에 한번 살아본 경험이 있다. 물론 호주와 보라보라 섬은 완전히 다른 곳이다. 하지만 호주에서 관공서 사람들의 느긋한 행동을 이미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이 글을 읽고 상상이 가능했었던 것 같다. 주말이면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고 이른 저녁에 문을 닫는다. 자칫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실수라도 하면 마트는 이용할 수 없는 재미있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한꺼번에 무언가를 살 수 있는 대형마트들이 많고, 또 사람들은 그곳에서 며칠 동안 먹을 많은 양의 음식을 구비했었다.
그리고 한국처럼 저녁 문화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저절로 가족 중심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작가는 보라보라 섬에서 살면서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게 된다. 처음에는 뭐든지 어색하기만 했지만, 이제는 제법 오랫동안 살면서 천천히라는 말에 익숙해진 것 같다. 그러면서 오히려 사물이라든지, 주변의 것들을 자세하게 관찰하게 된 것 같다. 사람의 감정들도 천천히 들여다볼 줄 알고, 자신의 삶도 볼 줄 알게 된 것이다.
나는 그녀의 글 중에서 에필로그 부분이 가장 와닿았다.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라는 그녀의 말이 왜 이렇게 가슴에 남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가장 솔직한 말일지도 모른다. 내일이 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 당연하게 내일이 오는 것처럼 오늘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세상에 살면서 당연한 것은 없는데 말이다. 작가는 엄마의 암 수술로 인하여 삶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했으리라 생각된다. 아무도 없는 보라보라 섬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그곳에서 그녀는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하며 살았을까?
그녀는 그것을 행복의 조각들이라 표현했다. 무언가 되려고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면서 산다는 것. 그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매일 글을 쓴다. 작가가 된다. 이 두 문장 사이에 작가가 되는 비밀이 숨어 있다.' 나는 이 말이 참 좋았다. 우리가 하는 행동 속에서 답이 있다. 너무 열심히 살려고 하지 않으면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어불성설이긴 하지만, 그녀 또한 보라보라 섬에서 그런 것들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저절로 상상이 되는 섬마을이 꽤 좋았다. 한 번쯤 나도 그곳에서 한 달이라도 살면서 느긋한 삶을 느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