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네 집
김옥곤 지음 / 책만드는집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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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 있어 보이시는 남성 작가님의 책이다.  살펴보기 시작했다.  8편의 단편이 모아져서 이루어진 내용이다.

물론 그 중엔 수상하셨던 작품도 있고, 다른 문예지에 개재되었던 것도 있는 듯 했다.

 

그 단편은 『역광속으로』 『비천, 그 노을 속의 날갯짓』 『신경초』 『미라네 집』 『해술이』 『목사와 고양이』 『슬픈 이중주』『아버지의 선물』 이렇게 8편이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다.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겨갔다.

아 감탄이 머리속을 맴돈다.  부러움도 가득 차기 시작했다.

단편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들은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며 누군가를 떠올리고 그 인물을 만나거나 만날 수 없지만 아련한 기억을 되짚으며 그 인물들과 있었던 일을 소소하게 끄집어 내어 마치 현재 일상을 그려내듯 한줄 한줄 고리를 만들어 엮어 예쁜 모양의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있는 듯 하다.

 

길지 않은 문장 속에 짧고 간결함과 서정적인 묘사를 담아내는 저자의 필체만을 보면 작가가 남자가 아닐 거라는 착각속으로 무의식적으로 몰아가기도 하는 듯 했다.

 

한편 한편 속의 추억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많이 부러웠던 것은 어찌 이리 삶속에서 추억이 많을 수 있을까? 그 추억이 있다 해도 구구절절하게 세세하게 담아낼 수 있는 기억력과 무한 상상력 그리고, 감수성이 흘러 넘치는 필체로 섬세함을 양념삼아 한편 한편 만들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소설속 이야기는 마치 편하고 누구에게나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사건을 담아내고 있기에 일반 단편 소설보다 익숙하게 쉽게 공감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는 마법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에 흐르는 분위기라랄까? 그 속에 담겨 있는 색은 밝다고 할 수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칙칙하기만 하지 않다.  가볍지 않은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남성 작가라는 것을 조금은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추억 주머니 속으로 작가의 시선을 따라 했던 여행~

중년으로 갈 수록 삶을 정리하고 되돌아 본다는 의미가 이런 것일까? 싶기도 했다.  무언가를 채우기 보다 과거를 돌아보며 과거와의 만남을 이루며 그랬었지 할 수 있는 것들이 힘이 되어서 남아 있는 삶을 그려내고, 채색하며 다시 더 깊은 무게의 그림을 그려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만들었던 내용이다.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속에 풀어낸 서로 다른 색의 이야기를 읽으며 어찌 삶을 살아야 할지, 또한 관계의 중요성도 다시 생각해 보았다.  함부로 할 수 없을 듯 한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삶 속에서의 생각을 다시 확인하고 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스스로 삶을 돌아보고 추억을 바탕으로 이렇게 훌륭한 글로 담아내서 남길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노력으로 채워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함을 담은 공감을 남길 수 있었기에 나름 의미있는 시간이었지 않았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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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사랑이다 2
피에르 뒤셴 지음, 송순 옮김 / 씽크뱅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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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감이라 할까? 첫장 넘기면서 숨이 턱 막혔다.  다니엘의 부모는 아이를 먼곳으로 유배시키다 시피 하고 감시원을 붙여 놓는다.  하지만, 둘은 미리 선약을 하고 휴일에 만나기로 한다. 

제라르는 찾아가서 만나는데 감시를 벗어나지 못해 결국 들킨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둘의 만남을 방해하고. 떼어놓으려는 부모의 계략은 수없이 늘어간다.

굴하지 않고, 기회만 있으면 서로 만난다.

도망도 하기도 하고, 찾아가기도 하고..

정말 눈물 없이는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기기 힘들다.  어찌나 애잔하고 짠한 내용으로 한줄 한줄 채워지는지

가슴이 미어진다.

 

둘의 사랑은 용남되지 않아야 하는 걸까? 물론 나이차로 보면 이루어질 수 없고, 또한 교사가 제자를 사랑하는 자체가 부도덕하다는 규칙과 잣대로 판단되어지면 어림없는 일 일 수 있겠지만 말이다.

 

남자 교사와 여자 제자의 사랑이어도 이루어 지면 안되는 걸까?

 

지금도 그러하듯 그 시대에도 남성우월이랄까? 남성 위주의 분위기는 존재했었나 보다.

 

제라르의 아버지는 아들을 정신병원에 감금하고, 주사까지도 맞게 해서 완전히 아이를 엉망으로 만들기까지 한다.

어찌 이럴 수 있을까? 아무리 자식을 위하는 부모 마음이라 하더라도~

 

본인 이야기와 타인 이야기의 애매한 경계속에서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 겨우 읽어 내려갔다.

 

다니엘을 고소하며 구속하고, 재판에까지 회부하기도 한다.  이혼해서 아이까지 있는데 이혼은 왜 했는지 알 수 없으나 그냥 이전 남편과 참고 살면 안되는 것이었을까? 

 

우여곡절이라 하기에 표현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둘을 방해하며 갈라놓는 부모의 모진 방법에도 굴하지 않고, 서로를 위하며 다독이며 상황을 이용해서 만나기도 한다.

다니엘을 위해서 제라르는 떨어져 있기로 한다.  그 사이 재판 결과도 나오게 되는데 다니엘은 극한 방법을 찾으려 한다.  제라르에게 마지막이 되는 편지도 써놓고 말이다.

 

며칠 만 있으면 되는데....

 

두번째 책을 덮는 순간 머리는 텅~비어 있는 듯 뭔가 끊임없는 생각들의 연속성을 가진 것들이 뒤엉켜 뒤죽박죽으로 모아지고 말았다. 처음과 끝을 찾기 힘들 정도로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뭐라 해야 할까?  이 내용이 사실이었다니 할말을 잃었다.  다시 생각해 보지만 남교사와 여자 제자의 이야기였어도 이런 방해가 있게 되고,  끝까지 갈라 놓았을까?

 

부모의 입장이 될 수도, 사랑을 하는 당사자의 입장이 될 수도 있겠다.

함부로 이야기 할 것도 아닐 듯 싶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니까 말이다.

정말 시대를 잘못 타고 난 비운의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라고 식상하고 구태의연한 문장이지만 이렇게 마무리 하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 것 또한 조금 씁쓸하고 뭔가 부족해 보이지만 다른 무슨 이야기로도 표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저자도 참 대단한 거 같다. 이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호흡으로 흐트러짐 없이 일관되게 냉정할 정도로 묘사할 수 있었는지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쉽게 다루기엔 만만하지 않는 주제와 현실에 존재하는 실제 이야기이기에 말이다.  작가의 이런 시선이 녹아져 있었기에 생생하게 비록 책 내용 속이었지만, 둘의 사랑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고, 그나마 아픔을 함께 할 수 있었으리라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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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사랑이다 1
피에르 뒤셴 지음, 송순 옮김 / 씽크뱅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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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권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조금은 고민이 되었다.  쉽게 읽을 수 없으면 어찌할까? 내용이 어떨까? 등등  쉽게 떨칠 수 없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년과 여교사의 사랑, 프랑스에서 일어난 실화.. 등등 사전 지식으로 알고 있긴 했지만, 읽어 내려 가는 내내 정말 실화야? 어찌 이런일이? 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끊이질 않았다.  생각보다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음을 다행이라 생각은 했지만, 내용 자체는 그다지 흥미로 치부될 수 없는 아니 그리해선 안될 거 같은 당위성을 포함하고 있는 듯 보였다.

 발령을 앞두고 학교에 근무하게 된 다니엘.  그 앞에 제자로 선 제라르.

 이 둘은 거의 운명적으로 학교 내에서 교사와 제자로 만나게 되었고, 사랑이 싹트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게 되었던 것이다. 

 당연히 부모라면 찬성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이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읽는 내내 불현듯 일어나는 생각속에 번뜩이며 얽매고 생각 주머니를 지배하고 있었다. 

 불륜의 사랑 그것도 열 살이나 차이나는 사랑 앞에서 용납 안되는 것이 당연할지 모르겟다. 

단지 시대를 잘 못 타고 살았다고 그 둘에게 위로를 해야 하는 것일까? 

 절절함이 묻어나는 둘의 사랑 앞에 제라르의 부모님은 당연히 반대를 하는데 지나칠 정도로 하기 시작한다.

 그냥 나이차로 인한 반대가 아닌 듯 보였다.  다니엘이 교사긴 하지만, 뭐랄까? 좀 의식 있는 교사랄까? 그 이유에서였을까? 권력을 다 동원해서 둘을 방해하기 시작하는데...
그 반대의 수위가 심한듯 보였다.  물론 다른 사람 일이고 아무리 실화라 해도 책을 통해 읽는 것이기에 쉽게 이야기 한다 할 수 있지만 지나치다는 생각은 책 읽는 내내 끊이질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불륜과 사랑

요즘엔 막장 드라마도 방송의 소재가 되고, 뉴스에서도 드러나기도 하지만, 이 두  주인공이 살았을 시절엔 두말할 필요없이 허용이 되지 않는 시절이었으리라

 둘의 사랑이 어찌 끝날지부모의 반대는 어디까지 갈지? 2권을 이어 보면 알 수 있을까?

 단순한 호기심 충족을 위해 읽는 책이라고 하긴 먹먹함으로도 절절함으로도 표현불가하기에 완독하는 것이 쉽게 지속될까 하는 의문도 살짝쿵 들었다. 
그럼에도 실화이기도 하고 끝이 어찌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생각정리는 다 읽은 후로 잠시 미루고~읽어야 겠다는 의지를 담으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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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봉 이야기
김종철 지음, 강모림 그림, 고서점 호산방 자료제공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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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것에 대한 동경일까? 빠르지 않은 음악을 들으며 가질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과 평안함을 동경하는 걸까?

 

작년 추석이었을까? 방송에서 이와 관련된 분들이 나오셔서 이야기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세시봉 분들과 동년의 세대는 아니지만, 그분들의 음악을 들으며 지냈던 추억은 많지 않지만 그럼에도 기억 창고에 다소곳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그것들을 끄집어 낼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자신감에 이 분들 음악을 기회 있음 듣기도 한다.

 

윤형주님의 미성같은 음색과 그 연세엔 그다지 흔하지 않을 수 있는 첼로 연주하며 미소를 머금고 노래를 하시는 모습

김세환님의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  특이하지 않은 기질을 소유하시고 계실 듯한 송창식님과 조영남님

이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여러모습으로 이제껏 철저하게 이어가고 있는 자기계발의 모습을 외모에 담아내고 있구나

하며 무의식적 감탄을 토로하고 천재라는 생각을 라는 생각을  내 안에 담아내기까지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이 책에선 이 분들 이야기와 함께 우리나라 음악사라 할까? 이분들 시대를 전후로 도드라져 보인 음악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물론 위에 적은 분들이 중간에 뚝 하고 떨어져 나온 것은 아니다.  위 세대 더 연세 드신 어른들께서 기초를 만드시고 줄기를 자라게 하셨던 노력이 선행되었고, 그 후 과정 속에 함께 어우르며 한세대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고, 이젠 세시봉 붐이 일 정도로 관심을 가지게 된 어른 세대의 문화 트렌드가 된 듯 했다.

 

또한 저자 나름의 관점에서 여러가지 자료들을 찾아서 객관화 시키려는 노력을 포함해서 만들어진 책이기에 어느정도 신뢰할 만 내용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쉽지 않은 시대의 분위기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흘러내리는 큰 강물줄기처럼 중심을 잡고 크게 드러나지 않고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 또한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이렇게 꾸준한 노력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표시하는 성의표시랄까? 그런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장점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듯 보였다.  그럼에도 과거의 한 시대를 주도할 수 있었고, 지금도 그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동년의 팬분들과 그 아래 세대까지도 기억하며 노래 듣기를 원하고 공유할 수 있음은 대단한 특권인 듯 싶다.  물론 이렇게 되기에는 원래 가지고 있던 여러 성향도 있겠지만 그분들 나름대로의 엄청난 노력을 하며 투자했던 모든 것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시대의 흐름으로 아이돌이니 빠른 음악, 춤을 곁들이지 않으면 노래 범주에도 포함되지 않을 것만 같은 그런 노래, 그리고 여러명이 한꺼번에 나와 부르는 노래가 유행으로 번지고 있는 이즈음

그럼에도 이분들 노래가 기억되어지고 잊혀지지 않으며 꾸준히 회자되어 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냥 과거시대의 구태의연한 식상함 속의 문화적 산물이라 치부하긴 위험해 보일 수 있다 생각 드는 것도 이때문이리라.

 

제아무리 유명한 아이돌가수이고, 뛰어난 가창력을 가지고 있는 가수들이라 하더라도 선배분들의 노래를 다시 제작해서 부르고 유행시키는 이즈음에

노래 뿐 아니라 여러가지 것들을 생각해 볼때 예전것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들을 발판 삼아 계발하고 후세에 남길 것들은 기본 삼아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따라 더 발전 시키고 훌륭히 다듬어 남겨야 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분들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동안 예전으로의 여행을 하며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고, 이 세대를 살아가는 분들의 여러가지 삶의 방법을 통해서 지혜를 배울 수 있었던 듯 싶었다. 지금과 다른 분위기의 그 시대 특유의 음악 분위기와 국내외 음악의 성향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었다.

짧은 지식으로 알고 있었던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의미도 있었다. 물론 백과사전처럼 자세히 다루고 있진 않았지만 말이다.

 

이런 분들에겐 죽음이란 단어도 피해가면 어떨까? 하는 말도 되지 않는 생각이 스멀 피어오르는 것을 치부해 버리기 싫은 이유는 무엇일까?

오히려 합리화 시키고 싶은 맘이 드는 것이 비약이 아니었음 하는 바램을 무모한 마음이지만 공감에 꼬깃꼬깃 담을 자리가 없어도

망상이어서 공감 박스에 담을 수 없다 해도 억지로 꾸겨 넣고 싶은 희망이 솔솔 피어오르며 책장을 덮고,

얼마 전 이분들의 노래가 담긴 CD를 본 기억이 나는데 서점으로 달려가 구입해서 가져와 음악을 들으며 이 책을 다시 꺼내 들고 읽고 싶다.

 

지금 이 세대에 각자 소소한 점으로 만들어진 그림이 모여 나름의 문화라는 것이 만들어지고 우리가 어른이 되고 세대의 흔적만 남기고 아스라히 사라지고 다음 세대들이 자연스레 다른 그림을 만들어 가며 이어져 가는 것이 삶이라는 것이리라.  우리는 어떤 세대 문화로 자리매김되어 져서 후일에 기억되어질까?  세시봉 세대 어른들이 문화를 만들며 함께 어우르며 녹아져서 공감을 하고 훌륭히 그림을 그려낸 것처럼 지금 얼마나 그 문화를 아우르며 느끼고 생각하고 재생산하고 있는 걸까? 문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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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 참 예쁘다 - 아들을 오빠라 부르는
김수복 지음 / 어바웃어북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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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엄마

편히 부르며 사용할 수 있고, 흔한 호칭이라 생각되고 어찌보면 그들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읽는 내내 머리를 지배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들의 희생과 보살핌이 없으면 어찌 자식들이 자랄 수 있을까? 성장하고 나면 모두들 혼자 자란 것처럼 그런 부모의 마음도 인식하지 못한 채 티격태격하며 상처를 남기기도 하고 버릇없이 굴기도 하고 퉁명스럽게 대하기도 하며 살아가게 되기도 한다.

결혼을 하고 나서 부모가 되고 나야 조금 알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부모의 사랑은 다 알 수 없다 말하기도 한다.

 

저자가 남자로서 치매 걸린 어머님을 보살피며 일어난 일들을 기록한 내용이다.  그냥 일상이 아닌 어머님의 소소한 행동들을 바라보고 그 행동들을 통해서 자신의 어렸을 때라든지 아니면 어려가지 행동들을 미루어 연관하며 느낄 수 있는 것들을 풀어내기도 하고, 어머님의 어리디 어린 행동들을 통해서 아무리 기억을 잃었다 해도 본인이 무의식적으로 지키려고 하는 것들이 내재되어 있으면 그 최소한의 자존심? 마지막 보루? 를 지키려고 사수하는 어머님의 무의식에 대해 놀람을 담아 표현하기도 한다.

 

계실때 건강하실 때 잘해야 한다 라는 말은 많이 들어서 어저면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이야기쯤으로 생각하고 만다.

저자의 책을 통해서 다시 이 말의 의미를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을 끄집어 내어 머리속에서 곱씹어 볼 수 있었다.

 

저자가 아들임에도 어찌 이리 감성적으로 어머님에 대한 생각과 여러 일상들을 소소하게 풀어낼 수 있었을까? 여성이 아님에도 투박하지 않은 한줄 한줄에 묻어있는 부드러움과 어머님에 대한 사랑이 절절하다는 것이 느껴지는 듯 했다.

 

치매

 피해가고 싶다 해서 쉽게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 듯 싶다. 단지 어른들 말씀 처럼 죽을 때 자식들에게 힘들게 하지 말고 곱게 죽어야지 하는 의례적인 말을 담아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는 듯 보인다.

누가 본인이 치매 걸려서 언제 죽음에 이를 줄 모르면서 그 기간동안 자식들을 힘들게 하면서 살다 고인이 되길 원하겠는가?

긴병에 효자 없다고 끝도 없고, 완치의 결과도 맛볼 수 없는 치매 부모를 모시는 간호의 길을 쉽게 받아들이고 수긍하며 보살핀다는 것이 쉽지 않을지도 모르곘다.

 

하지만, 저자는 딸보다 더 섬세한 손길로, 세세하게 부모의 곁에서 한치도 물러남 없이 그림자가 되어 버린 양

어머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도 어머님도 모두 행복하고 복받은 관게인 듯 싶다.  치매 노인이라면 요양원으로 모셔놓고 돈으로 해결하려 하는데 말이다.

 

앞으로 부모에게 어찌어찌 하겠노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용기도 없다.  아니 함부로 말하고 싶지 않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닐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부모를 홀대하겠단 생각은 아니다.  상황을 직면하게 되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겠노라 라는 약간은 무책임할지 모르는 그런 생각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내내 눈가의 촉촉함을 느꼈다.  일부러 감성적이 되려는 마음으로 책읽기를 한 것은 아니다. 저자의 시선으로 저자와 어머니가 한곳에 있는 장면을 머리에 그리며 한줄 한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먹먹해짐을 느꼈다.

 

우연이겠지만, 하늘은 아들인 저자를 도우셨나 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집을 알아보고 구하고, 집을 꾸미는 노력을 하고...이루어 내고 나니

어머님의 진단이 내려졌고, 저자가 모시고 함께 생활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천사같은 저자의 맘이 담긴 책 여행을 통해 따뜻함이라는 식상한 말로 공감이라는 말을 내뱉기 민망하고 무안할 정도였지만, 부모와의 관계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짧은 시간과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더블어, 저자가 어머님과의 추억을 여러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는 것을 보고 마냥 부럽기도 했다.

부모와의 이런 추억창고 하나쯤 만들어 놓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싶기도 했다.

 

어머님의 일상사를 비교적 많이 알고 있는 저자의 모습에서 건강한 정신이셨을 때 어머님과 관계 맺기가 어땠을지 미루어 추측이 되었다.

그 시절의 어머님의 여러 성품에서 자녀에게 향하신 가르침이나 등등 속에서 저자는 나름의 어머님과의 추억을 많이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물론 치매이신 부모님을 모시는 저자의 맘과 생각을 어찌 책 한권을 읽는 다고 헤아릴 수 있을까? 하지만,  부러움이 샘물처럼 넘쳐 흐르고 있었다.

 

늦었다 싶을 때가 빠르다는 말이 문득 떠오른다.  5월의 의미를 부여해서 더 늦기 전에 이제라도 따뜻함과 격려, 배려, 포용등으로 가족에게 대하고 좋은 일과 생각을 많이 하는 연습과 훈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일부러 만드는 추억창고의 산물이라고 속보여도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먼 훗날 참 많이 씁쓸하고 속상할 듯 싶었기 때문이다.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부모를 추억하며 꺼내볼 제대로 된 그림 한장이 없어서 되겠는가 말이다.

이런 것들을 위해서라도 내키지 않을지언정 의식적으로라도 부모님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위한 노력을 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부모와 관게에서 뭔가 해결점이 안보이고 꼬인 실타래만 있다 싶을 때 한번 쯤 펼쳐들고 부모님 생각 한번 더 하면 맘이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넘쳐 흐른 책임에 분명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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