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Fat Cat의 세계에서 제일 간단한 영어책 - New Edition
무코야마 아츠코.무코야마 다카히코 지음, 다카시마 데츠오 그림, 김은하 옮김 / 윌북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일본에서 영문학교수로 있다는 무코야마 아츠코 할머니에게 1: 1 영어과외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혼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영어를 처음 접하는 누구에게나 영어를 읽을 수 있게 만들고야 말겠다는 고집스런 의지가 느껴졌다. 마치 피아노를 처음 쳐 보는 아이에게 악보를 보여주면서 '반짝 반짝 작은 별'의 멜로디를 피아노건반에 직접 치게 만드는 것처럼. 복잡한 높은음 자리표, 낮은 음 자리표, 장조, 단조 등을 가르쳐주지 않고 단순하게 악보를 보고 그대로 피아노건반으로 옮기는 방법으로 피아노를 가르쳐주는 바로 그 기분이다!

일본여자가 미국유학을 거쳐 다시 일본에 와서 대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그 교습법에 대해 대단히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그래서 문법과 리스닝 등에 신경을 쓰지 않고 '영어를 읽는 방법'에 대해 독특한 자신만의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만 통하는 문법용어가 이렇다.

 

배우= 명사

화살표= (술어) 동사

부록= 부사

화장품= 형용사

특별한 화장품= 관사

접착제= 전치사

기본형= 제3 문형 SVO

 

영어와 본격적으로 씨름하게 된 고등학교 때 나는 서울대 영문과에 다니는 아주 뛰어난 외모를 갖고 있는 남자선생님에게 친구와 함께 과외를 받았다. 자신이 공부를 잘 한 사람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결함- 자신의 수준에서 학생을 가르치기 때문에 무척 딱딱하고 어렵게 가르친다-처럼 그 선생님은 나에게 영어의 어려움을 제대로 가르쳐주었다!

송성문의 <성문기본영어>와 <성문종합영어>로 초반부터 영어의 즐거움,재미보다는 '영어는 괴로워 괴로워!를 입에 달고 다니며 중고등학교시절을 보낸 나에게 영어가 세상에서 가장 간단한 언어라고 주장하는 이 책은 일종의 억지주장 내지 역설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광고에서도 오히려 반어법을 이용해서 대단한 효과를 낸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긴 하지만 영어교육에 대해서까지 이런 전략을 의도적으로 쓸까싶어 납득이 될 때까지 뭔가 있겠지하며 계속해서 읽어내려갔다.

영어가 제일 쉽다니.....

속임수가 아니란 말인가!

그런데 나오는 단어가 고작 cat, the pie,scratched  등 정말 몇 단어가 안 나왔다. 문법에 대해서도 별 설명이 없고 그저 A 와 B 상자 안에 눈으로 따라가며 게임을 즐기듯 알맞은 단어를 쏙쏙 던져 넣으면 되는 것이어서 나도 모르게 이 단순하기 그지없는 게임의 정답을 맞추는 것에 재미가 붙었다.

요즘 노인들에게 까지도 히트를 치고 있는 <ENGLISH RESTART>1,2 권과 비교하면 중학교 수준의 잊었던 단어나 숙어를 되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아예 영어에 대해 두려움으로 더 이상 가까이 하기도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영어는 재미있다~, 영어는 쉬워~ 하며  영어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어낸 책이다.

 왜냐하면 다른 건 다 무시하고 일단 읽는 방법만 가르쳐준다.

문장구조도 1형식부터 5형식으로 생선 토막치듯 가르쳐주는 대신 훨씬 간단하게 문장구조를 나누어 가르쳐주었다. 이 문장구조만 이해하고 단어의 뜻을 알면 장난감 조립하듯 연결해서 왠만한 문장을 읽어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무척 신기하고 쉬웠다. 영어는 학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신제품 텔레비전을 매뉴얼을 보면서 그 작동법을 익히 듯 실용적 도구라는 취지의 저자의 주장이 매우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그런데 예문 가운데 'RED BOOK'은 스토리가 다소 부적합한 것 같아서 이왕이면 아름답고 감동이 있는 예문으로 바꿔주면 좋을 것 같다. 다소 무서운 것이 아니라 공포스럽다! 

영어를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초등학생 수준의 단어 몇 개만 알고 있어도 바로 문장을 읽게 될 수 있게 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중학생 이하와 왕초보 성인들에게 적당한 것 같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 있는 이들에겐 재미로 읽어야하겠다.  

내가 영어를 처음 접하던 중학교 1학년때를 되돌아보면 영어는 세상에서 가장 논리적 구조를 갖고 있는 세련된 언어라고 배웠다. 물론 서양사람의 의식구조와 동양인이 나의 의식구조가 달라서 어순이 우리말과 다르고 그래서 무조건 어렵고 힘든 낯 선 언어라고만 배웠다.

게다가 그 발음이라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가! 반장이라고 영어선생님의 호출로 자주  큰 소리로 교과서를 읽으라는 명령을 받을 때면 얼마나 가슴이 뛰고 발음이 신경이 쓰여 연습에 연습을 거쳐도 아이들 앞에서 폼나게 읽는 다는 것은 꿈이었다.

이제 어른이 되어 다시 영어를 보니 아니, 읽고 알아들으면 되지,...뭐가 어려워!!! 

영어교과를 맡고 있는 선생님들이 먼저 읽고 영어를 쉽고 재미있다고 확신하며 가르쳐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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