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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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계의 소설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작가가 쓴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먼 미래가 아닌 영화에서나 책에서 다루는 디스토피아 색채가 짙은 내용들은 현실에선 그렇게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발달된 과학의 진보도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동물원 사육사인 그녀는 파충류를 다룬다.

석 달 전 동물원이 산사태로 무너지면서 그 여파로 동물원이 문을 닫게 되고 실직 상태가 된 그녀는  발꿈치에 대수롭게 생각지도 않았던 따끔하게  찌르는 통증이 허물로 이어지면서 가려움과 홍반으로 인한 회갈색 딱지는 허물로 굳어버리게 됐다.

 

노숙자로 전락한 그녀는 D구역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 한 사람이며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방역센타로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병을 고칠 수 있는 전설의 뱀 롱롱이가 궁의 아궁이에 숨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뱀의 존재에 대한 생각이 뱀의 실체가 연상이 되면서 자신의 병이 낫길 원하는 사람들의 소망과 소원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된다.

 

거대 제약회사의 신약 개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익의 타산에서 벌어지는 여러 소문들의 실체가 허구로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

 

생명을 담보로 자신들의 약 선전에 열을 올리고 인체실험을 실행하면서 개발해 놓고도 사실을 숨기는 이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오직 살기 위해 이에 응하는 모습들까지...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책에서 보인 롱롱이에게 소원을 말하는 대목은 허구와 실제의 경계를 혼동하게 만들지만 결국 작은 불씨의 희망들이 모여 하나의 목적을 이루려는 모습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느끼게 된다.

 

 

허물과 뱀과의 조화를 통해 인간의 탐욕과 사투를 그린 작품, 제13회 김유정 소설문학상 수상 작가로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형 SF의 이야기를 접해본 느낌은 차후 다시 만나게 될 저자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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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 1~2 세트 - 전2권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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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수상 발표가 되는 맨부커상 작품에 대한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수상작에 대한 기대감. 저자에 대한 작품의 세계를 두고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이 작품은 책 띠지에 소개된 바와 같이 2019년도 부커상(올해부터 후원하던 맨 그룹이 빠지면서 부커상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작품이다.

 

그런 만큼 쟁쟁한 후보작들 가운데 단연코 뛰어난 작품이란 생각이 든 것은 물론이다.

 

1. 2권을 통해서 그린 이야기에 들어가기 앞서 아프리카, 특히 저자 자신이 태어난 나이지리아의 신화를 토대로 차용한 이야기 설정은 그동안 접했던 아프리카의 문학과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어느 나라나 신화가 있고 조상 대대로 전해져 오는 이야기 속에 담긴 삶의 철학은 이 작품 속에서 주인을 대변하는 화자 '치'로 대변된다.

 

나이지리아의 전통적인 우주론에 신과 인간 사이에 중간 역할, 인간 본인의 육체만이 아닌 정신적인 지주이자 수호령 자리에 임하는 것이 '치'란 설명과 함께 신 앞에 '치'는 자신의 주인인 치논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찍 돌아가신 엄마, 나이 많은 남자를 따라 집을 나간 누이, 아버지마저 돌아가시면서 모든 것에 의기소침하던 치논소는 자연과 새를 사랑하는 청년이다.

 

이런 조카의 생활을 더 이상 볼 수만은 없었던 삼촌의 권유로 결혼을 생각하던 차, 시장에서 돌아오던 길에 다리 위에서 자살을 하려던 한 여인의 행동을 저지하게 된다.

 

이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그 여인은 자신을 은달리라고 소개하고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 약혼자의 배신으로 자살을 시도하게 되었단 사연을 말한다.

 

치논소의 조건 없는 순수함과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두 사람은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결혼을 생각하게 되지만 집안의 격차가 심한 빈부의 차이, 배움의 차이는 은달리 가족의 격렬한 반대와 모멸감을 동반한 말들을 듣게 된다.

 

그녀와 함께 할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치논소는 친구 자미케의 충고대로 아버지가 물려준 집과 땅을 팔아 키프로스로  유학길에 오른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주위의 반대에 힘든 사랑을 하는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보통의 인식처럼 받아들여지는 차이가 나는 결혼의 방식과 선택의 기로에 선 남녀들 앞에 펼쳐지는 이야기는 '치'가 신이라 불리는 다양한 이름들을 부르면서 자신의 주인인 치논소의 행복과 불행을 이야기하는 흐름은 안타까움이 우선 앞서게 된다.

 

유일무이하게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하기 위한 선택은 치논소의 발목을 잡는 불행이자 미래의 희망이고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는 희망이었다면 은달리가 행한 그 결정은 치논소에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물을 낳는다.

 

읽는 내내 아프리카의 낯선 풍토와 자연, 익숙지 않은 신의 이름들의 생소하게 다가왔지만 이 모든 것을 걷어내고 오로지 두 사람만의 이야기로 압축한다면 국적을 떠나 모든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사랑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1권에서의 아프리카적인 분위기를 만끽하고 2권에서의 치논소와 은달리, 그리고 치논소의 인생에 악과 선의 역할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따라 달리 바라보게 되는   자미케의 행동까지를 염두에 둔다면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치'의 주인에 대해 객관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보인 열린 결과란 장치는 읽는 독자들의 생각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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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삶
실비 제르맹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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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서사로 이야기를 이끄는 실비 제르맹의 신작이다.

 

발표 연도가 2008년이라고 하는 이  작품이 이제야 국내에서 출간된 시점이 늦지 않았나 싶기도 하지만 저자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다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을 것 같다.

 

68 혁명의 그림자가 드리운 시대에 우르푀빌이란 곳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삶을 조명한다.

 

17살에 결혼해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배랭스 가문의 며느리 사빈은 남편 조르주의 교통사고로 인해 미망인이 된 여인이다.

 

크리스마스 날 시댁에서 모임을 갖는 연례행사를 앞두고 백화점에서 산타클로스로 분장해 일하고 있는 피에르와 우연한 만남으로 인해 그를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체에 직원으로 채용하게 된다.

 

언뜻 보면 평범한 가문의 여타 다른 집안사람들처럼 보인 분위기지만 각 개인들이 가진 말 못 할 비밀들은 한두 가지씩 있는법이다.

 

남편 조르주가 자신이 직접 운전해 몰던 차 사고에는 복권 당첨으로 인한 부부간의 싸움이 발단이 있었고 막내딸 마리가 탄 줄도 모른 채 운전하던 그 자동차 안에서의 마리의 비밀은 결코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진 바가 없는 사실이 있다.

 

그 사고 이후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마리의 입장, 피에르가 점차 그들 가정에 사적이든 공적이든 간에 연관되어지면서 배랭스 가문은 피에르와 관계를 끊으래야 끊을 수가 없는 사이가 된다.

 

전통적인 시대가 요구했던 절도와 절제, 몸에 밴 삶의 철학을 지닌 시아버지 샤를람이 바라보는 피에르에 대한 좋지 못한 감정은 며느리 사빈과의 사이를 의심하고 손자 손녀에게 경고성을 날리는 말들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샤를람의 여동생이자 쉿 왕고모로 불리는 에디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조카 조르주에 대한 사랑의 비밀들까지 한두 가지씩은 자신들 마음속에 간직된 들추어내고 싶지 않은 비밀들을 간직하고 있는 배랭스 가문의 사람들은  베랭스 군단 일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야회에서 피에르에게 결정타의 모습을 보인다.

 

참고 참았던 샤를람이 피에르에게 했던 모욕, 사빈과 마리의 잊지 못한 것들을 당한 피에르는 종적을 감춘다.

 

 이후 배랭스 가문은 그가 있기 전과 후로 나뉘어 버린다.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주듯 각자 자신들의 유년을 거치면서 성장해가는 아이들은 피에르와의 연계를 통해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간다.

 

전반부가 이렇듯 배랭스 가문의 이야기였다면 후반부는 피에르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가 왜 사빈에게 자세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유, 정신병원에서 입원해 있던 피에르가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는 전율을 일으킨다.

 

결코 여자를 사랑할 수 없었던 아버지는 첫사랑에게 고백을 하지 못한 채 엄마와 결혼을 통해 안식을 취하고자 했고 이후 피에르가 태어나면서 더 이상 남녀 간의 사랑은 할 수 없는 부부였다.

 

그런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까?

시대는 제2차 대전이었고 전중에 독일 병사 요한 뵘란트와 사랑에 빠진 후 배다른 여동생 젤리를 낳는다.

 

한 개인이 전쟁 중에 아무런 조건 없이 순수 그 자체의 사랑을 했다면 죄일까?

 

적국과의 불륜을 했다는 죄목으로 엄마는 삭발과 옷을 벗긴 채 모욕을 당하는 조리돌림을 당하게 되는 일들이 이루어졌을 때 피에르의 심정은 어떠했을지...

 

 

책의 배경이 60년대부터 80년대를 흐르면서 보이는 과정 중에 배랭스 가문과 피에르의 관계를 통해서 보인 각자가 지닌 삶의 무게들은 저마다의 아픔이자 감추고 싶은 상처였다.

 

 

피에르의 엄마가 당한 일들을 읽으면서 영화 '라이언의 딸'과 같이 교차해 생각나는 것은 국적을 막론하고 당시 서구에서 이런 일들이 당연시했다는 생각, 그 가운데 피에르 입장에서 결코 말하고 싶지도 않았던 숨겨진 삶의 이야기는 비단 이들 등장인물들만이 아닌 누구나 살아가면서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마치 연극 무대처럼 연상되는 문장의 끝마침, 은유와 색채의 표현이 전체적으로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주된 이야기들 속에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는 점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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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쉽고 그럴싸한 요리책 - 파워블로거 벨루가가 알려주는 간단하고 맛있는 레시피
최해정 지음 / 미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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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있는 블로거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가 되면 그들이 지닌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책들이 출간되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다.

 

이미 파워블로거로 알고 있는 저자의 초 간단 음식 만들기 노하우를 담은 책을 만났다.

 

바쁜 하루 일상 중에 유일하게 제대로 한 끼 식사 개념으로 먹는 것은 어느 때인지도 모를 정도로 지내게 되는 일들이 다반사인 일상에서 이런 초간단 요리 만들기 정보는 그야말로 든든한 지원군을 만나는 셈이다.

 

결혼 전부터 요리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저자의 요리 공개는 우선  요리에 걸리는 시간, 재료, 양념을 확인한 후, 요리에 필요한 도구를 살펴보기로 시작한다.

 

음식 보관하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같은 음식이라도 좀 더 시각적으로나  미각적으로도 호강할 수 있는 플레이팅 팁, 사용하고 난 후 버리게 되는 병을 이용한 장식하기 방법, 그리고 반죽과 발효를 제대로 하는 방법들까지 들어 있는 내용들이 벌써부터 눈길을 자극한다.

 

 

 

 

 

 

가장 기초적인 첫 순위를 염두에 두었다면 다음은 맛난 음식을 더욱 잘할 수 있는

 가열 도구인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 그리고 오븐 요리를 통해 저마다의 개성 있는 음식 만들기 공개가 무척 인상적이다.

 

한 가지 재료를 두고서 다른 음식의 변화를 통해 변주한 음식 만들기는 기존에 인식되어 있던 음식의 개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해봄으로써 더욱 알차고 맛난 음식으로 거듭나게 됨을 느끼게 된다.

 

이는 비싼 음식이 꼭 맛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집에서도 얼마든지 간단하면서도 영양 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제대로 양식을 갖춰 음식을 하는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시판제품을 이용해 만들어 먹을 수있는 음식 소개코너는 아주 유용할 듯 하다.

 

 

갑자기 냉장고를 부탁해 란 방송에서 이런 요리를 선보인 김풍 작가가 생각나는 것은(^^)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닐 듯 하다.

 

이외에도 간식과 안주, 믹스를 만들 수 있는 홈베이킹 파트는 천천히 따라 해 가면서 만들어 볼 수 있기에 큰 부담 없이 도전해 볼 수 있는 요리법 소개가 눈길을 끈다.

 

 

 

요리에 자신 없는 사람들, 자취생, 신혼부부는 물론이고 가족들의 하루 한 끼만이라도 색다른 음식으로 먹이고 싶은 주부라면 이 책에 소개된 음식 만들기에 함께 따라 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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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매드 시리즈
클로이 에스포지토 지음, 공보경 옮김 / 북폴리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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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부작 시리즈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전편의 제목이 '매드' 말 그대로 정말 미친 듯이 질주하는 개성 있는 여 주인공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그 마지막 챕터가 자신을 배신한 남자를 찾아내려 결심한 것이 끝이다.

 

 

이 책의 제목인 '배드'는 제목에서 느끼는 것처럼  돈을 갖고 튄 남자를 찾아내기 위한 여정을 그린다.

일란성쌍둥이로 자랐지만 언니 배스와는 전혀 다른 상반된 삶을 살아가던 앨비나, 그녀가 언니를 우연찮게 죽이고 주변 인물들을 하나씩 죽이면서 도망자의 신세로 언니 행세로 살아가려던 계획이 막판에 자신을 배신한 남자, 언니 배스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일이 꼬이게 된다.

 

 

믿었던 유일한 파트너이자 한평생을 같이 살 생각까지 있었던 만큼 남자의 배신은 그녀를 복수의 화신으로 변모시킨다.

 

 

전문적인 킬러가 아니기에 서툰 행동과 말들로 인한 진실의 발각 위험까지 처해지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묘하게도 그녀를 다른 방향으로 가게 만드는데, 마약과 거침없는 욕망의 행동들은 끝까지 그녀의 질주를 멈추게 하지 않는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에 옮기는 그녀의 본성은 어디까지 행진을 이어갈지, 그녀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살인범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세상에서 하찮은 인간처럼 취급당했던 그녀는 과연 자신만의 복수를 감행할 수 있을 것인지, 마지막 시리즈가  궁금해진다.

 

 

 

 

 

영화화 확정이 되었다고 한 만큼 이렇게 과감한 행동을 보일 여배우는 누가 캐스팅이 될지, 그것 또한 궁금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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