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말이 아이를 틀에 가둔다 - 아이의 자존감과 개성을 키우는 양성평등 말하기 수업
김수아.한지원 지음 / 청림Life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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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요즘이다. 동화책에서도 양성평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정작 부모에 대한 책은 없다는 저자들의 말처럼 정말로 부모가 알아야 할 양성평등에 대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냥 무심코 지나갔던 일들이 떠올랐다. 남자아이들의 고추를 보려고 하는 할머니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면서 여성들의 생리는 지저분하다고 여기는 그런 생각부터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는 나를 깨우치게 했다. 나부터 생리대를 살 때 감추면서 사려고 하고, 들키기라도 하면 부끄럽게 생각을 했다.

어렸을 때, 고모들이 결혼하기 전에 나에게 생리대 심부름을 시켰는데,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것은 약국에서 그것을 신문지로 포장을 한 다음 검은 봉지에 넣어서 내 손에 들려줬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남자애들에게 생리대 심부름을 시킨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그때가 있었다는 것을 나도 잊고 있었다. 아마 나의 어린 시절 이런 기억이 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생리를 한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에게는 불리한 점들이 많이 남아 있다.

내가 엄마가 되면서 내 딸에게는 이런 교육을 시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딸의 세대는 다를 것이다. 지금 20대의 딸들을 둔 50대 선생님이 나에게 신세한탄을 하듯 말씀하신 적이 있다. 요즘 애들의 양성평등이라는 것 때문에 너무나도 예민하게 구는 것 같아 무서울 정도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50대 선생님들도 이런 경험들이 어쩌면 당연하게 생각되었던 분들이어서 지금 딸들과는 세대 차이가 느껴질 정도로 예민하다는 것이다. 딸들의 의견이 맞긴 하지만, 이미 오랜 기간 그것을 당연하게 혹은 미덕이라 생각했던 자신이기에 익숙한 것을 버리기에는 쉽지 않다는 말씀을 하셨다.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인 나부터 알아야 하고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부모의 양성평등 교육을 위한 책. 엄마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다시 읽고 싶은 부분>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습니다. 다만,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어서도 성숙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좋은 부모'는 있습니다.

자신은 성적 고정관념과 편견 없이 아이를 보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무의식에 뿌리박힌 편견과 사회적 인식을 모두 없애기는 힘들다. 아직도 성별에 대한 편견이 많다는 사실을 열린 마음으로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핑크색 치마를 고집하는 딸에게 파란 바지 입기를 요구하거나, 아들에게 일부러 핑크색을 권하는 것은 양성평등이 아니다. 양성평등에 대한 잘못된 주입은 아이에게 혼란만 가중시킨다.

엄마는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많은 책임을 진다. 일 못지않게 육아도 힘든 일이다. 일과 육아를 엄마 혼자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구로부터도 원망을 들을 이유가 없다. 워킹맘들을 향한 비난의 화살은 온전히 그들만의 몫이 아니다. 육아에 대한 책임은 남편과 공평하게 나눠야 하는 것이다. 더 이상 일하는 엄마를 죄인으로 몰지 말았으면 한다.

무엇보다 아이가 이렇게 얘기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의 나쁜 느낌을 알고 있어서다. 이를 위해서 부모는 평소에 아이에게 기분 나쁜 느낌이 들면 상대에게 확실히 표현할 수 있게 상황별 연극을 통해 가르치는 것이 좋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어른들이 무언가를 주거나 요구할 때, 이를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거절하는 연습이 되어 있지 않으면 아이들은 쉽게 어른들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다.

어떤 경영 서적에서 '왜 남성이 사회에서 더 많이 성공하는가?'를 분석한 글을 보았다. 그 글을 쓴 저자의 취지는 남성이 집에서 함께 가사나 가정을 돌보는 대신 사회에 나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시도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시도는 공시 공부나 창업, 취업을 위한 이력서를 내는 행위 등을 말한다. 이에 반해 아이를 돌보는 여성은 사회에 나가 무언가를 도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한다.

여성들은 자기 앞에 놓인 여러 조건에 압박감을 느낀다. 여자라면 예쁘고 날씬해야 하고, 살림과 요리를 잘 해야 하며, 아이도 직접 엄마가 잘 키워야 한다는 조건.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라는 건 일종의 폭력이다. 사실 모두 충족할 수도 없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자포자기하기 쉽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만큼 어렸을 때 당연하다고 여겼던 생각을 어른이 되어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또 그런 생각을 갖고 자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첫째, 인생에서 아주 큰 변화가 생겨야 한다. 그동안 내가 믿어왔던 고정관념을 뒤엎을 수 있는 변화. 그리고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다.
둘째, 존경하는 사람이나 학문, 종교를 통해 배운다. 훌륭한 사람이 하는 강연을 듣거나 학문을 배우면서 사람들은 변화한다. 또 종교를 통해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변화한다.
셋째, 독서나 영화를 보고 생각을 정리한 후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눈다. 독서는 자발적 행위다. 팩을 펴고 글자를 본다. 그 책 속에 자기 생각과 다른 부분도 있고 화가 나는 부분도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같은 책이나 영화를 본 다른 사람이 가진 의견이다. 다른 사람 의견과 비교하며 내 생각을 정리하면서 생각이 조금씩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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