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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김민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평점 :
김민식 피디님의 세 번째 책이다. 첫 번째 책부터 대박 행진이더니 두 번째, 세 번째까지 아마도 좋은 반응을 보였을 거라 생각한다. 이분의 글은 읽기 편하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인 것 같다. 어렵지도 않고, 비틀지도 않았으며 있는 그대로를 순수하게 자신의 생각으로 적었다는 것이 글에서도 느껴진다. 이 책에서 작가는 자신을 또라이라는 표현을 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또라이보다는 생각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며 하고 싶은 일들을 아주 재미있게 하며 사는 사람. 그래서 행복해 보이는 사람 같다.
다만, 와이프의 자리는 쉬워 보이지 않는데, 이 책에 보면 그의 와이프도 대단한 분인 것 같아 두 분의 캐미가 정말 좋아 보였다. 나는 이런 생각 있는 사람들이 좋다. 그 생각이 또라이 같은 생각이라도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좋다. 작가님은 인생을 대충대충 산다고 했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인생에 계획이라는 것 자체가 없는 사람이니... 하지만 그가 보내는 하루하루는 절대로 대충대충 보내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이루어 나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일이 돈이 되건 되지 않건, 자신이 생각해서 재미있으면 된다. 그게 일이 되면 좋고, 안 되면 어쩔 수 없고... '이런 무책임한 사람이 있나?' 할지 모르겠다. 전혀 무책임한 분은 아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충분히 고민한 사람이기에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나와 이분은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이 느껴졌다. 우선 많이 힘들 때 찾는 것이 독서와 여행. 그리고 영화이다. 나도 무척 힘이 들 때 도서관을 찾는다. 그리고 책에 푹 빠져 산다. 나는 그 시간이 너무 좋다. 책 한 권을 끊김 없이 보고 있는 그 시간이 긴 영화 한편을 보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영화도 좋아하는가 보다.
열심히 일하고, 자기 자신에게 상을 주듯 여행을 떠난다. 여행작가가 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좋아하고 글을 좋아하다 보니 그것이 연결이 되어 여행작가도 되었다. 참 재미있게 사는 분이다. 피디라는 메인 직업 외에도 작가. 강연자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이분의 강연도 찾아서 들어봤는데, 기성세대들이 봤을 때 또라이 아냐?라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이런 생각 있는 또라이들이 참 좋다. 앞으로 이분의 책이 나온다면 계속 찾아서 볼 것 같다. 취향도 취미도... 한편으로 약간은 또라이 같은 행동 자체가 나는 참 좋다.
< 다시 읽고 싶은 글귀>
남이 나를 거절할 수는 있어도 적어도 내가 나를 거절하지는 말자. '에이, 네가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하고 지레 포기하지는 말자
당신이 이렇게까지 했는데 MBC 내부에서 동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 그럼 당신은 그냥 또라이야. 경영진은 아마 그러겠지. '봐라. 김민식이 혼자 그러다 말잖아. 왜? 재는 또라이니까'라고. 당신 혼자 또라이 되고 말 텐데, 그거 감당할 수 있겠어?'
"뭐. 괜찮아. 그런 이야기 하도 들어서 별로 신경 안 써." 남들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이느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걸 하느냐 못 하느냐만 신경 씁니다.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그건 그 사람의 몫이에요. 내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는 나의 침임이고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냥 합니다. 인생에 뭐가 더 있겠어요.
한계선 _ 박노해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더는 나아갈 수 없다 돌아서고 싶을 때
고개 들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라.
여기서 돌아서면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너는 도망치게 되리라.
여기까지가 내 한계라고
스스로 그어버린 그 한계선이
평생 너의 한계가 되고 말리라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그만 금을 긋고 돌아서고 싶을 때
묵묵히 황무지를 갈아가는 일소처럼
꾸역꾸역 너의 지경을 넓혀가라.
저는 살다 힘든 일이 생기면,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을 읽거나 자전거를 타고 훌쩍 떠납니다. 생각해보면 둘 다 20대에 얻은 습관입니다. 20대에 자전거 전국 일주를 떠나거나 배낭여행을 다니며 생긴 습관이거든요. 인생관은 어쩌면 20대에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요? 인생은 하루하루가 쌓여 만들어집니다. 내 나이 50, 오늘 하루하루가 소중한 인생을 만들어가지요. 인생관은 20대에 만들어지고, 인생은 지금 이 순간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50에 자전거 전국 일주에 도전했습니다.
다행히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사는 게 즐거워요. 신문에서 책 리뷰를 보면 책을 읽고 싶고, 극장에서 영화 예고편을 보면 영화를 보고 싶고, 인터넷에서 멋진 풍광을 보면 그곳에 가고 싶어요. 삶은 하루하루가 다 선물입니다.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 가고 싶은 곳에 갈 기회가 매일매일 주어지니까요. 살아 있다는 건 이래서 참 좋아요. 신문기사를 통해 나를 설레게 한 동해안 자전거길, 이번에는 완주할 수 있을까요?
자전거 전국 일주도 마찬가지예요. 길에서 라이더들을 만나면 다 저를 추월해서 지나가도록 할 거예요. 어성 라이더도, 할아버지 라이더도 저를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게 할 거예요. 하루 200km를 달리거나, 4일에 종주를 마치겠다고 욕심을 부리지는 않을 겁니다. 최대한 천천히 달리고, 만약 그마저도 힘들면 중간에 포기할 거예요. 국토 종구 도전 실패기를 쓰며 기조에 해내신 분들을 향해 "리스펙"하고 외칠 겁니다. 그러다 성공하면? 나이 50에도 자전거 일주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사람들에게 심어드리면 되고요. 타인에게 자부심을 드릴까요? 희망을 드릴까요? 기왕이면 희망을 안겨드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드라마 PD는 일을 할 때 항상 시간에 쫓기며 삽니다. 일주일마다 꼬박꼬박 120분 분량을 촬영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드라마 끝나고 쉬면서 취미 삼아 하는 블로그마저 시간에 쫓기듯 하고 싶지는 않아요. 즐거움을 위해 때론 포기하는 게 있어요. 여행기의 경우 시의성이겠지요. 나의 50이 되니 모든 걸 가질 수 없다는 말에 공감하게 됩니다. 내게 가능한 것을, 내가 즐길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며 삽니다. 즐거움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어떤 일을 꾸준히 오래 하는 비결이라 생각해요. 영어 공부든, 글쓰기든, 여행이든 말이죠.
매년 초가 되면 우리는 결심을 하지요. '올해는 영어 공부를 하겠어. 올해는 다이어트를 하겠어.' '올해는 자격증을 따겠어.' 저는 새해 목표를 따로 세우지 않습니다. 그냥 아침에 일어나 그날 가장 하고 싶은 일을 가장 열심히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계속하다 보면 좋아하는 일이 잘하는 일이 되고,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언젠가 직업이 될 수도 있어요. 안 되면 또 어때요? 좋아하는 일을 실컷 했으니 그것으로 된 거죠 인생은 대충대충 삽니다. 대신 하루하루는 열심히 알차게 살아요.
진짜 행복한 사람은 행복이 무엇인지 신경도 안 쓸 거예요.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즐겁게 살고 있을 테니까요. 이렇게 즐거운 하루하루가 이어져 언젠가는 행복한 삶으로 완성되기를 희망합니다. 배우가 되기 위해 순위 소개를 하는 건 아니에요. 여행 작가가 되기 위해 유배지 발령을 자원하는 사람도 없고요. 하지만 때로는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로 데려다줍니다. 그걸 믿어야 삶의 모든 순간이 즐거워지고,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어요. 삶은 하루하루가 다 선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