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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와 그 적들 - 콤플렉스 덩어리 한국 사회에서 상처받지 않고 사는 법
이나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결혼 전, 청년기를 겪으면서 자연스레 심리학에 관한 책들을 무작위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나미 샘 책 역시 그 때 접하고 읽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미성숙한 상황에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읽었던 게 아닌가 싶다.
뭐 지금이라고 많이 성숙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자연스러운 세월의 흐름을 통해 얻어진 삶의 경험과 연륜으로 만들어진 지혜가 조금 더 있을 뿐이겠지...
여튼 그때의 그 호기심과 심리학과 교육학에 막무가내로 쏟아 부었던 에너지가 뇌리에 스치고, 떠오르면서 이 책에도 역시 관심과 호기심이 못지 않게 담겨짐을 느꼈다.
그 때와 지금의 나라는 독자의 다른 점은 이나미 샘이 융 심리학을 공부하셨다는 것을 알고 책을 마주한다는 점이다.
(적어도 프로이드와 융이 심리학의 양대 산맥으로 거장임은 인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한국사회와 그 적들-제목에서 전해지는 느낌이 참 도전적이고 부정적인 듯 하다.
'적' 이라고 함은 내 편이 아닌 다른 편.. 나를 무참히 공격해 버릴 것 같은 그런 무력을 소유하고 있는 느낌이 아닐까?
차례를 보고 알았다. 심리학을 공부한 저자의 시선으로 한국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내면을 공격하고 있는 무형의 것들을 분류해 기록하시고 설명해서 담아 놓으셨다는 것을 말이다.
Part 1 '물(物)' 에 빠진 사람들
생존을 넘어 욕망이 되다 -- 한국인의 콤플렉스 1 : 물질
채워도 채워도 배고픈 이유 -- 한국인의 콤플렉스 2 : 허식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앞으로 앞으로 -- 한국인의 콤플렉스 3 : 교육
Part 2 '통(通)'하지 못하는 사람들
'따로 또 같이'의 어두운 그림자 -- 한국인의 콤플렉스 4 : 집단
거짓말 하는 착한 사람들 -- 한국인의 콤플렉스 5 : 불신
그 많던 어른은 다 어디로 갔을까 -- 한국인의 콤플렉스 6 : 세대
Part 3 '화(火)'난 사람들
'툭'치니 '욱'하더라 -- 한국인의 콤플렉스 7 : 분노
'주먹'이 가장 쉬웠어요 -- 한국인의 콤플렉스 8 : 폭력
Part 4 '독(獨)'해진 사람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 한국인의 콤플렉스 9 : 고독
가까이 있어도 너무 먼 당신 -- 한국인의 콤플렉스 10 : 가족
제발 나 좀 사랑해 주세요 -- 한국인의 콤플렉스 11 : 중독
불안하니까 사람이다 -- 한국인의 콤플렉스 12 : 약한 자아
Part 5 '복(福)' 받을 사람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 행복할 수 있는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콤플렉스로 가득 채워진 차례가 씌어진 페이지를 보며 한숨 지으며 줄곧 열등감으로 동일한 의미의 자리매김을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던 내 스스로의 편협했던 관점과 시각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
사실 책 제목을 접하면서 펼치기도 전에 '에휴~~'
마냥 뿜어지는 한숨과 부정의 호흡을 멈출 수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에 말이다.
내 스스로 콤플렉스라 하면 타인을 의식해서 타인의 기준으로 비유했을 때 내게 채워지지 않은 부족한 무언가를 대표해서 나타내는 단어로 단정짓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아니 이 책을 읽기 전에도 그 옛날 프로이드와 융의 심리학 기재를 비교하며 열과 정성을 담아 공부했던 그 기억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열등감으로 가득 채워진 뇌리를 떠올리기만 했으니 말이다.
「분석심리학에서 말하는 콤플렉스(complex)는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열등감과는 다른 개념이다. 콤플렉스는 무엇이 모자라거나 넘치는 외적 조건보다 더 깊숙하게,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휘두른다. 과거의 아픈 기억, 현재의 해결되지 않은 상황, 미래에 대한 걱정, 마음과 몸의 불편한 조건들과 연결되기도 한다. - pp.5~6 -」
이렇게 다른 점을 구분해서 명쾌하게 적어 놓으셨다.
이것을 보고 나서야 '어랏? 콤플렉스가 무조건 부정적 의미는 아니었지? ' 하며 어설픈 지식속에 흔적으로 남아 있던 무언가를 끄집어 내는 스스로와 마주하게 되었다. 긍정에너지를 담고 책을 읽기 시작할 수 있었다 하겠다.
잘난 체를 하기 위해 말하는 것은 아니다.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 내게 책에 기록된 내용들, 그중에서도 차례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12가지로 분류된 저자의 시선에서 표현된 콤플렉스 모두를 보면서 100% 공감할 수 있었다.
평소에도 가벼운 정도로 얕은 폭으로 삶을 영위하면서 느껴왔던 것들이었으니까...
한가지 다른 점은
차례에도 기록되어 있듯
Part 5의 내용을 다루면서 긍정성을 담고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는 우리 민족임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소제목 상처 받은 마음의 치유는 내 몫이다
이 소제목으로 구성된 내용이 참 많이 마음을 파고 들며 울림을 새겨주었다 말하고 싶다.
「강요가 아니라 진심으로 나 자신을 힘들게 한 상대를 편안하게 용서하려면, 우선 자신의 자아가 행복하고 건강해야 한다. 원인은 상대방이 제공했을지 모르나, 상처 받은 마음의 치유는 내 몫이다. 언뜻 내게 상처를 주었으니 내 아픈 마음을 네가 책임지고 낫게 하라고 주장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런 이상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절대 결자해지란 없다는 뜻이다. 애당초 그렇게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상처도 주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일단 상처받은 마음을 나 스스로 의기롭게 추스르고 나서, 과거의 상처를 과연 어떻게 보고 다루어야 할지 객관화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중략)
이 사회의 누구도 상처받은 나를 단번에 구원해 줄 메시아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사람들은 진짜 어른이 되어 자기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선다. 상처로 '눈 먼 아이들'의 사회가 아니라 상처를 극복한 '눈 뜬 어른들'의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 pp.270~271-」
어느 책을 읽든지 책을 읽고 나서 스스로에게 전해지는 교훈이나 울림을 되새기고 그것으로 인해 치유되고 삶을 다시 긍정에너지 담아 새로이 시작하며 살 의지를 담을 수 있게 되면 다행이다 라고 스스로 생각하며 책읽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 전반에 흐르는 사람들의 내면을 공격해서 힘들게 하는 12가지 부정적 심리기재를 마주하고 알게 된 큰 의미도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다른 책들 보다 솔직히 마지막 페이지를 마주하며
' 잘 하고 있어. 그렇게 하면 되는 거야. 앞으로도 그렇게 흔들리지 말고 균형잡고 살아가면 되는 거야.' 이런 말들을 스스로에게 격려를 담아 듬뿍 해주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책 읽고 나서 어떤 책은 두통에 시달리고, 뇌리에 새겨 두고 오래 기억하려 해도 부지불식간에 달아나 버리는 것들이 많았던 반면 이 책을 덮고 나니 맘이 편안해지고, 긴장도 풀리고, 스스로에게 신기할 정도로 자존감이 그득 채워져 마치 그래프로 통계를 표시하면 점차 높아지는 것과 유사한 그런 느낌이 뿌듯하고 미소짓게 했기에
오래도록 무의식으로라도 내면에 남아 오래동안 함께 하게 될 내용인 듯 싶어 만족하고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