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일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9
기 드 모파상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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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현대 한국사회와의 유사성을 상당부분 발견하게 되어 놀라울 따름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도 인간의 삶은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인가...


이 작품의 인상깊었던 특징은 다음 두가지이다.


1. 자연에 대한 섬세하고도 생생한 묘사

2. 당시 사람들의 (성)생활에 대한 상당히 사실적인 표현


사실 제목과 작품이 쓰인 시대를 감안해보았을 때 절대 즐겁고 순탄한 내용이 아니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가능하긴 했다. 약간 19세기 사랑과 전쟁..같다고 해야되나.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잘 읽혔는데 무엇보다 잔느의 첫날 밤이나 당시 남귀족들의 성생활(겁탈, 바람, 불륜행각 등)을 모파상의 거의 다큐멘터리 급으로 솔직하게 풀어내서 빡치는 와중에도 웃음이 비집고 나오는 순간이 몇 번 있었다. (대표적으로, 줄리앙이 집에 들어온 첫날부터 하녀 로잘리를 강간해온 사실을 알게되어 분노한 남작-잔느의 부-에게 피코 신부가 당신은 그런적이 없었냐고 질문하자, 순식간에 아연실색하는 장면이라던가...

...(발췌) 남작은 아연 실색해서 더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정말 그렇다. 그도 그런 짓을 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럴 수 있을 때마다 자주 그랬던 것이다. 예쁘기만 하면 아내의 하녀라고 해서 주저한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는 비열한 인간일까? 자기 자신은 죄가 된다고 결코 생각한 적조차 없으면서 왜 줄리앙의 품행에 대해서는 그렇게 가혹하게 판단하는가?..(중략) )



아~... 느낀점을 세세하게 적는 것이 소용이 있을까? 그래서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왜 이 소설을 썼을까? 이 작품을 통해서 자신의 삶에 어떤 발자취를 남기고 싶었던 것일까? 로잘리의 마지막 말이 결국 작가가 제일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행복한 것도 불행한 것도 아닌가 봐요."


최근 아변이 추천했던 영화 活着하고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 같고..

솔직히 나는 잔느가 파리의 호텔에서 비참함과 고독 속에서 홀로 끝을 맞이하게 될까 봐 조마조마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기 때문에 마지막에 모파상이 잔느에게 다시 삶의 희망을 심어준 것이 굉장히 예상 밖이었다. 진부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인생이라는 항해 속에서 어떤 풍랑이 몰아닥칠지 모르니 개인은 그저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것 밖에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잔느의 삶은 대체적으로 불행했지만 그 속에서 그는 자신이 살아갈 방법을 찾아내었고 행복한 순간들도 더러 있었다. 아~ 인생이란 그냥 그런 것이 아닐까? 선과 악, 잘잘못을 혹독히 따지기엔 인생은 너무 회색밭이다. 그저 피코 신부의 태도처럼 포용하고 받아들이면서 사는 게...불행한 사건을 겪었다고 해서 남은 생이 평생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것도 아니며 유복하게 태어났다고 해서 평생을 행복함 속에 사는 것도 아니다. 인생이라는 거대한 수레바퀴는 그렇게 돌고 돌아... 잔느의 추억이 곳곳에 묻어있는 레 쁘쁠에도 새로운 주인의 추억이 깃들고 그렇게 또다른 인생의 주인공에게 더없는 추억의 장소가 되는 것이다.





P.S.

내가 읽은 책은 블루에이지 세계문학선이었는데 책이 절판이 되었는지 상품 검색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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