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학교 | 일 - 일에서 충만함을 찾는 법 인생학교 3
로먼 크르즈나릭 지음, 정지현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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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일은 그냥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만이 아니다. 일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얻기도 한다. 내 이름을 얻기도 하고 내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일이 나의 존재감을 확인 시켜주기도 하고, 내가 태어난 이유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을 단순하게 생각할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일을 통해서 우리는 먹고사는 일차원적인 것을 살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 것은 아니다. 일차원적인 것부터 해결되지 않으면 그 이상의 일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먹고사는 것이 해결된 사람은 지금 일에 만족하지 못해서 불만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지금 자신이 일차원적인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감사함을 잊고 있다. 나 또한 그랬다. 내가 직장을 다니고 있을 때, 그렇게 일을 좋아하긴 했지만, 일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지 않았던 것 같다. 그때는 왜 이렇게 불만이 많고,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이 많은지에 대해서만 관심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일을 그만두고 나의 천직을 만들어 가는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가 얼마나 감사했었던 때였는가 알 수 있다. 최소한 그때는 나의 일차원 고민을 해결해 주고 내가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을 시간만 해결되면 다 하곤 했었기 때문이다.

20대와 30대 그리고 40대에 접하는 일에 대한 개념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20대 때는 그냥 일할 수만 있어도 감사한 것. 30대 때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때이고, 40대 때는 진짜 일을 찾아간다는 것에 감사한 것 같다. 어쩌면 40이 돼서야 진짜 나의 직업을 찾아가는 것 같다. 20대 때 생각도 짧고 나의 실력도 짧았을 때 선택했던 것과 많은 시간을 흘려보내고, 경험을 통해서 40대 때 새로 찾는 나의 일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아마 나는 앞으로도 많은 삽질(?)을 하며 내 일을 만들어 갈 것이다. 이미 많은 삽질을 해 봤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든지, 귀찮음은 없다. 단지 찾아가는 즐거움이 아직도 내게는 설렘으로 남아있어서 그것도 참 감사하게 생각된다. 내가 가는 길이 내비게이션에는 없지만, 새로운 길들을 만들어 가면서 계속 이렇게 즐겁게 살고 싶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간단히 요약하자면 지금 우리는 두 자기 후회 가능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첫 번째는 수년 동안 시간과 에너지, 감정을 쏟아부은 직업을 '왜 버렸을까'하는 후회이고 두 번째는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돌이켜볼 때 전혀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던 직업을 '왜 버리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다. 두 가지 후회 모두 뼈아프지만, 현실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의 일이란 것이 아무리 최상의 결정을 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후회를 피할 방법은 없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무언가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 같은 강력한 후회는 없다. 하지 않은 선택은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에서 커져가고, 점점 커진 후회는 인생에 짙은 그늘을 드리운다. 해보고 후회하는 일은 결과를 경험했으니 빨리 잊고 쉽게 단념할 수 있지만, '만약 그때 했더라면...'하는 생각은 이제 와서 어쩌지도 못하고 평생 마음속에 담아둘 수밖에 없다. 철학자 A.C. 그레일링도 비슷한 결론을 제시했다. "세상에 마땅히 두려워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는 것이다."

직업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다섯 가지 측면

1. "돈"을 버는 것.

2.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는 것.

3.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것

4. "열정"을 따르는 것

5. "재능"을 활용하는 것

자신의 우선순위를 알면 어떤 직업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으므로 엉뚱한 곳에서 헤매지 않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네. 운이 좋았던 것도 사실이에요. 대학원에 진학할 만한 경제적 여유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진로를 쉽게 바꿀 수 있었던 진짜 이유는 평생 한 가지 일만 하면서 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세상에 흥미진진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 왜 한 가지 일만 하고 살아야 하죠? 누구든지 살면서 적어도 한 번쯤은 직업을 바꿔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남자친구 사귀는 것과 비슷해요. 전 미혼이었을 때 마음속으로 남자친구의 조건을 목록으로 만들어놓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정작 그 기준에 일치하는 남자들에게서는 아무런 끌림도 없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해당사항이 몇 가지 안 되는 남자가 나타나 제 마음을 사로잡아버렸죠. 직업을 찾을 때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건 어느 광고 회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밑에서 일을 배우며 알게 된 사실이에요. 광고 회사에서 일한다는 게, 솔직히 제 이상과는 전혀 맞니 않는 조건이었거든요. 하지만 저는 그 일에 푹 빠져버렸어요. 이리저리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는 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될수록 많은 직업과 사귀어보는 게 방법인지도 몰라요. 진정으로 푹 빠질 수 있는 직업을 만날 때까지 말이죠."

경제학자 E.F 슈마허는 저서 <굿 워크>에서 서구사회에 널리 퍼진 '자유에의 갈망'을 시적으로 묘사한다.

나는 끝없는 경쟁에 내 삶을 바치고 싶지 않다.

나는 기계와 관료제의 노예가 되어 권태롭고 추악하게 살고 싶지 않다.

나는 바보나 로봇, 통근자로 살고 싶지 않다.

나는 누군가의 일부분으로 살고 싶지 않다.

나는 내 일을 하고 싶다.

나는 좀 더 소박하게 살고 싶다.

나는 가면이 아닌 진짜 인간을 상대하고 싶다.

내겐 사람, 자연, 아름답고 전일적인 세상이 중요하다.

나는 누군가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부모가 되면 무조건 커리어가 끝장나거나 공백이 길어진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섣부르다. 오히려 육아라는 새로운 영역을 접하면서 예전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작점을 맞이할 수 있다. 육아라는 미지의 세계는 단 하루만 머물러도 녹초가 될 정도로 힘들지만, 마음을 자유롭게 해주고 창조성을 길러주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실험을 해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천직은 '찾는'것이 아니라 '키워나가는'것이기 때문이다. (중간 생략) 천직은 성취감(의미, 몰입, 자유)을 주는 집업일 뿐 아니라, 매일 아침 일어나야 할 이유가 되는 명확한 목표나 목적이 들어 있는 직업이다. 의학 분야 연구자에게 운동신경원 질환의 치료법을 찾는 것이 환경 운동가에게는 저탄소 생활방식을 널리 퍼뜨리는 것이, 화가는 전통적인 관심을 타파하고 예술의 새로운 비전을 찾는 것이 목표나 목적이 될 수 있다. 당신에게는 그처럼 뚜렷한 대의나 분명한 목표가 없는가? 하지만 당신에게 허락된 천직이 없는 것 같다고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마리 퀴리는 1934년 6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 그녀는 자신의 노동 철학을 이렇게 요약했다. "누구한테나 인생은 쉽지 않은 법이다. 하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끈기와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어떤 일엔가 재능이 있다고 믿어야 하며, 어떤 희생을 치르든 그것을 달성해야만 한다.

그녀의 목표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직업 진로 때문에 침울해하는 모든 사람들이 정말로 알고 싶어 하는 것, '어떻게 하면 천직을 찾을 수 있는가?'의 답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마리 퀴리의 생애는 '천직은 찾는 것이 아니라 키워나가는 것'이라는 답을 선사한다. 신탁(神託)을 받는 것과도 비슷한 이런 발상은 그럴듯하고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에게서 책임감을 앗아갈 뿐이다. 무언가 또는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삶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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