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버블워니가 만드는 천연 기능성 화장품
정선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천연비누에 대한 관심이 있어 버블워니를 알게 되었다. 처음엔 모양만 그럴듯한 제품이 나왔는데 그가 알려준 비법대로 손기술을 연마해 보니 제대로 된 비누를 만들 수 있었다. 한 가지를 제대로 만드는데 4-5번 정도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엉뚱한 것을 만들었다기보다는 전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향과 거품이 잘 나오고 피부에 사용해 봤을 때 가장 편안하면서도 부드러웠기 때문에 좋은 것을 만드는데 그 만큼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화장품은 달랐다. 비누처럼 단순히 세안을 위해서 1가지를 여러 번 만들기에는 쉽게 용기가 나지 않았고 실제 백화점에 나온 제품들이 상당히 고기능성을 표방하고 있었기에 도전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피부미용실에 주기적으로 다니면서 무엇보다 백화점에서 온 DM을 꼼꼼히 살펴 새로 나온 화장품을 사러가는 것을 낭비라 여기지 않고 투자한다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다. 그런 내가 천연 기능성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피부노화때문이다. 탁월한 유럽제품들과 국내제품들을 꾸준히 사용해 오면서 피부의 리프팅효과와 화이트닝효과에 대해 크게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 피부를 지켜주고 있다라는 안도감은 있었는데 작년부터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면 굵어지고 선명해지는 주름을 보며 대단히 분노하게 되고 허탈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나는 그 많은 돈을 화장품회사의 마케팅에 속아 넘어가 고스란히 갔다바쳤다라는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탄력과 고른 피부결을 원해서 가꾸어 온 얼굴이 지나치게 건조해지고 있는 현실이 정말 무섭고 화가 났기 때문에 내가 만들어 써야 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하지만 나와 있는 책들을 보면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스킨과 로션에서 립밤 정도로 아주 기초제품만 있고 게다가 원료라는 것이 대부분이 정제수, 글리세롤, 허브향 정도로 아주 흔하면서도 단순하기 그지 없어서 효과가 날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제목에 천연 기능성이란 것을 보고선 기대가 높아졌다.

책이 일단 매거진처럼 시각적으로 매우 보기가 쉽고 따라하기가 좋아서 어렵지 않고 만만하게 보인 것도 큰 매력이었다. 사진이 과정 별로 나와 있고 완성된 그림을 보면 성취욕이 높아지는 것은 정말 그만큼 사진의 효과가 컸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꼭 필요한 제조과정에 관련된 사진들이 정확하게 나와 있어서 글로 된 부분과 맞추어 읽어가면 머릿속으로 연상할 수 있어 불안감을 줄일 수 있었다. 지은이가 약사출신이란 점도 기대감을 높여주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확실히 효과가 있는 제품을 만든 경험을 써 놓았다는 것이 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다. 그것도 재미있으면서 어렵지 않은 구성으로 되어 있어서 쉽게 따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제일 큰 매력이었다.

 

실제로 참존화장품을 어머니께서 자주 사용하셨는데 그 참존의 창업주도 역시 약국을 운영하던 약국아저씨였고 키엘이란 미국브랜드도 역시 약사가 만든 것이었고 엘리자베스 아덴도 간호사가 창업주였던 것으로 기억하기 때문에 피부과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약사들의 탁월한 지식과 경험과 재능을 결합한 우수한 제품이 나올 것이란 것은 어렵지 않게 예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만드는 것은 바로 내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내게 그런 손재주가 있는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갖추어야 할 도구들도 예상보다 만만치 않게 많았다.

 

그래도 피부노화를 막는 방법을 찾기 위해선 열심히 노력을 해야 하니 가장 초보적인 제품을 하나 만들어 보았다. 수딩밤이 가장 수월할 것 같았고 겨울에 제일 많이 사용할 것 같아 선택했는데 작은 용기에 넣어 밀봉해 놓고서 지속적으로 3주를 사용하니 믿음이 생겼다. 처음엔 그 끈적임과 좀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지만 이틀 정도 되면 자극이 적고 훨씬 피부가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천연재료로 만든 화장품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일반 제품보다 좀 느리다. 확실히 그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내 손으로 만든 제품이라 제대로 효과가 날까, 어떤 효과가 날까, 무척이나 걱정이 되고 시간과 노력이 허사가 될까 마음이 졸였던 것인데 비록 시간이 좀 더 걸리기는 하지만 일반 화장품을 발랐을 때보다 한 번 바르면 그 효과가 아주 오래 갔다. 다시 덧바르지 않아도 피부가 제 상태로 촉촉하고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아이크림이나 리프팅크림에 대해서도 확실히 기대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내 손으로 만들어도 프랑스의 연구소에서 만든 것과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생긴 것이다. 내가 요즘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제품이 바로 재생탄력앰플이다. 왜냐하면 역시 가장 비싼 제품이기도 하고 실제 바르면 효과가 탁월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만드는 재료에 대해서 위생적으로, 그리고 좀 더 내 피부에 맞는 것을 찾는 노력을 한다면 앰플도 30만원 이상 주고 사지 않고 직접 만들어 효과를 볼 것이라 확신한다. 이렇게 좋은 방법을 왜 그렇게 감추어 두고 잘 맞지도 않고 대충 좋은 화장품을 사서 쓰라고 했는지 마음이 많이 상했다. 내 손으로 만든다는 점이 못 미더워 망설였던 시간이 아깝기만 하다. 전에도 사 두고는 그냥 구경만 하고선 책장에 꽂아 두었던 화장품관련 책들이 아깝기만 하다. 이젠 확실히 그 두려움을 날려 버렸다.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책에 나와 있는대로 정확하게 용량과 시간을 재서 4번 이상 만들어 보면 소량이더라도 확실히 내 피부에 맞는 기능성화장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초기에 갖추어야 할 저울이나 용량을 재는 도구들을 갖추면 정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실용서 중의 실용서이다. 효과가 매우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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