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원리 - 개정판
차동엽 지음 / 동이(위즈앤비즈)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생애 가운데 무지개를 본 일이 있다. 그것도 쌍무지개를!

 작년에 이스라엘여행을 마치고 암스테르담에 도착했을 때 한 동안 추적추적 오던 비가 그치고 햇볕이 나려나 싶은 그 어정쩡한 시간 날이 좀 개는구나 싶은 그 순간, 이제껏 먹구름 속에 갇혀있던 하늘이 열리면서 뜻밖에도 찬란한 무지개가 나타났다. 그 빛이 너무나 놀랍도록 신비하고 아름다워서, 이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라서 어떤 감탄사도 나오지 않았다. 내 눈으로 본 무지개는 어릴 적 그림책에서 본 빨주노초파남보의 경계가 딱딱 끊어지듯 선명하게 나뉘어진 것이 아니었다! 마치 붓이 지나가면서 물감이 풀어지듯 그렇게 빨강부터 남보라까지 색의 영역이 자연스럽게 통합된 하나의 빛이었다!

 

이 책을 쓴 저자도 나처럼 실제 하늘에 뜬 무지개를 본 경험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그가 본 무지개는 어떠했을까 무척 궁금하다. 그래야 그가 왜 인생을 긍정적으로 성공적으로 사는 방법을 설파하면서 하필 그 원리의 이름을 '무지개원리'라고 정했을까가 밝혀지기 때문이다.


책의 점입가경에 빠지면서 무지개원리는 단편적인 지식을 모아 완성한 죽어있는 한 장의 그림이 아니라 빛의 스펙트럼에서 보듯 세분화된 색깔이 분명히 보이되 그 영역들을 넘어 하나로 통합된 생명력이 넘치는 것이라는 점에 그 깊고 탁월한 통찰력에 매료되었다.

무지개를 본 사람, 그들은 대부분 온 세상이 어둠에 뒤덮여 있는 시간을 지겹도록 지내온 사람들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온 몸을 차갑게 적시는 빗방울을 막으려 작은 우산 속에서조차 몸을 오그려 붙였을 것이고 진로를 방해할 만큼 세차게 부는 바람을 거스르며 앞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을 무던히 노력하며 포기하지 않고 걸어 온 사람들이다.

도무지 밝은 하늘이 열릴 것 같지 않은 암울한 시간동안, 먹구름이 태양과 하늘 사이를 가로막은 상황 속에서 어떻게 주저앉지 않고 계속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일까? 언제쯤 궂은 날이 빛나는 날로 바뀔 것이라고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전진할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이 바로 무지개에 있는 것 같다.


비록 우리 눈에는 먹구름에 가려 태양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그 시커먼 먹구름 뒤에는 태양계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정해진 종말이 오기까지는 항상 거대한 빛과 열의 본체인 태양이 존재하고 있다. 그 영원한 태양이 존재하는 한 잠시 동안 빛과 열의 혜택을 보지 못한다고 해도 전혀 낙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왜? 비가 오는 날도, 벼락이 치는 날도 변함없이 태양은 떠 있기 때문이고 언제고 다시 우리에게 태양 고유의 밝고 따뜻한 빛을 풍족하게 보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동안 무섭도록 어둠과 절망의 시간 속에 갇혀 있던 우리들의 동공이 갑자기 쏘아대는 태양광선에 적응할 시간을 주기위해 또, 언제나 그랬듯이 태양은 절대 우리를 떠나지 않고 다시 밝고 따스한 빛을 준다는 약속을 상기시키지 위해 그토록 아름답고 찬란한 무지개를 그렇게 찰나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리라!


경영이나 경제전문가와는 거리가 먼 가톨릭신부가 쓴 이 무지개원리를 읽으면서 이 원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낙관론자의 비현실적 이상론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철두철미하게 계산해서 짜여진 논리의 집합도 아닌 인간의 세 영역, 즉 몸과 혼(정신), 그리고 영의 영역에 도(道)통한 사람의 이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환경으로 대표되는 현상에 현혹되지 말고 그 이면의 본질을 깨닫게 해 주려 뇌의 구조와 활용에 대해 그토록 친절히 그림까지 넣어가며 설명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의 뇌에 굵고 진하게 새겨진 '운명'이란 수형표를 과감히 떼어버리고 그 자리에 '기대와 긍정'이란 명찰을 붙여 우리의 비틀린 자아상을 원래의 고귀한 형상으로 회복시키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이기 때문이다.


정말 어렵다! 무엇이? 내 모습 내가 제대로 볼 줄 아는 것이…….어떤 좋은 설교를 듣거나 내게 우호적인 사람들이 하는 칭찬의 말을 들을 때와 달리 이유 없이 나를 잡아 내리고 적대감을 표시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가 가장 그렇다. 그럴 때 무의식적으로 나조차도 남들이 보는 대로 나를 보며 무조건 나를 책망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제 그 사슬을 끊으리라! 내가 어떤 사람 앞에 서 있든지, 나를 대하는 상대방의 태도가 어떠하든 결단코 그것에 영향 받지 않으리라! 왜냐하면 이제야 비로소 진정한 '나'를 보았기 때문에, 내 모습이 어떤 '상'인지 확실히 아니까, 그리고 그런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바로 나의 뇌 속에 있는 '나'이니까!


이 글은 요즘 만연해있는 자신의 삶과 무관한 이론을 유창하고 현란한 말재주를 섞어 내 뱉으며 입으로만 살아있는 '말씀'이 아닌, 참 빛을 찾기까지 걸어온 진정한 자신의 삶의 역사이며 실패이며 깨달음이며 회복이라는 것이 확연하게 마음에 다가오는 글이다. 굳이 여러 가지 조미료를 치지 않았음에도 읽으면서 담백함과 감칠맛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래서 감동이 있고 코끝이 찡해지며 눈물이 나고 마음 한 구석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저자가 살아온 진정한 자기 고유의 생명과도 같은 진리이기 때문에 그 파워나 감동은 한 생명이 탄생할 때와 같이 실로 대단하며 그 어떤 다른 것에 비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자아상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인생의 시간 중 내 잘못이 아닌 것 같은데 되는 일이 없는 시기, 앞이 꽉 막혀서 나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하고 주저앉고만 싶은 심정이 들 때, 마음에 온갖 회한과 원망이 가득차서 도무지 새로운 것은 시도조차 해 볼 엄두가 나지 않을 때, 하고 싶은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의 상황이 그 꿈을 펼칠 수 없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때,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버스값도 안 되는 작은 동전푼만 나올 때 등 실패가 보장되는 각각의 인생길에 불쑥 찾아오는 검은 구름을 만났을 때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선택하고 노력하며 전진해가야 하는 지 신명기의 말씀구절-마음을 다하여, 목숨을 다하여, 힘을 다하여-를 감성, 의지, 지성의 부분별로 나누어 아주 쉽고 구체적이면서 논리적으로 확신있게 알려주고 있다.

즉, 대부분의 자기계발서에서 주장하듯 경쟁에서 남보다 앞서는 비법이나 성공을 쟁취하기 위한 고만고만한 토막지식을 쉴 새 없이 나열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독자 스스로 행복과 성공에 이를 수 있도록 잘못된 방향감각을 교정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 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인생이란 사막을 여행하면서 그토록 찾고 갈망하는 성공과 행복의 목표지점을 똑바로 갈 수 있게 하는 나침반이다. 사막에서는 바람에 따라 하루 동안에도 지형이 여러 번 바뀌기 때문에 지도는 소용이 없어 나침반으로 방향을 찾는다고 하는데 변화무쌍한 인생에 있어서도 역시 정확한 나침반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새해부터 다이어리의 첫 장에 적어두었던 이 신명기 말씀이 단순히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이라고 이해했었는데 복되게도 올해가 가기 전에 이 무지개원리를 읽으므로 이 지혜의 말씀을 하나하나 쪼개어 인생의 빛을 볼 수 있는 프리즘을 갖게 되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인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명기 6:4-5)

무지개는 잠깐 있다가 사라지지만 영원한 약속을 남긴다. 궂은 날이 아무리 오래 계속되어도 반드시 그 끝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긴 고통의 시간동안에도 변함없이 태양이 우리를 향해 막강한 희망과 성장의 에너지를 쏟아 보내고 있다는 것, 비록 우리 안의 절망의 먹구름이 그 대부분을 흡수해 버려 보잘것없는 것만 남은 것 같아도 시간이 흐를수록 분명히 우리 안에 희망과 성장의 에너지가 자라서 몰라볼 정도로 커지고 막강해져서 태양과 우리 사이를 가로 막던 먹구름을 열어젖히고 다시 태양이 나올 수 있도록 문을 열 것임을 굳게 약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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