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김정범 지음 / 비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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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정말 인상적이면서도 확실하게 책의 제목과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뭐랄까? 책 안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음악을 보고 듣고 느끼는 묘한 옛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게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나 할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mp3에 음악을 담고 듣고 다녔다.

다운로드하여서 듣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을 구입한 cd음반에 담겨 있는 음악을 넣고 듣다 보니 그 나름대로 예전의 음악처럼은 아닌, 완벽한 진공 상태의 사운드로 인한 음악의 느낌을 듣고 지낸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제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니,  음악의 변천이 참 빠르게 흘렀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 있던 전축과 턴 테이블이 기본인 시대였던 어린 시절에는 친척 집에 가서 은근슬쩍 반 협박처럼 음반을 빼앗아 오기도 했고(그 당시에 무슨 음악인지도 모른 채, 듣고 좋으면 그냥 빼앗아 오다시피 했었다.), 김건모, 신승훈도 그 당시엔 음반으로 내놓은 것으로 볼 때는 여전히 친척 집에 있던 음반들이 새삼 떠올리게 된다.

 

이후 이사를 하면서 위의 모든 것을 처분하게 됐지만 지금은 후회를 하고 있는 중이다.

하나라도 짐을 줄여보겠다는 생각에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다 보니 정작 어릴 때의 향수는 그저 내 머리 속에 간직이 되어버린 상태고, 검은색의 큰 음반이 칙칙 거리며 돌아가는 불협 화음마저도 요새는 듣기 어려운 시절이 되어 버렸으니 더욱 그렇다.

 

이후, 용돈을 모아서 간간히 음반 가게에 들러 CD시대에 적응을 했고, 그 이후엔 동네 음반가게가 서서히 줄더니 이제는 mp3에 담긴 음악마저도 스마트 폰에 담아 듣는 시대가 됐다.

빠른 문명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저자가 소개한 음악들을 접하고 보니 음악이란 것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위안과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 다시 느낀다.

 

저자는 뮤지션 김정범이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팝 재즈밴드 ‘푸딩’의 멤버이자 “하정우” 감독의 영화의 영화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는 이력을 가지고 있는, 음악에 관한 한 다양한 세계를 접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부산에 살고 있으며 이 책은 ‘부산일보’에 기고했던 글들을 모아서 펴낸 책이라고 하는데, 그가 보이는 여러 나라의 음악에 관한 자신의 추억과 어떤 음악을 듣게 됨으로써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펼친다.

 

책 파트의 제목도 음악이 나에게,  내가 음악에게, 음악으로 당신에게 란 소개로 다루어져 있는 만큼 아는 음악도 있고 생소한 음악도 알 수 있는 책이며 음악의 범위를 점차 주위 사람들과 같이 들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심어주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아무래도 많이 듣던 음악에게 친근감을 떠올릴 수밖에 없고, 각 주제별 안에 소 주제로 다룬 음악 소개는 뒤편에 실린 음악 찾기란 코너를 떠올릴 수 있게 적어 놓은 목록을 통해 찾아가면서 듣게 되는 매력을 지닌다.

 

클래식서부터 영화음악, 탱고, 재즈, 한국 가요, 팝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음악은 물론이고 예전에는 제 3세계 음악이란 코너로 라디오에서도 한 시간씩  음악을 들려주던 코너가 있다는 기억과 함께 이 용어도 실제  평등적인 색취가 없다 하여 '월드뮤직'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 현재까지 유명하거나 소개하고픈 음악이야기들을 함께 보임으로써 더욱 책의 가치는 책 속에 음반가게 이상의 역할을 하지 않나 싶다.

 

 

 

 

음악은 동시대에 사는 사람들에겐 자신의 성장과 맞닿아 있고 지금의 현 상태에서 느끼는 음악의 변천도 느껴감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만큼 당시의 유명가수의 노래가 담긴 테이프가 늘어질 정도로 들었던 시절의 음악들도 반가움을 주고, 고인이 된 아티스트의 음반을 생각해보는 시간, 그러면서도 음악을 통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게 한 책이라 재밌게 읽히는 책이기도 하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우리나라 가수의 노래 소개 코너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아마도 많은 장르를 접하면서 책 속에 담다 보니 약간의 분량 조절면에서 뺄 것은 빼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나름대로 생각도 해보게 되었지만, 만약 차후에 다른 책을 통해 또다시 음반가게 이야기를 읽게 된다면 좀 더 보완을 하면 더 좋은 음악 책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완벽한 녹음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음악도 좋지만 왠지 저자가 몸 담고 있는 음악만은 라이브로 들어야 제맛이 날 것 같은 상상을 해보는 시간을 주는 책!

 

혹 저자가 독자들에게 손짓하는 것은 아닐까?

 

 음악,  같이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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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무기 - 이응준 이설집
이응준 지음 / 비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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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작품을 처음 대한 것은 '내 연애의 모든 것'이었다.

독특하게도 정치적인 노선이 반대인 두 남녀의 로맨스물을 그리면서도 정치에 몸 담고 있던 사람들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차후 다른 작품들을 찾아서 읽은 케이스다.

 

그런 그가 이번에 기존에 글을 통해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내놓은 책의 제목이 바로 '영혼의 무기,  아응준 이설 집'이다.

 

이설 집이 생소했던 제목이기도 했지만 벽돌 두께를 자랑할 만큼의 무려  800여 페이지에 달하는 글들이 압도하는 느낌은 대단했다.

 

 

책의 구성은 총 7개의 큰 챕터로 나눠져 있다.

 

그 안에 모든 것이 망라되어 있는 기록의 저자 개인의 생각이 담겨있고, 대담과 인터뷰, 일기 형식의 짧은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아웃사이더'를 자청하는, 저자의 글들은 그의 팔방미인 격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고, 그래서 그런지 그가 몸 담고 있는 분야만도 시인. 소설가,  칼럼니스트. 각본가. 영화감독.....

대단하단 느낌이 든다.

.

저자 자신도 "산문가도, 소설가도 아닌 '이설가'를 꿈꾸었다"라고 말했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그가 글쓰기는 직업을 통해 느꼈던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해 내는 구절구절마다 그의 생각을 알 수 있게 하고 더군다나 최근의 신경숙 작가에 대한 표절 시비에 대한 작가로서의 한국 문단의 비판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쓴 글들은 견고한 성에 부딪쳐 자신의 소리가 없어질지라도 언젠가는 그 자료는 남는다는 사실을 위안 삼아 한국문단이 어떤 반성과 성찰을 거쳐 기성세대의 작가들이 걸어가야 할 양심들을 독촉하는 글은 인상적이었다.

 

정치면에서는 진보와 보수를 지향하는 현 세태의 지지자들을 향한 자신의 생각들이 산문집이란 형식을 빌려 무섭도록 냉철하면서도 가볍게 읽히기도 하고 논리적인 생각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이채로움을 준다.

 

더군다나 작가로서 자신이 사랑한 문인들에 대한 글, 독서 편력에 대한 책 소개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책 선택에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과 함께 책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가 있게 하며 특히  [김수영 전집 2]에 대한 애정은 남다름을, 생활 주변으로 돌아가면 자신의 반려견이었던 토토란 강아지와 시인 함성호 씨에 대한 이야기는 묵직한 주제에 익숙하다 일변하여 가벼운 모드로 돌아서게 만드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

독서는 독서에 대한 명상이자 수행이고 장인의 방법론이기도 한 것이다. -p104-            

 

 

 

특히 함성호 시인과의 관계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을 만난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 주기에 부러움을 느끼게도 해 주고 일기라는 형식을 빌려 쓴 글들은 그 자신의 내밀한 고백처럼 들리기도 한다.

 

타인에 대해 말할 때 느끼는 방법들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모처럼 이응준이란 작가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이 산문집은 그간 그가 지난 세월에서부터 근래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간격을 두고 열어놓은 글들로 차 있기에 조금이나마 작가에 대해 알게 한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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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프리캇
마쓰무라 미카 지음, 김해용 옮김 / 달콤한책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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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 해전에 방송에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무역에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회사원들을 초대해 매주마다 그들의 생활을 물어보고 경청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당시엔 생소했던 미주 지역이나 유럽이  아닌 아랍권과 아프리카 쪽에 근무하거나 출장으로 갈 때마다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들으면서 그들의 생생한 현장에서 오는 소리, 그리고 화면에 비친 그들의 고충을 들여다보면서 재미와 함께 도전하는 그들의 취재 기를 재밌게 봤던 기억을 떠올린 책이다.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젊은 층에게 도전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는 이 책은 좌충우돌 젊음이란 재산 하나로 미지의 세계인 아프리카란 나라를 돌아다니며 경험을 쌓아가는, 그러면서 진정한 자신의 도전기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아프리카란 대륙에 대한 흠모를 가지게 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예전처럼 이미지가 크게 와 닿지만은 않지만 종합상사에 근무한다고 하면 내로라하는 실력파들을 대거 차출해 회사에서  역량을 쏟아부었던 시절이 있었던 만큼 주인공 역시 종합상사에 근무하고 5년째 컴퓨터 관리업무를 하고 있는 다이키다.

 

자신의 주 전공에 맞는 부서임에도 항상 어릴 때부터 가졌던 전 세계를 누비며 일하고픈 열망은 상사의 추천으로 이루어지게 되고 드디어 도착한 곳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다.

 

 

 

 

 

하지만 말로만 듣던 아프리카는 실제 부딪치면서 겪게 되는 아프리카와는 전혀 상반된 이미지를 갖고 있고, 더군다나 중국의 공세 때문에 일본이라는 자국의 제품을 팔기 위해 무엇을, 어떤 방향으로, 그들의 실정에 맞는 것을 맞추되, 이익도 챙겨 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날치기를 잡다 걸린 파상풍으로 인해 영국 런던까지 가서 치료를 받게 된 다이키는 인생은 새옹지마란 말을 공감하게 보여주듯 그곳에서 만난 잠비아의 뮤지션을 만나게 되는데....

 

경제소설이라고 해서 어려울 듯 보였으나 실제로는 유쾌하고 긍정적인 면을 드러내 보인 장면들이 있어서 장르를 실감하지 못하게 한다.

 

아프리카 대륙이 지닌 제국 식민주의 역사와 해방 이후 또 다른 국내의 민족들끼리의 갈등을 보이는 나라들이 여럿이고, 그나마 안정적이라고 하는 나라마저도 부패된 정부의 통치로 인한 문제점들을 다이키와 그의 상사의 대화와 또 다른 현지에 있는 일본인들의 말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점은 간단하게 거대한 아프리카의 풍물과 자연,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들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한때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란 책이 유행을 한 적이 있었다.

발로 뛰고 가슴에 담긴 열정 하나만으로도 자국과 자신의 회사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을 우리 상사맨들의 모습들이 겹쳐 보이는 것은 아마도 자원이 빈약하고 그 빈약한 가운데 미지의 세계를 뚫고 당당히 그들과 함께 한다는 공동 의식의 발현을 누림으로써 보람을 느껴가는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지금은 아랍권의 종교에 따른 할랄에 맞춰 화장품 생산도 현지인의 요구에 맞는 형식으로 교류를 하고 있다는 방송 소식과 함께 이미 세계는 한지붕 아래 각기 흩어져 살고 있다는 의식이 있는 만큼 이 책을 통해 자신이 하고자 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쟁취해 나가는 다이키의 모습이 더욱 열정적으로 다가오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아프리카 특유의 느긋한 성품대로 걱정거리가 없다는 뜻의 '하쿠나 마타타'~

지금 자신의 진로와 하고 싶은 일을 해 나아감에 있어 생각이 많은 친구들에게 이 책은 잠시나마 위안과 여유로움을 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그대들이여~

하쿠나 마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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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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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악당'이란 책을 접한 후 작가의 사회파 미스터리를 좋아하게 됐다.

'법' 안에서 다뤄지는 일괄적인 선고 이후 남겨진 피해자의 가족들의 심정이나 이미 엎질러진 자신의 과오를 법대로 모든 절차를 마친 가해자의 입장을 그려보게 된 책의 내용들은 여전히 그 잔상이 깊게 남아있게 했다.

 

이 책은 자신의 과오를 뒤로하고 갱생의 길처럼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자신과 같이 동업을 제안해 온 오치아이와 함께 바와 레스토랑을 겸업하는 사업을 시작한 무카이에겐 아내와 딸이 있는 평범한 가장이다.

가게도 이젠 제법 자리를 잡았고 단골손님도 생겼으며, 직원으로 채용할 두 명을 두게 된 여유까지 생긴 그에겐 말 못 할 고민이 생긴다.

 

자신의 희망 없던 삶에 벌어진 사건으로부터 도망쳤던 그는 어느 노부인의 부탁을 들어준다는 약속을 하게 되고 그 보상으로 자신의 과거를 모두 지우면서 새로운 이름과 함께 살아가게 된 것-

 

이 사실은 그 후 15년이 지난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됨으로써 벌어진다.

 

-그들이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

 

이 문장으로 인해 그는  15년 전의 약속을 지켜야만 하는데, 사실 그 약속이란 자신의 딸을 무참히 가두고 강간과 모든 악 행위를 저지르고 죽인 두 범인들을 죽여달란 것, 하지만 이미 제대로 가정이란 울타리를 꾸려가던 그는 차마 이 일에 동참할 수가 없게 되면서 협박을 받게 되고, 이어 그는 양단의 선택을 해야만 하는데....

 

피해자의 가족들은 가해자의 선고 자체에 대한 불만이 많더라도 이미 법이 정한 선고에 따라 수긍을 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공정한 법의 판결이 이루어진 판결이라고 해도 남겨진 자의 상처는, 더군다나 자신의 살 날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두 범인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버젖이 법의 구형만 마치면 세상으로 나올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자괴감은 그 어떤 감정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것이다.

 

저자는 가해자가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형량을 마치고 나왔더라도 과연 그는 제대로 자신의 죄를 씻고 나왔단 인정을 받는 것인가?  정말로 이제는 세상에서 떳떳하게 살고 싶다는 희망조차 가질 수 있는 자격이 있을까? 여기에 더해 피해자의 입장에서 바라 본 자신의 자식이 참혹하게 죽었는데 고작 법 선고는 몇십 년에 불과한 선고 형량을 받아들이는 것이 그나마 위안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한가? 를 그려낸다.

 

또한 주인공처럼 아무런 희망이 없던 상태에서 자신의 과오를 모두 지울 수 있는 협상의 제안을 받았고. 이를 시행해야만 하는 책임이 있는 것인가? 에 대한 다양한 물음들을 던진다.

 

우리는 흔히 세상에서 벌어지는 각양각색 형태의 끔찍한 범죄들을 접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감정의 세기를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

다만 이에 어울리는 처벌 정도에 대한 기대를 하는 정도에 그치지만 위의 무카이처럼 자신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을 죽이지 않으면 자신의 가족이 오히려 해를 입게 된다는 협박을 받았을 때의 결단을 어떻게 내려야만 할 지에 대한 심리를 독자들로 하여금 같이 생각해 보게 만드는 과정이 반전과 글의 흐름에 있어서 우연히 지나칠 수 있는 부분들이 연결되는 점들이 읽는 맛을 느끼게 해 준다.

 

자신이 오히려 궁지에 몰리는 상황을 무카이는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여전히 치유되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피해자 가족들의 일상들은 그와 연관되어 있던 주위 사람들의 심리마저 피폐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진행이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를 연신 맞춰보게 되는, 그러면서도 일반 추리소설과는 달리 사회적인 시선에서 그려 볼 수 있는 주제를 삼아 다시 한번 독자들로 하여금 추리만이 갖고 있는 재미와 스릴, 그리고 여기에 더해 갈등의 폭을 잘 그린 저자의 작품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끝까지 자신을 추적해오고 협박하는 그 누군가를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무카이란 인물에 동정이 가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과오와 연결되어 버린 범인의 정체는 반전의 맛은 바로 이것이구나 라고 하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제51회 에드가와란포상 수상작가답게 사회의 그늘진 면을 수면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범죄와 범인, 그리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시선을 모도 들여다볼 수 있게 그린  그의 작품 세계에 흠뻑 빠진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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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비움 - 차근차근 하나씩, 데일리 미니멀 라이프
신미경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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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웰빙 열풍에 이어 미니멀 라이프가 대세인 모양이다.

우연히 접한 방송에서도 방송인 모델 이소라의 집만 봐도 그렇고 이 책을 읽으면서 연신 집안과 가방, 옷, 화장품, 신발....

 

다시 한번 눈여겨보게 되면서 나도 모르게 점수를 매기게 되는 책이다.

 

저자는  쇼퍼홀릭이자 워커홀릭으로 20대를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내린 결론에 의해서 실천해 나가는 모습을 그린 에세이면서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나도 이번엔 한 번 해봐야지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솔직히 말하면 난 미니멀 라이프와는 거리가 아주 먼, 물건에 대한 애착이 심한 편에 속한다.

유행에 뒤떨어진 옷이나 치수가 맞지 않는 옷을 사게 될 경우 내가 입지 않으면 주위 지인에게 줘도 되는 것을 굳이 옷장 깊숙이 넣어두고 언젠가는 유행이 돌아오겠지, 작지만 남 주기엔 내가 너무나 아끼는 옷이라 줄 수가 없다는 고민에 쌓인 적이 많은, 더군다나 가장 최악은 책이다.

 

읽어 보고 다시 한번 읽어야지 하면서도 손도 못 댄 책이 수북이 쌓이다 보니 요즘 내 방은 사람이 사는 방이 아닌 책이란 무덤에 뒤덮일 정도의 책장의 범위를 넘어선 지 오래된, 주인이 나인지, 책인지 모를 정도가 되어 버렸다.

 

가방은 또 어떤가?

책은 필수로 읽지 않아도 가지고 다녀야 하기에 소형 사이즈의 가방은 꿈도 못 꾼다.

갈 장소의 선택에 따라서 굳이 책을 넣지 않을 바엔, 차라리 최소한의 필요한 물품만 넣고 다녀야 함을 알면서도 습관이란 것이 쉽사리 버리지 못하니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뒤돌아보게 되면서 고쳐야 할 점이 많음을 느낀다.

 

저자의 미니멀 라이프의 실천은 이미 모든 것을 실행해 본 결과를 토대로 이루어진 실천 방안이기에 더욱 와 닿는데, 흔히 동양화에서 말하는 여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꽉 들어찬 가구와 얼굴에 필요한 화장품의 용도들, 속옷, 액세서리 정리와 냉장고  정리, 가방 정리에 이르기까지 혼자 살면서 터득한 심플 라이프의 생활이 주는 단조로움의 즐거움은 바로 이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유명 미국 연예인은 머리 샴푸를 천연 식초와 다른 식물을 섞어서 감는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거품이 풍성하고 바로 씻기는 편리를 주는 요즘의 샴푸에 비하면 머리털이 뻣뻣하고 감은 티가 안나는 천연 사용법은 인내를 필요로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머리털이 적응을 거쳐서 오히려 자연의 머릿결을 유지할 수 있다는 기사를 읽고는 한 때는 나도 이런 방법을 해보면 어떨까를 고민해 본 적이 있는데, 막상 실천하려니 엄두를 못 냈던 기억이 이 책을 통해서 다시 기억에 되살아난다.

 

주위 사람들의 평판에도 신경을 알게 모르게 써야 하는 우리들이 살아가는 시대에는 아무래도 이런 실천 자체가 처음에 하기는 버거움이 있을 것 같지만 저자처럼 비움으로  비우는 삶, 그리고 전. 후로 나뉜 글들을 접하다 보면 오히려 비움이란 말이 주는 뜻이 더욱 가득 채움으로  연상시키는 느낌을 전달해 받을 수 있다.

 

 

 

 

30평대 집에서 8평대에 이르기까지 살아 본 집들에 대해서도 그린 글은 인상적이다.

남들처럼 카펫은 아니더라도 러그로 대체를 했던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달랑 욕실 앞에만 발 걸레 용으로 놓은 것 하나만으로도 단조로움과 단순함을 같이 적용하면서 살아가는 모습들, 뭐든지 최소한의 용도만을 가지고 실천해 나가는 글들을 보니 저자의 문구에서도 더욱 그 체감을 실감하게 된다.

 

 

 

지나치게 많은 물질에 집착하고, 주변 사람들의 인정이 내 한 몸보다 중요했던 청춘의 시기가 지났다. 이제 그럴듯한 겉모습이 아닌 진짜 잘 사는 것에 집중한다. - p 83

 

 

 

 

서두를것 없이 차근 차근 하나씩 오늘도 비움-

 

책 제목처럼 복잡한 것을 치우고 휑한 느낌의 거실이 오히려 넓은 마음을 가질 수도 있고 단조로움이 주는 고요함이  생각의 깊이를 더해 줄 수도 있는, 최소한의 가짐으로 최대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비결, 지금 바로 미니멀 라이프로 실천해 봄이 어떨지...

 

행복을 느끼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이런 소소한 작은 실천으로 이어지는 행복감도 무척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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