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오브 도그
토머스 새비지 지음, 장성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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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광막한 서부, 추방과 혐오 그리고 상냥함에 대하여


책의 마지막장을 덮자마자 영화를 틀었는데 소설보다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각색이 무척이나 잘된데다가 영화만이 가진 장점을 십분 발휘해 필과 로즈 그리고 피터 사이의 형용할 수 없는 긴장감, 음악 및 연출을 통한 인물의 심리묘사, 그리고 광막하고도 황량한 서부를 너무나도 훌륭히 담아내 영화관에서 보지 못한 것을 땅치고 후회했다...아마 줄거리를 모른 채로 봤으면 장면과 연출에 압도당해 어라이벌 급으로 기억에 남았을 듯한데 ㅜㅜ 이래서 상영관에 걸렸을 때 주저말고 봐야 한다...


책을 봤을 땐 온갖 장점과 찬양을 때려박았지만 결국 나이 40먹고도 자라지 못한 필이라는 인간에 대해 한심하고 답답한 마음이 컸는데 영화를 보니까 필이 너무나도... 짠한거다. 특히 마지막에 소년 어딧냐며 찾는 모습까지... 결국 인간이 사는 데 필요한건 인정일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인간 말이다...이 '있는 그대로' 라는 말에 어폐가 있다는 건 알지만, 필도 복수의 수단으로 삼으려고 했던 (거기다 혐오하기 마지않았던) 피터가 자신을 인정(?) 하자마자 피터에 대한 마음이 완전히 돌아섰던 것처럼...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잘될거라고..지켜줄거라고? 뭐 그 엇비슷한 말 햇잔아...


Be kind, for everyone is fighting a hard battle. 영화 원더를 보면서 가슴에 남은 대사인데 필이 죽을 만큼 잘못을 저지른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떠오른 구절이기도 하다. 결국 작은 선의, 최소한의 배려 내지는 상냥함이 필에게 있었더라면 이 파국까지 치닫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상으로부터 배척당해 세상을 혐오하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결국 고슴도치마냥 겉으로 내찌른 가시 때문에 스스로마저 파멸로 이끈 삶 속에서 필은 행복을 찾은 적이 있었을까? 아, 있었겠네...브롱코 헨리와 함께하던 시절...


무튼 여러모로 여운이 남는 책...이자 영화이다. 보통 책 원작 영화이면 책을 뛰어넘기가 힘든데 파워 오브 도그는 영화랑 책 중 둘중 하나를 고르라면 영화를 고르겠다! 둘 중 뭐부터 먼저 볼지 고민이 된다면 영화를 보고 책을 읽는게 좋을 듯 싶다. 그만큼 영화의 연출과....배경과 음악활용, 인물들의 연기가 정말 뛰어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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