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 비즈니스 정글보다 더 위험한 스위트홈에 대하여
레슬리 베네츠 지음, 고현숙 옮김 / 웅진윙스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보통 책을 빌려다 보고 괜찮은 책이면 구매를 한다. 처음부터 구매를 하다 보니 책장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제는 늘어난 책 때문에 큰집으로 이사를 가야 할 것 같아, 책 구매를 자재하거나, 선물로 여기저기 주곤 한다. 이 책은 읽고 나서 구매를 하고 싶어서 알아봤더니 이미 절판이 된 책이 되었다. 내용이 참 좋은데... 왜 이런 책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까

시기가 일렀던 것일까? 아니면 홍보의 문제였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우리보다도 앞서있다고 하는 미국의 문화도 여성에 대해서는 우리와 별 차이가 없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일하는 엄마와 전업주부 엄마의 문제는 정말 전 세계 어딜 가나 똑같은 것일까? 아니면 유럽 엄마들만 이런 혜택을 받으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행복해야 하는데, 그 행복은 정말 잠시고, 닥치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행복을 행복으로 느끼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축복인지 재앙인지 그 통로는 여성 스스로가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을 혼자 하기에는 정말로 너무 벅차다. 남편의 역할이 그만큼 커져있다는 것인데, 결혼 전 내가 만났던 그 달콤한 오빠들은 어디 갔으며, 아내를 위해서 모든 것을 다 해줄 것 같았던 남편들은 어디 갔느냐 말인가!.

사회에서는 아이를 많이 낳지 않아서 문제라고 하지만, 그럼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그런 제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그런 사람이라도 옆에 있게 해 주던가... 한국 남자들의 인식이 갑자기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많이 바뀌어가고 있는 중이라 내 딸의 시대에서는 정말로 많은 남자들의 생각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그들의 엄마인 지금 우리가 잘 교육해야 한다. 그래서 엄마들의 역할이 정말로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엄마들이 많이 아프다.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이야기해 보면 마음이 아픈,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엄마 밑에서 건강한 자녀들이 자라나는 것인데, 그런 부분이 참 많이 아쉽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책에서는 여성들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많은 사례들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약간 편파적일 수도 있다. 작가의 원하는 결과를 의도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사례들을 가지고 온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한국 여성들에게는 약간 거북스러울지 몰라도 알아야 할 문제들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듯이 '나는 아닐 거야... '라는 안일한 생각들이 결국 나를 타락으로 끌고 내려갈 수가 있으니까...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육아의 행복을 양육의 축복을 느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 다시 읽고 싶은 글귀>
결혼과 함께 전업주부의 삶을 선택한 '여성의 실수'로 지난 수 세기 동안 많은 여성이 고통을 겪어왔다. 경제적 의존이 위험스러운 덫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야만 우리는 이 고통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 이제는 현실을 직시할 때다. 자신과 아이들을 지키면서 더 안전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자립을 통해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남편 뒷바라지만 한다면 이 모든 이득은 남편에게만 돌아간다. 여자가 남편을 위해 쏟아부은 것들은 모조리 남편의 재산이 될 뿐이다. 안타깝게도 여자들은 이혼이나 질병, 죽음으로 가장을 잃고서야 이 기본적 사실을 깨닫는다. 더 잔인한 사실은 아내들은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을 재산을 불리기 위해 한평생을 보낸다는 점이다. 자기 집도 아닌 집을 수백만 달러를 들여 개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똑똑한 사람은 빌린 집을 꾸미는 데 많은 돈을 들이지 않는 법니다. 그러나 전업주부들은 자신의 재정 상태를 남편에게 종속시키며 절대 분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긴다.

전업주부가 되기로 선택할 때 앞으로 직장을 구하기 힘들 거란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어요. 언제든지 내 조건대로 복직할 수 있다고 자만했지요. 나 자신을 챙기며 세상일을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제 선택을 합리화했어요. 그래서 자신 있게 퇴직했고요.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스스로를 속인 셈이죠.

가정을 유지하려는 많은 여자들이 견디다 못해 퇴직한다. 사회는 엄마들을 배려해주지 않는다.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개인적 선택의 결과로 치부하며, 이후 여성이 어떤 경제적, 정신적 상황에 처할 수 있는지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정과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시각 자체가 성차별이다. 모든 것을 다 바쳐야만 좋은 엄마, 또는 성공한 직장여성이 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가정일과 직장일 모두 잘 해낼 수 있다. 사회는 여성이 진정 선택의 대안을 가질 수 있도록 뒷받침해줘야 한다. 그리고 여성 또한 가정을 핑계로 숨지 말고, 위기에 좀 더 융통성 있고 용기 있게 대처해야 한다.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삶을 스스로 꾀해야 한다.

남성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돼요. 누구도 당신을 돌봐줄 수 없어요. 스스로 책임져야 해요. 남자들에게 의존하며 자기만족에 빠져 살기에는 세상일에 변수가 너무 많아요. 그런 삶은 위태로울 수밖에 없죠. 제물로 바쳐질 제단 위의 양들과 다를 바 없어요

자신이 속한 사회계층, 사회적 환경, 여성의 역할에 대한 견해나 태도가 어떻든지 간에 중요한 것은 경제적 자립이다. 점점 치열해져가는 사회의 냉혹한 경제논리를 제대로 파악한다면, 경제적 의존이 여성에게 얼마나 위험한 선택인지 분명해진다.

주위를 둘러보면 갑작스러운 사고로 일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한 가정의 가장 일 경우, 가족은 하루아침에 생계를 위협받는다. 이렇듯 삶은 예측할 수 없는 고난들로 가득 차 있기에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지 않는 행동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러나 요즘 '신종 아내들'은 좀처럼 이런 계산은 하지 않는다. 신혼 초의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모습 그대로 결혼생활이 영원히 지속될 거라고 생각한다.

자립해야 한다는 사실을 여자들이 깨닫지 못하고 있어요. 인생에서 더없이 중요한 교훈이자, 아이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교훈은 바로 스스로를 책임질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거죠.

아이 때문에 일을 접었다고 해도 다시는 일하지 않을 것처럼 모두 잊고 지내서는 곤란하다. 자신이 무얼 잘할 수 있는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늘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결혼 전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직업을 선택한다면 훨씬 풍요로운 삶을 살수 있다

직장일과 집안일의 혼란 속에서 갈등의 본질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여성은 별로 없다. 아이가 한창 자랄 시기에 엄마들은 더더욱 부담감과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러나 아이 양육은 15년의 마라톤과 같다. 엄마의 손길이 일일이 필요한 시기는 이보다도 짧다. 그 뒤에는 또 다른 30년 40년의 당신 삶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자란다. 남편에게는 일과 관련된 자신만의 세계가 있다. 자녀 양육을 위해 일을 포기해버리면 훗날 여성의 삶만 공허감에 휩싸이고 경제적으로 취약하게 된다. 10년이 약간 넘는 양육기간에는 융통성이 핵심이다. 힘들겠지만 일을 포기하지 않고 상황을 조율해가면 최후에 웃을 수 있다.

1950년대 미국의 소아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위니코트는 '충분한 좋은 어머니'에 대해 썼다. 그는 완벽한 부모가 되려고 할 필요 없으며,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주는 것으로 족하다고 했다. 그러나 일과 가정을 병행하며 늘 걱정에 사로잡혀있는 여성들은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여긴다. 그리고 고심 끝에 전업주부를 선택한 여성은 완벽한 엄마가 돼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삶의 두 영역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물론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여성이 둘 다 잘 해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공의 평가 기준은 변해야 한다. 삶의 두 영역을 완벽하게 해낼 수 없다는 사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처음부터 완벽을 기대하는 것이다.

여성의 경제적 영향력은 점점 늘어나는대도 대부분의 아내는 남편에게 공평한 가사 분담을 요구하지 못한다. 집안일은 여자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기혼 직장여성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부부간 갈등을 고조시키며, 여성으로 하여금 일을 포기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이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남자는 무조건 집안일에 서툴고, 일부만 해도 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여성 스스로 행복해지려면 부부 사이나 부모 노릇에서 남성의 역할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행동을 요구해야 한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불평등한 부부관계는 개선해야 한다.

양육에 관한 최선의 비법이라고 널리 알려진 정보 중에는 잘못 된 것이 많다. 전업주부는 으레 자신의 자녀가 직장여성의 아이보다 잘 성장하리라 믿으며, 그릇된 통념을 일종의 무기로 삼는다. 그러나 양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엄마가 아이 옆에 얼마나 오래 붙어 있느냐가 아니라, 바로 '양육의 질'이다. 아이가 보살핌을 제대로 받는지, 정서적으로 충만한지, 지적인 면에서 충분한 자극을 받고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므로 일하는 엄마들은 양육에 소홀하다는 근거 없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엄마가 행복한 삶을 살아야 아이의 삶도 행복해진다. 또한 아이는 일하는 엄마를 거울삼아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독립적 주체로 성장한다.

많은 여성이 직장과 집안일을 병행해야 하는 복잡함 속에서 갈등하다가 일을 그만둔다. 일부 젊은 여성들은 일을 수단으로 할 뿐, 진짜 삶의 목표는 돈 많이 버는 남자와 결혼하는 것으로 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영원히 사장시키는 것이며, 우리네 삶에 도사리고 있는 수없이 많은 경제적 정신적 위기를 바로 보지 못하는 안일한 선택이다. 요컨대 풍요로운 삶을 살려면 가정으로 도피하고픈 속성에서 벗어나 복잡함을 즐겨야 한다. 그리고 일과 가정의 갈등이 사회적 차원의 문제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일터에 남아 여성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세상이 변하기만 바라고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용기 내어 한발 내닫을 때 변화의 물꼬가 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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