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의 비밀 - 찌푸린 지구의 얼굴, 자연의 아이들 지구 환경 이야기 3
허창회 지음, 박재현 그림 / 풀빛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다이달로스 이야기를 신화적 입장이 아닌 과학자의 입장에서 재해석한 것이 재미있다. 단순히 ‘그래, 그러기에 아버지 말씀대로 태양 가까이 가지 말았어야지!’ 라고 교훈적으로 아이들에게 겁도 줄 겸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사실은 말이야 하늘에서 높이 올라갈수록 대기의 온도는 낮아지니 밀납이 녹아 죽은 것이 아니라 날개가 얼어서 움직이지 못해 떨어져죽었다는 것이 맞아!’ 라고 가르쳐줄 수 있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초등학생아이들이 이해하기에 다소 어려운 부분이 분명이 있다. 고등학교 지구과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이론들도 종종 눈에 띄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현상에 관해 알려주는 어느 학습만화보다도 훨씬 알찬 내용이 담겨있고 비록 조금은 어렵지만 지국에 대해, 환경에 대해, 우주에 대해 궁금증과 호기심이 있다면 충분히 교재로 삼을 수 있는 책이란 확신이 들었다. 물론 부모가 과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교재이다.




해마다 신문과 뉴스를 떠들썩하게 하는 엘니뇨와 라니냐는 기후변화가 맞을까? 답은 ‘아니다’이다. 이유는 기후변화란 반복되는 기상현상이 아니라 일단 변한 기후가 다시 회복이 되지 않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또,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아기 예수’ 혹은 ‘남자 아이’ 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반해 엘니뇨는 ‘여자 아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신문지상에 떠드는 먼 나라 태풍이 우리나라에 어떤 해를 끼칠까라는 근시안적인 사고만 하다보니 이렇게 대기현상을 그 밑바닥부터 들여다보고 연구하는 과학자의 설명이 그렇게 고맙고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지구온난화의 위험과 그 파괴력을 알리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별이 어떤 특성과 구조를 갖고 있으며 왜 갑자기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곧바로 추운 겨울이 오는지를 쉽고도 정확하며 과학적으로 설명한 점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1970년대의 겨울과 1990년대의 겨울, 그리고 2008년의 겨울이 어떻게 다른 지를 한 눈에 보고 알 수 있는 그림도 훌륭했고 또박또박 연필로 직접 쓴 노트필기를 보는 재미도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재미있었다.




만약 이산화탄소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기 어렵다면 실재하는 자동차 배기가스 속의 CO2를 보여주는 것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왜 한 여름에 차의 시동을 켜 놓고 공회전을 하면 공기가 나빠지고 더 온도가 올라가는 지를 아이들에게 설명해 준다면 나중에 직접 운전을 할 만큼 자랐을 때 제 식구만 시원하자고 창문을 열고 지내는 이웃의 집에 자동차매연을 마구 뿜어대는 짓은 감히 하지 못할 것이다. 이미 어른이 된 상태에서의 교육은 어린아이 시절에 한 교육의 효과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어린시절부터 지구는 돈 주면 하나 더 살 수 있는 자동차 같은 물건이 아니라 망가지면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유일무일한 소중한 삶의 터전임을 분명히 알려준다면 극지방에서 빙하가 무너져 바다에 빠져죽는 백곰과 펭귄들도 더 이상 그런 고통을 당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어린이들에게서 경쟁에서 친구를 물리치기 위해 과학상식 하나라도 더 알아야 되는 수준이 아니라 집에서 기르는 작은 강아지부터 전 인류, 나무에 찾아오는 노래하는 새들까지 거대한 생명을 품고 기르는 이 소중한 지구라는 별에 대한 예의와 그 원리, 함께 감사하게 살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미 이 책을 공부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그 마음 밑에는 ‘사랑’이 깔려 있음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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