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 3 (개정판) - 세금과 성장의 비밀 천재가 된 홍대리
손봉석 지음 / 다산북스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회계학과 세법을 공부하게 된 지 1년이 넘어간다. 처음엔 서점의 경영경제코너에 가서 중급회계나 고급회계의 목차를 넘겨보며 이 정도 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저자의 책들을 골라 팔목이 시큰거리는 것을 참아가며 집으로 운반했다. 하지만 휴일에 온 종일 앉아 회계의 목적이며 가장 기본이 된다는 재무회계의 기본을 요약해 놓은 것을 훑어보아도 좀처럼 알아듣기가 힘이 들었다. 급기야는 초반부터 질리도록 간단간단한 설명 뒤에 바로 나오는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등을 눈으로 보는 것에 아주 단단히 체하고 말았다.

그 뒤로 회계원리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한다는 선배의 친절한 설명에  지갑을 털어 회계원리, 그것도 아주 쉬운 대학초년생 교재용으로 골라들고 세법도 2권,아버지가 베고 주무시는 목침의 두께만큼 실로 무게가 대단한 최신판과 간략한 설명이 쉬워 보이는 것으로 구입했다.

회계에 입문하자마자 내 책 꽂이 아래 칸이 관련서 4권으로 꽉 차고 말았다.그래서일까 너무 숨이 막혀버려서,질려버려서 회계공부는 도무지 속도가 붙지 않고 더운 여름이 가고 어느 새 찬바람이 부는 늦 가을이 되었을 때 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지라는 초심을 찾고자 부단히 애를 쓰고 있던 중 아주 가볍고 손에 잡고 있으면 그냥 웃음이 나올만치 반가운 홍대리를 만나게 되었다.   

홍대리시리즈는  참으로 만만하다. 특히 회사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한 과장도 아닌 입사 5년차의 애송이 홍대리가 어떻게 해서 이 괴롭고도 험난한 회계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게 되었는 지가 궁금한 사람은 필히 <회계천재가 된 홍대리>부터  읽어봐야 할 것이다. 처음엔 필자도 3권까지 내게 될 줄 몰랐던지 제목이 그냥 <회계천재가 된 홍대리>인데 이것이 이 홍대리시리즈의 출발이면서 동시에 흥미진진한 회계의 길로 들어서게 한다.  

사실, 처음엔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천하무적 홍대리>란 만화책의 주인공이 엉뚱발랄 지각대장 홍대리여서 그 홍대리가 나오는 회계만화책이 아닌가 해서 더 관심이 생겼던 것이었다. 표지부터 분명 만화책 분위기였는데 비록 그 홍대리는 아니었지만 회계천재 홍대리 역시 인물 좋고 명문대 나와서 직장 내에서 승승장구하는 엘리트와는 사뭇 거리가 먼, 부서 내에서 저조한 영업실적으로 부장의 성질을 있는대로 다 돋구어 쌕쌕거리는 부장 밑에서 숨 죽이며 살아가며 한 편 애인이 있음에도 매너 좋은 색시공주라는 여사우에게 홀딱 넘어가려다 간신히 중심을 잡고 직장 내 음모를 알게되면서 나설까 말까를 두고 한 참을 고민하는 참으로 소심한 인물이다.(이상 1권 요약)

능력은 탁월하지 않으나 참으로 희로애락이 분명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주인공 홍대리가 1,2권에서는 새로운 분야인 회계업무, 그리고 3권에서는 집중적으로 파고 든 세법에 대해서 실무에서 접하는 문제를 가지고 소설형식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회계와 세법용어들, 그리고 갈등과 긴장감을 느끼며 지금 내가 공부를하고 있는 것인지 재미난 소설의 결말에 더 마음을 쓰는 지 분간하기가 참 어려웠다. 

3권도 회사와 함께 빚을 남기고 간 홍부자 아버지의 죽음으로 부터 사건이 시작된다. 1권 역시 회사 대표인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대표이사가 된 최영순사장의 이야기로 부터 시작되는 것과 비교하면 경영을 전혀 모르는 이가 갑작스럽게 회사를 운영해야하는 위기를 그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면서도 흥미롭다.

상속세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던가?

상속세란 피상속인의 사망 또는 실종선고에 따른 상속, 유증, 사인증여(10년 또는 5년 이내에 진 증여채무의 이행 중에 증여자가 사망한 경우의 당해 증여를 포함)및 특별연고자에 대한 상속재산의 분여에 의하여 상속인 또는 수유자가 피상속인으로부터 취득하는 재산을 과세대상으로 하고, 그 재산의 가액을 과세표준으로 하여 부과하는 조세를 말한다.

홍대리에는 이런 지루한 용어설명이 절대 나오지 않는다. 대신 실제 상속세가 얼마나 부과가 되는 지 그 비율과 상속세를 현금이 부족할 경우 주식이나 부동산 등을 처분하여 내기 때문에 경영권이 위태로와지는 사례를 실감있게 다루어 구체적 사건과 그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들 간의 갈등을 통해서 세금이라는 것, 그냥 고지서 받아서 은행가서 내면 끝이 아니라 는 것, 가만히 앉아서 세금폭격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배우고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1년이 넘게 회계와 세법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나의 경우도 처음 회계원리부터 시작했을 때는 그저 수학실력에 의존해서 어차피 회계라는 것이 수식에 의해 도출되는 것이니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 낙관했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실무 경험이 적은 탓인지 각 챕터가 따로 놀았다. 재무회계편을 공부하고 나면 뒷 부분을 벌써 다 잊고 하는 식으로....

세법 역시 회계와 뗄 수 없고 오히려 회계의 일부인데 그 방대한 세법에 대해서도 도무지 관심이 생기질 않아 큰 곤혹을 치루었다. 국세와 지방세의 항목이 어찌나 많고 또 그 세율적용에 대한 예외규정이 너무나 많아서 마치 촘촘한 그물로 얽어매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으나 고작 체감할 수 있는 근로소득세,재산세와 종부세에 대해서 '내 피 같은 돈을 이렇게 억울하게 빼앗기다니....' 하며 우리집에서 내고 있는 세금에 얼마 간의 돈을 보태면서 7월과 9월에 납부해야하는 지방세인 재산세와 12월에 납부해야하는 국세인 종부세 등에 애간장이 녹아내렸다. 그 후로 환급에 대해 부단히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종부세환급은 역시 강남의 수단 좋은 알부자들의 몫이었을 뿐 애초부터 불문곡직(不問曲直) 걸려든 우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어서 허탈감은 훨씬 컸다.

이런 일이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세금때문에 자영업을 못하겠다는 주변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나보았다. 아무리 경기가 나빠도 근거없이 세무서에서 턱 없이 높은 세금고지서를 발급하는 사태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좌절을 맞보는 그들을 보면서 나는이렇게 말한다.

 " 세금은 피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분명히 공부해서 알아야 해결이 되는 문제입니다."

문제는 세법 공부를 하는 것이 대단히 인내심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돈이 많은 이들은 아예 전담 세무사를 두고 사업을 하지만 1인 사장이자 직원인 체제에서는 혼자서 감당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세금에 대해 속이고 피하고 이중장부를 쓰는 수법으로 늘 패배를 당하는 이들에게 이 홍대리 3은 '세금도 만만하구나' 라는 것과 함께 더 공부하고 싶다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데 참 좋은 동기유발제인 것 같다.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부분에서 단순히 이야기를 흘리듯 지나가버리는 부분이 눈에 띄어아쉽긴 하지만 세금에 대해 두려움을 벗고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한 다는 면에서는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