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다 - 하염없이 재밌고 쓸데없이 친절한 안나푸르나 일주 트레킹
정지영 지음 / 더블:엔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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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사이판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오기 바로 전에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은 한 겨울의 이야기다. 안나푸르나를 트레킹 하는 여성의 이야기. 이 책의 표지에 보면 '하염없이 재밌고 쓸데없이 친절한 안나푸르나 일주 트레킹'이라고 소개가 되어있다. 정말 이 말 그대로인 것 같다. 하염없이 재밌고 쓸데없이 친절하다. 책이 꽤 두꺼워서 오랫동안 볼 줄 알았는데, 2일 만에 다 읽었다. 그만큼 술술 읽혔고, 이야기가 재미있다. 특유의 웃음 코드가 있다. 정지영 작가의 첫 책이라고 들었는데, 여행책이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트콤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내 머릿속의 상상력의 힘은 나를 계속 영화필름을 돌리게 했다. 그래서 혼자서 영화를 찍으면서 계속 웃어댔다. 이분 처음 글 쓰는 사람 맞나? 잘 썼다는 느낌보다 말 그대로 친철한 설명 덕분에 저절로 상상하게 되면서 나도 그녀와 함께 안나푸르나를 트레킹 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사람의 기본적인 생리현상 부분을 디테일하게 적어주셔서 혼자서 키득키득 웃으며 공감했다. 여름휴가 관계로 일주일 뒤에 쓰는 서평임에도 그때의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는가 보다. 아직도 혼자 키득거리는 것을 보면...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곳에 다녀와서인지 안나푸르나의 잔상이 그리워진다. 마지막에 실제 사진으로만 봤지만 시골 같은 분위기지만 근엄한 산의 모습은 웅장하기까지 했다. 왜 산에 올라가는지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잘 모르겠다. 산을 타는 사람은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라는 답을 한다고 한다. 등산을 이해 못 하는 나이지만, 정상에 올라가서는 그래도 올라가길 잘했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산에서 내려와서 먹는 음식들 때문에 등산을 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나는 고산병에까지 시달리며 산에 올라가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안나푸르나도 마찬가지다.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가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가보고 싶은 곳이라 생각된다. 순례길을 도는 것도, 험악한 산을 오르는 것도 결국에는 나와의 싸움이고, 또 나의 한계를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에 가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안나푸르나에서 작가가 마시는 달콤한 밀크티 한잔 때문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자주 등장했고, 또 그때 마시는 밀크티만큼 그녀를 행복하게 해 주고, 최고의 만족을 주는 것은 없었을 거라 생각이 든다. 여행책이지만, 돌고 돌아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파랑새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 책. 언젠가는 막연하게 그곳에서 나도 밀크티를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 책. 그리고 여행책을 보면서 미소 짓게 되는 책. 나를 시트콤 같은 영화를 본듯한 느낌을 준책으로 읽는 내내 즐거웠음을 고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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