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식탁 VS 건강한 밥상
다음을 지키는 엄마들의 모임 지음 / 민음인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당뇨밥상이나 몸이 건강해지는 기적의 주스, 암환자를 위한 식단 등  올해에만도 여러 권의 음식관련 서적들을 구입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보내주는 매거진도 얇긴 하지만 유용한 정보가 쏠쏠하다. 이 책에서 가장 공감하고 많은 도움을 받은 부분이 바로 맛있게 요리하는 비법이나 칼로리를 줄이는 방법 등 작은 스킬 중심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우리 몸이 찾고 몸의 균형을 바로 잡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항목들을 단계별로 알려 준다는 점이다.

 

요약하면 가장 좋은 방법은 집 앞에 작은 땅이라도 꼭 가족의 입으로 들어갈 채소를 기르라는 것이다. 텃밭가꾸기라는 책은 이미 구입한 상태로 작년부터 처음 텃밭을 경작해 보았는데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모종을 가져다 심고 비료를 주고 풀을 뽑아주고 가문 여름에 3일에 한 번씩 찾아가서 물을 흠쩍 호스로 뿜어주어야 겨우 며칠 먹을 수 있는 상추, 치커리, 가지 등을 수확할 수 있었기에 작업량이 많고 소출은 적은 찌는 여름 날 초보농부의 하루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농사를 짓는 것을 기초로 해야만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주장이니 상당히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4장으로 나누어 각각 곡류와 채소&과일, 수산물, 육식으로 설명을 했는데 제대로 먹고 산다고 목표를 정하면 이렇게 일 년 열두 달을 경작과 채집, 목축에 신경을 써도 모자랄 판이라는 것이 눈에 훤히 보였다. 동시에 그래서 지금 내 주변에 많은 분들이 70세가 넘으면 병원에 누워 간병인의 수발을 받으며 연명치료에 돌입하고 있구나라는 것도 깨달았다. 그 순간 너무 머리가 아파왔다. 열심히 새벽부터 일하기 위해 아침을 시리얼과 우유 등으로 하고 점심은 근처의 국수나 피자집, 저녁은 당연히 고깃집으로 하는 생활을 너무 오랫동안 해 왔나 싶었다. 암이나 당료로 큰 수술을 여러 차례 받은 주변의 사람들은 직업과 성별, 나이의 구별이 없이 누구나 걸렸고 누구는 환자의 보호자가 되어 치열한 건강식단 차리기에 온 힘을 쏟아내고 있으니 정말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그렇게 아프게 된 원인을 알려주는이 없이 그냥 수술날짜를 잡고 항암치료를 하고 집으로 돌려보내는 의료진에 대해 원망이 안 생길 수가 없다. 그러고 나면 끝이 나는 것이 아닌 것을...

 

책을 읽으면서 외식을 한 끼 하면 도저히 그 동안 노력해 온 일들이 허사가 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라는 것을 느꼈다. 여러 가지 요리를 한 끼에 즐기며 먹을  수 있는 샐러드바와 같은 뷔페를 너무나 좋아하는데 끊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고 가공식품과 첨가물에 대한 것은 냉동만두 한 봉지를 먹거나 어묵을 먹으면 그 날 제한양을 몇 십배 초과하고도 남을 양이라니 충격적이었다. 햄에 들은 아질산나트륨을 빼 내기 위해 끓는 물에 한 번 데쳐서 접시에 담는 방법 등은 생활 속에서 아주 작지만 유용한 정보이다. 그럼에도 내가 만든 음식보다 훨씬 맛이 기가 막히게 좋은 가공식품들을 몽땅 포기하자니 그 동안 길들여진 입맛때문인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다. 그리고 텃밭을 가꾸면서 화원에서 사 온 물비료(화학비료)를 주어 토마토를 키웠는데 그 액상으로 된 화학비료가 그리고 땅과 우리 인체를 산성화 시키며 망가뜨리는 주원인이라는 것을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로 키워지는 닭과 오리, 소와 돼지 등의 사육실태를 접하니 광우병 소고기를 수입하는 것에 대한 찬반이 거세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었다. 순진한 마음에 정부에서 선전하는 대로 불에 잘 익혀서 먹었다. 정말 잘 익혀서...너무나 어리석었음을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이렇게 생명과 직결되는 농,수,축산 생산물들에 대해 안심하고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소비자가 용서할 수 없는 마트신선식품]을 읽어보면 십여 년 이상 농축수산물을 구매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내에서의 도저히 허용할 수 없는 남은 생선으로 초밥만들기,유통기한 마음대로 정하기,계란의 포장일자를 산란일자로 만들기 등등 너무나 끔찍하고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유통시키는 기발한 방법을 쓰는 것을 확인하고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팔다 남은 생선으로 초밥이나 즉석식품으로 재가공을 하는 것이 거의 공식으로 정해져 내려오고 있었다. 일본의 실정을 다룬 것인데 특히나 마트의 즉석빵은 절대 사 먹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유는 수 개월에서 일 년 전에 반죽해서 냉동된 것을 아르바이트생이 구워 팔기 때문에 아주 오래 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위생에 대해 일본보다 더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볼 수가 없기 때문에 확실히 농축수산물에 대한 자신만의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관련서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내 가족의 입에 들어갈 것은 가능한 내 손으로 직접 경작한 것으로 해야만 그나마 해결방법이 생긴다는 것을 뼈아프게 깨달았다. 처음에 가졌던 너무나 엄청나고 번거로우며 노동력을 착취하는 수준의 텃밭경작에 대해 이제는 아무런 불만이 없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고 이대로 10여 년만 지속하면 우리 가족들 역시 병상에서 노년을 보내게 될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식탁에 올릴 재료를 직접 기르는 것, 그리고 가능한 저농약과 유기농법으로 기른 과일과 야채를 구입하는 문제, 항생제를 쓰지 않은 계란과 축산물, 수산물을 구입하는 것 등은 생존의 필수조건이라는 것을 뚜렷하게 알게 되었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어느 것 하나 마음을 놓고 믿고 맡길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매우 충격이다. 그래서 실제로 퇴비를 만들어 농사를 짓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점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는 것도 인정하게 되었다. 실제로 수산물에 성장촉진제나 염산과 같은 약품을 사용하고 있다라는 것을 진작부터 알았더라면 아무리 편리하고 입맛이 당긴다고 해도 절대 그런 식품은 먹지 않았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노력과 땀을 흘려야만 제대로 우리 입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진짜 먹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중중환자를 비롯한 어린이들, 노약자들이 절대 가까이 해서는 안 되는 식품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는 책을 만난 것은 정말 운이 좋았다. 집에 놓고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수시로 보게 되는 필수 지침서가 되었다.

 

 

이렇게 솔직하게 이 땅의 농,수,축산의 현실을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알려 주었더라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더 일찍 먹거리에 대해 신경을 썼을 것이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을 텐데 도무지 용기가 없고 정의감이 없는 언론은 뒷 전에 서서 딴 청만 부리고 다음을 지키는 엄마들이란 용감한 여성들이 모여서 책으로 이런 사실을 있는 그대로 세상에 '폭로'를 하다니 정말 대단하고 고맙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저만 알고 쉬쉬하고 있을 때에 입을 열어 독약이 든 식품을 먹지 말라고 외칠 수 있는 그런 용기를 이제는 이 책을 통해 지역 곳곳에 알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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