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 온다 -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임홍택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 대해서 워낙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기 때문에 호기심에 나도 읽게 되었다. 이런 책은 한 번쯤 읽어줘야 해!!라는 단순한 선택을 했지만, 읽으면서 왜 이 책이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되었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재미로 읽어볼까 하는 사람은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이 책은 재미로 읽기에는 그 분량이 어마어마하고, 또 그다지 재미가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업무를 보는 사람으로 90년생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면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세대는 어떠했는지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82년생으로 이미 기성세대라고 자신을 표현했다. 나도 작가와 비슷한 세대인데 왠지 기성세대라고 하면 그 이미지가 50대쯤 되는 아저씨들이 떠오른다. 나는 아직 젊은 측에 속하는 것 같은데, 이미 나도 아줌마의 대열에 선 사람으로 기성세대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흔히 90년 세대들이 말하는 꼰대 세대에 속하는 것이다.

우리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라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꼰대라고 한다. 나는 그런 생각은 해 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자꾸 그런 생각이 자동적으로 들게 되었다. 요즘 아이들은 왜 이래? 우리 때는 상상도 못할 일이야!라고 하는 것부터 잘못된 판단이다. 왜 이래?라고 말하기 전에 그들이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를 이해해야 하고 생각해 봐야 한다. 그들이 자라온 삶의 배경을 본다면 그들을 이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기 전에 먼저 뒤돌아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90년생 들 이 도대체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을 알고 싶어 했고, 그들을 연구하다 보니 이런 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 책이 인기를 끌게 된 이유도 아마 같은 이유일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이해심 많다고 자부하는 기성세대들도 저절로 꼰대로 만들어 버리는 90년 세대를 어떻게 하면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읽었을 수도 있다. 이 책이 더욱 인기가 끌게 된 것은 대통령이 선물한 책으로 더욱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이미 한풀 꺾였다가 이렇게 유명한 사람의 선택으로 다시 한번 붐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90년 세대를 보기 위해서 그전 세대부터 올라간다. 나 또한 20대 때 요즘 아이들이 문제가 많다는 소리를 듣고 자란 x세대의 사람이다. 이미 이건 1988 같은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올드하고 진보적인 느낌이 든다. 우리 때에도 그랬고, 요즘에도 20대에 대한 말들은 많다. 아마 내 딸아이가 20대가 되면 더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시대를 알아간다는 것이 재미있다. 누군가 이렇게 시대를 연구한다는 것도 감사하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우리 딸은 왜 그래? 가 아닌 이런 성장 배경 때문에 그렇구나..라는 것을 자료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다. 참 재미있는 세상에 사는 것 같다.

매년 트렌드를 조사한 책이 나오는 것처럼 매해 이렇게 새로운 세대들에 대한 책이 나온다. 꼰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나 또한 계속 공부해야 한다. 세대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고, 왜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꽤 두꺼웠던 책 두께에 놀랐고, 디테일한 조사 내용에 놀랐고, 덕분에 폭넓게 그들을 이해할 수 있게 돼서 감사한 책이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90년대생의 첫 번째 특징: 간단하거나

바로 모든 '길고 복잡한 '것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피해야 할 일종의 악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첫 번째 키워드는 바로 '간단함'이다. 이와 같은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 습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떤 문화에서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열쇠는 언어에 있게 마련이다. 생각과 느낌을 남과 주고받기 위해 동원하는 수단이 바로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단함을 추구하는 90년대생들의 언어 습관에서는 축약형 은어인 '줄임말'이 자주 나타난다.

2018년 출간된 <프리랜서 시대가 온다>에서 저자 이은지 씨는 콘텐츠 제작 분야의 크리에이터 모임에서 '어린 친구들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콘텐츠화하고 이를 통해 수입이 창출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세대인데, 능력 있고 실력 있는 친구들이 회사 입사가 목적이 아닌 자기다움을 갖추고 잘 살기를 꿈꾼다면 수많은 기업들이 인재를 잃게 되리라'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창의성과 효율성을 종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기업이 새로운 세대의 니즈를 제대로 디자인해 인사 제도에 반영할 수만 있다면 하난의 새로운 인재 채용의 모델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참견'이 아닌 '참여'를 원하는 세대

새로운 세대는 참여라는 말에는 긍정적이지만 참견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참견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와 별로 관계없는 일이나 말 따위에 끼어들어 쓸데없이 아는 체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함'이고, 참여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에 끼어들어 관계함'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그들은 자기와 어느 정도 관계있는 일이나 말 등에 직접 나서고자 한다.

적절한 참여를 통한 인정 욕구 충족

중요한 것은 90년 생들은 숙련공이 되기 전에도 자신의 회사나 팀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길 원하며, 직접 참여를 통해 주목받기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조직이 본인을 필요로 한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회사 업무에의 참여는 이들에게 일종의 '인정'의 의미이고, 이는 그들의 직무와 회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의 하나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한정되거나 보조적인 역할을 부여받게 되고, 이상과 현실의 부조화를 겪게 된다.

버티라 하지 말고 버텨야 하는 기한을 알려야

90년대생들은 묵묵히 선배들의 도제식 교육을 따르거나, 기약 없이 그들의 방식을 배우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들에게 이러한 방식은 불확실성만 높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국내의 많은 조직들은 소위 '농업적 근면성'만을 강조하고, 단순 버티기를 거부하는 사원들을 '열정 없는 패배자'로 낙인찍고 혀를 차기에 바쁜 것이 현실이다. (중간 생략) 이제는 우리도 이들을 조직의 문제아로 인식하는 것을 넘어, 이들의 성장과 생활 전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너희는 참는 법을 배워야 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참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적응을 도와주는 것이 90년대생들이 맞이하는 조직의 새로운 리더십이 될 것이다.

흥미를 어떻게 이끌 수 있는가

일의 종류나 직위에 관계없이, 심지어 프론트 데스크 업무까지, 모든 직원의 업무 내용을 모두 '프로젝트화'한다. 모든 사람이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는 것이다. 월별 업무 목표는 하난의 월별 프로젝트가 되어 엄격한 관리하에 진행된다. 직원들은 평소 하지 않던 업무를 프로젝트 단위로 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직위를 바꾸지 않아도 순환보직, 수환 근무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프로젝트를 제대로 완성한 직원들에게는 다양한 방식으로 격려와 포상을 한다. 프로젝트를 완성하지 못한 담당자들은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찾는 시간을 갖는다. 회사는 직원별로 성공 프로젝트 누적 순위를 공개하는데, 직원들은 여기에 하나같이 비상한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그는 이 방법을 통해 모든 직원들, 특히 주링허우 직원들이 스스로 원하는 자주성과 주인의식, 성취감, 참여의식, 평등 의식을 충분히 누린다고 했다. 회사의 실적도 자연히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업무 몰입이나 흥미 증진에 있어서 제도의 변화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90년대생들에게 '일을 통해서 배울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을 통해 성장을 할 수 없다면 지금의 일은 의미가 없고 죽은 시간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지금의 이 업무가 나를 성장시키는 시간이 된다면 일은 단순한 돈벌이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워라밸은 특히 우리나라 90년생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정당한 근로시간의 확보를 제공해주는 것과 동시에 본질적으로 일과 삶이 별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찰스 핸디는 그의 저서 2006년 그의 저서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은 잘못된 표현이며, '일의 균형'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언급했으며, 최근 아마존의 CEO 제프 베이조스 또한 "워라밸은 거래 관계로 유지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인간을 지치게 한다고 생각하여 지지하지 않는다'라며 워크 앤 라이프 하모니' 즉 일과 삶의 조화를 언급하기도 하였다.

업무의 흥미와 관련하여 마지막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 하나가 더 있다. 그것은 새로운 세대가 정말 흥미 있고 의미 있는 일을 원한다고 해서 적은 보상을 감수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열정'이란 단어에 유달리 높은 가산점을 준다. 일에 대한 열정을 빌미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열정페이와 부당 노동 행위는 수도 없이 벌어졌다. 90년대생들이 일에서 흥미를 찾는 태도를 적은 보상에 대한 마중물로 이해하면 안 된다. 그들은 앞의 어떤 세대보다도 보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단지 그러한 보상의 개념이 단순한 연봉 액수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법정 휴가 사용과 법정 근로시간 준수 및 근무 유연성 등 비금전적인 보상을 모두 포함하고 있을 뿐이다.

90년대생들이 바꿔버린 소비 지형도

90년대생들이 근무하기를 거부하는 이른바 '꼰대 조직'이 있다면, 90년대생들이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를 거부하는 '호갱 기업'도 있다. 유형은 크게 아래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직원과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 등 불공정 행위를 하는 기업이다. 두 번째는 국내의 낮은 경쟁 상황을 이용하여 차별적인 가격정책을 취하는 기업이다. 세 번째는 기업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 제품의 품질을 고의로 악화시키는 기업, 네 번째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개선하지 않아 소비자의 불편을 야기하는 기업이다.

이와 같이 90년대생들은 직원으로 일하든 소비자로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든,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신뢰'를 꼽곤 한다. 배달 앱의 후기처럼 신뢰를 강제할 수 있는 제도의 개선이 있으면 하나의 큰 성공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신뢰를 잃어버리면 그 많던 인기도 신기루처럼 사라지기도 한다.

스타벅스의 인사팀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담당자는 스타벅스의 성공을 광고와 프로모션이 아닌 브랜딩에 대한 투자와 내부 직원을 첫 번째 고객으로 두고 아끼는 기업문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브랜딩과 조직 관리에 힘쓴다는 것이다.

우리가 받는 사회의 혜택과 따스한 호의는 반드시 사회를 향해, 모두를 향해 돌려주고 나누기 위해서 우리는 오늘의 아픔을 내일의 땀과 꿈으로 넘어선다. __ 내가 가는 길에 확신이 들지 않을 때마다 되뇌던 문장이다. 우리의 삶은 같은 길을 돌고 도는 원형과 같이 보이지만, 실상은 조금씩 위로 올라가는 나선형의 모양을 취하고 있다고 믿는다. 기성세대가 되면서 느끼는 지리는 이 세상 속에서 나의 힘 하나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나는 기존 세대의 호의와 사회적 혜택을 통해 지금까지 자라왔다고 생각하고, 다음 세대가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에게도 그런 믿음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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