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 A Sad Story Than Sadnes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유행은 5년을 주기로 아니 10년을 주기로 다시 돌아온다고들 한다. 그래서 우리가 만나는 이름이 바로 “복고” 이다. 복고풍의 가락에 복고풍의 헤어스타일과 의상을 입고 무대위해서 열창하는 가수들의 모습 속을 통해서 잠시 우리는 시간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그때의 때묻지 않은 순수했던 시절을 다시금 회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지금의 사랑의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만큼이나 스피디해졌다고는 하지만, 남녀사이에 깊고 짙은 감정이 없는 사랑을 진정한 사랑이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는 그런 사랑을 위해, 한 사람을 위해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까지도 맡길 수 있을까?

  <슬픔보다 더 슬픈이야기>는 우리가 그동안 물질만능과 이기주의가 가득한 세상에서 살다보니 잊은 체 내면 깊은 곳에 묻어두거나, 갇혀 있던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마치 복고풍노래의 가락과 가사처럼 가슴속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게 한다. 단순히 단 한 사람만을 사랑해야한다는 순결함을 강조하는 사랑이 아니다. 칫솔통에 들어있는 칫솔들을 바라보듯 당연하며 자연스럽게 느끼는 사랑이다. 각자의 칫솔은 자신의 이사이의 이물질을 닦아내 듯 자신의 아픔만을 닦아내고, 칫솔통으로 돌아와 묵묵히 서로를 바라본다. 하지만 그 칫솔들은 언젠가 상대방의 아픔과 상처까지도 닦고 치유해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배려하고 희생하는 사랑인 것이다.

  영화속 케이(권상우)과 크림(이보영)은 촌스러운듯한 복고풍의 희생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또 이들의 사랑을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또 다시 마치 유행처럼 그러한 사랑의 숭고함에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던 자신의 사랑을 돌아 볼 것이다. 그것은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도 마찬가지다. 원태연 시인 아니 이제는 영화 감독가 보여주는 사랑의 섬세한 미학, 사랑의 순수함에 우리는 시원한 카타르시스의 바람을 만나 즐기게 된다. 그리고 그 카타르시스를 맞은 가슴은 따뜻해진다. 아직도 세상은 뜨거운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생각보다 큰 규모의 "More Than Blue"라 이름 붙여진 무비콘서트(시사회)에서 만난 영화<슬픔보다 더 슬픈이야기>에서 만난 희생적인 사랑의 미학은 오래도록 나의 삶 한가운데에서 헤엄칠 것처럼 느껴진다. 새로운 사랑을 준비하는 이나, 지금 사랑하고 있지만, 왠지 외롭게 느끼는 이들이 본다면 새롭게 사랑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이승철의 영화 주제곡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또한 시처럼 가슴을 먹먹하게 한답니다. 이 세상에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이 느낌을 나누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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