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 새로운 사회와 대중의 탄생
클레이 셔키 지음, 송연석 옮김 / 갤리온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흥미롭게, 재밌게 책을 읽은 후 책장을 덮었다. 그리고 떠오르는 건……
인간에 대한 사랑. 인간이 지니고 있는 선(善)한 본능. 의미 있는 일에 대한 참여욕구.
인터넷을 도구로 무언가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사회적 이슈에 끌리고 쏠리고 들끊는 현대인들에 대한 이야기. 새로운 사회상과 디지털 기기로 무장한 새로운 대중에 대한 고찰. 신지식과 새로운 조직 패러다임을 이야기하는 책을 읽고 떠오른 생각치고는 좀 낭만적이다. 사랑하는 마음과 선(善)한 본능은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이고 그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만들고, 급속히 때로는 천천히 진화해 가는 인터넷 공간. 저자는 가히 혁명적이라는 말로 이 엄청난 변화의 세기를 표현하고 있다. 중요한건 그렇게 변해가는 세상의 중심은 사랑이라는 것이다.
벨로루시의 아이스크림 몹, 가톨릭 평신도들의 반란, 라이프치히의 시민들, ‘도난당한 사이드킥’ 등등의 사건들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들은 의외로 간단하다. 신속하며 간단하고 광범위한 인터넷 도구의 사용으로 빠른 속도의 정보 전달을 바탕으로 한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가 바로 그것이다. 과거 정보의 유통이 매우 경직된 구조에서 귀찮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가능했다면 현대는 클릭 한번으로 엄청난 정보가 전 세계의 유저들에게 광속으로 전달된다. 사람들은 스스로 사회적 이슈가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이라는 판단이 서면 조직을 만들고 뭉치고 행동한다. 이러한 일련의 조직화와 행동에 걸리는 시간 또한 과거와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신속하다. 휴대폰 하나면 누구든 이 혁명적인 인터넷 망의 일원이 될 수 있고 누구든 정보를 생산하고 전파할 수 있다. 기존의 막대한 비용과는 상상할 수 없는 저렴한 비용으로 말이다.
전통적인 정보 유통, 과거의 조직화 이론, 기존의 소비자 집단과 비교 할 수 없는 속도로 변해가는 새로운 사회, 대중이 탄생한 것이다. 탄생과 더불어 그 변화 속도는 혁명적이다. 유저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위키피디아가 브리태니커의 아성을 무너뜨렸고, 핸드폰 문자로 시작된 시민들의 행동은 한 나라의 정권을 굴복시킨다. 8절판 인쇄물로 인쇄혁명에 작은 기여를 했던 현대판 마누치오들이 전 세계에 수십만 명으로 불어나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인터넷 혁명을 지금 이 순간에도 멈추지 않는다. 플랫폼을 통해 공유하고 협력하고 행동하는 새로운 패턴의 대중들이 또 어느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지 모를 일이다. 문제는 소극적인 자세로 현재의 변화를 일시적인 유행쯤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변화의 핵심은 기존의 상식을 버려야만 체득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는 사실이다. 유사 이래 인간에게 가장 급격한 사회조직의 변화와 대중의 근본적인 변화의 시대가 함께 도래 한 것이다.
‘반면 사회적 도구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이런 도구에 대한 통제는 카약 조종과 훨씬 더 비슷해졌다. 기술적 환경에 크게 좌우되는 물길을 따라, 빠르게 떠밀려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도구들의 확산에 대해 약간의 통제력은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을 되돌리거나, 멈추거나, 하다못해 홱 돌릴 수 있는 정도의 힘도 갖고 있지 못하다. 우리의 가장 큰 도전은 목적지를 결정하는 일이 아니라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중심을 잃지 않고 몸을 똑바로 세우는 일이다. 그룹 형성을 촉진하는 도구들의 발명은 일반적인 기술적 변화라기보다는 이미 일어나 버린 사건에 가깝다. 따라서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과연 이런 도구들이 확산될 것인가”, 또는 “사회의 모습을 바꾸게 될 것인가”가 아니라 “사회는 어떻게 변해 가고 있는 가” 이다.’ p.319-320
웹2.0세대들로 대표되는 현재의 인터넷 공간. 이 변화의 공간에서 사람들은 분명 사랑과 선한 의지로 또 의미 있는 일을 위하여 모여서 협력하고 이야기하고 때론 행동하고 있다. 기술적 도구의 발전이 아무리 변화무쌍하더라도 인간과 사회에 대한 사랑 그리고 선한 의지를 지닌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어 나가는 수많은 웹상의 그룹들은 그래서 아름답다. 얼마 전 우리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청계광장에서 시청 앞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아니 지금도 진행형인 끌리고 쏠리고 들끊는 현재의 대중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