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신저 23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 옮김 / 단숨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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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독일의 스릴러를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인 제바스티안 피체크-

 

그가 또다시 새로운 작품으로 우리들 곁에 돌아왔다.

그것도 기존의 스릴과 함께 이번에는 전혀 새로운 공간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해외여행의 자유화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욕구 충족의 패턴은 점차 선진국형으로 바뀌어가게 되는 와중에  그중에서 가장 선망의 대상인 수 송지로서의 새로운 영역이 바로 크루즈다.

항공모함을 연상케 하는 대규모의 크루즈의 경우엔 바다에 떠 있는 하나의 나라란 생각이 들 정도의 어마어마한 수송인력과 각종 여러 가지 설비들을 갖추고 있기에 망망대해를 떠다니면서 어떤 곳에 잠시 기항을 하고 내리면서 겪게 되는 온갖 신기한 장면들을 보는 재미~

 

말로만 들어도 흥분을 감출 수가 없는데 만약 이러한 배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면?

요즘 방송에서 보면 고기 잡는 배에서의 살인 사건도 종종 뉴스를 통해 들어보긴 했지만 이러한 어떤 결과물의 범인들이 잡히지 않고 그저 실종 상태로 결론이 난다면, 아마도 그런 경우를 당한 가족들의 슬픔을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시신 확인조차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달랑 실종이란 두 단어에 의지해 상실의 슬픔 속으로 빠져들어 일상생활에서의 무의미한 생활을 보내고 있는 잠입 수사관 마르틴의 경우가 그렇다.

 

5년 전 술탄호 크루즈 여행에서 아들을 죽이고 그 자신조차도 바다에 몸을 던진 아내의 죽음은 그에게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남긴다.

그러던 어느 날 게를린데라고 하는 노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다시 잠입 수사원으로서 승선하게 된 마르틴은 그  배 안에서 자신의 아들인 티미가 갖고 있었던 곰 인형을 가지고 있던 아누크라는 여자 아이를 만나게 된다.

사실 아누크는 배 안에서 이미 실종으로 처리된 된 지 8주가 되었고 그의 엄마도 같은 상태로 사건의 해결은 완결 지어진 상태였지만 어떻게 실종된 자가 긴 시일이 지나고 다시 배 안에서 나타난 것일까?

우연히도 발견한 이 여자아이를 극히 일부부만 아는 비밀 격리실에 수용을 한 채 마르틴은 어쩌면 자신의 아들과 부인, 그리고 이미 온몸에 강간의 상처를 입은 채로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던 아누크와의 대화를 시도해 보려는 노력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해결하려 노력한다.

 

이 와중에 같은 배에 승선하고 있던 율리아는 그녀의 딸인 리자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일이 발생하자 마르틴은 배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종의 어떤 느낌을 포착하게 되는데...

 

크루주 안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실종사건이 교묘히 결합된 이 소설은 작가의 상상력과 실제 이러한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실종)벌어진다는데서 소재를 착안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전혀 특수 기동대의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의 시간적인 촉박감, 그리고 여전히 그가 드러내고자 하는 인간성 본질의 무너짐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그려낸 소설답게 그동안 반대적인 상황을 그려보지 않았던 나에겐 뜻밖의 사건들의 나열이어서 좀 당황스럽기도 했다.

 

부모, 특히 아버지가 자녀에게 행하는 강간을 주제로 한 사건들의 소재는 많이 접해봤지만 이번에 그려진 이 소설 속의 행태들은 반대적이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소재로 다뤄졌던 것에 이미 익숙해져 버려 사건 자체의 본질인 인간 본성 안에 내재된 그릇된 행동들을 너무 간과해버린 것은 아니었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어리고 힘없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기댈 곳이라곤 부모가 유일한 버팀목일 텐데 부모들 중 한 명은 이미 이성을 잃어버리고 죄의 세계로 발을 디뎠다는 설정 자체가 커다랗게 밀려오는 파도의 힘에 의지해 배를 운항해 가는 크루즈란 공간에서 더욱 섬뜩하게 다가오게 만들고, 처절한 복수와 살인,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결코 어느 문장 하나 놓칠 수없게 만드는 저자의 힘은 여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년 평균 23명이 바다에 뛰어들어 목숨을 버린다고 하는데서 유래된 패신저 23은 책의 제목처럼 소리없이 정말로 자살로 죽음을 마감한 것인지, 누가 쥐도새도 모르게 살인을 저지르고 바다에 시신을 버렸는지에 대한 온갖 추측을 하게 만든 용어가 아닌가 싶다.

 

배의 운항상의 어려움을 타개해보고자 비밀리에 만든 수술실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속사정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을 받고 새로운 신분으로 세상을 나서게 만들어주는 행위, 그 안에서 온갖 파티와 호화스러운 갖은 즐길거리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서 알게 모르게 자취를 감추어버리는 상황을 스릴이란 장르에 버무려 맛깔스럽게 만든 작품은 크루즈에 대한 환상을 한 수 접어들게 하면서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묘사한 장면들 때문에 끌리게 한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아픈 상처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와 범인과 맞대면한 마르틴의 입장에서 분명 범인은  범인으로서 잡아야 하지만 결코 잡을 수없게 만드는 상황 자체의 에필로그는 앞의 프롤로그 못지않게 '법' 적인 테두리의 허점을 보이는 장면이기도 하다.

 

책 한 권을 통해서 제대로 크루즈가 어떤 구조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상상의 공간도 맛볼 수 있지만 여전히 거대한 자연 앞에 도전하는 인간들의 모습들도 보는 것과 동시에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들의 탐욕과 오만, 그리고 살인의 실체를 같이 보는  책의 구성은 제바스티안 피체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즐기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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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조 R. 랜스데일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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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의 시선을 통해 그려내는 소설들은 보통 성장소설로 불린다.

그런 이면에는 미처 어른들의 세계를 깨닫지 못하고 모든 것이 선하고 정직하며 아름다운 질서를 지킨다면 세상의 그 무엇도   함부로 해할 수 없는 깨끗한 세상을 의미하는 바 일터 이지만 때때로 이런 글들을 통해 드러내는 어른들의 세상과 제도적인 분위기 속에서 발생하는 비참한 일들은 아이들의 눈을 통해서 제대로 제일 잘 그려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국내에 처음을 소개되는 저자의 첫 작품인데도 마치 어느 책에서 보는 듯한, 영화에서도 볼 수 있었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는 듯한 느낌도 받지만 아이의 시선을 관통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들여다보노라면 여전히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80이 다된 노인, 해리는 지금 요양원에서 하루하루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무려 70여 년 전에 일어났던 자신이 직접 보고 느꼈던 그 어린 시절의 일들을 회상하는 형식의 이야기는 13살의 어린 해리와 어린 여동생 톰이 있다. 

 

 당시 시대 연도는 1933년도, 대공황 시기의 미국 텍사스 주 동부에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아이로서 누구나 그렇듯이 집안일을 돕고 살아가는 아이였다.

집에서 키우던 개 토비가 사고를 당하자 아프게 죽기보다는 차라리 총을 쏴서 죽이는 쪽을 택했던 아버지의 명을 따라 숲 속으로 간 두 남매와 개 토비-

 

우연찮게 길을 잃어버리고 그곳에서 어느 검은 형상을 보게 되는데, 당시 이발소와 경관 일을 맡았던 아버지는 그것이 죽은 사체임을, 더군다나 흑인임을 알게 되면서 백인인 자신들보다는 흑인들이 마을을 이루고 사는 펄 크리크라는 마을로 시체를 옮겨간다.

 

마을에 흑인 의사로부터 시체 부검을 받은 결과 마을의 매춘부로 판명이 났고 이미 오랜 전에 참혹하게 일을 당한 터라 백인들 쪽에선 이미 관심조차 두지 않았고, 흑인들은 더 이상의 소란을 나지 않기만을 바라는 마음에서 이 일에 대한 범인 색출을 아버지의 힘으로 하기에도 벅찬 상태였다.

 

그 이후 연이어서 시간을 두고 흑인 여자들의 시체가 발견이 되기도 하고 백인 여성의 사체가 발견이 되면서 과연 이 일에 대해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아버지는 나름대로 애를 쓰지만 백인 여자의 지갑을 우연히도 발견해 갖고 있던 모즈란 흑인이 용의자로 지목받게 되고 이후 풀려났자지만 백인들로 구성된 KKK 단원들로 인해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이 소설의 배경이 1930년대이고 링컨이 노예해방을 선언하고 진정한 자유인으로서 백인과 같은 평등한 생활을 할 수 있게 선언된 지도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소설 속의 분위기는 백인들이 흑인을 생각하는 정도는 변할 줄을 모르는 시대로 표현이 된다.

 

백인과 흑인의 아이가 서로 어울려 놀았어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적으로 구분이 되어 더는 어울릴 수 없었던 시대, 백인이 흑인의 아내를 맞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엄청난 린치를 당하고 백인 마을에서 살 수조차 없는 실정, 시신의 부검을 위해 흑인 마을에 온 백인 의사는 추후에 이 사실이 알려질까 봐 쉬쉬하는 행동 보이면서 오히려 흑인 의사를 깔보는 태도들은 여전히 흑, 백의 지워질 수없는 양 갈림의 길을 보전하는 시대로 그려진다.

 

단지 매춘부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렇게 무참히 살해를 했을까를 떠나 해리의 눈에 비친 더욱 충격적인 모습은 아버지의 허물어져 가는 모습들이 아니었을까?

같은 백인이라도 흑인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해도 적어도 무시하지는 않았던 아버지로서 그가 아들 해리에게 던진 대사는 그가 어떻게 흑인들을 생각하는지를 알 수가 있게 한다.

 

“사람들은 흑인한테는 백인 같은 도덕관념이 없다고 여기거든.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얘야. 흑인들도 백인들과 마찬가지로 좋은 사람 많고, 몹쓸 사람들도 많아. 백인이든 흑인이든 온전히 한쪽으로 치우치진 않았지. 다 섞여 있어. 좋은 사람이란 건 그 섞인 것이 대개 더 나은 쪽인 거고.” -P 202

 

하지만 자신의 힘으론 도저히 KKK단의 행동을 막을 수 없었던 제도 권 밖의 무력감, 한 생명을 자신과 아들이 보는 앞에서 철저히 죽이는 그들의 행동들을 통해 자신이 과연 모즈의 죽음에 영향을 끼쳤다는 괴로움에 술에 절어 사는 모습들은 어린 해리의 눈에는 가정의 기둥이자 항상 강할 것만 같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서서히 내리막길로 가는 모습을 통해 어른들의 세계를 한층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성장의 한 단계로 올려놓는다.

 

여전히 미국은 흑. 백의 갈등, 모든 인종들의 용광로의 집합소답게 그 안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있지만 뉴스를 통해서 들려오는 이야기들 속에는 흑인의 죽음이나 백인의 죽음이 하나의 커다란 사건으로 촉발이 되는 경우를 본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피부 색깔로 인해 구분 지어지고 단정 지어지는 인간들의 본성들 안에 도사린 최악의 밑바닥을 이 소설은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당시의 시대상을 참고하더라도 여전히 답답하고 아픔을 지니게 한다.

 

흑, 백간의 갈등 안에서도 자신의 혼혈인이란 정체성을 알아버린 레드의 일은 물론이고 당시의 시대를 풍부하게 묘사한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 그 안에서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했던 일들을 통해 어른의 세계를 알아가는 소년의 성장을 통해 저자가 그린 인간 본성의 가장 밑바닥을 제대로 그려낸 소설,  2000년 에드거 상 최고 소설상 수상작, 뉴욕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책으로 선정이 된 만큼 「몬스터」의 제작자 브래드 와이먼과 「내 생애 최고의 경기」를 감독했던 배우 빌 팩스톤과 함께 할리우드 영화화가 진행 중이라고 하니 또 하나의 멋진 영화 탄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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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7 7 시리즈
케리 드루어리 지음, 정아영 옮김 / 다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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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투표하시겠습니까?"

 

어떤 사건에 의한 범행이 발생이 되고 그 범인이 잡힌 후에 그 범인은 죄가 명백하게 밝혀질 때까지는 그 어떤 처벌도, 형량도, 그리고 보다 명백한 것은 아직은 죄가 있다고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보통의 사람으로 법의 심판을 기다린다.

 

그런데 만약 이런 법 테두리 안에서 진짜 범인은 살아있고 전혀 엉뚱한 사람들이 처벌을 받게 된다면?, 그것도  법정에서 선고하는 사법 제도가 폐지되고 국민들의 손에 의해서 오로지 법의 처벌을 받게 된다면?

유죄 아니면 무죄, 단 두 가지 외에는 그 어떤 처벌의 형벌은 있을 수 없으며 국민들은 자신들 스스로가 배심원이 되어 범인으로 잡혀 온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는 시스템에 의해 형량을 구형하게 된다면 그 법은 과연 온당한 제도일까?

이런 법의 시스템은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를 묻게 되는 책-

 

 

디스토피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가상의 이야기지만 읽으면서 섬뜩함을 내내 지울 수가 없었던 책이다.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와는 떨어진 하이라이즈란 곳에 살고 있는 16살의 소녀 마사 허니듀는 사회 유명 인사인 잭슨 페이지를 총으로 쏴 죽인 그 자리에서 자신의 죄를 밝히고 수감이 된다.

살인죄로 구속된 마사는 ‘7일의 정의 법’에 따라 7일 동안 TV 뉴스쇼에 신상이 공개되고, 이 공개된 자료는 시청자들의 버튼에 따라 그녀의 운명이 결정지어지게 된다.

 

시청자들은 전화, 문자, 인터넷을 이용해 무죄 혹은 유죄에 투표하게 되면 그 결과에 따라 7일째 날 최종적으로 사형인지, 무죄인지를 확정받을 수 있는 정책, 온통 사회는 이를 독점 중계하는 tv 방송 프로그램에서 보이는 실제 상황에 따라 주목을 받게 된다.

 

과연 마사는 사회에서 벌이는 여러 가지 좋은 일들만 해 온 잭슨 페이지를 죽였을까? 설마 자신의 엄마를 죽였다고 해서 복수심에 불타 계획적으로 실행해 온 것일까?

 

책의 구성은 제1수용실에서부터 제 7 수용소까지의 마사가 견딘 일상들을 보여주고 그 안에 갇힌 그녀가 그녀가 회상하는 형식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 형식으로 교차되면서 보인다. 

그녀를 상담하는 상담사 이브와의 대화를 통해서 마사가 밝히지 않는 비밀은 무엇인지, 왜 자신이 죽어야만 변화가 올 것이란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독자들로 하여금 끊임없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사생활이란 이름은 사치에 속하는 모든 행동의 제약을 감시당하고 수용소를 옮길 때마다 창문의 크기가 점차 작아지며 가스를 뿌려 정신적인 혼미 상태를 노리는 교정 당국의 태도, 그 뒷면엔 국가라는 거대한 체제 속에서 힘없고 나약한 ‘최초의 10대 여성 수감자’로 관심을 끌게 된 마사의 등장을 통해 더욱  비정한 체계를 엿볼 수가 있게 한다.

 

자신의 남편 또한 무죄였지만 투표에 의해 사형을 당해야만 했던 아픔을 지닌 이브는 마사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게 되고 마사의 남자 친구이자 잭슨 페이지의 양아들인 아이작과의 만남을 통해서 또 다른 갈림길에 서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의 생활을 tv스크린을 통해 보는 장면은 트루먼 쇼를 생각나게 했다.

거대한 집단 안에서의 철장 속에 갇혀 있는 생쥐처럼 통제당하는 마사는 자신의 신분과 처지를 이용하면서 자신의 죽음 뒤에 밝혀질 비밀로 인해 보다 더 나은 세상을 열기 위해 자초했던 죽음의 과정이 실제 점차 다가올수록 겁에 질리고 두려움에 쌓이는 과정, 그러면서도 아이작과 한 약속을 이행시키기 위해 행동에 옮기는 절차들은 나이는 어리지만 연약한 소녀의 당찬 결심을 통해 제도권 안에서의 비리와 악행을 서슴지 않고 행하는 사람들이 저지른 죄를 대신해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단지 돈만 많으면 얼마든지 생사의 갈림길 버튼 하나를 누룰 수 있는 국민들의 이성을 망각하게 하는 제도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게 한다.

 

완전한 법은 없다지만 없는 가운데서도 최선의 법 구현을 실현하는 것, 바로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란 생각은 이 책을 읽으면서 점차 진짜 법에 따라 사형을 받아야 마땅한 사람일 까에 대한 생각은 접어둔 채 피의 맛에 길들여져 가는 로마시대 백성들처럼 이성을 망각해가는 국민들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사례들은 현실 세계에서도, 혹여 잘못된 결정에 의해 귀중한 생명을 찾을 수 없게 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경각심마저 불러일으킨다.

 

"눈에는 눈'이란 말을 소재로 방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버튼 하나가 그 어떤 일들의 결과를 생성하는지에 대해 재미만을 생각하는 사람들, 아무리 무죄를 외쳐도 자신들이 보려고만 하는 것만 봤던 사람들이 어떻게 마사의 행동을 통해 반성을 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차후의 이야기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겼듯이 이야기 안에서의 권력을 쥐고 흔드는 사람들의 그릇된 행동과 제도권의 약함이 어떤 결실들로 다가올 수 있는지, 새삼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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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스패로우 3 - 배반의 궁전 버티고 시리즈
제이슨 매튜스 지음, 박산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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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리즈인 1.2에서의 표지는 무척 유혹적인 여인의 뒤태가 인상적이었던 것만큼 첩보 소설로써의 정통성을 느낄 수 있었고, 읽는 내내 책을 손에서 떼어놓을 수없을 정도의 이야기 설정이 무척 재밌게 다가왔었다. 

 

러시아 첩보원인 도미니카 에고로바가 자신이 지닌 육체적인 매력을 토대로 적국의 정보원을 유혹하고 정보를 빼앗는 기술을 받게 하는 기술을 익히는 학교,  일명 '스패로우'란 이름을 지닌 학교를 졸업한 후에 미국 CIA 요원인 네이트와 사랑에 빠진다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고국을 배반하고 미국에 정보를 넘긴 스파이를 밝혀내 대위로 승진하게 되는 것부터 시작되는 3.4 부는 전편에 이은 등장인물들이 다시 나오기도 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러시아인으로서 독보적이고 냉철하되 자신의 신분인 스파이란 정체 앞에서 사랑하는 남자 네이트와 나누는 로맨스는 오히려 미국인 네이트보다 더 적극적이다.

그녀가 생각했던 조국의 발전은 이미 그녀를 실망시키고 있는, 정치권의 탐욕과 야욕 앞에서 스스로 자신이 선택한 이중 스파이를 결정한 것에 후회는 없는, 그래서 다시 그녀가 돌아왔다.!

 

첫 시작은 이란의 핵 개발 과학자가 자신이 발견한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캐내기 위해 자신과 같은 출신의 스패로우 우드란카를 통해 접촉하게 하고 이 정보를 다시 미국 CIA의 네이트에 알림으로써 그 둘은 다시 상봉하게 된다.

여전히 끓어오르는 둘 만의 로맨스는 첩보의 세계에서는 정보원과 요원이라는 체계에 의해서 머뭇거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중요한 정보를 빼내기 위해 그들이 펼치는 첩보작전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푸틴이 긍정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 시기와 질투를 느끼는 상관의 노골적인 살인 위협, 미국 내에서의 중요한 자리직을 이용해 승진의 기회를 놓쳐버린 분풀이를 상대방 러시아로 눈길을 돌려 중요한 자료를 빼돌리는 앙주완이란 인물들의 등장과 활약을 통해 이중 스파이로서 높은 허공에 매달려 있는 밧줄에 한발 한 발씩 나서면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정보를 캐내는 도미니카의 서슬 퍼런 활약이 시종 긴박감을 준다.

 

이미 냉전시대는 끝나고 소련 영연방의 해체로 인해 아메리카나 팍스란 말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세계의 일인자인 미국이란 나라가 건재하고는 있다지만 여전히 세계는 이러한 첩보활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경고와 현대는 정보전이란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사실인지 허구인지를 헷갈리게 할 정도의 묘사를 통해 독자들은 오랜만에 정통성의 스릴이란 맛을 느낄 수가 있는 책을 읽었다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이를테면, 적국 내의 일반 대사관 직원으로 신분 위장한 뒤 이중 스파이의 메시지를 듣기 위해 설치하는 과정이라든가 첩보원의 일차적인 의례라고 할 수 있는 미행의 실태와 최신식 첩보 기계를 통해 상대방의 정보를 명확하게 빼내는 것들까지....

 

긴박감, 추격전, 소리 없는 발자국들을 독자들이 같이 따라가다 보면 숨 막히는 그들의 세계를 십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서로가 다른 국적을 가진 가운데 느끼는 사람과 사람 간의 우정과 사랑들은 견우와 직녀처럼 어쩌다 모스크바에서 서방으로 나오게 되는 도미니카와 네이트의 만남을 통해 애절하게 느낄 수가 있으며, 현시대의 두려움인 핵 공포를 소재로 다룬 이야기들에선 치밀한 공작을 펼치면서 상대방의 눈속임을 통해 어떻게 성공을 할 수가 있는지, 정보를 빼내기 위해 원치 않는 상대와 섹스를 해야만 하는 스패로우란 존재에 대해 회의를 느끼면서도 단순한 섹스가 아닌 하나의 '일'이란 의식 하에 정보를 빼내는 도미니카는 타고난 스파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조국을 어떤 식으로 사랑하느냐에 따라  행동도 그에 따르는 법-

정말로 자신은 조국을 사랑하고 충성했으나 돌아온 것은 자식들의 죽음과 자신의 직위가 한직에 머물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좌절한 러시의 노장군의 비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뒤로하고 오로지 권력을 앞세워 자신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벌이는 정치적인 행태들은 도미니카를 노장군과는 같으면서도 다른 방향으로 행동을 옮기게 만드는 장면 하나하나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게 만든다.

 

커다란 목적을 앞에 두고 행해지는 계획과 행동들 속에 개개인들의 아픔들이 드러나는 사연들, 첩보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에 대한 경계의 혼란스러운 마음들이 나오는 장면들은 각 사건들마다 연이어 이어지는 박진감이 넘쳐나는 스파이의 세계와 어우러지면서 그들이 사는 세계를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또 다른 읽는 즐거움을 준다.

 

2014년 에드거상, 국제 스릴러 작가상 최우수 신인상 수상, 그리고 존 르 카레의 계보를 이었다는 칭송을 받을 만큼 책의 재미는 엄청나다.

 

저자 자신이 33년 경력 베테랑 CIA 요원답게 첩보 세계의 이모저모를 다룬 이야기들은 우리가 실제 몰랐던 그들만의 세계와 시간차를 두고 벌어지는  서로가 서로를 물로 물리고,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는 진정한 의미의 스파이 세계를 다룬 것이라 한 번 책을 읽기 시작하면 오히려 나 자신이 그 안에 들어가 행동이 되는 것처럼 느껴질만큼 긴박감의 연속이기에 책의 제목처럼 배반의 궁전 안에서 벌어지는 피 말리는 세계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전작인 1.2편을 읽지 않아도 3.4에서 간간이 이어지는 이야기들 속에 내용들이 들어있어 읽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제니퍼 로렌스가 여주인공인 러시아 첩보원 도미니카 예고로바 역으로 확정이 되어 영화화된다고 한다.

 

본 얼터 테이 넘처럼 거리를 온통 휩쓸다시피 하는 첩보전도 재미를 주지만 이처럼 정통적인 첩보의 느낌을 오랜만에 읽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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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4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황소연 옮김 / 북로드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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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란 것은 때때로 잊어야 할 것은 잊어야만 좋을 때가 있고, 잊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면 그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란 점에서 인간에게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런데 정작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은 채, 고스란히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면?

정확히 말하면 굳이 아픈 기억들은 시간이 흐르면 희미하게나마 저 편의 어느 한 기억 장소에 자리를 잡고 나타나지 말아야 할 것까지 생생하고 또렷이 지니고 살아간다면, 그 또한 무척 힘든 인생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2미터에 달하는 키에 100킬로그램이 한참 넘는 몸무게, 형색도 꾀죄죄한 것이 천상 노숙자 신분을 연상케 하는 42살의 남자, 그도 한 때는 단란한 가정의 한 가장이었던 때가 있었다.

 

전직 미식축구 선수였지만 경기 중에 상대방의 공격으로 인한 뇌 손상후 기적적으로 죽다 살아온 그는 그 이후 경찰의 길에 들어섰고 오랜 잠복근무 후에 집에 돌아온 그에겐 참혹한 모습의 가족들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에이머스 데커-

그는 후천적인 뇌 손상의 영향으로 과잉기억 증후군에 걸린다.

한 번 본 것을 잊어버리질 않는 기억력의 소지자, 모든 사물을 색깔과 숫자로 연관되어 기억이 되고 시간을 보는 사람, 일명 공감자인 그는  아내와 처남, 그리고 9살 된 딸의 죽음 이후 모든것을 앗아가 버린다.

 

경찰직을 그만두고 사립탐정으로 일하게 된 어느 날,  사건이 발생되고 2년이 흐른 후에 범인의 윤곽조차 밝혀내지 못했던 자신의 가족 살인범이 제 발로 경찰에 들어와 그들을 죽였다고 자수한다.

 

세바스찬 레오폴드란 이름을 가진 자, 자신을 편의점에서 무시했기 때문에 그 후에 복수의 칼날을 세웠다고 하는데 정작 데커의 기억 속엔 그 인물의 이미지가 떠오르질 않는다.

 

바로 그 시각 이후 데커가 다니던 맨스필드 고교에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이 되고 교감과 미식축구 코치, 미식축구 선수들, 그리고 첫 희생자인 여학생의 죽음을 몰고 온 사건은 온통 작은 도시에 눈길을 쏠리게 된다.

그런데 범인은 데커 때문에 저지른 범행이란 사실을 알리고 유유히 사라졌고 데커 자신은 도대체 왜 자신이 이 범인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조차 모른 채 자신의 기억에 의존해 사건을 풀어헤쳐 나가게 된다.

 

범행의 빌미를 자신이 제공했다는 점, 자신 때문에 죄 없는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다는 점 때문에 괴로워하는 데커, 그와 함께 예전의 파트너로서 일했던 동료, 연방수사관들의 합세, 그리고 기자 출신의 여기자까지 합세하는 이 수사의 과정은 흔치 않은 과잉 기억증후군이란 소재를 내세워 시종 스릴과 추적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가 있게 한다.

 

가족의 몰살 이후 자살까지 했었지만 하지 못한 채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거구의 인물로 등장하는 캐릭터인 데커란 이미지는 겉보기와는 달리 잊어버리질 못하는 특수한 자신의 뇌 능력 때문에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내는 인물이다.

 

신경감각의 이상회로 현상으로 인해 예전에 느꼈던 감정들인 연민, 동정 같은 것들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레오폴드가 알리바이가 정확한 터에 무사히 풀려나오면서 다시 추적을 하는 두 가지 사건을 해결하는 와중에 벌어지는 진짜 범인의 아픈 사연은 스릴이 주는 재미와 함께 인간의 탐욕과 정의란 어디에 있는 것인지, 힘없고 연약했던 범인이 기대고 의지하려 했던 공공기관이란 경찰의 행태를 통해 비록 범인이 저지른 행위들은 정당하다고 인정할 순 없으나 그럴 수밖에 없었던 범인의 사정들은 안타까움과 한숨을 연발하게 만든다.

 

저자는 시종 지루함을 모르게 만든다.

책의 첫 장부터 시작되는 사건의 현장과 피폐해져 가는 가운데 결코 놓치지 않는 기억력 때문에 오히려 괴로워하는 주인공의 심리, 그 가운데 범인이 왜 자신을 지목했는지에 대한 퍼즐게임을 맞추어 범인과 정면 대결하는 장면은 한 고비 범인의 추적에 다가서는가 하면 다시 멀어가는 조바심과 함께 긴박감과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주한 데커란 인물에 푹 빠질 수밖에 없게 한다.

 

우리는 때때로 시험 기간이라든지, 어떤 일들을 기억하기 위해 메모를 해두는 습관들을 통해 머리 속에 기억력이 좀 더 길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들을 할 때도 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기억력을 오래 갖고 있어도 그리 행복하진 않겠단 생각을 하게 한다. 

 

적어도 데커처럼 큰 마음의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는데, 사건의 해결을 통해서 어느 정도 그의 능력이 힘을 발휘하지만 여전히 가족의 죽음과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을 생각할 때의 괴로움이 자살충동을 일으킬 정도의 압박감을 느끼는 경우라면 무척 힘들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특수한 뇌의 능력으로 변해버린 데커, 같은 특수 인자를 보유했던 범인의 아픈 상처들은 인간들이 사는 사회, 작은 마을이 가진 폐쇄성을 이용한 몰지각하고 무지했던 사람들에 의해 자신의 자식을 위해 위신과 물욕을 앞세워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버린 응징이었던 한편 그렇게까지 행동을 하지 않으면 삶의 목적 자체도 상실했을 범인의 인생 이야기가 두고두고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작품이다.

 

 

45개 언어로 출간되어 1억 1천만 부라는 판매고의 저자의 작품은 가장 성공적인 범죄 소설가로서의 계열로 들어서게 한 만큼 재미와 무엇이 진정한 행복한 삶인지를 묻게 된 책이기도 하다.

 

책을 집어 든 순간 바로 순식간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질 정도의 재미가 있는 책-

이런 종류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실망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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