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 법학자 김두식이 바라본 교회 속 세상 풍경
김두식 지음 / 홍성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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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식교수의 책을 읽고 평가한다기보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 사람 참 재미있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앞선다. 그것은 책 속에 담겨 있는 내용이 맘을 먹고 한 3,4개월 책상에 앉아 한 꺼번에 몰입해서 쓴 것이 아니라 생활인으로 세속에서 살면서 짬짬이 자투리 시간이란 조각천을 이어 붙여 근사하고 커다란 테이블보 완성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헌법의 풍경,불멸의 신성가족,불편해도 괜찮아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이야기를 먼저 읽은 지 오래다. 저자가 어렵게 쥐어 짜서 쓴 글이 아니니 독자인 나도 슥슥 책장 넘어가는 소리가 만화와 맞먹을 수준이다. 그러면서 이 책 '교회속의 세상, 세상속의 교회'는 읽는 속도가 예전만 못했다. 

이유는? 

저자가 대학시절부터 다닌 강남의 한 교회에 대해 직접경험을 썼기 때문이다.나 역시 그 교회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터였으나 2008년 정권을 장악한 일부 교인들이 고.소.영으로 군림하면서부터 세상에 좋지 못한 악명을 떨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교인이면서, 아니 거듭난 진실된 신자가 맞다.그런 사람의 입에서 불경스럽게도(?)유명대형교회의 위선을 낱낱이 세상에 알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위험한 일이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에고, 우리 목사님, 우리 목사님하는 눈 못 뜬 교인들에게 돌맞으면 어쩌려고...' 하며 걱정을 하며 책장을 넘겼기에 속도가 나질 않았던 것이다. 

그만큼 이 책은 교회라는 간판을 내 건 세상을 향해 '외치는 자의 소리'가 되었다. 돌을 맞을 각오를 한, 신약시대처럼 약대털옷을 걸치지는 않았지만 작은 펜 하나를 들고 세상과 맞짱을 떴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교회가 예수그리스도를 버리고, 그 진리대신 상업적 성공과 세를 불리는데 경쟁적으로 거대한 건축물을 짓으면서 성도를 '고객님'으로 여기면서 장로가 되는 조건이 신앙인으로서의 바른 몸가짐을 갖춘 것이 아니라 오직 사회적 신분과 재산정도가 된다는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토설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저자역시 여느 교회에서 반색하며 좋아할 조건을 갖춘 장로후보임에도 어찌 이토록 반대입장에서 글을 썼는가이다. 대학교수라는 신분과 중산층이상이며 인세수입도 상당한 이 '거물신자'를 안 반길 교회가 어디 있겠나! 그런데 이 세상속의 교회, 교회 속의 세상이란 책을 내 놓음으로써 그는 타락한 교회의 공공의 적으로 전락해버림과 동시에 은혜가 떨어져서 저런 책을 썼지라는 몰매를 맞고 있는 형편이다. 

   

마포에 있는 홍성사 앞을 처음으로 지나칠 때, 김두식교수의 얼굴이 크게 나온 대형 현수막이 건물 위에서 부터 아래까지 두르고 있었다. 겁도 없이(?)정권 실세들이 우글거리는 대형교회를 비판하는 맑디 맑은 저자의 웃음이 인상적이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홍성사를 먹여살리는 대표작가로서 그의 입지가 참으로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본문 가운데 이런 말이 나온다. 이 책을 집필하는 동안 옆에서 줄곳 지켜보아온 그의 아내가 '당신은 교회를 위해 이 글을 쓴다고 하는데 정작 당신의 얼굴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아요!' 그 한 마디 말에 정신이 번쩍 든 그가 교회의 비난에서 그치지 않고 교회가 바르게 나아갈 길까지 생각하며 이 책을 마칠 수 있었다는 점은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미운 것을 밉다고 하고 더러운 것을 더럽다고 한들 그 무슨 소용이리요.그 밉고 더러운 것을 닦아서 깨끗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어야 의미가 있는 것이지. 싫든 좋든 이 한국에 있는 교회들의 영향력을 대단하다. 예수그리스도의 참혹한 십자가대신 바리새인들의 빛나는 옷에 취해 참 사람들을 외면하고 있는 눈 먼 교회들이여, 이제 다시 저 높은 골고다 위에 서 있는 십자가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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