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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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요즘 우리가 많이 느끼는 부분을 작가가 잔잔하게 잘 담아냈다...라는 생각이 들어 작가에 대해서 찾아보게 되었다. 역시 나와 비슷한 나이의 여성작가이다. 비슷한 나이의 두 여인을 주인공으로 했으니, 어쩌면 내 또래의 이야기를 담아내서 더 많은 공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친구가 많은 사람이어도, 40대가 되면 친구란 또 다른 느낌이 든다. 10대 20대 때는 나와 같이 있어주는 사람이 내 친구였다. 같은 학교 및 학원을 다니는 친구. 나와 같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친구였다면 30대는 함께 일하는 사람. 아니면 가끔 만나는 오래된 사람이 친구였다. 40대가 되니 대부분의 친구들이 결혼을 하고 각자의 지역에서 삶을 산다. 한번 만나려고 해도 아이들이 있어서... 혹은 너무 먼 곳에 살기 때문에 예전처럼 쉽게 만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때는 내 주변에 사는 사람이 오랜 시간을 보낸 친구보다 더 친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 소설에 나오는 두 주인공. 한 사람은 별거 후 이혼하려고 하는 사람과 돌싱이 되어 다시 사랑을 했지만, 이제는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그 흔한 이별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그런 나이의 여성들이다. 설정은 정말 소설 같은 이야기로 연락 두절된 별거한 남편을 찾으러 두 여자가 찾으러 떠나는 이야기로 나온다. 그 과정에서 시즈라는 여성을 통해서 보통의 삶. 보통의 여자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계속 독자들에게 던지는 것 같다. 아무리 봐도 보통의 사람들 같지 않은데, 자신은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라고 하는 시즈.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며 전형적인 일본의 보통 여자처럼 삶을 살아가려는 꿈을 가진 사람도 보통 사람으로 살기는 쉽지 않은 세상이다.

그래서 소설 속 주인공들은 서로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주고받듯이, 영화라 하면 주인공의 시각에서 한 번씩 보여주는 그런 식으로 쓰였다. 그래서 소설이 아니라 내 머릿속에서는 영화 한 편을 본듯한 느낌이다. 40대 이혼 여성과 이혼하려는 여성이 생각하는 보통 사람. 어쩌면 그 사실만으로도 보통 사람이 아니야라며 주변에서 말할지 모르지만, 그녀들은 자신들이 삶이 이상하지 않으며 자신답게 삶을 살겠다며 바닷가에서 생각하는 장면이 라스트 신이다. 보통의 여자이건 아니건, 보통의 삶이건 아니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다른 사람이 정한 기준에 의해 내가 보통 여자라고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삶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생은 어차피 이 책의 제목처럼 같이 걸어도 나 혼자 가는 것. 사회가 강요하는 틀에 살짝 벗어났다 하더라도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소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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