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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모르겠고 취업은 하고 싶어 - 90년대생의 취업은 다르다
금두환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3월
평점 :
취업이 힘들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벌써 오래전의 이야기다. 우리 때도 취업할 때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요즘 청년들 앞에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훨씬 더 높은 스펙을 가지고 있고, 해외 유학은 기본이며, 경험까지 갖추고 있는 이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취업하는 것이 어려울까? 취업할 곳이 없다. 회사는 점점 정규직을 줄여나가고 있다. 사람이 할 일을 컴퓨터가 대신한지는 오래되었고, 사람이 아니면 안돼라고 했던 부분들도 시스템화되다 보니 사람의 손이 예전만큼 필요하지 않다. 몸집이 큰 회사들도 몸집을 줄여나가고 있다. 무식하게 큰 기업보다는 작지만 내실이 있는 기업이 되려고 사업도 줄이고 있는 형편이다. 아무리 정부에서 지원금을 대준다고 해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다. 차라리 벌금을 내고 말지... 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 초년생들을 처음부터 키워서 일꾼으로 쓰려고 하는 기업들이 없다. 이왕이면 경험자들을 데리고 와서 저렴한 가격에 쓸려고 한다. 한 사람이 부담해야 하는 일들은 늘어나고, 일의 효용도 없어진다. 그래서 일하는 사람들이 워라벨을 외치는 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는 '일만 시켜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반면 '돈은 조금 줘도 좋으니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생활을 보장해 달라'라는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부도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는 것 같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가 가고 싶은 회사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나를 고용해 주는 회사는 찾는 사회 초년생들이 늘고 있다. 겨우겨우 들어간 직장. 하지만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 회사 사람들과의 관계로 쉽지 않다. 한 번도 굽신거려 본 적이 없는데, 직장에 들어가니 상사의 눈치도 봐야 한다. 전에는 부모가 도와주고 주변에서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살았는데, 지금은 나 혼자서 다 해야 한다. 잘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맞춰 살아왔다가 갑자기 어른 취급을 받으니 그것도 어색하다.
이 길이 맞는지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 생각해 보니 대학에 들어간 것부터가 내 생각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점수에 맞는 대학에 들어갔고, 나의 조건에 맞는 직장에 들어왔다. 그래도 이 정도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데, 감사는커녕 삶에 대한 후회만 가득하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쯤, 아직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친구들을 보며 위안을 삼다가도 현실에 부딪치면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아 계속 질질 끌면서 결국에는 사표를 던지고 다시 취업시장에 나오는 취진 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다. 어렵게 취업을 시켜놨더니 1년도 되지 않아서 그만두고 자신의 길을 찾겠다며 다시 찾아오는 친구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왜 그들은 힘겹게 들어간 직장을 그만 둘 수밖에 없는 것일까? 한 번도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었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채 현실에 맞는 직장을 선택한 것이 그들의 첫 번째 잘못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늦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아직 20대이니까 기회는 많아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갑갑한 현실 속에 놓인 그들은 이미 늦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잘못된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진 눈이 높다는 것.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봤자, 자신이 하고 싶고 가고 싶은 곳은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이다. 모두가 다 똑같은 꿈을 꾸고 있으니... 현실이 더 막막할 뿐이다. 이런 친구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게 되면 바로 일을 그만 둘 수도 있고, 경력단절이 되기가 쉽다. 또 3~4년 육아에 전념하다 둘째 생기고 다시 3~4년을 보내게 되면 너무나도 오랫동안 사회생활과 격리돼 있어서 뭔가 다시 시작하는 것에 대해 불안함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90년들의 취업은 다르다!라는 것이 이 책의 소제목이다. 그들의 취업은 확실히 우리 때와는 다르다. 하지만 사람들의 삶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인식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들 대기업에만 가려고 하니, 남들 보기 좋은 직장만 찾고 있으니 들어가기 힘들고 현실이 힘들다고 말하는 것이다. 지금 중소기업에서는 사람 구하는 게 쉽지 않다는 말을 한다. 물론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대기업만한 복지혜택은 없겠지만 일을 배우기에는 충분한 곳이다. 참 많은 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취준생들의 직업의식도 많이 바뀌어야 하고, 중소기업들의 복지혜택들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 또 사회도 일자리 창출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취업률을 높이는 것보다 고용유지를 높이는 쪽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커리어 컨설팅이란 단순히 직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더 나아가 그 삶도 컨설팅 할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커리어는 커리어만 코칭 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 코칭까지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커리어 컨설팅이라는 일이 꼭 필요한 직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단순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돈을 사용하는 방법이라든가, 앞으로 더 많은 인생을 살아갈 텐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하는지까지 많은 부분에 있어서 생각해 둬야 할 것 같다. 현재 90년 생들의 취업 현실을 알아보면서 이들이 잘 되길 희망해 본다. 청년들이 잘 되어야, 중년이 행복하고 노년까지 그 기욱이 쭉 뻗어나가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서 안타깝게도 꿈은 모르겠지만 취업을 하고 싶다는 90년들의 마음을 조금 이해해 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