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 있어 보이시는 남성 작가님의 책이다. 살펴보기 시작했다. 8편의 단편이 모아져서 이루어진 내용이다. 물론 그 중엔 수상하셨던 작품도 있고, 다른 문예지에 개재되었던 것도 있는 듯 했다. 그 단편은 『역광속으로』 『비천, 그 노을 속의 날갯짓』 『신경초』 『미라네 집』 『해술이』 『목사와 고양이』 『슬픈 이중주』『아버지의 선물』 이렇게 8편이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다.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겨갔다. 아 감탄이 머리속을 맴돈다. 부러움도 가득 차기 시작했다. 단편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들은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며 누군가를 떠올리고 그 인물을 만나거나 만날 수 없지만 아련한 기억을 되짚으며 그 인물들과 있었던 일을 소소하게 끄집어 내어 마치 현재 일상을 그려내듯 한줄 한줄 고리를 만들어 엮어 예쁜 모양의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있는 듯 하다. 길지 않은 문장 속에 짧고 간결함과 서정적인 묘사를 담아내는 저자의 필체만을 보면 작가가 남자가 아닐 거라는 착각속으로 무의식적으로 몰아가기도 하는 듯 했다. 한편 한편 속의 추억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많이 부러웠던 것은 어찌 이리 삶속에서 추억이 많을 수 있을까? 그 추억이 있다 해도 구구절절하게 세세하게 담아낼 수 있는 기억력과 무한 상상력 그리고, 감수성이 흘러 넘치는 필체로 섬세함을 양념삼아 한편 한편 만들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소설속 이야기는 마치 편하고 누구에게나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사건을 담아내고 있기에 일반 단편 소설보다 익숙하게 쉽게 공감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는 마법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에 흐르는 분위기라랄까? 그 속에 담겨 있는 색은 밝다고 할 수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칙칙하기만 하지 않다. 가볍지 않은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남성 작가라는 것을 조금은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추억 주머니 속으로 작가의 시선을 따라 했던 여행~ 중년으로 갈 수록 삶을 정리하고 되돌아 본다는 의미가 이런 것일까? 싶기도 했다. 무언가를 채우기 보다 과거를 돌아보며 과거와의 만남을 이루며 그랬었지 할 수 있는 것들이 힘이 되어서 남아 있는 삶을 그려내고, 채색하며 다시 더 깊은 무게의 그림을 그려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만들었던 내용이다.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속에 풀어낸 서로 다른 색의 이야기를 읽으며 어찌 삶을 살아야 할지, 또한 관계의 중요성도 다시 생각해 보았다. 함부로 할 수 없을 듯 한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삶 속에서의 생각을 다시 확인하고 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스스로 삶을 돌아보고 추억을 바탕으로 이렇게 훌륭한 글로 담아내서 남길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노력으로 채워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함을 담은 공감을 남길 수 있었기에 나름 의미있는 시간이었지 않았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