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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듣던 밤 - 너의 이야기에 기대어 잠들다
허윤희 지음 / 놀 / 2018년 12월
평점 :
요즘에는 에세이집에 손이 간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까? 가 궁금해진다. 그 사람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생각에 대한 궁금증이라고 할까? 허윤희 님은 라디오 방송을 10년간 진행한 디제이로, 청취자들로부터 받은 글들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입혀 책으로 엮어냈다. 같은 방송은 10년이나 진행에 왔다는 것도 정말 대단한 일이다.
라디오를 들으면서 자랐던 세대로서 라디오가 주는 친근함을 참 좋아한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심야에 방송하는 라디오 디제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10시부터 시작했던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듣고 자라서 그런지 그 시간 때에 들을 수 있는 방송을 참 좋아한다. 그 시간이면 하루를 마감하고 정말 마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그런 시간이고, 또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고, 혼자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이럴 때 혼자 있기는 싫고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보다 라디오와 함께 지내는 것도 육아하는 엄마에게는 정말로 바라는 시간일 것이다.
10년 동안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참 좋은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이다. 게다가 심야방송이라면 더더욱 그러는 것 같다. 하지만 또 심야방송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왠지 우리끼리라는 느낌을 가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들 잠든 밤. 하지만 깨어있는 분들과의 소통. 개인적으로 참 부러운 직업을 가진 분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심야방송하시는 분이라 목소리도 차분할 것 같고, 조근조근 속삭이는 느낌이 들것 같다. 그 느낌이 책으로 연결된다. 책도 그런 느낌이다. 뭔가 확 달라지거나 동기부여를 주는 파이팅은 없지만, 조용조용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라디오 방송같이 느껴진다.
또 중간에 가요의 가사를 시처럼 적어놓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노래로만 듣던 가사들을 시처럼 적어놓으니, 가사가 아닌, 정말로 시처럼 느껴졌다. 이 노래의 가사가 이런 것이었구나... 따라 불렀을 때와는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라디오 디제이다 보니 매일 노래를 듣고 그 노래를 사연과 연결하는 일을 하시는 분이라 그런지 노래 가사 선정 역시 탁월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라디오를 읽는다는 기분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