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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저는 해냈어요
김규환 지음 / 김영사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아주 오래된 책이다. 저자인 김규환 님은 우리 엄마와 같은 나이의 분이시다. 2002년도에는 책 한 권이 1만 원도 안 됐었다는 사실에 먼저 놀랐다. 16년 전 이 책이 8,500원에 판매한 것을 보면서 그동안 책값이 정말 많이 올랐구나를 실감했다. 내용은 우리 엄마 시대의 성공사례이다. 이 책을 보면서 한편의 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이다. 전형적인 옛날 스타일의 성공 스토리. 일제시대의 이야기부터 시작되어, 작가의 힘들었던 어린이 절 이야기, 그리고 밥을 굶으며 배고프게 산 이야기와, 초등학교 졸업도 겨우 해서 대우 중공업의 마당 쓸기 소년이 대한민국의 명인이 된 이야기이다.
남들 중학교에 다닐 때부터 어머니의 약 값을 벌기 위해 도시로 나온 소년이 우여곡절 끝에 마당 쓸고 가꾸는 일로 대우 중공업에 들어가게 된다. 이때만 해도 개천에서 용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바로 작가가 그렇다. 남들 자는 시간에 투잡을 하면서 돈을 벌었고, 시간을 쪼개서 공부를 했다.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이지만,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이 시대는 회사와 함께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니 직장 동료들이 형제자매보다 더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회사가 살아야 내가 산다라는 마음으로 회사를 위해서 모두가 한마음이 되었고, 그것이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회사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 많았다.
계발을 위해서 새신랑이 집에도 못 들어가고 회사에서 먹고 자면서 일에 집중한 이야기는 워라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즘 세대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남편이 일 때문에 집에 못 들어오는 것이 당연했고, 그 시간에 부인들은 집에서 아이들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부업을 하면서 남편에게 힘이 되었다. 모두가 회사를 위해서 밤새워 일을 하고, 회사 발전을 위해서 살았다. 공부한 이유도 회사 일을 잘 하기 위해서였고, 이렇게 아등바등 사는 것도 회사를 위해서였다. 그런 아버지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이런 실화는 없을 것이다. 이제는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늘 하는 일마다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안 되었던 시대였기 때문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시대가 만든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좋을 일이 있을 때마다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그려졌다. 책을 덮으면서 이 시대의 아버지들에게 참 감사함을 느꼈다. 우리 아버지 세대라 더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가 된 것 같아 감사했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그렇다. 어디 가서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하든지 내 수준에 맞고 내 적성에 맞도록 공부하되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내게는 그것이 곧 공부하는 비법 중의 비법인 것이다. 개미는 그 작은 모래알을 쪼개고 또 쪼개서 물어 날라 깊은 구멍을 파고 마침내 집을 짓는다. 그게 곧 노력인 것이다. 꿀벌도 그 엄청난 꿀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꽃을 찾아다녔을까? 얼마나 많이 날아다녔을까? 하다못해 개미나 꿀벌만 봐도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한꺼번에 많이 먹는 밥은 체하게 마련이고 급하게 계단을 두 개씩 올라가다 보면 금방 다리가 아파 얼마 못 사고 포기한다. 모든 이치가 다 똑같다. 차근차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벌서 내 수준은 저만큼 가 있다. 이것이 바로 노력하는 사람과 안 한 사람과의 차이이며 이것이 바로 공부였다. 나는 오늘도 또 시작한다.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고 하지만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본다. 땀, 땀을 무기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반드시 굶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저축은 계획이며 계획 없는 생활은 주먹구구식 생활이고 내일이 없는 생활일 수밖에 없다. 나는 철저한 계획대로 정말 열심히 살았고 그렇게 열심히 살던 나는 1983년 10월 25일 저축의 날에 전국 최우수 저축왕 대통령상을 탔다. 대한민국 명인명장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저축하듯 인생을 설계하고 계획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일도 하고 노력해서 나는 명장이 되었다.
하찮은 미물이지만 도전하고 도전해 마침내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야 마는 작은 물고기에게서 나는 살아가는 데 두고두고 교훈이 될 큰 가르침을 얻었다. 물고기도 하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 일컬어지는 사람인 내가 무엇인들 못하랴! 그때부터 '목숨을 걸면 못할 것이 없다.'란 생각을 마음속에 조금씩 조금씩 새기게 되었고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쳐 좌절감이 들 때마다 나는 물고기가 준 교훈을 생각했다.
그러나 행복은 절대로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패도 있고 좌절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이겨내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바로 행복인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나라를 이만큼 일으켜 세우신 어른들의 자서전을 읽어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남들보다 한 시간 늦게 자고 한 시간 일찍 일어난다는 것. 부지런한 사람, 준비하는 사람, 생각하고 일하는 사람, 조금 더 노력하는 사람은 모든 이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기본 조건이요, 성공하는 사람의 마음일진대 우리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살고 있는가?
출세를 위해 학연. 혈연. 지연 따위를 이용해보겠다고 하지만, 설사 그렇게 해서 무언가를 이루었다 해도 그것은 생명력이 극히 짧은 것으로서, 자신의 긴 장래를 단축시키는 현명하지 못한 짓일뿐이다. 실력으로 이루면 누구나 다 인정을 해주는 것이며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노력하고 차별화된 실력 한 가지라도 갖고 있다면 누구에게나 선택받는다. 같은 조건이라면 누구를 선택할까 하는 것은 뻔한 이치가 아닌가. 내가 사장이고 매니저라면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선택하겠는가. 백이나 연줄이겠는가 아니면 실력이겠는가. 나 자신의 어떤 창의성과 인내를 바탕으로 어떻게 노력하는가가 더 중요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목표를 먼저 정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