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카트 멘쉬크 그림,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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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표지가 인상적이다.

빨갛고 선명한 색깔 속에 담긴 여인의 얼굴과 숫자...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에 속하는 이 작품은 독일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카트 멘시크의 그림과 함께 콜라보를 이루며 출간된 작품이다.

 

단편에 속하는 이야기인 만큼 정말 짧다.

그것도 아주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제목 그 자체로 설명이 되는 버스데이-

 

한 여인의 회상으로 그려지는 이 이야기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주인공이 어느 때와 별다른 일 없이 일을 하던 중 입사한 이래 한 번도 아픈 적이 없던 플로어 매니저의 복통으로 때아닌 부탁을 받게 된다.

 

오로지 매니저만 사장님의 식사 수발을 들었던 때라 자신이 당장 병원에 가게 된 상황에서 그녀에게 정확히 8시가 되면 음식을 사장이 있는 608호실에 갖다 줄 것을 부탁받게 된 것-

 

마침 그 날은 그녀의 스무 살 생일을 맞은 때였고 처음 본 사장님은 그녀에게 소원이 무엇인지를 물어본다.

 

 

- "소원이요?"
- "그래 소원,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소원말이야. 자네가 원하는 것. 그동안 그려오던 것 하나만 말해보게"

 

 

 

 

누구나 꼭 돌아오는 생일에 대한 기억, 특히 나의 스무 살 그 시절에 맞은 생일날은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를 생각해보게 된 책이기도 하다.

성인으로서의 첫 발걸음, 아니면 대학 새내기 시절의 풋풋한 감성이 떠오르는 시절, 각 개인들의 탄생 계절마다 달리 받아들여지게 되는 생일의 기억을 통해 과연 나에게 이런 소원의 제안을 받게 된다면 과연 어떤 소원을 빌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부모님이 차려주신 생일날이 미역국은 기본이지만 이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사회생활에 적응하다 보니 어느새 생일이란 그 의미 자체에 대해서도 무감각해져 가는 때도 있는, 그 시점이 다가오기도 한다는데, 어쩌면 이 책은 그런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 무심코 지날 칠 수도 있는 그해에 딱 한 번 맞게 된 생일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 책이기도 하다.

 

 

어느 걸 그룸의 노래 가사처럼 '소원을 말해봐~'를 떠올리게 한 무라카미 식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책, 이야기 흐름에 맞춰 그려진 강렬한 색채감은 한편의 그림책과 함께 한다는 느낌도 가질 수 있는 책이다.

 

여러분의 스무 살 생일은 어떠했는지, 이 책에서 처럼  과연 소원 하나만 이뤄질 수 있는 타이밍이 온다면 무엇을 말하고 싶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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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카트 멘쉬크 그림,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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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으로도 만나보는 하루키의 작품, 표지의 색채가 독자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하다.
콜라보로 만난 작품의 소장욕구 극대치의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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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It Up! - Music Craft Studio, 남무성·장기호의 만화로 보는 대중음악만들기
남무성.장기호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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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거의 K팝이란 용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 가수들의 인지도가 세계적으로 높다.

 어린 시절을 생각만 해도 당연히 외국의 유명 팝송 가수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유명했었고, 물론 지금도 유명한 뮤지션들이 있지만 한국의 가수들과의 인지도를 비교해보면 확실히 세월의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학창 시절 라디오를 많이 들었다.

지금도 듣긴 하지만 어른들이 말씀하시듯 제 나이에 맞는 때가 있다고 하는 말이 실감을 느끼는 것이 학창 시절 들었던 음악은 지금 들어도 여전히 그때의 감성이 떠오르게 하고 마음을 자극하는, 그 시절에 있었던 모든 회상을 하게 만든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무척 반가웠다.

지금도 대형서점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린 시절 대학생 친척들이 사준 책에는 팝송책이 있었다.

악보가 그려져 있는 상태에서 영어와 그 밑에 한국 발음이 쓰여있는 것도 있고 가사 해석도 곁들여져 있는, 그래서 더욱 라디오와 가까워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그런 음악의 변천사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의 팝의 이야기, 특히 작가이자 재즈평론가 남무성과 빛과 소금’의 뮤지션이자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장기호 교수의 멋진 합작으로 탄생된 책이기에 더욱 재밌게  읽을 수가 있다.

 

 

 

 

검은 것과 흰색의 조화인 건반부터 콩나물이라고 표현되는 음표의 세계, 팝의 역사 시초부터 음악의 기조, 우리가 친숙하게 부르게 되는 노래의 탄생 절차까지, 만화를 이용해서 펼친 책이라 보다 쉽게 다가설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론서로도 손색이 없지만 자칫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책의 내용은 재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뮤지션 지망생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에게 재즈 뮤지션이 건네 준 음악 이론 만화를 바탕으로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음악의 세계를 액자 형식으로 보여준다.

 

 

 

 

 

음악은 인간에게 뗄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그런 만큼 시대의 흐름과 음악인들이 갖는 뮤지션으로서의 자세, 가끔 빈번하게 나오는 표절의 문제까지 거론하는 이 책은 진정한 뮤지션이란 무엇을 지향하고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음표로 표시하며 대중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지, 그리고 대중들에겐 음악을 즐겨 듣되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부분적인 이해와 알아가는 재미를 동시에 느껴 보게 한 책이란 점에서 아주 유용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음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뮤지션을 꿈꾸는 이들에겐 첫걸음의 시작으로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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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래빗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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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의 한 사람인 이사카 고타로의 신작을 만났다.

 

그의 작품 중 하나인 골든 슬럼버가 이미 한국영화로 상영이 되어 있고 그런 만큼 그가 다룬 이야기의 범주는 스릴의 맛을 충분히 주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그렇다고 추리 스릴과는 다른 장르였던  다른 작품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뮤지크) 또한 전혀 다른 맛을 주기에 아마도 국내에서 인기가 많지 않나 싶다.

 

이번 신작은 저자의 경험을 더듬어 자신이  읽었던 책의 읽기를 통해서 겪었던 짜릿한 경험을 자신의 작품으로 탄생시키고 싶었다는 말처럼 글은 그의 전작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어느 수상쩍은 유괴 전문 벤처기업에서 일하는 우사기타 다카노리는 조직에서 지시하는 어떤 타인을 인질로 매입을 하는 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그의 아내인 와타코 짱이 들려주는 별자리, 특히 오리온자리에 대한 전설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아내를 생각하게 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그러던 어느 날, 늦게까지 연락이 없는 아내 때문에 걱정하던 우사기타는 자신의 조직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너의 아내를 우리가 유괴했다는 통보-

 

언뜻보면 이게 무슨 말인가 싶지만 사실 조직의 생리 패턴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조직의 보스인 아니바는 조직의 돈을 가로챈 컨설턴트인 오리오오리로를 찾아 데려오면 아내를 풀어주겠다는 지시를 내린다.

 

자, 한정된 시간 내에 오리오오리오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내야 하고 그를 데려가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 우사기타는 이 일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책에는 또 다른 도둑이 등장한다.

다른 작품에도 나왔던 같은 이름의 구로사와다.

구로사와 또한 자신의 일에 관련된 일에 연루되어 우사기타와 엮이게 되면서 이야기는 별자리 중 하나인 오리온자리와  그 별자리에 해박하다고 자신하는 오리오오리오의 말들, 인질로 잡힌 아들과 엄마의 가정 이야기, 여기에 경찰이 대치하면서 인질소동의 해결을 보기 위한 각기 다른 설정에 다각도의 상황을 보이는 형식을 취한다.

 

글의 흐름은 마치 변사가 이번에 우사기타의 시선으로 돌아보는 이야기 해설 방식, 다음엔 경찰의 한 부하가 자신의 상사를 바라보고 사건의 현장을 보는 형식, 다시 돌아가서 구로사와의 시선으로 보는 형식까지 고루고루 카메라 앵글을 돌려가면서 같은 시각,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각기 다른 생각과 시선들, 그 해결방안을 위해 제시하는 다양한 의견들을 들을 수 있는 형식처럼 그린다.

 

 

저자 특유의 위트가 넘치고 이건 도대체 누가 똑똑한 사람인지를 모를 정도의 덤 앤 더머를 연상시키는 대화들과 행동들, 그리고 읽는 도중 순간적으로 어! 하며 다시 전 문장으로 돌아가 상황을 살펴볼 수 있게 한 저자의 문장 트릭 설정과 환경설정들이 스릴의 형식을 취하되 유쾌한 감정까지 느낄 수 있게 한다.

 

 

도둑이란 직업답게 레 미제라블, 화이트 래빗이 등장하는 소설과 일본의 고대 이야기의 절묘한 조화, 여기에 별자리로 등장하는 오리온자리의 전설과 맞물려 사건의 주범이 있는 곳을 찾아내는 설정들이 조화가 잘 어우러진 한편의 극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사회적인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유괴 조직의 생생한 면을 다른 색깔로 드러내 보이면서 무겁지 않게, 그렇지만 가족을 잃고 상실감에 살아가는 사람, 전혀 의도하진 않았지만 사람을 죽이게 된 사람들의 사연까지를 읽노라면 독자들은 사람의 인생 한 단면에도 무수히 많은 일과 사연이 쌓여있다는 사실, 그 가운데 미워할 수 없는 도둑 구로사와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독보적인 캐릭터를 새롭게 만났다는 기대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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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우스 로마사 1 - 1000년 로마의 시작 리비우스 로마사 1
티투스 리비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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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뿌리 원천이 되는 그리스와 로마-

그중에서 로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금도 여전히 곳곳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동안 출간된 여러 종류의 로마에 대한 역사를 다룬 책들은 많지만 당대의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이 로마의 역사를 썼다는 사실은 기존에 다뤘던 책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변방의 지역에서 태어난 리비우스는 로마시대를 살다 간 사람으로서 자신의 나라인 로마가 어떻게 건국이 되고 자신이 죽기까지 이뤄진 역사의 토대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서술한 이 책은 방대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소실된 부분들이 있어 사료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아쉬움을 준다.

 

로마시대 142권이라는 방대한 양의 집필을 했으나 현재 많은 부분들이 유실되고 지금은 1-10권과 21-45권, 총 35권의 원서만이 남아있다고 한다.

 

이번에 우선 로마사 1에서는 건국 초기의 신화, 또는 우화처럼 들리는 늑대와 쌍둥이 두 아이의 아기부터 서술한다.

당시 리비우스가 살았던 시대 훨씬 전의 이야기란 점을 염두에 둔다면 역사서를 저술하는 입장에서 다각적인 시선의 필요함을 느껴 이 부분도 넣지 않았을까 싶다.

 

로마의 건국이 왕정에서 244년에 걸쳐 유지된 채 다스리는 과정이 초기 로마의 모습이라면 이후 정숙한 여인의 대명사인 '루크레티아' 사건으로 인해 로마 왕정의 마지막 몰락과 이어서 공화정 시대를 여는 과정의 계기를 들려준다.

 

사실 역사는 돌고도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몇 천년의 일들의 과정이 지금도 여전히 비슷비슷하게 이루어지는 점들이 보인다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리비우스는 자신이 이 역사를 서술하기 시작할 때 당부를 잊지 않고 썼다.

 

- 나는 독자들이 우리의 조상이 어떤 종류의 삶을 살았고, 그들이 어떤 사람이었으며, 로마의 권력이 처음 획득되어 그 후 계속 확장되어 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정치와 전쟁의 수단을 사용했는지 등을 좀 더 진지하게 고려해 보기를 촉구한다. 그런 다음 우리나라의 도덕적 쇠퇴의 과정을 살펴보기를 권한다. 먼저 오래된 가르침이 무시되면서 도덕적 기반이 붕괴한 과정, 그리고 그 후에 이어진 신속한 해체 과정, 이어 도덕적 세계관의 전면적 붕괴 과정을 살펴보기 바란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오늘날의 음울한 시대가 어둡고 울적한 모습으로 등장했는데, 이제우리는 우리의 악덕을 견디지 못하고 또 그 악덕을 치료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해낼 용기도 없다. 역사의 연구는 병든 사람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약이다.

 

역사의 과거를 통해 우리들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생각해 보게 된다.

 

책을 통해서 읽는 로마의 역사, 당대의 여러 사건들과 정치체제의 변혁을 주시하며 서술한 만큼 리비우스란 당시 현존 인물이 보고 느꼈던 로마란 역사는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이미 다양하게 출간된 비슷한 책들이 많은 점을 염두에 두었을 때 출간한다는 결정은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로마란 지명에 이미 익숙해 있고 식상의 존재처럼 여겨지는 로마의 역사, 그런 점에서 국내 최초로 리비우스의 글을 출간했다는 점은 로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쁨과 흥분을 가지게 했다.

 

차후 계속 출간된 시리즈인 만큼 빨리 다음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만든 책, 역사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흐른다는 점에서 리비우스가 일깨워준 위의 말은 두고두고 곱씹어 볼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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