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 잇 - 회의적 환경주의자의 지구 온난화 충격보고
비외른 롬보르 지음, 김기응 옮김 / 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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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쓰레기 같은 책


이 책을 읽지 마시오. 이 책을 읽는데 들어가는 당신의 수명이 아깝다. 

허수아비 때리기와 체리피킹이 난무하는 데다가 논리적인 척 온갖 궤변을 줄줄 늘어놓는데, 이 책을 동생이 추천했다는 사실만 아니었다면 애초에 빌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요즘 환경관련 서적을 읽고 있다고 하니, 이 저자의 저서를 읽어보라며 추천하던 20대중반 대학생 남동생... 읽으면서 너무 어이없어서 너 진심으로 이거를 믿냐니까, 자기는 책을 읽어본 적 없고 그저 환경분야의 권위자 이길래 추천했다고 하는데 대체; 평소에 얘는 채식주의자를 비난하고 환경문제에 지입으로 관심없다고 했는데, 그런 주제에 그럼 인터넷에서 몇 줄 끄적 읽고 '아 지구 온난화는 과대포장 되어있고 소위 환경론자들의 정치놀음이네. 깨어있는 난 놀아나지 않겠어! 환경오염 왜 신경써? 채식 왜해? 나는 이대로 죄책감 없이 살거야. 우매한 인간들 ㅉㅉ' 이따위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지 심히 우려된다... 


이 책이 이미 10년도 더 된 책이고 정신승리하던 저자는 지금와서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하지만(솔직히 안궁금하다) 일단 개소리가 난무하는 책에 내가 너무 열받으니까 여기에라도 써야겠다.



1. 비외른은 온난화로 인해 오히려 북쪽 지방에서는 살기 좋은 기후가 될거라는 개소리를 늘어놓는다. 그러면서 온난화 덕분에 한파로 죽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엔 왜 주목하지 않냐며 울분을 토하는데 이새끼가 환경론자가 맞는지 의심스러운 구절이다. 물론 이새기의 말대로 온난화가 진행되면 북쪽 지역의 추운 지역도 같이 더워지면서 일부는 사람이 살기 최적의 온도에 도달할 것이다. 문제는 그런 지역이 매우 일부일 것이란 사실이다. 북쪽 땅이 따뜻해지는 만큼 적도와 중위도 지역은 불타오를 것이고 적도 주위를 시작으로 상당부분 사람이 살기 힘겨운 최고 온도를 찍게 될 것이라는 아주 간단한 상상을 이새기는 왜 하지 못하는가? (아, 심지어 이놈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적도지방은 별로 안뜨거워지고 고위도 지역만 기온이 오를 거라는 해괴한 주장도 한다. 대체 근거가 뭔지?)

 그리고 이놈은 지구 온도가 오르는 게 먼 대수냐는 태도를 취하는데 그 멍청함에 정말 탄복할지경이다. 지구의 평균온도가 오른다는 뜻은 평균의 함정으로 그만큼 여름은 더 더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진다는 걸 뜻한다. 하긴 이건 이미 온난화가 진행되어 기후 위기를 목도하고 있는 지금 시기의 상식이지만 대략 10여년 전의 우매한 비외른이 이 사실을 알기를 기대하기란...애초에 기대할 걸 기대해야지. 그는 개소리로 가득한 이 책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출판했을 정도로 멍청하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2. 두번째로 경악스러운 부분. <날씨가 더워진다_단편적인 이야기> 챕터에서 그는 도시 열섬효과를 얘기하면서 지난 반세기동안 2.6도 내지는 그것보다 더 기온상승이 했는데도 도시가 버텨냈으므로 앞으로 2.6도 더 오른다고 해서 도시시스템이 붕괴하지 않을것이란 놀라운 주장을 한다. 이놈이 학자가 맞는지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지구상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살아가는데 적정온도 라는 게 있다. 그 적정온도의 폭이란 매우 좁아서 그 폭을 벗어나면 인간은 생명을 유지하기가 어려운데 지금으로 보자면 지구 온도는 그 적정온도의 꼭대기에 다다르고 일부 넘나드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여태 상승폭을 견뎌왔으므로 앞으로도 견딜 수 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비외른은 인간이 여태까지 꾸준한 기온상승속에서 살아왔으니 50도의 폭염 속에서도 무리없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3. 또한 비외른은 미래의 새로 나타날 기술에 거의 종교 수준의 믿음을 보이는데 그래...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나 이는 전형적인 미래는 무조건 진보한다는 안일한 사고방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4. 비외른은 경제를 들먹이면서 복잡하고 불투명한 지구온난화를 줄이는 대신 당면한 문제-기아, 말라리아 등-을 해결하자고 하는데 저자의 말대로 목전에 닥친 문제만 해결하다보면 당장이야 효과를 보겠지만 지구온난화-기후 위기가 불러오는 여러 폭염, 병충해, 가뭄 등의 부작용으로 세계가 더 극심한 빈곤과 고통에 휘말릴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마치 죽기전 마지막 발광을 하듯이 우리의 문명은 잠깐 자본주의의 꽃을 피우고 영영 불길 속에 사라질 것이다. 


5. 대체로 그의 비상식적이고 빡침을 불러오는 멍청함은 전체적인 흐름을 보지 못하고 지엽적인 부분에만 집중하는데 따른 것들이다. 하긴 이 책이 10년도 더 전에 나왔다는 사실을 감안해보면 그때에는 나름 설득력 있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으로 인해 비외른은 스스로가 멍청하고 우매하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주었을 뿐이다.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정확히 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비외른은 지가 그런 혜안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는 수많은 멍청이들 중 하나 였던 것이다.


6. 반박하다 지쳐 후루룩 책을 읽다보니 왜 비외른이 왜그렇게 필사적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통념을 비판하려 했는지 알겠다. 그의 모든 것은 결국 교토의정서를 비판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이건 마치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에서 셸렌버거가 원자력 찬양을 위해 온갖 비논리를 끌어오면서까지 허수아비때리기와 체리피킹을 했던 것과 같달까. 아니 시기적으로 비외른이 먼저구나. 셸렌버거야, 비외른한테서 배워왔니?

 어ㅉㅣ되었든 교토의정서에 대한 저자의 반감은 책 전반에 아주 강렬하게 흐르고 있는데 그는 4장에서 실효성 없는 교토의정서를 이행하느니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맞닥뜨린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건 타당한 주장이다. 문제는 그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앞 장에서 너무 개논리를 펼쳐놓았다는 것이다. 이 마지막 주장을 보기 위해 내가 오늘 하루 이 책을 붙들고 있었구나... 


온갖 빡치는 개소리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꼭 읽어야겠다 싶으면 마지막 맺음말만 보라.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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