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시티 - 디지털 혁명에서 살아남는 7가지 법칙
스테판 올랜더.아자드 아메드 지음, 백승빈 옮김 / 시드페이퍼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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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원론시간에 들은 이론들, 그리고 그룹토의 과제로 선정한 GE의 경영이론들을 떠올리며 경영의 놀라운 발전을 넘어선 진화에 대해 점점 겁이 날 지경이다. 그것은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회사가 처한 상황을 주면서 떠올려보게 하는 대안법을 찾으면서 매우 스피드하고 시간 안에 그 해결점을 그것도 정확한 지점을 찾아 내야 의미가 있음을 공격적으로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키의 디지털 스포츠팀 부사장 스테판 올랜더라는 이름은 책이 나오기 전 미국의 나이키사에서 근무하는 지인의 입을 통해 들었던 것이라 무척 친근감이 느껴졌다. 한국시장에서는 나이키란 단순히 상표를 앞세워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어린애들한테 비싼 값에 파는 물건이라고만 생각해 왔는데 그 지인을 통해 나이키사의 스포츠용품팀이 실제로는 컴퓨터가 아닌, 손으로 디자인하고 로고를 새긴 제품 샘플들이 한 달에만 수 십만 가지가 나왔다가 사라진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 나온 이름이 바로 스테판 올랜더였는데 그는 매우 창의적이면서도 격식을 갖추거나 형식에 까다로움을 피우는 전형적인 한국의 임원들이나 관료와는 완전히 다른, 매우 천진난만하며 자유롭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며 새로운 것이 비록 미완성이라 할지라도 그 자체로서의 기능이나 디자인의 장점을 볼 줄 아는 특이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그런 그가 당연히 디저털, 컴퓨터와 더 스피드하고 편리한 신기술 프로그램에 대해 자신있어할 줄 알았고 그런 정보에 대해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가 지난 15년 동안을 나이키를 이끌며 변화에 대해 두려움과 압박을 느끼면서도 매 시간, 매 순간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익숙해지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 왔는가에 대해 써 있었다. 참, 시각이 다른 것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다만 작은 기술 하나라도 더, 시간을 절약하면서 비용절감을 할 수 있는 잔기술 하나라도 더 익히고 싶은 것이 당연한데 그는 미국이란 엄청난 기술집약국에 살면서도 오히려 시골아저씨처럼 더 기본적인것 인간과 인간의 소통에 대해 그토록 가치를 두고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이 신기했다. 조직을 더 기능적으로 잘 개편하여 이끌려고 노력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소속되어 있는 직원들의 체질과 특성을 파악해서 그들이 이미 갖고 있는 기능들을 변해가는 시류속에 어떻게 하면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만들까에 그의 관심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내가 살고 있는 한국과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쉰 만 넘으면 연봉에 비해 기능이 떨어지는 직원들에게 퇴직금정산과 함께 은근한 압박을 가해 권고퇴직을 권하는 사회에 살다보니 한 살이라도 더 어린 새내기 직원을 뽑아 조직을 더 젊고 유동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분위기가 어느새 당연했던 것이다.  

 

 

아무나 대표가 되거나 조직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들의 기량을 최대한으로 끌어 낼 수 있는 사람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새로운 직원, 더 젊고 스펙이 화려한 직원, 다양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직원을 뽑는 것만이 회사가 나아가야할 길이 아님도 배웠다.그럼에도 빠르게 변하는 기업들의 속도전 속에 오로지 그런 위기 상황을 가장 정확하고 핵심있게 그리고 빨리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사람만이 가능하다는 미국식 사고방식에 적잖이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다.한국은 창업주의 아들이나 손자,손녀로 태어나면 자연스레 그 회사의 대주주가 되며 경영권도 은근슬쩍 물려 받게 되는 것인데 아무리 입사성적이 뛰어난들 그 고귀한 혈통이 아닌 이상 임원이 되어 퇴직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인데 무엇하러 힘들여 위기대처 능력을 배워야 하겠나 싶어서이다.그래서 한국이라면 재벌가의 아들,딸이 배워야 하는 것인데 미국은 정말 기회의 나라이구나 싶었다. 

 

스테판의 주장대로라면 고용불안에 떠는 한국은 정말 큰 위기이다! 젊을 때 채용해서 20여 년이 지나면 쓰고 버리는 지금의 상태로라면 앞으로 더 빨라지는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기에는 너무 큰 무리가 뒤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 잘릴지도 모르는 직장에서 틈이 나는대로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거나 창업을 준비하거나 아니면 더 높은 연봉을 줄 직장으로의 이직을 알아보아야 하는 한국의 직장인이 어떻게 매 순간 새롭게 변화하기에 최선을 다 바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자신이 속한 기업이 살아남아야 나도 살아남는다라는 동반자의식을 기대하기엔 더더욱 무리가 따르는 것도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언제나 기업이 잘 되어도 나와는 별개로 내 미래는 내가 책임져야만 한다는 이런 기업문화 속에서는 절대 가능한 일이 아님을 뼈 아프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고객의 수준에서의 늘 제품에 대한 기능향상의 필요성을 겸손하게 듣고 아이디어가 접수되면 그 자리에서 만들어 본다는 점은 정말 대단한 혁신이다. 전문가도 아닌, 일개 소비자의 의견에 그렇게 귀가 얇아서야 하며 자신의 원칙과 기술을 고집하는 기업인이 아니라는 점이 대단히 신기하고 멋지게 보였다. 이 쯤 되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변화를 좋아하고 추구하는 쪽으로 기업의 방향이 맞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빵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만나보았을 때, 그들 역시 맛이나 향 뿐만 아니라 모양에 대해 무척 열심이 다양한 샘플들을 만들고 있었다. 똑같은 맛이 나는 빵들을 몇 십 개씩이나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 소비자의 평가를 받는 그 자세에 대해 감탄한 적이 있었는데 규모는 작아도 아마 그 기업은 스페판과 같은 기업철학을  갖춘 사람이 조직을 이끌고 있는 모양이다.

 

스티브잡스의 사망이 벌써 2년이 되었다. 미국의 젊은 청년이 세계에서 가장 큰 IT회사를 창업했고 이끌었으며 애플이란 명성을 만든 장본인이라 그의 사후에 나온 자서전을 읽고 싶어 기다리면서 까지 구입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카페베네를 이끈 김선권대표의 꿈에 진실하라 간절하라를

읽으면서 작은 오락실 프랜차이즈로 성공한 청년 장사꾼이 어떻게 뉴욕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커피체인점의 대표가 되었는지도 보았다. 그리고  이 책 벨로시티를 읽으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뛰어든다는 것에 대한 막막한 불안감을 떨쳐버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자본이나 주변에 앞 선 정보를 갖춘 인맥들이 있어야 안전하다는 구시대적 사고를 떨쳐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내가 시작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준비가 필요하고 또한 미리 50여 년 이상을 앞 서 있는 미국의 여러 회사들의 탄생과 성장, 소멸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 꼭 필요했다. 책을 읽는다는 것, 그것이 쌓여서 내가 살아보지 못한 나라와 문화권, 그리고 기업환경에 대해 터특하고 준비하는데 많은 것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그래서 뒤로 미루지 않고 금 이 자리에서 읽는 적극적인 자세가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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