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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릇 (50만 부 기념 에디션) -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김윤나 지음 / 오아시스 / 2017년 9월
평점 :
역시 코칭을 배우신 분이라는 것이 글에서도 많이 느껴졌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라 그런지 그런 점이 또 잘 보이는 것 같다. 말 그릇. 마음 그릇. 또 인품. 인격의 그릇. 우리에게는 그릇이 참 많이 필요한 것 같다. 아무튼, 결과는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이 좋다는 것! 내 마음의 그릇이 크고 넓어야 상대방의 마음을 담을 수 있듯이 말도 마찬가지다.
복(福)이라는 한자를 보면 밭에다 입을 묻어야지만 좋은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우스갯소리인지 모르겠지만 한 선생님이 나에게 그런 해석을 해 주셨다. 이 책과 연관시켜보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만큼 입은 닫고 두 귀는 열어두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말은 하는 것도 어렵지만 듣는 것도 어려운 것 같다. 예전에는 정말로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어느샌가 나도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된 것 같다. 나이 탓인가...
내가 말이 많아졌다는 것은 해 주고 싶은 말이 많다는 것인데,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확실히 말은 많이 하면 실수가 많아진다.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많은 생각을 하고 차라리 글로 쓰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내가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아이의 말을 많이 들어줘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자꾸 참견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엄마는 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내 입이 먼저 나설 때가 많다. 내 입에 파수꾼을 세워둘 수도 없고... 정말로 말보다는 행동으로 정하고 싶으면 글로서 하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을 계속 갖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코칭 부분을 많이 다루었다. 그래서 듣기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코칭에 있어서 어쩌면 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듣기인지 모르겠다.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제대로 된 질문이 나오고 그 질문을 통해서 상대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니, 그게 맞는 것 같다. 평소에 내게도 코칭의 스킬이 베면 좋을 텐데... 일로서는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내 생활에 있어서 내 주변에 있는 진짜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좋은 코칭 방법이 나오지 않고 내 모습 그대로 보일 때가 많은 것 같다.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상대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자. 요즘에는 청중도 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의 귀뿐만 아니라 마음을 열어서 말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작은 말 그릇 VS 큰 말 그릇
말을 담을 공간이 없다. / 많은 말을 담을 수 있다.
말이 쉽게 흘러넘친다 / 담은 말이 쉽게 새어나가지 않는다.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한다 / 필요한 말을 골라낼 수 있다.
사람들은 딱 자신의 경험만큼 조언해준다. 도아주고자 하는 마음은 진심이지만 그것은 사실 그들의 말일 때가 많다. 상대방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대답을 함께 찾아보는 대신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말을 해주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나의 안쪽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는 말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열리게 된다.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스스로 검토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준 사람,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때까지 따뜻하고 세밀한 기술로 배려해준 사람을 만났을 때 힘을 얻는다.
나는 얼핏 보면 '화'로 보이는 감정도 원래는 화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고 말해주었다. 감정은 미묘하게 원래의 색을 바꾸기 때문에 자신의 진짜 감정을 알아차리려면 처음에 가졌던 기대가 무엇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실망해서 화가 난 것 아니냐'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망과 화는 전혀 다른 감정이다. 실망이라고 생각하면 '너에 대한 믿음과 앞으로의 기대'에 대해 함께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만, 화라고 생각하면 '너 때문에 생긴 분노'만 남겨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상대방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그것을 통해서 얻고 싶은 게' 있기 때문인데, 화의 목적은 상대방을 물러서게 하고 웅크리게 만드는 데 있다. 선배가 화를 내면서 말하면 후배는 속뜻을 헤아리기는커녕 야속하다며 화를 낸 사람을 원망하게 된다. 결국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대화가 흘러가 버린다.
진짜 감정을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 안에 말하고 싶은 핵심이 있기 때문이다. 감정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알려주려고 한다. 감정의 이면을 잘 살펴보면 전하고 싶은 속내, 간절히 바라는 욕구, 이루고 싶은 목표들이 숨겨져 있다. 어떤 감정의 문을 여는가에 따라 그것과 닮은 말이 따라온다. 따라서 마음과 다른 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복잡한 감정들 사이에서 '진짜 감정'을 인식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대화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의 공식이 무엇인지,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상대방의 세계로 들어가지 않고서는 어떠한 마로도 영향력을 끼칠 수 없음을 기억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즐겨 사용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뭐야?" "구체적인 계기가 있었어?" "네 결정에 영향을 준 기준은 뭐야?"
듣기를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듣기라는 것은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거나 무작정 듣고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잘 듣는다는 것은 '귀'로만 듣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말하고 싶은 욕구'를 다스리는 동시에 상대방의 말속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의미를 파악하고 그 안에 담긴 마음까지도 파악해내는 것을 뜻한다.
"어떤 사람과 대화하고 싶냐?"라고 물으면, 사람들은 조언을 늘어놓는 사람보다 심정을 알아주는 사람과 대화하고 싶다고 말한다. 말로 일으키려는 사람보다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는 사람, 그래서 결국 내 마음을 털어놓게 만드는 사람이 좋다고 한다. 고쳐주고 싶겠지만 고치려고 하지 말고, 간섭하고 싶겠지만 간섭하지 말자. 숨은 이야기까지 들으려고 한다는 것은 '있는 그댈 위 모습을 수용한다'라는 의미다. 불평하는 말을 고쳐주려고만 하면, 그 속에 숨은 '잘해보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까지는 알아볼 수 없다. 답답하다고 앞뒤 재지 않고 간섭하려 들면 그 뒤에 숨어 있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알아볼 수 없다.
우리는 사람의 마음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것이 어떻게 움직이고 작동하는지 주시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고, 무조건적으로 인정받은 경험이 있어야 자신과 타인을 신뢰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어릴 때는 가정과 부모님이 그 역할을 하지만 사회에서는 친구, 동료, 선배가 서로에게 그런 모습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면 그들의 말을 먼저 받아주자. 상대의 마음을 열고 싶거든 입을 열지 말고 귀를 열어보자.
중요한 선택의 순간, 우리에게는 질문이 필요하다. 그것은 두루뭉술한 내 마음속에서 뚜렷한 해답을 찾게 만든다. 질문은 화살표가 있기 때문에 조준점이 명확하다. 질문을 받으면 일단 그 질문에 걸리고 만다. 얼렁뚱땅 넘어갈 수는 없다. 좋은 질문일수록 머릿속에서 맴돈다. 두고두고 곱씹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답을 찾기 위해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어수선하게 널려 있던 고민들이 정리되고 생각이 말끔해진다. 질문을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을 만나면 저절로 생각이 뚜렷해지고 마음이 시원해진다.
책 [삶을 변화시키는 질문의 기술]을 보면 살아가는 동안 어떤 질문을 자주 하는가에 따라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고 말한다. 어떤 질문을 하는가에 따라서 '학습자의 길'로 들어서기도 하고, '심판자의 길'을 걷게 되기도 한다고.
질문 연습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좋은 질문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어떤 질문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대화에 집중하지 못할 때가 온다. 하지만 가장 좋은 질문은 자신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 속에서 나온다. 미리 무기를 준비해 나가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말속에서 필요한 질문을 감각적으로 잡아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