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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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장에서 한 두 권씩 정리를 시작하면서 읽지 않은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구매하기는 출간된 달에 맞춰 사놓고 지금에서야 보니 벌써 일 년이 넘었으니, 반성도 하게 되는 책이다.

 

이 책보다는 삼부작을 먼저 읽었다.

그 작품에서도 여전히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 쉼표 없는 문장, 친절한 대사톤도 많지 않은 여백이 남겨주는 느낌들이 이 작품에서도 여전하다.

 

첫 장면인 아기의 탄생 부분에서 작가가 드러내 보고자 한 의미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 인간들의 하루하루 삶이 그저 보통의 하루 삶이 아니란 느낌이 절실히 와 닿는다.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고 자신 또한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아 어부로 살아가는 올라이는 산통 중인 아내의 소리를 들으며 곧 태어날 사내아이의 이름을 자신의 아버지 이름으로 결정한다.

 

그 뒤에 시간은 훌쩍 뛰어넘어 할아버지의 이름을 물려받은 요한네스는 오늘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일어나지만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 신체의 변화, 연금생활로 이어나가는 그의 삶은 단조롭다.

 

비싸다고 생각되는 담배를 끊을 수 없는 그의 유일한 즐거움인 담배와 커피를 피우면서 마시고 집을 나서는 그-

 

서로가 도와가며 머리를 잘라주며 생활하던 친구 페테르가 보이고, 그렇지만 이미 페테르나 아내 에르나는 이미 이 곳 사람들이 아니다.

 

같은 듯 다른듯한 모습과 말을 통해 요한네스는 그들과 대화나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정작 한순간에 그들의 존재는 보이지 않는다.

 

누구나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가고는 있다지만 망각의 인간인지라 우리들은 죽음에 대한 그 어떤 심오한 생각을 매일 하며 살아가진 않는다.

 

가까운 지인들의 죽음이나 친구, 동료들의 어떤 상황들을 통해 비로소  죽음이란 것을 크게 느끼게 되지만 이마저도 시간이 흐르면 또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다.

 

결코 비범하다거나 특출하지 않은 어부 요한네스 삶을 통해 저자는 탄생과 죽음이란 동반자의 길을  드러내 보인다.

 

살던 곳을 떠나 다시 정착한 곳에서 자식들을 낳아 손자들이 몇 명 인지도 모를 정도의 부족함 없는 삶을 살아가는 요한네스 부부, 막내딸 싱네가 가까이 있어 더욱 친근함과 하루에 안부 인사를 하는 생활은 유일한 안식처다.

 

 

아내가 떠나고 자신이 홀로 남은 생활의 연속, 책은 요한네스란 평범한 인물의 탄생과 죽음이 실제 자신에게 오면서 죽음이란 것을 맞이하고, 그 자신이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그의 가족이 그에 대한 절차를 마치는 모습을 통해 독자들은 죽음에 대한 것을 실감하는, 존재의 무(無)에 대한 여운을 남긴다.

 

 

한 인간의 탄생과 죽음 뒤에 남겨진 것은 기억이란 것으로 저장이 되고 곧 이 기억은 나 자신을 둘러싼 가족들과 타인들에게 기억 속에 남겨진 존재로 남겨진다는 것, 그렇기에 평범하게 살다 간 요한네스란 인물의 삶은 곧 우리들의 모습이란 사실이 공백이란 여운이 주는 문장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 작품이다.

 

 

 

 

찬란한 아침처럼 이 세상에서 태어난 존재, 살아가면서 파도와 잔잔한 밀물과 썰물의 삶을 이어나가면서 나름대로 잘 살아왔다고 느끼는 그 누구인  모두에게 저녁에 서서히 지는 일몰의 모습은 또 하나의 우리를 반추하는 듯하게 느껴진다.

 

 

 

 

 

인생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란 말이 문득 떠오르게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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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간직한 비밀
라라 프레스콧 지음, 오숙은 옮김 / 현암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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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와 허구를 섞은 이야기들은 때론 이것이 실화인지 허구인지를 헷갈리게 할 때가 있다.

그만큼 이야기의 구성면에서 착착 들어맞는 재미가 있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겠는데, 이 책 또한 그런 느낌이 많이 들게 한 책이다.

 

유명한 작품이자 영화 배경 속의 눈 풍경이 장관인 '닥터 지바고'-

이 작품이 출간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스파이 소설이자 로맨스, 당시 타자수란 직업을 가진 여성들의 생활 모습이 함께 그려진 작품이다.

 

책의 구성은 여러 등장인물의 시선으로 나뉘어 전개된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쓴 '닥터 지바고'의 실제 뮤즈로 알려진 그의 비서이자 그가 작품 활동을 해오면서 그의 곁에 머물던 사실혼 관계인 올가 프레볼로도브가 그린 시선, 대학을 졸업했지만 같은 졸업을 한 남자들과는 다르게 직업의 한계를 느끼며 타자수란 직업을 가진 여성들, 그리고 스탈린의 체제에서 벗어나 이민을 통해 미국에 정착한 엄마와 미국에서 태어나 대학을 마친 러시아계 미국인 이리나, 스파이 첩보원의 다른 이름인 제비 출신  샐리의 시선이다.

 

보리스는 아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판일로 만나 올가에게 첫눈에 반하고 두 번의 결혼 생활을 통해 이미 두 자녀가 있던 그녀 또한 그에게 반하면서 실제 부부처럼 살아간다.

 

 

 

 

 

스탈린의 억압적인 문인 감시 체제하에서 다른 동료들이 모두 숙청당하거나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보며 죄책감에 젖었던 보리스의 모습은 닥터 지바고를 쓰게 되면서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쏘아 붓는다.

 

그런 그의 곁에서 비공식적 아내이자 그의 작품 활동에 대해선 모든 것을 도맡아 했던 매니저 역할을 한 올가는 당국에 의해 밉보인 보리스를 제제하기 위한 일환으로   수용소에 끌려가게  되고 그곳에서 보리스의 아이를 유산하는 아픔을 겪는다.

 

모진 수용소 생활을 하면서도 보리스를 보호하기 위한 저항을 멈추지 않았던 그녀, 한편 서구 쪽인  미국, 특히 정보국에선 타자수인 여성들의 시선이 제삼자의 시선으로 그려지면서 촉박하게 돌아가는 정보국의 모습을 그린다.

 

알고는 있지만 알았다는 표시나 더 이상 알려고도 하지 않는 자세,  모른 채 살아가야 하는 최첩 보 비밀들을 타자하는 여성들, 그 가운데 이리나의 또 다른 훈련을 통한 배달원의 첩보 생활과 샐리를 만나면서 새롭게 익히는 스파이의 훈련이 그려진다.

 

당시의 동, 서의 시선을 통해 닥터 지바고에 대한 출간을 불허한 소비에트의 정책과 이를 알고도 자신의 작품을 서방국인 이탈리아 출판업자에게 넘긴 보리스, 미국의 문화를 통한 공산주의에 대한 국민의 자발적인 의식을 통해 공산주의의 허상을 고발하고 자유주의의 이해를 돕는 취지의 일환으로 러시아 원본인 닥터 지바고 원고를 손에 넣기 위한 첩보전이 긴장감을 높인다.

 

특히 소련인들을 대상으로 책을 본국에 퍼지게 하는 작전은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사랑한 남자를 위해 두 번이나 감옥행을 자처하면서도 그의 작품 세계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사랑했던 올가의 인생, 똑같은 고등 교육을 받았지만 승진의 기회나 직업의 선택에 있어 한계를 느껴야 했던 인텔리 여성 집단이었던 타자수들, 레즈비언이란 자신의 성향을 감추고 이리나를 멀리해야만 했던 샐리의 행동반경은 이 시대를 배경으로 당시의 사회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게 한다.

 

'나'가 본 시점에선 '나'가 올가가 될 수도 있고. 이리나, 샐리, 그리고 타자수였을 수도  있는 시점의 글들이 실제 미국에서 닥터 지바고 프로젝트를 실행한 암호명 '아이다이노소어AEDINOSAUR' 작전으로 펼쳐졌고 이는 무사히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단, 그 이후 보리스가 겪었던 상황은 악화일로였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당시의 관심을 보였던 부분들이 지금에 와서 보면 문학적으로 그린 면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닥터 지바고 또한 그런 시대적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단 점에서 그 당시 이슈화됐던 노벨상 거부는 안타깝게 여겨지기도 한다.

 

(다행히 그의  사후 아들이 수상했다.)

 

활발한 스파이의 생활이 있는 반면 어찌 보면 가장 먼저 정보를 알고 입을 다물고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타자수였던 여성들의 활발한 대화를 통해 스릴과 로맨스가 있고 자취를 감춘 사람들에 이야기를 독자들은 새롭게 전해 듣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실제 회의록과 자서전을 기본으로 타자수와 연관 지어 당시 소련과 미국의 쟁쟁한 대결의 세계를 그린 이색적인 이 책은 매카시 광풍의 영향으로 자신의 뚜렷한 성 취향을 밝힐 수 없었던 샐리와 이리나의 동성 사랑, 보리스의 죽음에 이어진 올가의 고난과 함께 더욱 생생하게 그려진다.

 

탁탁탁 끊어지는 타자기의 소리가 이제는 컴퓨터, 스마트폰의 흐름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느껴가는 타자수 여인들, 책 제목인 우리가 간직한 비밀들은 올가, 샐리, 이리나, 타자수 여인들, 그들 저마다의 간직한 비밀을 품고 살았던 그 시대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비밀을 유지했기에 자신들의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점들이 돋보였던 그녀들, 유지했었기에  '닥터 지바고'란 작품에 대해 오늘날 더욱 그 출간된 배경이 돋보이지 않았나 싶다.

 

이제는 각자의 생활로 돌아가 할머니가 된 그녀들의 모습에서 세월의 무상함, 그리고 여전히 자취를 감춘 그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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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지리의 힘 1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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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프로그램 중에 주말에 하는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이란 프로를 즐겨 시청한다.

 

지구라는 같은 공통분모 안에 서로가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지역마다의 특성과 이해, 불협화음의 원인들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여기에 덧붙여  원인의 발생을 찾아보는 패널들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여전히 진행 중인 뜨거운 감자들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띄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가 경험한 특파원과 외교부 출입 기자란 직업은 이 책을 출간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이점이 되었으리란 생각을 해본다.

 

인류의 태동부터 함께 해온 지리적인 여건과 환경은 지구 밖의 다른 별들을 개척하고 새로운 정착지로써의 삶이 시작되지 않는 한 여전히 우리들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아마도 우주에서도 이런 쟁탈권이 벌어지리란 것도 상상이 되지만...)

 

책 표지의 문구인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라는 말처럼 저자가 그린 내용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인 세계 각국의 역사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인다.

 

책의 구성을 보면 첫 파트의  주인공인 중국을 우선적으로 뽑았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지금의 미중 전쟁을 보는듯한 중국의 야망은 대영제국과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프랑스라는 유럽 국가가 지향해온 해양대국으로서의 발판을 다지기 위해 어떤 행동과 정책들을 쏟아붓는지를 살펴보게 한다.

 

세계 곳곳에 펴져있는 화교들의 입지는 말할 것도 없고 자신들이 가진 힘을 이용한 아프리카에서의 선점 공략, 일본, 동남아시아와의 지리적 역사를 이용한 영역다툼은 이미 그들의 선조대부터 시행해온 발자취를 이어가려는 의지로 보인다.

특히 역사에는 '만약'이 없지만 만약 '정화'가 아프리카까지 정복했더라면 지금의 세계 판도는 어떻게 변했을지를 상상해보는 재미도 느끼게 한 부분이다.

 

이는 육지에서도 마찬가지로  인도와 마주하고 있는 국경에서의 티베트와 산맥이 가로막고 있는 지리적인 영향 탓에 지금은 소강상태처럼 보이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신장지구를 포함한 그들의 소프트웨어 전략은 가랑비에 옷이 젖듯 이미 깊숙한 곳에 한족들이 뿌리내림이 진행되고 있다는 현실이 약소국의 비애와 강대국들의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행동이 안타까움으로  이어진다.

 

 

더불어 이 책에선 다루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백두산과 이어도에  대한 영유권 문제는 앞으로 우리들이 어떻게 이에 대응해야 할 지에 대한 생각을 던져보게 한다.

 

 

저자가 두 번째 파트로 다룬 미국 또한 인디오들의 땅을 그들의 땅으로 만들면서 하나의 언어로 통합되고 서서히 세력 확장을 통해 오늘날 미합중국을 만들어간 역사에는 지리적인 영향과 이점들이 고스란히 지금의 초 강대국으로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멕시코는 플로리다를, 러시아는 알래스카를  팔고서 땅을 치며 후회를 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느 한나라의 한 부분이 차지하는 영역이 어떻게 타국과 자국에서 끼칠 파급효과가 큰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식민 제국주의 소산으로 지금도 여전히 전쟁과 기아, 폭력과 반정부 세력과 정부의 싸움, 종교적인 이해에 따른 분리주의 주장과 테러의 보복들이 나타나고 있는 아프리카, 남미, 인도와 파키스탄, 중동지역을 들 수 있다.

 

 

 

 

 

 

 

토착민들의 삶을 살펴 특징을 이용해 다스렸던 오스만 제국과는 달리 종이에 선 하나로 쭉 그어 만들어진 중동(이 용어마저도 서양인들이 지은 명칭)의 역사는 지칠 줄 모르는 종교의 불화와 종교적인 색채가 정치와는 분리될 수 없는 한계까지 겹쳐 더욱 혼란스러운 모습을 유지해오고 있다.

 

일례로 시리아 내전이나 레바논, 이스라엘과 중동 간의 마찰들은 그 좋은 사례라고 하겠다.

 

한편 역사적으로도 부동항에 끝없는 애착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의 경우도 자신들이 처한 지리적인 한계를 벗어나는 방법이 바로 해양으로 항한 이점 때문이다.

 

 이런 정책은 크림반도의 합병,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면서 각기 독립한 나라들에 자국민들을 서서히 이주시키는 정책을 통해 차후에 벌어질 영토 다지기에 유리한 고지 선점을 위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지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해양으로 나가려는 의지의 발산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서유럽권의 유럽연합이란 통솔 하에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 간의 불균형에서 오는 불만들, 서로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윈윈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한쪽의 탈유럽을 원치 않게 하려는 이해타산과 전략들이 개와 고양이처럼 앙숙인 듯 보이지만,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에 대해서는 환영을 하지 않는 공통분모의 모습들을 보이는 것 또한 지리적인 영향과 종교적인 영향을 함께 생각해 보게 된다.

 

이밖에 남미의 역사와 함께 하는 줄 긋기 영토 확정은 미국에 대한 불신과 함께 남미 특유의 마약거래, 빈부격차, 인종들 간의 화합들이 지리적인 영향과 정치적인 영향으로 여전히 미숙함을 보이는 곳이다.

 

 

 

 

 

 

책이 출간된 연도가 2016년이고 내용 중 저자가 미래의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에 대한 글들 중 가장 확실한 부분 중 하나가  에티오피와 이집트 간의 물 전쟁이다.

 

얼마 전 기사를 보니 저자가 말했듯이 2020년인 올해 그들이 숙원 하던 댐이 완성됐다고 하는 기사 속에 이집트의 불편한 시선이 함께 들어있었다.

 

이집트의 젖줄인 나일강의 발원이 에티오피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면 에티오피아가 댐 건설 이후 나일강의 흐름이 약해진다는 결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나일강의 흐름은 과거와는 반대로 이집트에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까지 닥친다면 자국들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취할 헹동의 결과물이 지리적인 영향에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38선의 경계를 두고 남과 북의 경제상태와 통일 이후의 일들을 그려본 것들은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의 시선들과 함께 각자 이익을 위한 계산기를 두드려보는 지리적, 정치적, 역사적인 모든 것을 내다보는 현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읽으면서도 우리나라가 처한 지정학적 위치에 대한 생각과 함께 지리란 점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이지만 그 안에서 다뤄지는 문제점들이 남의 나라 일로만 생각되지 않았다.

 

복잡해지는 정세 속에 국익을 유지하면서 타국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는 외교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대로 이뤄질 수만은 없다는 현실 앞에서 보다 부드러움과 강함이 함께 공존해야 함을 느끼게 한다.

 

이외에도 북극의 선점에 따른 자국 영토라 인정하기 위한 발판을 다지기 위해  다각적인 면모들 드러내는 각국들의 발 빠른 행동들은 또 다른 분쟁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저자가 지도를 펼쳐놓고 지리의  영향 하에 놓인 각 나라들의 경계선은 지리의 한계를 통해 서로 다른 역사를 보인 점들을 그려놓은 책이면서도 역사, 경제, 인종, 종교들을 함께 알아가는 책이었다.

 

한정된 지리에 수긍하며 살아가는 인간들의 그칠 줄 모르는 영역 확대에 일면에 감춰진 모든 주권 문제는 동일한 욕망과 두려움에  뿌리를 두고 있다.(p358) 말에  동감하게 되고 이는 결국 지리는 인류가 <지리의 법칙>을 극복하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한 그 법칙들이 우리를 이길 거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P116) 저자의 글로써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함축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지구본을 손으로 빙 둘러 돌리고 돌리다 보면 너무도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아름다운 지구에서 우리 인간들이 정착하고 살아가는 땅, 넓게는 지리의 영향력 안에서 벌어진  역사까지 그린 책, 여러모로 재밌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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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황금레시피 플러스 - 매일 저녁 식탁을 풍성하게 채워 줄
KBS <2TV 생생정보> 제작진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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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통해 접해보는 음식들은 가정에서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빠른 전개의 화면도 그렇지만 방송 시간대가 마침 저녁을 준비하는 가정주부들이라면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이 책을 통해 제대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총 4개의 분류로 나뉜 책의 구성은 일품요리에서 찌개, 국, 밑반찬, 볶음, 별미요리 순으로  되어있다.

 

 

 

 

요즘같이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위 책에서 보인 일품요리 같은 경우는 지인들이나 집안 행사에도 아주 유용할 듯한 요리 종류로 분류되어 있다.

 

 

일단 요리책인 만큼 계량법에 대한 설명은 기본, 이후 음식을 하기에 황금 팁이 따로 있어 음식 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집어주고 그 이후 순서대로 하는 요리과정이 담겨 있다.

 

 

 

 

 

 

 

가장 많이 이용하게 되는 찌개, 국, 밑반찬 같은 경우에는 말 그대로 쉽게  재료를 구해서 즉석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선보인다.

 

꽃게탕, 짜글이 찌개, 콩나물 김칫국... 레시피 순서대로 하면서 맛보는 재미, 특히 식당에서 먹는 맛과 가정에서 먹는 맛의 차이를 조금은 줄여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게 한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별미를 눈여겨봐도 좋을 것 같다.

라볶이, 충무김밥, 빈대떡, 어른들의 안주로도 좋을 소재들이 많이 들어있어 부담감 없이 만들어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사진을 통한 음식 만드는 순서를 통해서도 쉽게 만들어 볼 수 있는 책, 방송에서만 빠른 화면으로 인해 아쉬움을 가진 독자라면 이 책 한 권으로 맛난 가정요리를 만들어 볼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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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이자벨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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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쳐' 이후 국내의 고정팬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영미문학의 대표,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의 삶을 통해 생각을 던져보게 하는 작가의 신작, 이번엔 좀 파격적이란 느낌을 갖게 한다.

 

21 살의 샘은 대학 입학을 앞두고 파리로 여행을 떠난 풋풋한 청년이다.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던 옆 방 미국인을 통해 책을 통한 만남을  위한 파티에 초대를 받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보다 14 살 연상의 이자벨이란 번역가를 만나게 된다.

 

이자벨을 본 순간 그녀에게 빠져든 샘은 며칠 후 이자벨이 건넨 자신의 사무실로 찾아가게 되고 불꽃같은 열정을 피운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14살  연상의 남편이 있고 한차례 자녀를 잃은 아픔을 지닌 사람, 샘과의 관계는 오로지 오후 5시에 만나 7시경에 헤어지는 것을 요구하며 관계의 지속성을 원한다.

 

가정을 잃고 싶지도 않고 부부간의 합의하에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는 암묵적인 관계를 허용을 하고 있지만 아내로서의 충실한 역할을 하고 싶은 이자벨의 행동과 말에 샘은 어쩔 수 없는 그녀의 선택을 받아들인다.

 

식을 줄 모르는 형기 왕성한 샘의 첫 강렬한 사랑은 이내 이자벨과 함께 할 수없다는 깨달음으로  결국 이자벨과 헤어지게 되고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후 간간히 서로 안부를 주고받는 두 사람, 이자벨의 출산과 샘의 변호사로서 성공한 미국에서의 생활은 이후  레베카와의 결혼, 아들 이던이 태어나고 이던의 병으로 인한 청력상실, 그 가운데 레베카의 알코올 중독은 이던의 병과 함께 부부의 생활을 파탄으로 이어지게 한다.

 

상실감과 괴로움, 아들 이던에 대한 양육권 전쟁으로 허탈한 심정을 안고 다시 파리로 돌아가 모든 것을 잊고 일에 몰두하는 샘은 다시 이자벨과 연락이 닿으며 관계를 이어가는데....

 

 

읽으면서 인간의 본성 안에 사랑이란 감정은 어떤 것을 포함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생각을 가지며  불편한 시선으로 읽은 책이다.

 

이자벨의 이기심이 가득 찬 행동과 말로써 느껴지는 진행, 자신의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고 싶으면서도 남편의 외도를 눈감아 주고 자신 또한 연하의 남성과 사랑을 한다는 흐름의 진행은 샘의 미국식 사고방식과 프랑스식 사고방식이 부딪치면서 상반된 모습을 펼치는 이야기라서 독자로서 이해하기가 힘들었던 대목이다.

 

책의 주인공인 이자벨과 샘의 나이차를 넘어선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무려 30년간 이어지면서 그동안 그들의 인생에 새롭게 등장한 사람들과의 관계, 자식의 아픔과 이혼, 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 샘의 인생 이야기가 첫사랑인 이자벨과의 해후를 통해 다시 이어지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둘의 관계는 이어질 수 없는 현실이 가로막혀 있음을 보인다.

 

 

만일 샘이 요구했던 자신과 함께 떠나자고 했을 때 이자벨이 받아들였더라면 둘은 행복했을까?

반대로 이자벨이 자신의 딸과 함께 샘 곁으로 올 테니 함께 하자는 말을 샘이 받아들였더라면 둘의 인생은 그 후로 행복했을까?

 

인생의 하루하루 삶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선 샘과 이자벨 같은 선택이 주어진다면 우리들은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사랑이란 이름의 여러 형태를 통해 그려낸 저자의 이번 작품은 불륜이란 소재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물어보고 있는 듯한데 이해를 하면서 읽기엔 공감할 수 없었던 부분도 있었다.

 

이자벨의 이기적인 행동과 말은 이후 샘 자신 또한 레베카의 불협화음 때문에 다른 여인에게 빠지면서  자신 또한  가정이 깨지지 않길 원했던 장면에선 이자벨의 마음도 그러했으리란 짐작과 이해를 하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인생이란 것이  단순하게 무를 썰듯 뚝딱 잘라지지 않는다는 사실, 연속적인 선택의 갈림길에서 미래의 가능성 타진을 두드려보고 그 문을 열 것인지 닫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과 후회의 망설임을 보인 작품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원한 타이밍의 어긋남을 통해 이어온 두 사람의 인연을 다룬 이야기는 쓰러지고 무너지더라도 우리들의 인생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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