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세상을 바꾼다 - 아이디어뱅크 홍사종의 스토리 마케팅
홍사종 지음 / 새빛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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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몸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퍼져있는 말초신경만큼이나 퍼져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모세혈관이다. 모세혈관이란 우리의 온몸에 그물망처럼 퍼져 심장과 동맥을 거쳐 나온 혈액에 담긴 산소와 영양이 공급되는 인체 순환의 마지막 종착지인 셈이다. 이 마지막 종착지까지 맑은 산소와 영양이 공급되었을 때 우리의 몸은 건강하게 유지됨 또한 당연하다. 그렇다면 지금의 지구촌에서 각 국가를 연결하고, 국가 내에서라면 각각의 조직과 개인을 연결하여 몸 안에 필요한 산소나 영양과 같은 경제와 지식을 공급하는 모세혈관을 하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 답은 바로 현재의 정보화 사회을 이끌고 있는 인터넷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인터넷이라는 모세혈관에 존재하는 앞으로 세상을 행복한 미래로 바꿔 갈 필수영양소 단연 최고는 “이야기(STORY)" 이다.

 이야기 속에서 국가 간의, 계층 간의 소통과 개개인간의 소통에 필요한 답을 찾았던 저자 홍사종 님은 <이야기가 세상을 바꾼다>을 통해서 이야기를 통한 미래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였다. 과거 그리스로마시대를 거슬러 지금의 이르기까지 이야기는 인류의 동반자로 자리학 있다가, 지금 이르러 그 빛을 크게 발할 시대에 다다랐다고 얘기한다. 이제 세상은 이야기가 갖고 있는 무한의 창조성에서 미래를 발견해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들은 이제 하나 둘씩 우리 앞에, 우리의 생활 속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 일깨워준다. 가령 산업혁명이후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준 IT산업의 매출 증가율을 능가하는 성장률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문화산업, 이야기산업이라는 것이다. <해리포터>이 낳는 조앤 롤링의 수입은 1조 120억 원으로 51조의 개인자산을 가진 빌 게이츠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재산증가율에 있어서는 빌 게이츠의 2%에 비해서 21%로 열배가 넘는 다는 것이다. 결국 빌 게이츠 따라잡기는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이렇듯 이야기는 큰 부(富)와 명예와 연결이 되며, 앞으로의 사회를 이끌어가는 중추적인 역할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역설이다.

 나또한 한 1년 전부터 스토리텔링의 파워를 실감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보는 광고 속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으며, 또한 여러 상품의 마케팅과정을 관찰해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두드러지는 것은 대기업의 이미지 광고이다. 대기업의 광고에선 언젠가부터 상품이 사라졌다. 단지 기업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스토리가 담겨 있는 시리즈 광고만을 내 보낼 뿐이다. 그 이미지는 결국 단지 한 가지 제품을 광고하는 효과보다 그 기업에서 생산해 내는 모든 제품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이점이 있는 것이다. 이미 이렇게 우리는 이야기를 통한 마케팅에 자연스럽게 젖어가고 있는 점을 대변하기도 한다.

 필자는 <이야기가 세상을 바꾼다>에서 우리나라의 문화산업 발전가능성, 부족한 미래지향적인 육성과정과 투자, 무엇보다 국민 모두가 문화산업 즉 이야기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야하는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더불어 지난 정권과 현 정권의 정책에서 보여주는 문화산업 육성에 대한 의식과 투자의 부재 역시도 크게 비판한다. 이미 세계는 이야기를 통한 총칼 없는 전쟁 중에 있음에도 우리는 그 전쟁 속에 있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펼치고 있는 운동이 바로 “모세혈관 문화운동”이다. 이 운동은 보다 이야기나 문화에 대한 인식과 저변을 서울도심에서 뿐만 아니라 저 멀리 남도의 섬까지 골고루 전파하여 미래를 선도할 이야기로부터 파생되는 여러 종류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느끼며, 생활화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곧 개인과 더불어 우리가 문화선진국에서 살 수 있는 커다란 힘을 만든 다든 것이다.

 얼마 전 올해 아카데미상을 휩쓴 인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시사회를 보고 나서 과거 홍차로 비롯된 영국의 인도식민지가 이야기로 다시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경과 소재, 배우 모두 인도산이지만, 이를 영화로 만들어 세상에 팔고 있는 것은 바로 영국이라는 점이다. 영국은 문화산업에 기울이는 공은 실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그 그림자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건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그림자에 가려 우리 또한 문화식민지가 되지 말라는 법 또한 없다. 문화 식민지민이 아닌 문화로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서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보다“모세혈관 문화운동”을 통한 인식을 넓혀가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점이 우리가 이 책<이야기가 세상을 바꾼다>를 읽어야 하는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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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베스트 연설문 - 열정과 감동으로 오바마 열풍을 일으킨
김욱현 지음 / 베이직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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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9년 미국은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전쟁 그리고 환경문제에 대한 희망을 찾고자 최초의 흑인대통령이라는 특별한 변화를 선택했다. 그리고 세계는 주목하고 기대한다. 그가 말하는 담대한 희망이 담긴 변화를 말이다.

 대통령 당선자의 연설문 책으로 만나기, 우리나라의 정치 역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대통령선거부터 기초의원선거까지 대부분의 후보들의 연설을 통해서 우리는 단지 후보가 지지하는 정당의 정책적 공약내지는 상대방에 대한 비방정도만을 들을 수 있었다. 선거의 선진국이라 하는 미국의 선거에서도 여전히 상호비방은 존재한다. 하지만 차이점을 찾으라면 보다 실질적인 공약과 더불어 그러한 자신의 생각에 이야기를 입히는 노력이다. 그 노력은 바로 사람들의 생각을 한마음으로 바꾸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의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의 연설에는 이러한 노력들이 녹아 있었다. 이야기가 숨쉬고 있었다. <오바마 베스트 연설문>에는 정치 신예로서 정치가로서 자신의 모습을 크게 각인시킬 수 있었던 계기가 된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연설로부터 시작해 대통령에 당선에 이르는 긴 여정동안에 변화와 희망의 전도자로서의 굳은 신념을 담아 남긴 말들을 담고 있다. 그의 연설에는 변화를 주도할 의지가 살아있으며, 희망의 선봉장으로서의 포부가 살아있으며, 험난한 변화의 과정에 있을 어떠한 어려움도 함께 손잡고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인간미 또한 살아있었다. 그렇다고 그가 생각하며 추구하고 있는 미국의 변화상이 결코 모두에 옳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미국의 변화로 인하여 경제적이든 문화적으로든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나라들도 생길 수 있다. 그렇지만, 세계의 대통령으로서 적어도 보편타당한, 부분이 아닌 전반적으로 수긍하고 만족할 수 있는 일들만을 이끌어 가려 노력을 기울일 같은 예감은 분명히 들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은 하늘이 정한다고도 한다. 하지만 그 리더의 일사일언으로 인해 나라는 5년을 앞설 수도 10년을 뒤쳐질 수 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대통령은 국민의 리더는, 리더십은 이러한 것이 아닐까? 국민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힘! 그 힘만 갖추고 있다면 자신의 뜻과 국민들의 뜻을 조화롭게 펼쳐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바마의 연설문이 전해주는 느낌은 바로 그것이었다. 정책을 옳고 그름도 중요하지만, 먼저 국민의 생각에 마음을 최대한 기울여 모으고, 그 모아진 생각들을 묶어 한걸음씩 나아갈 때 진정한 변화와 발전을 통한 희망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가장 잘 나타낸 한 마디를 다시한 번 마음속에 새겨본다. 그리고 먼훗날 오바마가 희망의 미국과 희망의 지구촌을 일군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진보의 미국과 보수의 미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미합중국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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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 A Sad Story Than Sadnes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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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유행은 5년을 주기로 아니 10년을 주기로 다시 돌아온다고들 한다. 그래서 우리가 만나는 이름이 바로 “복고” 이다. 복고풍의 가락에 복고풍의 헤어스타일과 의상을 입고 무대위해서 열창하는 가수들의 모습 속을 통해서 잠시 우리는 시간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그때의 때묻지 않은 순수했던 시절을 다시금 회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지금의 사랑의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만큼이나 스피디해졌다고는 하지만, 남녀사이에 깊고 짙은 감정이 없는 사랑을 진정한 사랑이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는 그런 사랑을 위해, 한 사람을 위해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까지도 맡길 수 있을까?

  <슬픔보다 더 슬픈이야기>는 우리가 그동안 물질만능과 이기주의가 가득한 세상에서 살다보니 잊은 체 내면 깊은 곳에 묻어두거나, 갇혀 있던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마치 복고풍노래의 가락과 가사처럼 가슴속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게 한다. 단순히 단 한 사람만을 사랑해야한다는 순결함을 강조하는 사랑이 아니다. 칫솔통에 들어있는 칫솔들을 바라보듯 당연하며 자연스럽게 느끼는 사랑이다. 각자의 칫솔은 자신의 이사이의 이물질을 닦아내 듯 자신의 아픔만을 닦아내고, 칫솔통으로 돌아와 묵묵히 서로를 바라본다. 하지만 그 칫솔들은 언젠가 상대방의 아픔과 상처까지도 닦고 치유해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배려하고 희생하는 사랑인 것이다.

  영화속 케이(권상우)과 크림(이보영)은 촌스러운듯한 복고풍의 희생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또 이들의 사랑을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또 다시 마치 유행처럼 그러한 사랑의 숭고함에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던 자신의 사랑을 돌아 볼 것이다. 그것은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도 마찬가지다. 원태연 시인 아니 이제는 영화 감독가 보여주는 사랑의 섬세한 미학, 사랑의 순수함에 우리는 시원한 카타르시스의 바람을 만나 즐기게 된다. 그리고 그 카타르시스를 맞은 가슴은 따뜻해진다. 아직도 세상은 뜨거운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생각보다 큰 규모의 "More Than Blue"라 이름 붙여진 무비콘서트(시사회)에서 만난 영화<슬픔보다 더 슬픈이야기>에서 만난 희생적인 사랑의 미학은 오래도록 나의 삶 한가운데에서 헤엄칠 것처럼 느껴진다. 새로운 사랑을 준비하는 이나, 지금 사랑하고 있지만, 왠지 외롭게 느끼는 이들이 본다면 새롭게 사랑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이승철의 영화 주제곡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또한 시처럼 가슴을 먹먹하게 한답니다. 이 세상에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이 느낌을 나누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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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를 만든 열가지 사건 - 한국 일본 중국 대만이 함께 읽는 근현대사
아사히신문 취재반 지음, 백영서.김항 옮김 / 창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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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우리는 역사를 생각할 때 일련의 커다란 국가적인 대사(大事)만을 두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의 소소한 일들이 담겨져 있는 다이어리의 기록들이나 어린 시절부터 앨범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추억들도 개인의 역사이자 시대상이 담긴 역사가 될 수도 있다. 그동안 친구와 애인, 가족들과 주고받았던 편지, 기억들이 담긴 물건들은 수십 수백 년 후 후손들에게 역사적인 유물의 가치로 재탄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현재의 기록은 결국 미래의 역사로 남을 수 있기에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얼마 전 읽은 남극 탐험 생존기를 다룬 책<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역시 생사가 오가는 남극의 극한 상황에서 남긴 일기는 그때의 생생한 기억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만드는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이러한 예는 최근에 발견 정조의 편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동안 정조의 독살설에 대한 반박할 만한 자료가 많지 않은 가운데 발견 된 서찰의 내용은 역사를 새롭게 조명해 보게 하는 단서가 되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4국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은 지난 150년 동안의 크고 작은 사건들들로 서로 얽혀가며, 영향을 주고 받으며 지금에 이르렀다. 아니 그 이전의 시대에서부터도 4국은 때로는 협조하고 때로는 반목하며 역사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불과 150년전의 역사적인 사건을 두고 4국이 바라보는 시각과 역사적 평가는 조금씩 다르다. 가령 청일전쟁을 놓고 4국의 입장 차이는 판이하다. 대외적인 역사에서는 무엇보다 자국의 자존심을 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각과 입장의 차이는 또한 각국의 역사왜곡으로도 이어진다. 동북공정이나 임나일본부설과 독도문제 등은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사 취재부는 이런 시각 차이를 보이는 4국의 공통된 역사적인 사건을 보다 보편적인 역사로 정립하고 싶은 의도에서 4국이 관련한 열 가지의 동아시아역사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더불어 4국 역사교과서에 나타난 기술 등의 비교 그리고, 각국 학자들의 의견을 모아 책<동아시아를 만든 열가지 사건>이라는 종합적이고, 보편된 역사보고서를 내놓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앞에 말했던 것처럼 토론장에서 각기 다른 의견을 모아서 공통된 주제를 찾아가듯 4국의 조금씩 다른 관점의 해석과 기술, 의견 등을 비교해 보는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처음에는 한 나라의 신문사에서 이러한 역사를 종합해보는 작업에 대해서 참 대견스럽게 생각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4국의 역사를 다루는 문제이기 때문에 비단 드러나 있는 역사교과서의 내용을 분석해서 보도하다시피 하지만, 좀 더 객관성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4국의 공동 취재와 제작이 이루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더욱이 그런 부분은 독도문제를 다룬 단락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일본은 2차 대전 패전이후 식민지지배 하던 자국의 행정구역이며 1951년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서 일본이 포기한 섬에 독도를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자신들의 영토라 주장을 하는 것이고, 한국은 민족의 존엄이 걸린 역사문제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는 다르게 해석하면 우리는 근거없이 독도를 한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보기 좋은 표현일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일본인을 위해 만든 신문의 연재기사이고 자료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렇게 4국의 공통된 화제가 되는 역사를 좀 더 면밀히 고찰해 보는 취재 노력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또한 미래에 역사를 공부한 좋은 비교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역사의 순간을 살아가고 있지만, 단지 기억속에 담고 있다 잊고 만다. 결국 개인의 역사 뒤안으로 그저 흔적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보다 개인의 기록으로 비롯될 수 있는 역사의 흔적들에 대한 소중함을 깊이 느껴보게 된다. 그 사건의 기억을 담고 있는 역사의 기록들은 역사의 보편성에 큰 역할을 하게 되고, 어떠한 반론도 무마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사 또한 아무런 노력없이 절대로 기억되지 않는다는 것을 깊이 느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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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 김정일 이후, 북한은 어디로 가는가
장성민 지음 / 김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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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반평화(半戰半平和)’ 는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 직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한반도의 상황이다. 이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볼 때 지난 50년 이상동안 위기상황은 있었지만, 이후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까지 벌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을 들어 더 이상 한반도에서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 안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남북한은 여전히 양자간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과 같은 공식적인 입장이 천명되지 않은 휴전상태이고, 북한은 2006년 핵실험에 이어 최근에는 또다시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전세계적인 경제공황위기상황으로 혼미한 미국과 한국을 또 다른 위협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북한체제의 중심축인 김정일의 와병이 가져다 줄 파급효과에 세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야말로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일촉즉발의 반전(半戰)상황이 아니라 할 수 없다.

 한국전쟁이후 50년이 지난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 구성원의 대부분은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더더욱 전쟁과 북한에 대한 개념은 전쟁을 경험한 세대와는 사뭇 다를 거라는 생각이다. 가끔 이러한 지금의 세대가 전쟁에 직면했을 때 우리 사회는 어떻게 대처를 할까 생각을 해봤다. 솔직히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은 그동안 TV나 인터넷을 통해서 스포츠 중계를 보듯 무심히 처참한 광경들뿐 어떤 것부터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에 대한 답을 찾기는 힘들었다. 이때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은 아마도 무지에서 오는 공황상태일거라고, 최근에는 북핵 관련한 큼지막한 뉴스에만 촉각을 세우고 관심을 가질 뿐 전쟁가능국가에 사는 국민들답지 않게 북한에 관한 정보가 부족함은 사실이다. 이는 국민들뿐만 아니라 정부 또한 마찬가지처럼 보인다. 북핵 관련 협상테이블에서 북한과 한국과의 거리는 멀게만 느껴진다. 주로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서 거의 모든 것이 결정되다시피 하니까 말이다.

 김정일 이후 북한의 생존전략과 한반도의 미래 좌표를 다룬 책<전쟁과 평화>를 통해서 먼저 알게 되는 것은 김정일에 대해서다. 철저한 부자세습교육을 받고 김일성 사망이후 15년 동안 북한 체제를 지키며, 핵무기 개발의지 역시 지켜온 김정일, 그는 남한국민들의 시각에 그저 피도 눈물도 없이 남한을 적화시키려는 야욕으로 가득한 폭군으로만 비춰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전쟁은 단지 김정일의 결정에 달려 있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이 말은 조금은 맞는 말 이다. 결국 전쟁은 대립한 나라의 지도자들의 생각에 의해서 결정됨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이렇게 피상적인 이미지의 김정일의 출생에서 지금의 와병에 이르기까지의 그의 성격과 행적 등 모르고 있던 면면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김정일 이후 북한을 새로이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들에 대한 분석, 통치 가능성으로 이어지며, 중요한 북핵 문제의 해결책을 다각도로 분석해서 제시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 조렸다. 그동안의 북한의 핵무기를 둘러 싼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는 중간 중간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었던 상황을 봤을 때 정말 다행스럽게 위기를 모면했었구나 하는 생각과 결국 이 문제는 현재에도 남아 있는 숙제이기 때문에 언제든 한반도의 반쪽짜리 평화마저 위협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여기에 씁쓸함을 더했던 건 우리 정부의 힘과 역할이다. 지난 김정일과 북한의 핵무기에 관한 6자간의 회담에서 명분적인 참여일 뿐, 역할은 전혀 부각되지 않고, 우리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지도 않았던 것 같다. 모든 결정은 김정일과 미국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런 정부아래에서 전쟁이 일어날까 안 일어날까 고심하는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결국 이것은 국민들 역시 김정일과 북한 그리고, 지금의 북핵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반쪽 평화가 아닌 제대로 된 미래의 영구한 한반도 평화를 갈구하는 국민들이라면 여전히 전쟁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남아 있다는 상황의 인식과 더불어 평화로 가기 위한 최선의 방안에 자신만의 생각도 피력할 수 있는 사유를 또한 쌓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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