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대처 암살 사건
힐러리 맨틀 지음, 박산호 옮김 / 민음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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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2012년 맨부커 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 작가 힐러리 맨틀의 10편의 단편들로 모은 책이 출간이 됐다.

 

역사 소설의 배경과 그 안에서 당시 살아 숨 쉬는 인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다룬 작가가 그린 단편집에는 역사 소설에서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이야기의 재미와 시사성을 보인다.

 

각 소설에는 여러 여성들이 등장한다.

 

첫 번째 제목인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남편의 직장 관계로 살아가고 있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파키스탄 출신의 어느 세일즈맨의 등장은 이슬람 국가라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남녀의 차별적인 행동과 시선들을 의식하는 일상들, 백인과 동양인들을 바라보는 시선들의 차이를 통해 종교와 사회성, 그 안에서 여성들의 삶의 주체적인 모습들을 쫓는다.

 

이외에도 장애인을 바라보는 어린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그려보는 사회적인 흐름, 거식증에 걸린 소녀의 이야기, 부부가 겨울 휴가를 떠나면서 겪게 되는 우연한 사고에 본의 아니게 공범자처럼 보인 행동의 의식들을 통해 저자는 독자들로 하여금 여러 생각들을 가지게 한다.

 

여기엔 소설 속 등장하는 인물들보다는 나가 더 낫다는 의식적인 우월감, 안쓰럽게 바라보은 연민들을 같이 동반하게 함으로써 평소엔 느껴보지 못한 감정들을 끄집어낸다.

 

 

특히 겨울 휴가에 나오는 부부의 경우 운전기사가 사고를 낸 현장에 같이 있었고 독자들은 당시 그 상황의 자연환경을 의식해 당연히 어떤 것이란 상상을 하게 되지만 막상 결론에 도달했을 때 느끼게 되는 끔찍한 사고의 주인공을 통해 보통의 우리들이라면, 나라면 과연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를 묻게 된다.

 

 

 

 

 

 

10편의 단편들을 통해 저자가 그린 소설 속의 세상은 현재의 시대를 그리고 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여전히 사회, 문화, 종교, 인종, 정치이념 속에 달라진 점은 그다지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책 제목에 나오는 마거릿 대처 암살 사건의 내용은 정치적인 이야기 속에 그 안에서 한 개인이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여기엔 여전히 영국이라는 연합의 나라 형태에서 갈등을 겪는 역사적인 내용을 담는다.

 

대처 수상을 죽이려는 킬러를 자신의 집에 보일러 수리공인 줄 알고 들이게 된 한 여인과의 대화는 개인 간의 대화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비춰보면 그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결코 그저 흔한 대화가 아닌 실제 일어났던 이야기를 배경으로 담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직업층의 다양한 구성들로 이루어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저자의 글은  유연하게 흘러가면서도  때론 우리들의 가슴을 콕 찌르는 글들이 들어 있어 정의와 의식의 흐름을 생각하게 한다.

 

 

 

 

 

 

역사소설에만 정통한 줄 알았던 저자였기에 이번 작품을 대하면서 또 다른 느낌의 작품을 읽어 볼 수 있어 좋았던 책, 차후 절판된 다른 책들도 출간이 되어 다시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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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맨 모중석 스릴러 클럽 45
로버트 포비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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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출간된 모중석 시리즈다.

처녀작으로 나온 이 책으로 인해 찬사를 받았다고 하는  내용은 우선 기존의 작품들보다 훨씬 강도가 세다는 것이 첫 느낌이다.

 

 

 뉴욕주의 외딴섬 몬탁이 고향인 FBI 특별수사관 제이크 콜은 유명 화가인 아버지가 집에 불을 지르고 화상을 입고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을 찾게 된다.

 

마침 초강력 허리케인 '딜런'이 점차 마을을 초토화시킬 만큼 거대한 전기 세력을 동반하며 마을을 향해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공교롭게도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엄마와 아들 관계처럼 보이는 두 사람-

 

시체는 말 그대로 산채로 살갗이 벗겨진 상태로 발견된 참혹한 모습이다.

 

완벽한 자신의 자취를 남기지 않은 범인, 범인이 남긴 단서를 분석해 범죄자의 프로파일을 작성해서 범인 추적을 하는 제이크는 이 사건이 이미 자신의 엄마가 죽었던 과거의 시간과 똑같은 모습임을 알게 되면서 더욱 놀라게 된다.

 

더욱이 아버지마저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는 상태까지 오게 된 손을 이용해 병원 벽에다 미지의 얼굴 형태만 그리는 괴이한 행동을 보이게 되는데, 연이어서 아버지를 간호했던 간호사마저 같은 모습으로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고 그의 부인인 케이와 아들마저 납치된다.

 

 

책의 흐름은 범인이 왜 수십 년 전 행했던 패턴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사람들을 죽이는지, 우연인지 필연인지도 모를 정도로 제이크 주변 인물들에게만 죽음을 선사하는데 그 방식마저 똑같고 섬뜩한 살가죽 벗기는 행위를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게 한다.

 

 

저자는 이 책을 출간하기 전 '마인드 헌터'란 책을 참고 삼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제이크란 인물의 직업이 프로파일 능력을 갖춘 경찰관으로 정해진 점, 사건 현장을 토대로 그의 머리속에 그려지는 범행의 현장이 마치 사진처럼 모든 것이 파노라마 형식으로 그려지는 점이 인상적이다.

 

사건 해결을 위해 아버지가 그린 캔버스의 미지의 그림과 벽에 그린 그림을 토대로 하나씩 밝혀나가는 과정 중에 '블러드 맨'이라 불리는 그림 속에 담긴 실체는 누구인가?

 

연이서 또다시 죽어나가는 사람들, 이 사건의 중심적인 범인에 접근하는 과정은 허리케인 딜런의 모습과 같이 교차되면서 극적인 치밀함과 긴장감을 조성한다.

 

읽으면서 범인에 대한 짐작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중반 이후부터 서서히 범인이 혹시 이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해보게  되는 설정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다른 책들에서 보는 패턴들과 비슷한 양상을 띠기 시작하고 독자들 나름대로 추리를 하게 만든다.

 

인간의 머리속에 내재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는 사이코패스 기질의 전형적인 살인 기법과 범인이 왜 그렇게 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반전과 내막들은 기존의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신선한  면이나 표현의 능력에 있어서 센 책이란 것을 실감하게 만든다.

 

신인 작가의 작품이란 점에서 주도면밀하게 사건의 핵심에 다다르되 결코 서두르지 않고 진행되는 범인의 수법들이 기존 작가들 못지않은 필력이 돋보이고 거대한 허리케인의  눈이 정점에 다다르기까지 같이 동반되게 움직이는 설정의 끈적임이 내내 지워지지 않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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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미한 살인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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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대를 모르는데 상대는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런 경우가 있다면 기분은 좋지 않을 것이다.

나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조목조목 알고 있는 미지의 사람, 항상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 신경 쓰인다면, 더군다나 강박증이 있는 잔느 같은 경우라면 일상생활 자체가 불안의 연속일 것이다.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경찰서 여직원인 잔느, 그녀에게 어느 날 그녀를 사랑한다는 편지 고백과 함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살인 사건의 주범이 자신이라고 밝히는 편지를 받게 된다.

 

연쇄살인 수법이 무척 잔인한 살인범이라~

그녀는 신고를 해야 하지만 그의 고백에 따르자면 죽은 사람들은 마땅히 죽어야만 하는 죄를 저지른 사람들이란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오히려 잔느로 하여금 엘리키우스 라 불리는 남자의 행동에 수긍을 하게 만드는 심리가 이어진다.

 

왜 그는 살인을 저질러야만 했을까?

그리고 그 죄를 저지르게 된 사연의 행동이 법에서 인정하는 중범죄에 해당이 될지라도 그의 사연을 듣게 된다면 과연 법은 타당한 결론을 내렸나 하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의 첫 작품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기존에 출간된 작품들을 읽어보고 이번에 역순으로 출간된 만큼 비교해 보는 것도 신선함을 더해준다.

 

저자의 추리 스릴에 대한 작품들이 잔인한 장면들이 많고 심리의 위축성을 촘촘히, 그리고 급박하게 조여 오는 듯한 설정에 익숙한 독자들이라면 이번 작품은 그런 냉혹한 장면 없이 심리와 범인의 독백이 담긴 심정을 독자들이 따라가며 읽게 됨으로써 또 다른 긴장감을 연출한 작품이기에 저자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사건 해결의 과정은 과연 어떻게 끝나게 될지, 잔느가 아니었다면 추적하지 못했을 그 범인은 잡힐지, 독자들이 마음을 잘 아는 작가의 추리 스릴러물답게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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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눈앞의 현실 - 엇갈리고 교차하는 인간의 욕망과 배반에 대하여
탕누어 지음, 김영문 옮김 / 378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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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인류가 태동된 이래로 계속 변화를 거치면서 이어나가는 부분이다.

과거의 역사를 토대를 삼아 현재에 이르러서 후세들이 배울 점과 버릴 것에 대한 근거도 되고 있는 만큼 지금도 유유히 흘러가는 역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책의 저자는 타이완 3대 양서상, 진딩당 문학도서상을 수상한 타이완의 최고 문화비평가, 전방위 학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탕누어란 분이다.

 

처음 이 책을 택한 기준은 춘추란 말은 들어봤어도 좌전이란 말은 그렇게 많이 들어보지 못했다는 점, 춘추를 재 해석해낸 것이 바로 좌전이란 사실과 함께 해석을 통해 풀어낸 과거의 역사를 통해 읽는다면 춘추에 대한 내용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고, 과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기 때문이었다.

 

책의 내용은 춘추와 좌전이란 책을 미리 읽고서 접했더라면 보다 재밌게 읽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책은 아니다.

 

책에는 정나라의 자산이란 인물이 나온다.

당시 부강한 나라들 틈바구니 속에 속한 자신의 나라의 위치와 정세를 깨닫고 시행했던 정치 정책들, 읽을수록 정치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문학과 과학, 그리고 남녀 간의 정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점이 눈에 띈다.

 

한 예로 절세미인에 속한다는 하의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나 책을 통해서 보면 미인을 사모함으로 해서 정치적인 신념이나 결정에 흔들리는 경우들이 많은 권력가들을 보게 되는데 이 하희를 탐내는 자들, 그녀의 나라인 진나라를 초나라가 멸망하게 하면서 그녀 또한 탐내는 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계획을 세워 끝내는 자신이 차지하게 되는 지략을 모색한 신공 무신이란 자의 이야기는 하나의 여담처럼 느껴진다.

 

이렇듯 딱딱할 수도 있는 역사의 흐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지만 그 안에서 당시 살고 있던 각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민간 전설을  다룸으로써 자칫 어렵고 지루할 수도 있는 책의 내용을 역사의 흐름을 재밌게 쫓아가게 만든 점이 인상적이었다.

 

 

좋은 정책은  반복되어도 좋지만 그렇지 못한 정책에 대한 교훈들은 읽는 내내 현재의 우리들이 살아감에 있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고 실행하면 좋을지를 깨닫게 해주는 책, 천천히 다시 한번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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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빈 공간 - 영혼의 허기와 삶의 열정을 채우는 조선희의 사진 그리고 글
조선희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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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공항에서 작가를 직접 본 적이 있다.

유명 연예인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아 아마도 해외 촬영을 하기 위해 같이 출국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국내에서 이미 유명한 여성 사진작가라는 명성에 한두 번쯤은 들어봤을 그 이름-

 

 

영화나 유명 패션 잡지, 아니면 연예인들이 얼굴이 담긴 한컷 한컷에서 오는 살아있는 생동감 있는 사진들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반가워할 책이다.

 

 

그런 그녀가 직접 찍은 사진과 자신이 느낀 감성을 담은 책을 펴냈다.

 

사진의 렌즈를 통해 표현되는 피사체의 실물의 표현들은 작가 자신이 어떻게 구도를 바라보고 어떤 생각을 하면서 담느냐에 따라 같은 사진이라도 달리 보인다.

 

그렇기에 곳곳에 담긴 저자 자신의 인생의 길을 되돌아보거나 한 아이의 엄마로서 느끼는 직업여성으로서의 갈림길, 그리고 전 세계의 유명지를 돌아보며 찍은 사진들은 담담하면서도 강렬한 색채감, 그리고 간단명료한 가운데 철학적인 어떤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지금도  20대의 나이를 고집하고 싶고 그런 열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유명한 작가로 거듭날 수도 있었던 노력들, 그 이면에 담긴 인생의 길을 표현한 글들은 직접 가보지 못한 장소를 작가의 사진을 통해 위로감을 느끼게 한다.

 

버려함이 쉽지만은 않은 세상과의 교류 속에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 것일까를 생각해보는 시간도 갖게 한 책, 저자의 사진은 확실히 뭔가를 묵직하게 던져주기도 하고 가볍게 웃음을 짓게도 하는 매력을 지녔다.

 

사진 한컷 한컷 마다 함축된 이미지들은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고 거기에 더불어 가보고 싶게도 하는 색채가 담긴 것들로 가득 차 있어 여행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책 제목처럼 내 마음의 빈  공간, 그 빈공간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가 피사체를 사진이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찍음으로 인해 위로와 감성을 느낀다면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 또한  저자의 사진을 통해 그와 같은  공감을 느꼈을 것 같다.

 

삶이 고달프고 외롭고 힘들더라도 지금처럼만 꿋꿋이 자신이 걸어온 길을 고집하며 사진이란 것을 통해 대중에게, 때로는 자신에게 던지는 위로의 말들, 그리고 감성을 자아내는 사진의 한컷 한컷들은 한 번에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계기도 되고 저자 또한 보통의 우리들처럼 힘든 때도 있었음을 공감되게 느껴보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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