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잠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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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도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그 하루는 마냥 피곤에 절은 일상에 속하는 하루일 뿐이다.

평균 8시간을 취해야  인간의 활동에 지장이 없다고 할 만큼 잠이 우리 인간에게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기발한 소재의 착상에선 당연코 대가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책이 아닌가 한다.

 

잠-

 

[잠은 잘 자요?]

 

첫 구절의 문장이다.

누구나 쉽게 묻는 말이면서도 정작 나 자신은 잘 자고 있나를 생각해보게 되는 문장이다.

하긴 시험기간이나 다른 일로 인해 평상시보다 적은 잠을 자게 되면 분명 일상 패턴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은 한두 번쯤은 알게 되는 경험이기에 저자의 이 말로 시작되는 이 소설 자체가 무척 궁금증을 일으키게 했다.

 

28세의 의대생 자크 클라인은 어린 시절부터 유명 신경 생리학자로, 수면을 연구하는 의사인 엄마 카롤린으로부터 잠에 푹 빠지기 위한 단계별 훈련을 받으며 성장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잠의 깊은 수면의 단계를 총 5단계로 맞추어 숙면을 취하게 된다는 엄마의 말, 역설수면이라고 불리는 수면의 5번째 단계에서는 자신만의 꿈의 세상인 상상의 섬인 분홍 모래섬을 통해 빠지게 되고 이어 엄마의 논리에 의해 제 6단계를 찾고자 하는 연구를 통해 획기적인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품는 엄마를 보면서 성장한다.

 

하지만 이런 연구는 실패로 돌아가면서 엄마는 해직과 세상으로부터의 비판을 받게 되고 곧이어 행방이 묘연하기만 한데.....

 

저자의 탁월한 취재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책의 구성은 '잠'이란 것에 대한 일종의 연구보고서처럼 느껴지기도 하면서도 환상과 현실을 오고 가면서 그리는 과정이 호기심을 같이 불러일으킨다.

 

기면증으로 군대를 나와 프리랜서 기자로 뛰고 있는 프랑키와 함께 엄마가 연구의 힌트를 얻었던 말레이시아의 세노이족을 찾아 나서는 과정과 그들의 무리 안에서 같이 동고동락하는 과정. 20년 후의 자신의 모습과 조우하면서 겪게 되는 또 다른 연구의 성장인 꿈속 시간 승강기라 불리는 아톤을 인식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또 다른 20년 전의 자신에게 설명해주는 과정들을 통해 저자가 말하는 '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를 갖게 한 책이 아닌가 싶다.

 

동양과 서양의 구분 없이 이번 책에도 정말 다양한 동물들의 생태의 환경과 습성들을 보이고 방대한 지식의 활용도를 십분 발휘하는 저자의 필력에는 여전히 놀라울 뿐이다.

 

잠을 통해 인간의 뇌가 가진 비밀들, 무궁무진한 뉴런과 신경세포들을 비교하고 그려냄으로써 또 다른 미지의 인간의 신체가 지닌 비밀에 접근하려는 상상력들은 마치 한 인간의 무의식을 독자들도 같이 탐험한다는 인식을 느끼게 해 준다.

 

흔한 말로 대하는 잠에 대한 통설과 관점을 달리 보이게 하는 저자의 색다른 경험은 또다른 그만이 가지는 재미를 주기에 저자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탐험 소설이기도 하다.

 

 

 

만약 꿈 속에서 20년 전의 자신과 얘기할 기회가 생긴다면 뭘 물어보고 싶으세요?

 

 

만약 꿈 속에서 20년 후의 자신과 얘기할 기회가 생긴다면 뭘 물어보고 싶으세요?

 

여러분도 한 번 생각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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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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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울컥하게 만드는 것, 그 내용이 무엇인지를 대강 짐작할 수 있게끔 나오는 친절성 , 더욱이 전 작들의 유쾌하면서도 눈물을 주르륵 흘릴 정도의 이야기꾼을 접한 독자라면 두말할 것 없이 선뜻 집어 들었을 책이다.

 

누구나 태어나서 죽음의 고지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인생이란 것이 내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흘러들어갈 때의 막연함, 더군다나 요즘 수시로 나오는 병인 '치매'란 것을 앓고 있다면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고 주위 사람들의 힘든 일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인간 한계를 시험하게 된다.

 

저자는 이렇듯 심각할 수도 있는 상황 설정을 전작대로의 느낌처럼 무심히 흘려 들어가듯 대화와 상황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그 감동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책은 주로 대화체로 이루어져 있기에 짧은 단편처럼 쉽게 넘어가는 반면 내용면에서는 유쾌하다가도 울먹거림을 동반하게 한다.

 

 

치매를 앓아 점점 내 기억 속의 추억이나 기억들의 소자들을 하나둘씩 잃어버리는 할아버지, 그의 아들, 또 손자까지의 대를 이루며 나누는 대화는 유독 손자와의 코드가 맞는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유머가 통하고 수학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두 사람-

자신이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손자에게 이해를 시킬지에 대한 생각부터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인 할머니와의 추억을 그리는 면면들이 그동안 인생을 살아오면서 인생의 내공이 쌓인 나름대로의 철학적인 면을 드러내 보인다는 점에서 저자의 글들은 수시로 폐부를 찌른다.

 

- 지금이 가장 좋을 때지. 노인은 손자를 보며 생각한다. 세상을 알 만큼 컸지만 거기에 편입되기를 거부할 만큼 젊은 나이. ㅡp 10

 

 

누구나 한 번 살다가는 인생이지만 내 뜻과는 전혀 상관없는 병으로 인해 모든 이들에 대한 기억을 하나둘씩 잃어간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할아버지는 버거웠을 자신의 인생을 손자에게 세상에 대한 인식과 대화를 통해 기억이 간직하고 있는 영원성의 소멸과 잊어버림에 대한 것을 보통의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설정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실제 이런 어른들을 경험하고 있거나 경험한 독자들이 있다면 너무 말도 안 되게 미화식으로 포장된 것 아니냐 하는 현실성에 입각한 생각들을 할 수도 있겠으나 오히려 이런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으면서도 그 안에 내재된 저자가 드러내 보이고자 한 속깊은 주제의 내용을 나름대로 포장해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전 작품들 모두가 찡한 감동을 주었던 만큼 이번의 이야기 또한 따뜻한 그림과 같이 곁들여져 있기에 생각을 하면서 깊은 공감을 더욱 느낄 수 있었던  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의 길에서 언제, 어느 때 닥칠지도 모르는 상황들, 그 안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인생을 바라보는 것도 달라질 수 있음을 느끼게 해 준 감동 어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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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팡의 소식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한희선 옮김 / 비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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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깍째깍...

커다란 괘종시계의 첫 표지 그림과 책 제목이 의미하는 것을 매치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일본 작가의 글이니 만큼 루팡이라니~~~

 

사회파 미스터리의 작가로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초년 작품을 만난다는 것 자체도 관심이 있었지만 이 작품이 처음에는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내용을 읽으니 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지금 읽어도 재미만 있는데....

 

책은  학창  시절 누구나 한번은 꿈꾸어봤던 시험지를 미리 보는 방법은 없을까를 연상시킬 만큼의 스릴을 준다.

 

경찰과 기자들 간의 회식이 있는 가운데 한 투서로 인해 경찰들의 주요 간부들이 한두 명씩 술자리를 뜬다.

정확히는 15년 전의 사건으로 이미 자살로 판명이 나 해결이 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투서로 자살이 아닌 살인이란 사실, 이 살인사건에는 '루팡 작전'이라 불리는 것을 주도한 세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책은 공소시효 만료 24시간을 앞두고 이 사건에 연관되었다고 여겨지는 세 사람의 진술을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

 

고등학생이었던 기타, 다쓰미, 다치바나, 이 삼인방의 아웃사이더들이 자주 모이던 카페 루팡에서 모의한 사건이 발단이다.

기말시험을 맞아 교장실에 있던 시험지를 갖고 나오자고 한 것, 의기투합한 세 사람의 행동은 실현이 되지만 뜻하지 않게 다른 사건과 엮이게 되는데.....

 

결코 보지 말았어야 할 것을 보았던 세 사람들, 십오 년이 지나 각자의 연고도 끊고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던 세 사람들은 여교사 자살 사건과 무슨 연관이 있던 것일까?

 

책은 학창 시절 불우했던 각기 사연이 다른 세 청소년의 방황과 치기 어렸던 행동들 뒤에 다가온 무서운 진실을 나름대로 감추어오며 살아갔던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며 그리고 있으며 저자의 나름대로의 복선이 여러 갈래 깔린 가운데 범인에 대한 짐작을 예기치 않게 연결시켜 또 다른 사건의 해결까지 보게 되는 통쾌함을 선사한다.

 

누구나 기억 속에 간직하고 싶은 것이 있는가 하면 의도적으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있는 법이다.

학창 시절의 장난처럼 여겼던 행동으로 인해 뇌리에서 저마다 간직해오던 진실의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 세 사람과 루팡 카페에 얽힌 아픈 사연들, 인간들마다 상대의 약점을 쥐고 흔들며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하려는 악마의 근성을 가진 또 다른 인간들로 인해 십오 년 전이 아닌 십오 년간이란 말의 의미처럼 내내 아픔과 상실을 안고 살아가야 했던 안타까운 사람들의 사연들은 시효 만료가 주는 의미심장한 법의 체계를 절묘하게 이용한 저자의 필치의 매력을 충분히 느껴가며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전작인 '64', '클라이머즈 하이'와는 다른 또 다른 감동을 주는 책이기에 저자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초년의 작품을 읽음으로써 작가의 변화와 축적된 필치를 비교해 가며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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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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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글을 처음 대한 것은 2014년도 '그래도 꿈꿀 권리'란 책을 통해서였다.

 

저자의 이력이 워낙 독특하게 다가왔던 것이  동아시아 최초로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의 변호사란 명칭을 가지고 있는 신부님이란 사실, 그 책 속에서는 보통의 사람으로서의 겪었던 청소년기와 사제 서품을 받고 로마로 유학길에 오르면서 엄청난 공부의 양과 씨름하던 분위기를 그린 점이 기억에  남았던 점이 가장 인상이 깊게 다가왔었다.

 

동양인이, 더군다나 서양인이라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듯 라틴어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로 대리 시험을 부탁할 정도의 고난도에 속하는 언어, 이미 사어로써의 기능을 다했지만 여전히 서구의 언어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 언어에 대해서 정복하고 종교계의 변호사란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에 대해 존경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은 2010년 하반기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서강대학교에서 진행됐던 강의를 토대로 출간한 책이다.

 

한국에서 특히, 사용빈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라틴어란 과목은 일단 흥미는 끌게 되지만 여건상 꼭 필요한 것이 아닌 사람들은 대강 어떻더라~ 하는 식의 언어로만 알고 있을 뿐이지만 놀랍게도 타 대학이나 다른 곳에서도 강의를 청강하러 올 만큼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고 하니, 저자의 말처럼 동양인이 서양인을 만나 그들의 고어로써 사용되는 경구를 라틴어로 말한다면 달리 보이게 될 것이란 말도 수긍이 가게 한다.

 

책은 강의시간에 하는 말처럼 쉽게 독자들에게 다가오게 한다.

많이 들었거나 알고 있는 단어에 대한 그 뿌리의 근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인간의 유구한 언어에 대한 역사는 그 원초적이고도 방대한 지점을 만나게 되고 이는 곧 라틴어를 모계 언어처럼 이루고 있는 스페인어, 이탈리어, 그 밖의 영어의 철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강의의 내용은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그렇다고 이 책은 말 그대로 라틴어 수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 법의 체계를 통한 인간관계, 더 나아가 현재 청춘들이나 공부에 지친 모든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따뜻한 시선의 말들이 감동을 준다.

 

동양권에서 한문의 영향을 무시 못하듯, 서구권의 라틴어도 역시 마찬가지다.

언어란 것이 계속 사용하면서 새로운 언어의 조합이 탄생이 되고 사멸되어 가는 과정에서 유구히 인간의 소통의 소재로 사용되어오고 있지만 라틴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사어란 점을 염두에 두면 그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근거를 다룬 강의들은 새삼스럽게 또 하나의 깨우침을 알아가는 과정을 같이 견디어 내게 한다.

 

인생에서의 좌절, 희망, 고통, 나의 모습이 어떻게 비칠질지에 대한 생각들과 함께 한 강의에서 보이는 여러 가지 경우를 다룬 언어의 참맛, 그 안에서 첫 차트에서 출발하는 라틴어의 독창적인 문법 체계 자체가 혀를 내두르게 하지만 이 고비만 잘 견딘다면 어떤 학문이나 공부도 쉽게 지나갈 수 있으리란 저자의 말에 공감을 하게 된다.

 

 

당시 로마인들의 생각과 철학적인 생각들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임을 알 수가 있게 하는 라틴어의 존재-

 

이를 통해서 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넘어서 인생 그 자체를 바라보는 뉘앙스를 간직한 경구 하나하나들은 메모하기 바쁘게 만든다.

 

 

Dum vita est, spes est.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Si vis vitam, para mortem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준비하라

 

 

Hoc quoque transibit!

이 또한 지나가리라!

 

 

세상에 자나가지 않는 것이 무엇이고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모든 것은 지나가고 우리는 죽은 자가 간절히 바란 내일이 있을 오늘은 살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것들에 메이지 마세요. 우리조차도 유구한 시간 속에서 잠시 머물다 갈 뿐입니다.-p 275

 

 

어떤 언어를 정복한다는 것은 이미 그 언어에 국한되지 않고 그 이상의 너머를 바라보게 하는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게 하는 만큼 비록 라틴어가 우리 실 생활에서 유용하지 않은 언어라고 할 지라도 동. 서양의 구분을 떠나 그 안에 내포하고 있는 깊은 의미를 가진 것임에는 틀림이 없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음을, 특히  이 책을 통해서 전체적인 인생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보게 한 시간을 주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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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드 포 라이프
에멜리에 셰프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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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시리즈를 뛰어넘는 작품이란 말, 북유럽의 스릴을 제대로 느껴 볼 수 있다는 문구에 읽기 시작한 책이다.

워낙 밀레니엄에 대한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었기에 이제는 웬만한 영. 미권이나 일본의 스릴과 추리와는 또 다른 감성을 전해주는 북유럽 풍의 스릴 맛에 대한 기대와 함께  더욱 호기심이 일었다.

 

배경 자체도 아주 흥미롭게 다가온다.

야나 베르셀르우스 시리즈 중 첫 번째에 해당이 된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가 처음의 등장부터가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이민국 관리가 자신의 집에서 총을 맞고 숨진 채 아내에게 발견이 된다.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고도의 그 누군가가 남편을 살해했고 당연히 수사에 발을 벗고 나서게 되는 경찰들은 유일한 지문으로 창문에 남겨진 어린아이의 손 모양을 발견한다.

 

아이가 없는 가정에서 왜, 누가, 정말 아이가 죽였을까? 하는 의심조차 할 수도 없는 사건은 이 사건에 동참하게 된 야나 베르셀르우스와 연관이 되면서 이야기는 한층 깊어진다.

 

여검사로서 냉철한 이미지, 그녀가 이 사건을 토대로 경찰과 공조하는 가운데 책은 현재의 그녀의 모습과 과거의 어떤 한 소녀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며 들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이쯤 되면 독자들은 그 어린 소녀가 야나일 것이란 짐작을 하게 하는데, 그녀가 살아온 인생 그 자체는 현 국제적인 정세의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이민자들, 특히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다룸으로써 또 다른 스릴의 맛 속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각기 고유번호가 새겨진 컨테이너에 짐짝처럼 취급당하며 자신의 나라를 떠나 보다 나은 선망의 대상인 나라로 불법 이민하려는 사람들, 그들의 자식을 킬러로 키우는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과거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리고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통해 과거를 돌아가 마주하는 야나란 인물의 고충과 세 건의 살인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힘없고 나약한 인간들의 모습을 저자는 스릴과 추적이라는 두 가지의 맛을 북유럽만의 자연경관과 함께 고루 배분하며 느끼게 만든다.

 

책의 제목인 표적, 그것은 누구일까?

어느 한 목표를 향해 주어진대로 프로그래밍되어 행동에 옮기는 아이들, 그리고 뒤따라오는 죽음의 뒤엔 이용가치에 따라 소중한 생명을 물건처럼 취급하는 인간들의 비 양심적인 행동을 통해 서구의 부유국들이 말하는 제도의 완벽성 뒤에 또 다른 음모와 법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음을 고발하는 책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흐름은 꽉 잘 짜인 완성도라고는 볼 수 없는 약간의 허술함이 보이긴 하나, 데뷔작으로 볼 때는 내용의 소재와 부유국들의 뒤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통해 추리 스릴에 그친 것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점을 같이 들여다볼 수 있게 그린 작품이란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책 뒤 말미에 미완으로 끝난 하데스와의 대결은 과연 다음 시리즈에 계속적으로 나올지, 그녀의 감춰진 과거가 드러나면서  책 제목처럼 계속 표적의 대상으로 남을지, 범인을 추적하면서도 살해자의 신분을 갖게 된 그녀의 앞날이  또 다른 사건을 통해 새로운 삶으로 거듭나게 될지를 생각해 볼 때  다음 시리즈를 통해 만나보길 기대해보게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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