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조르주 바타유 지음, 이재형 옮김 / 비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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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 표지가 강렬하게 다가오는 책들은 시선에서 일단 호기심을 일으키게 되고 그

내용을 읽다 보면 왜 이런 표지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이해를 할 때가 더러 있다.

 

눈 이야기로 다시 나온 책인 만큼 제목 자체도 원작 그대로이다.

처음 눈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는 자연의 현상인 눈())을 생각했으나 저자가 뜻하는

 바는 우리들의 눈( )이다.

내용은 눈이란 단어가 주는 폭넓은 생각을 드러낸다.

 

에로티즘의 거장이라고까지 불릴 정도의 저자는 이 책에서 과감한 이야기를, 1.2부로

나뉘어서 그리고 있는데, 1부에서의 내용은 생각처럼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는

내용들이었다.

 

 

 

주인공인 16살의 ''는 그 나이 때는 항상 호기심처럼 느끼게 되는 성적인 것에

불안감을 느낀다.

 

 

그러던 나 앞에 소녀 시몬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말하는 눈의 실체를 여러 가지

다양한 변주된 모습으로 각인을 시킨다.

 

 

달걀로, 소불알로, 다시 눈알로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들, <살로 소돔의 120>이라는

것에 버전처럼 여겨지는 각 상황들은 읽어나가면서도 쉽게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없게

만드는데, 특히 가학적이지 않은 도구인 접시를 이용해 오르가슴에 이르는 과정의

표현들은 성 도착 자들의 이상적이 아닌 듯한 모습들을 연상시킨다.

 

 

 

 

특히 이 책이 1927년도에 썼다고 하는데 지금의 성 개방시대에 비추어봐도 난해하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는 데서 당시의 이 책의 영향은 크게 이슈가 되었을 것이란

느낌마저 들게 한다.

 

 

 

여기엔 나와 소녀 시몬 외에 또 다른 제3의 인물인 마르셀을 동참시킴으로써 더욱 그

성에 대한 일탈적인 행위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관습과 도덕적인 것을 논하는

인간들의 생활을 조롱하는 듯한 이들의 행보는 인간과 짐승의 차이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소녀 시몬이 눈이나 알에 집착하는 까닭이 작가가 자신의 아버지가 맹인이었다는

사실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부터 시작해 마비된 몸으로 소변 활동에 지장을 받았던

아버지의 행동을 통해 눈동자가 허공에 매달리듯 뚜렷한 초점이 없는 가운데 일말의

흥분된 모습처럼 보인 것, 이와 같은 맥락으로 영화에서나 다른 책에서도 다룬 적이

있는 배설의 쾌감과 성적인 배설 쾌감을 동일시하게 보았다는 저자의 눈길이 이미

저자는 이 모든 행위를 통해 인간과 짐승 간의 별반 차이가 없다는 식의 글을 통해

보여준 것은 아닐까?

 

 

 

 

프랑스라는 나라가 성에 대해서나 사생활에 대해선 고위 공직자도 선을 그어 생각하는

나라인 만큼 이 책이 후세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는 이미 저자가 이 책을 쓴

시대에도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진 않았을 까도 생각이 될 만큼 책의 외설적인

 표현이나 분위기는 우리네 정서와는 쉽게 동질감을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책인 것

만은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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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이펙트
페터 회 지음, 김진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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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재능을 가진다면 어떤 것을 가지고 싶을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텔레파시도 탐나고, 투명인간도 되어보고 싶고, 루팡처럼 배포가 큰 매력적인 캐릭터를 가진 장점도 갖고 싶고..

 

욕심이 과하면 보통보다도 못하다는 것도 알지만 살아가다 보면 이런저런 재능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한 것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페터 회의 이번 새로운  작품인 '수잔 이펙트'는 이러한 재능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을 다룬 책이다.

 

스밀라... 의 책의 연장선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별개의 독립적인 이야기는 역시 페터 회의 간략하면서도 짧은 동선과 함께 다양한 변주를 그려낸다.

 

상대로 하여금 진실을 말하게 하는 능력, 일명 수잔 이펙트란 불리는  재능을 가진 수잔은 쌍둥이 남매와 음악을 하는 남편 라반과 함께 인도에서 사건을 일으킨다.

자신은 카지노에서 자신을 강간하려 했던 배우를 때려눕혀 25형 선고를 받고 남편이란 작자는 인도 부족장의 딸과 눈이 맞아 도주해 마피아로부터 타깃이 되었으며, 아들은 골동품 밀수로 인해 고소를, 딸은 수도승과 사랑에 빠져 도주 중이다.

 

어찌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갇힌 수잔 가족들...

그들에게 덴마크 국가 기관으로부터 은밀한 제안을 받게 된다.

1970년대에 결성된 '미래위원회' 위원들의 마지막 보고서를 찾아내, 그 내용을 알려준다면 예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약속-

자신은 대학교수의 자리로, 남편은 음악가로, 아이들은 학교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유혹의 제안은 그들 가족의 분산되고 와해된 가족의 결속을 다지게 만든다.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이야기를 진행한다.

1부는 자신의 엄마와 같이 찍은 사진을 통해 관계가 있을 듯한 위원회 한 명을 찾아가 단서를 찾는 것부터 시작되어 2부, 3부에 이르기까지 추리 형식이지만 추리는 아닌 듯한 여러 가지 작가가 그리는 모든 생각들의 총집합체인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물리학자로서 모든 발생되는 일들의 과정을 감정과 상황이 아닌 냉철한 자연의 법칙에 의거해 해석하는 수잔이란 인물은 자신과 가족들의 안위를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감성을 드러내는 존재로서도 비친다.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모든 역할을 각 상황이 몰려올 때마다 쇠지렛대 하나에 의지해 사건의 근본적인 본질에 접근하고 그들이 원한 것을 손에 넣는 순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조차 알아차리기도 전에 위원회의 위원들이 하나둘씩 죽어가면서 전혀 예상 밖의 일들로 진행되는 과정은 추리의 형식을 띠면서도 움직임이 많이 살아나는 책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덴마크라는 저자의 고국에 대한 각 지역마다의 특색인 지형을 잘 이용하면서 그 안에 도사린 음모와 뛰어난 재능을 지닌 사람들이 차후 어떻게 그 재능을 이용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변화된 생활의 모습과 욕망, 권력욕에 이르기까지 국가에 대해 생각하는 그들의 이상적인 실천들이 수잔에 의해 밝혀지는 과정이 차분하게 그려진다.

 

 

처음에는 작은 출발로 시작했던 일들이 국가의 개입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전 세계적인 위험의 강도를 의미한다는 설정도 저자의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제시의 한 방향이란 생각도 들게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부부간에 쌓인 감정의 소통, 부모와 아이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그동안 몰랐던 내면의 상처와 이해, 뭣보다 수잔이란 인물을 통해 그녀의 안에 내재되어 있던 또 하나의 인물이란 바로 타인이란 대목이 눈길을 가장 끌게 한 책이기도 하다.

 

나만이 제일이고 자연에 의한 법칙에 의거한 것만이 우선주의였던 수잔의 과학도로서의 냉철함은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가운데 그녀 역시도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내재된 인성 안에는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마음의 감성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가는 과정, 가족의 해체 위기 이후 사건을 통해 단단히 결속을 다지게 된 가족 간의 사랑 이야기는 추리의 형식을 갖추고는 있지만 역시 저자가 그리는 글의 흐름엔 따뜻한 심성을 드러내 보인 책이 아닌가 싶다.

 

책은 긴박한 장면이 있는가 하면 한 템포 쉬어가듯 저자의 노련한 완급 조절이 잘 드러난 작품이란 생각과 함께 이런 류의 추리 형식을 띤 책을 읽어보는 것, 특히 페터 회의 작품을 읽어 본 독자라면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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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 분노
로런 그로프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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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아담과 이브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는 남자와 여자, 금성과 화성에서 따로 온 사이라는 말까지 듣게 되는 다양한 관점에서 두루두루 다루는 문제를 여전히 지닌 존재들이 아닌가 한다.

 

아담의 갈비뼈 덕에 여자 이브가 탄생했고 이후로 남자와 여자의 결합은 부부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과정, 그 안에서의 심리변화와 부부로서의 삶에 있어서 다루는 가치들의 연속성은 지금도 많은 논의의 주제로써 다뤄지고 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의 우선순위를 두었던 것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극찬했다고 하는 대목, 각종 문학계에서의 인기를 누렸다는 점에서였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눠서 들려준다.

첫 파트인 '운명'분은 남편인 로토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부분, 두 번째인 '분노'는 아내 마틸다의 시선으로 그려본 내용들이다.

 

첫 파트인 운명의 주인공 아담인 로토-

 

플로리다의 찌는듯한 태양을 벗 삼아 남부러울 것 없이 이루고자 한다면 이룰 수 있는 환경의 남자, 아버지를 닮아 키가 크고 훤칠한 그는 뭇 여성들을 마다하지 여성편력을 지닌 인기 있는 대학생으로 생활을 하는 사람, 그런 그가 22살 때 만난 마틸다 란 여인과의 함께 산 인생의 여정을 보여준다.

 

자신이 바라는 바대로 유명 배우로서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엄마로부터의 결혼 응원을 받지 못한 채 빈곤한 삶을 지탱해주는 것은 아내 마틸다의 헌신적인 노력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써놓은 희곡은 단번에 그를 인기 작가의 대열에 올려놓게 되고 그 이후 그들 부부는 어느 신혼부부들처럼 빈약했던 지하의 방에서 벗어나 지상으로의 집을 마련하게 되고 이후 그의 모든 작품들은 아내 마틸다에게 보임으로써 부부간의 응원과 충고를 바탕으로 삶을 이어나간다.

 

그러던 그들 사이의 부부 관계는  20여 년의 부부 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아내의 비밀을 알아버린 로토의 급작스런 죽음을 계기로 '운명'은 막을 내린다.

 

이후 두 번째의 '분노'가 등장하면서 이야기의 분위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운명의 로토가 지극히 그가 선망했던 유명 작가의 작품 속의 대사나 유사성에 비춘 듯한 설정처럼 보이는 장면들의 연속성을 실제 삶에 같이 투영시킴으로써 넘치는 은유적인 표현들, 자신이 아내의 첫 남자임을 의심치 않았던 결혼생활에 밝혀지는 아내의 비밀들은 읽는 내내 한편의 서사적인 서술방식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남자의 탄생서부터 유년기, 대학생활, 그리고 넘치는 결혼생활의 일률적인 묘사 방식 때문에 독자들은 시간의 흐름을 같이 견디며 읽어나가는 끈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분노는 현대적인 문학적인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은 듯한 서술방식으로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마틸다가 지닌 분노는 어디서부터 간직되어 왔는지에 대한 그녀의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이야기들이 섞이면서 그녀 나름대로 결혼 생활에 있어서 최선을 다했지만 남편이 바라보고 생각하는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변해 버렸단 사실에 대해서, 아니 더 오래전 유아기 시절부터 오렐리란 이름으로 불리던 그 시절부터 시작된 분노의 태고는 이후 살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로의 분노, 그 모든 것을 합쳐 보인듯하게 보인다.

 

책은 확실히 여러 가지 토론할 주제들을 던지게 한다.

같은 상황에 대해서 남자가 생각하는 대목이 여성인 마틸다가 바라보는 시각과는 현저히 달리 받아들이는 과정, 요즘에 흔한 말로 나를 만나기 이전의 과거는 과거일 뿐, 현재가 중요하다는 인식에 비교한다면 분명 로토는 속이 좁은 남자로 비추어질 것은 분명 하나,  모든 여자를 마다하지 않았던 그가 마틸다란 한 여자에게 올인할 정도의 사랑이었다면 분명 그가 느꼈을 거짓에 대한 배신감은 큰 충격과 함께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다만 말하지 않았을 뿐인 사실들, 그것이 현재의 결혼생활을 영위해오는 과정에서 마틸다  나름대로 남편 로토가 오늘날 인기 있는 작가로 서기까지 일심동체처럼 그의 원고를 다듬고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조치를 취했던 모든 과정들이 인정받을 수없었던 것일까?를 생각해 볼 때 부부간의 신뢰란 어느 선까지 인정하고 인정받아야만 하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던져준다.

 

그녀는 내 인생의 운명이라고 여기며 살았던 한쪽이 진실을 알아버린 순간과 자신의 진실된 사랑을 위해 그것을 굳이 말하지 않음으로써 보다 나은 결혼을 유지하려 했었던 여자의 관점을 통해 서로 다른 타인들이 만나 어떻게 신뢰와 믿음, 그리고 사랑이란 이름 아래 그 모든 것을 덮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결혼이란 제도로 묶인 두 남녀 간 두 주인공의 삶도 그렇지만 여기엔 주변의 인물들 또한 반전의 묘미를 주는 내용들도 또 다른 관점을 보이게 한다.

 

로토의 엄마가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던 배경과 그 이후에 드러나는 새로운 비밀들, 로토의 친구 콜리가 느끼는 감정들에 이어서 마틸다와의 경쟁처럼 보이는 심리와 서로 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 구도는 전혀 예상 밖의 결과를 드러내는 과정들이 모두 한데 엮여서 진행되기에 이 책은 부부라는 이름의 두 남녀가 겪는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두는 관점과 그 이후에 수용하는 자세의 결과, 또 다른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진정한 부부란 영원한 사랑 이외에도 끈끈한 결속인 공동체라는 동지애를 같이 껴안고 가는 사람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던져주는 책이었다.

 

600페이지에 이르는 두꺼운 책이 운명 파트에는 수월하게 읽히지는 않았다.

연극적인 대사와 로토가 쓴 희곡의 대본들이 나오고 공동작업을 하는 음악가와의 관계를 두고 벌이는 부부간의 긴장감들을 넘기고 나면 비로소 한숨을 돌리게 되고 이후 분노에 이르게 되면 로토가 벌인 잔치에 마틸다가 그 잔치에 들어감으로써 전혀 다른 관점을 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에 후반부는 훨씬 빠르게 진행이 되어 이어진다.

 

저자가 그리는 두 남녀 간의 인생의 흐름을 통해 부부란 과연 어떤 관계인가?, 때론 진실을 말해야 할 때도 있지만 마틸다처럼 거짓으로 둘러싸인 인생이 한순간에 파도가 일 만큼 거짓으로 둘러싸여 있다면, 적어도 그녀가 로토에 대한 사랑만은 진실이었다는 믿음은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책을 덮고서도 여전히 머릿속에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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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 백작 주주
에브 드 카스트로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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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지요?

 

내 경우엔 첫 번째로 연상되는 것은 왕좌의 게임에서  나오는 인물, 두 번째는 곡마단에서 묘기를 부리는 사람들, 세 번째는 영화나 책 속에서 재주와 비상한 용기를 보여줌으로써 주인공과 함께 여정을 이어가거나, 아니면 아주 정 반대로 나쁜 이미지로 모든 악을 행하는 인물이란 생각을 들게 한다.

 

이 책은 실존 인물인 폴란드의 유명한 난쟁이 백작 유제프 보루브와스키(1739~1837)의 회고 록을 바탕으로 저자가 재구성한 역사 실물 소설이다.

 

98세에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그가 살아낸 역사적인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삶을 끝까지 보통의 사람들처럼 살고 싶었던 사람, 백작임에도 불구하고 광대, 연주를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그의 생애는 한편의 실제 인생이 아닌 드라마처럼 다가오게 한다.

 

태생 자체는 높은 폴란드의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그의 아버지, 안톤 보루브와스키 백작은 전 재산을 탕진한 후 자살로 삶을 마감했고 어머니는 집안 형편상 아들을 다른 귀족 집에 입양을 시킨다.

 

100센티미터도 안 되는 그의 아담한 신체 사이즈로 인해 입양된 집의 귀부인은 그의 본 이름 대신에 불러준 이름이자 별명이 되어버린 것이 바로 '주주'

프랑스 말로 장난감이란 뜻이다.

말 그대로 그의 인생은 귀족들에게 재주를 부리는 광대로 살아가게 되지만 어떻게 보면 어른의 모습을 지닌 성인보다도 더 완벽한 비율을 지닌, 그저 키만 작을 뿐인 사람이었다.

 

그런 그의 겉모습만 보고 장난감이라고 놀리는 사람들 앞에서 그는 뛰어난 언어 능력과 춤을 통해 귀족과 서민들 사이를 오고 가며 자신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처신을 하게 된다.

 

 

역사적인 실존 인물을 다룰 때는 실제 인물의 동선과 그에 따른 삶에 대한 조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어떻게 어필이 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주주란 이름을 가진 한 작은 소형 인간이라고 불리는 난쟁이의 삶을 통해 당시나 지금이나 자신보다 뒤처진 사람들을 대하는 시선들의 오만함, 그들이 느끼는 우월감 속에는 과연 주주만큼이나 비범하고 영리하며 삶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사람들이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타인이 지닌 생각이나 행동을 무슨 잘못되고 이상하다는 식의 잣대를 내세운 당시의 사고방식들은 여전히 지금도 진행 중이란 사실을 주주란 인물의 인생을 통해 또 한 번 느끼게 해 주는 과정들이 부끄러운 생각마저 들게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들 인간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두 개의 인격을 분리해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주주의 삶은 필사의 선택일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 더군다나 신체만 작을 뿐이지 그도 사랑의 감정을 느낄 줄 아는 한 보통의 인간임을 생각할 때 그가 살아온 전 생애에서의 이런 감정조차도 쉽게 이루어낼 수 없었던 안타까움은 책을 읽으면서도 그 느낌이 쉽게 잊히질 않게 한다.

 

 

 

당대의 유명한 실존 인물들이었던 마리아 테레지아, 마리 앙투아네트, 루이 15세와 16세 뿐만이 아니라 다른 실존 인물들의 등장과 그들과 함께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갔던 주주 백작-

 

난쟁이의 수명이 그렇게 길지 않다는 속설에도 불구하고 그는 98세라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자신의 회고록 조차도 끝내 살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3번의 개정판이 나올 정도로 가난했다니 사람들의 시선과 외면, 멸시를 고스란히 받아가며 꿋꿋이 살아간 그의 삶 자체가 위대해 보인단 생각이 들게 한다.

 

죽음보다는 가난을 더 두려워했던 주주의 행동과 말 한마디 한마디는 후세에 그의 회고록이나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모두에게 삶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나름대로 열심히 시대의 흐름에 자신의 인생을 짊어지고 살다 간 한 소박한 인간이자 , 보통의 일반인들보다 더 강한 삶을 살다 간 인물이란 생각을 해 보며, 아마도 이 책의 발간을 통해 지하에서나마 위안을 받지 않을까 하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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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베르크의 늑대인간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5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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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에 이은 5부의 새로운 이야기

 

배경은 중세시대 중에서도 마녀사냥이 휩쓸고 간 뒤의 모습들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퀴슬 가의 모험이 펼쳐진다.

 

 

 

오래전 헤어졌던 퀴슬의 남동생 바르콜로메우스가 밤베르크에서 사형 집행인을 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재혼을 한다는 통보를 받게 되고 이어 초대도 받게 되면서 시작이 된다.

 

 

 

사실 자신의 아들이 그곳에서 동생 밑에서 일하는 도제 형식으로 일을 배워나가고 있기 때문에 겸사겸사 방문을 하기로 했던 것-

 

 

 

하지만 여전히 이들의 앞에 펼쳐지는 사건들을 그들을 잠시도 가만히 놔두질 않는다

 

.

 여정을 떠나는 와중에 사체를 만나고 유언비어처럼 퍼지는 그곳에 늑대인간이 살고 있다는 사실까지, 특히 퀴슬의 어린 딸 바르바나까지 연관이 되고 보니 퀴슬과 그의 동생 바르콜로메우스까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사건은 여러 사람들이 느끼는 형식으로 서술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이 한 사람의 서술에 이어 다른 사람의 서술을 같이 통합해서 이해를 함으로써 각기 독립되어 펼쳐지는 사건들의 조각들을 모두 모아서 하나의 완성 작을 그려 볼 수 있는 형태의 글로 마무리를 짓기 때문에 처음에는 좀 어리둥절 할 수는 있으나 나중에 결과물이 합쳐지는 과정은 그야말로 한편의 완결을 깨끗하게 본다는 느낌을 받는다.

 

 

 

중세 하면 떠오는 말이 종교재판, 마녀사냥을 생각나게 하듯이 책의 배경이 되는 마녀사냥은 우리가 중세시대를 배우면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인 사실들이다.

 

 

 

 특히 이 마을에 40년 전에 광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억울하게 죽음을 맞게 된 사람들도 마녀사냥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그런 당시의 묘사는 여전히 암울했던 역사 속의 희생처럼 살다 간 진혼곡처럼 느낄 수가 있는 책이다.

 

 

특히 출판사 소개에 나오는 소설의 배경인 독일 밤베르크 시에서는 1623~1633년 사이 900명이 마녀사냥으로 처형당했다. 당시 전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휩쓴 마녀사냥의 광기 중에서도 밤베르크의 처형 규모는 손에 꼽을 정도로 컸고 가장 야만적인 처형이 벌어진 곳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혼자 사는 노파, 농민 등 하층민이 마녀로 지목되어 처형당하다가, 점차 도시 전체가 광기에 사로잡혀 시장과 시의원, 심지어는 주교의 재상도 마녀로 지목 당해 고문당하고 처형되었다(주경철 교수의 『마녀』(생각의 힘) 참고).

 

 

 

그렇다면 책의 제목인 늑대인간은 과연 실존해 있는 것일까? 아니면 마녀사냥에 이은또 다른 광기처럼 번지는 또 다른 악행일까?

 

 

 

존재한다면, , 무슨 이유가 있어 이렇게 마을을 공포에 몰아넣고 무엇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일 까?를 물어가면서 읽게 되는 책이기에 저자의 당시 시대상의 표현은 말할 것도 없고 실제 중세를 휩쓸었던 한 부분인 마녀사냥이란 소재를 주제로 계급적인 차별과 무분별하게 남발했던 죽음이란 소재를 이용한 만큼 종교와 인간과의 관계, 그 가운데서도 결코 있을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르게 되는 망각을 달고 살았던 부끄러운 한 시대를 조명해 보는 역사 미스터리 소설이 아닌가 싶다.

 

 

 

 

퀴슬이란 가문의 사람들의 활약상은 여전히 당 시대를 살아가면서 자신의 계급에 처한 차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때문에 자신들이 갇혀있는 계급을 탈피해 사건의 추리를 해나가는 그들의 시원한 다음 활약을 기대해 보게 되는 책, 다음 시리즈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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