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이라 좋았습니다.
상당히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각 개인의
특징과 개성이 뚜렷해
캐릭터들이 굉장히 입체적입니다.
다만, 줄거리의 경우
선악의 구별이 뚜렷하고
전개가 다소 평이합니다.
주인공 올리버의 해피엔딩이라
좋았지만 사익스를 포함해
책에 등장하는 다수의
빈민층이 비열하고 사악한
`악`으로 묘사된 것에
대해 다소 반감이
들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빈민층은
두 그룹으로 구분지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비열함을 대표하는
`범블` 그룹, 그리고 사악함을 대표하는
`페이긴` 그룹입니다.
디킨스는 뛰어난 풍자로
`범블`을 포함하여 가난한
이들을 더욱 착취하려는
그들의 비열함을 부각시켰으며
이는 디킨스의 유머감각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만 페이긴과 사익스로
대표되는 사악한 빈민층의
사기행각은, 물론 그 행동이 정당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그들이
부를 추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방법 중 하나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빈민층에 한정된 이러한
디킨스의 시각이 다소
씁쓸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선`을 대표하는 브라운로와
로즈는 매우 부유하고
자애로운 사람으로 묘사가
됩니다. 그리고 결국
이야기는 그들의 승리와, 사악한 그룹의
비참한 말로로 끝맺음이
납니다.
하지만 돈은, 사람을 자애롭게 만들기도
하며 비열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야기의 끝맺음이, 다소 과장하자면, 마치 기득권층이
피지배계급에게 자신들의 지배를
정당화 하고, 삶에 대한 처절한
그들의 몸부림을 외면한
채, 그저 그들의
지배에 순응하여 끝없이
가난하게 살라고 종용하는
것과 같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해당부분에서는 선택받은 귀족계층의
입장에서 가난한 평민계층을
멸시하는 디킨스의 시각이
느껴지는 것 같아 더욱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또한가지 아쉬운 점은 올리버의
이복형인 몽크스의 전반적 삶에 대한 묘사입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에도 불구하고 재산을 탕진하고
도둑질과 사기행각을 일삼는 집단과 어울리게 된 이유와 정황이 좀 더 자세히 묘사되었더라면 올리버에 대한 그의 증오가 좀더 설득력을 갖지 않았을까
합니다. 물론 그의 어머니의 성품으로부터 그 이유를 추측해 볼 수 는 있겠으나 그의 역할의 중요성에
비해 행동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네요.
이러한 이유들이 해당
소설의 시대적 한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대에 쓰여졌더라면 더욱 다양한 시각으로
묘사되고 줄거리의 전개방식도
더욱 달라졌겠지요.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이 있었지만 디킨스의
뛰어난 캐릭터 묘사와
우스꽝스러운 풍자는 끝까지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한 훌륭한
원동력이었습니다.
다음 번에는 원작으로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