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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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하면 생각나는 것이 대표적으로 마라톤, 와인, 음악, 고양이..


특히 에세이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이미지라고 할까 그가 쓴 작품들을 통한 내용들은 유쾌하면서도 찡하게 다가오기도 하는데 이번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제목이 '고양이를 버리다'인데  요즘 말하면 길고양이를 연상하게도 하는 고양이의 등장으로 인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18살에 집을 떠나오기까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보통의 모자간이나 모녀관계보다는 부자간의 관계는 또 다를 것이다.

 

꼬마 남자아이가 성인이 되고 아버지보다 체격이 월등히 커지면서 바라보는 아버지란 존재, 작가는 어린 시절 고양이 한 마리를 버리러 아버지와 함께 살던 지역에서 가까운 해변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고양이를 버리고 오지만 웬일인지 집에 와보니 고양이가 벌써 와있다는 사실을 그린다.

 

 

 


이내 아버지는 고양이를 키우기로 하는데, 아버지의 생을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 작품은 험한 시대를 견뎌낸 그 시대의 아버지 모습들, 동시대의 우리나라 한국 아버지들도 이렇게 힘들게 사셨을 것이란 생각을 함께  연상시킨다.


 


'나날의 습관'이라고 붙인 아버지의 하루 일과 중 하나인 불단에 기도하는 행동은 아버지가 겪었던 전쟁의 참상을 통한 위로의 기도라고 해야 할까, 스스로 자신의 위안처럼 보인 행동을 지켜보는 아들로서의 기억을 그린 장면이라 인상적이다.


친할아버지 때부터 절과 인연이 닿았던 분위기는 아버지의 형제가 많음으로 인해 당시에 익숙한 절차처럼 보인 양자로 들어가거나 동자승으로 생활하는 모습, 이후 전쟁의 시대가 되면서 징집을 당하고 태평양 전쟁 전에  제대를 한 시간차의 세월, 이후 아버지가 살아온 삶의 조명들은 작가라기보다는 아들의 시선으로 그렸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자신도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 살아가는 입장에서 바라보는 아버지의 삶, 아버지와의 불화는 긴 시간 속에 흘러가게 됐고 이후 병이 완연한 상태에서 마주한 아버지와의 짧은 화해는 부모와 자식 간의 인연은 끊으래야 끊을 수 없는 연이란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어린 시절 고양이를 버렸지만 다시 돌아온 고양이를 거둬들인 아버지의 마음은 당신 자신의 유년 시절의 아픔을 상기시키는 듯한 느낌이라 읽으면서 어린 시절 겪었던 어린 아버지의 모습이 상상돼 코끝이 찡하게 다가왔다.

 

 

 

특히 고양이를 보면서 느낀 저자의 글이 아버지와 작가 자신의 관계를 이어주듯 이어가는 매개가 되지 않았나 싶다.

 

아버지이기 때문에, 특히 시대적으로 힘든 일들을 겪은 당시의 아버지들 모습들도 대부분 이러하지 않았을까 싶다.

힘들어도 힘든 내색 없이 자신의 내적인 공간 안에서 삭히며 살았던 아버지의 모습, 비단 작가의 아버지만이 아니라 역사 속에 평범하게 살다 간 인생들의 한 단편을 보는 듯했던 이야기다.

 

작품 속에 함께 그려진 그림들을 통해 더욱 여운이 짙게 남는 이야기...


 저자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다면,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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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섬 - 장 지글러가 말하는 유럽의 난민 이야기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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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의 관광버스가 크로아티아를 출발해 슬로베니아로 넘어가는 경계선에서 잠시 정차한다.

관광객들의 여권을 모두 걷어들인 가이드는 차에서 내리고 한참 동안 버스에 승차하지 않는 동안 관광객들은 우리나라 고속버스 톨게이트를 연상시킨 그곳에서 여러 무리의 사람들을 창밖으로 볼 수밖에 없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아랍인들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 톨게이트 기둥 구석구석에 군인들 행렬처럼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고 일부는 그 너머 보이지도 않는 까만 점들로 인식될 만큼 모여 있었다.

 

여행용 트렁크를 동반한 그들, 그들은 누구일까?

 

무려 40분~1시간 사이에 관광객들은 내리고 버스 안을 조사하는 군인들(?), 나중에 알고 보니 난민들이 우리들 중 도움을 받아 버스에 있을 경우를 대비해 검사하는 것이란 말에 뉴스에서 보던 기사가 내 눈을 통해 직접 보게 된 이 광경을 잊을 수가 없었다.

 

5년 전  당시 기억을 되살리게 한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린 난민 문제-

 

여전히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금 이 시각에도 자신의 목숨을 걸고 탈출한 그들을 우리들은 '난민'이라고 부른다.

 

우리에게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탐욕의 시대』, 『빼앗긴 대지의 꿈』을 읽은 독자라면 이 책에서 보인 저자의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그의 양심적인 글과 함께 지금의 유럽 난민에 대한 다른 이야기를 들어보게 된다.

 

유럽 난민의 문제는 시간을 거슬러 2003년 이후 이라크 전쟁 이후 계속된 문제였지만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작금의 유럽 국가들에게 닥친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저자는 2019년 5월 유럽 인권 이사회 자문위원회의 부위원장 자격으로 그리스의 레스보스 섬을 방문한다.

 

유럽의 핫 스폿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다섯 개의 섬들 중(레스보스, 코스, 레로스, 사모스 키오스) 하나인 레스보스, 이름은 아름답지만 난민들에게 있어선 유럽으로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의 끈인 곳이자 험난한 곳이다.

 

그러나 이들이 여기에 도착하기까지에는 어려운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도 중산층 정도가 되어야 가능한 일인 이 여정은 2011년 아랍권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난민이 생김과 더불어 본격적인 시리아 내전을  통한 시리아인을 비롯해 쿠르드인, 아프리카인에 이르는 긴 난민의 행렬로 바뀐다.

 

 

 

                                             (다음에서 발췌) 

 

 

그렇다면 이들은 레스보스 섬에 도착한 이후엔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난민 인정을 받고 유럽의 희망하는 나라로 갈 수 있는 것일까?

 

우선 유엔 난민 망명 지원 사무소에서 1차 심사를 거친 뒤 레스보스 섬으로 이첩시킨 후 자국의 심사에 따른 결과에 따라 난민자격이 주어진다고 한다.

 

여기에 해당되는 3곳의 기관들은 각기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심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난민들에 대한 처우는 인권이란 문제를 대두시키는 문제로 떠오르게 한다.

 

푸시 백 작전을 통한 시초부터 망명 신청을 저지시키려는 목적에서 행해지는 작전은 쇠파이프로 구타하기, 인원 초과의 보트에 있는 난민들 배 주위로 돌면서 난민선 기울기, 포격 가하기, 심지어 고무보트 찢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일단 난민으로 섬에 도착했지만 그들의 끝 모를 여정은 끝은 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긴 시간을 요한다.

 

입에 먹지도 못할 식량배급, 컨테이너에 살고 있는 사람들 인원 초과, 올리브 숲이라 불린 곳에서 변변치 못한 생활로 버티는 그들에겐 이곳이 사각지대이자 희망의 지대란 점은 두 양면성의 유럽 모습을 보는 듯하게 다가온다.

 

이런 틈에 무기 로비스트들의 이익을 남기는 장사, 손이 찢어질 정도의 날카로운 철조망 건립, 보이는 즉시 사살할 수 있는 총기 난사 문제는 1948년 제3차 UN 총회에서 발표한  문구를 묻는다.

 

 “지구 상의 모든 사람들은 박해를 피해 다른 나라에서 피난처를 구할 수 있다”

 

유럽의 딜레마는 솅겐 조약과 더블린 조약에 따른 이중의 잣대를 보임으로써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이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데에 문제가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취약한 여인들과 어린아이들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교육의 문제까지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심각한 양상을 보이는 난민의 문제는  각국의 이익과 정치적인 문제까지 겹쳐지면서 더욱 심각한 상황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다음에서 발췌)

 

                                      

                      

여기엔 유럽인들이 갖는 종교가 다른 이슬람인들에 대한 생각, 외국인 혐오에 일자리 고용문제와 잠시 거쳐가는 경유지의 유럽을 택한 것이 아닌 정착지로서의 유럽을 택하는 난민들의 문제까지 책 속에 담긴 관계 기관들과 실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더욱 실감하게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이 들어있다.

 

저자는 난민의 기준으로 또 다른 문제인 기근에 관한 난민 규정이 필요함을 말하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수정과 협약을 통한 실천, 난민 신청의 시간 절약과 간소화, 전문인력 보충, 유럽 연합의 그리스 핫 스폿에 대한 지원금의 확실한 사용처에 대한 요구들은 주장한다.

 

부패온상을 이어지고 있는 핫 스폿-

난민 재배치 거부를 하고 있는 나라들에게 주는 지원금 혜택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엔 유럽 국가 간의 협약이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지금도 계속 자국을 탈출해 모든 것을 빼앗기고 몸만 나오는 난민들, 바위틈에 숨어 있는  물고기를 찾듯이 난민들을 찾는 사람들과의 신경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여기에 다시 고국으로 되돌려 보내는 나라들, 그들의 마지막 희망인 유럽은 이 문제를 여전히 유지하고만 있을 것인가를 묻는 저자의 글이 잊히질 않는 책이다.

 

제목이 '인간 섬'인 것은 이들의 고달프고 긴박한 심정을 대변한 듯한 느낌과 함께 인간이 아닌 마치 바다의 기타 생물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숨어 있는 난민들을 연상시킨다.

 

동일한 인간으로서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책, "그들의 상처보다 그들의 두 눈을 바라보는 일이 훨씬 힘들다."는 본문이 잊히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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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읽는 로마사 - 1,000년을 하루 만에 독파하는 최소한의 로마 지식
윤덕노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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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로마제국에 관한 글들은 읽어도 지루함을 모를 정도의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 분야에서 다뤄지는 내용들을 읽다 보면 로마제국이 지닌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는 바, 이 책에서는 음식을 통한 로마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책이다.

 

로마인들의 기본 식사는 빵, 죽을 주식으로 하면서 와인, 올리브, 생선젓갈인 가룸, 채소를 곁들여 먹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소박하지만 본토에서 기른 주된 것을 섭취하던 패턴은 포에니 전쟁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달라지게 된다.

 

영토의 확대를 통한 타국에서 먹는 음식들을 공수해 오면서 식탁에 오르는 다양한 음식들은 로마제국이란 거대함을 더욱 부각하고 강대국으로 나서게 되는 여러 음식들과 연관이 되면서 더욱 두드러진다.

 

 

 

 

흔히 영화에서 보는 장면 중 하나가 누워서 먹는 그들의 식습관이다.

귀족 출신의 남자가 다른 손님들을 초대하고 함께 식사하면서 먹는 형태는 그리스에서 배워왔을 영향성을 고려하게 되며, 이는 곧 승자의 식사 문화란 것을 뜻한다고 한다.

 

이에 본격적으로 이미 우리들 식탁에 오르내리는 음식들은 로마시대에 있어서는 타국과의 전쟁을 통한 공수, 이에 더해 항로 개발과 육로 개발의 일종인 도로의 발달로 인해 더욱 풍성해진다.

 

최초의 도로로 알려진 '비아 살라리아'는 '소금길'이란 뜻이다.

 

소금이 주는 영향력은 막강해서 당시 로마에서는 로마제국 건설의 원동력이 되는 것으로 첫발을 내딛는다.

이는 소금을 취하게 되면서 도로와 그 중간에 도시가 들어서고 정치적으로도 소금을 통해 갈등을 푸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샐러리맨의 원형으로 알려진 소금이란 존재를 벗어나면 소시지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담고 있는 로마인들의 식탁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갈리아 지방에서 수출하는 형식으로 식탁에 오른 소시지는 육가공품 식품산업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것으로 무역의 산물임을 드러낸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다양한 젓갈이 있듯이 로마인들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가룸'이란 젓갈이 있다.

지금은 없어졌다고 하는데 이미 가룸을 섭취하기 위해 발달한 무역 네트워크와 암포라라고 불리는 그릇은  금융산업과 수산업, 염장 업까지 발달을 가져온 핵심을 이룬다.

 

로마인들은 빵을 집에서 만들어 먹다 빵가게에서 사다 먹기 시작하면서 여성들의 고된 노동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갖게 하는데 이미 손님을 남편과 함께 맞는 형식은 안주인으로서 실제적인 집안의 경제권을 유지하고 늘리는 데에 집중하는 로마시대의 모습을 비춘다.

 

이밖에도 지금의 패스트푸드 격인 거리 음식의 발달, 물이 좋지 않아 함께 섞어 마시는 와인에 대한 확보와 포도재배를 위한 경작에 힘을 쓴 로마 정치가들의 노력은  자신의 정치 능력을 보장하는 역할로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여행을 하거나 피자를 먹다 보면 짜지지 않는 것이 올리브다.

 

서양인들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 중 하나인 올리브는 열매를 짜서 흐르는 기름을 통해 여러 음식과 함께 곁들여 먹거나 목욕 시에도 오일을 이용한다는 점, 여기에 스트리길이란 도구를 사용해 몸의 불순물을 제거했다는 것까지, 올리브는 우리나라가 콩을 갖고 나머지 찌꺼기인 비지까지 이용해 먹듯이 이도 마찬가지로 '아무르카'라고 불린 부산물을 이용해 여러 용도로 사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또한 로마인들이 가장 사랑했다는 굴에 대한 사랑은 인공 굴 양식이란 것까지 개발하게 만들었으며 신선한 굴을 운반하기 위한 운송로 개척과 저장창고의 발달 여기에 목욕문화까지 발달하게 한 점은 음식이 주는 무한한 한계의 끝이 없음을 알게 해 준다.

 

 

 

 

 

 

 음식의 다양한 맛을 섭취하려면 빠지지 않는 향신료에 대한 로마인들의 관심은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으로 인한 길이 개척됨과 동시에 아우구스투스 초대 황제에 의해 인도양 무역을 통해 귀족부터 중산층에 이르는 계층들이 먹을 수 있게 된 계기를 마련한다.

 

한 나라 또는 제국이 강대해지려면 정치, 경제,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서로 원만하게 이루어져야 가능하단 사실을 과거의 역사를 통해 배우고 있다.

 

로마제국이 오랜 세월 동안 강대국으로써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에 대한 다양한 자료와 근거들이 많지만 식탁에 오르는 음식을 통한 발전사는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동방에서 전해오는 계피, 후추, 생강, 정향, 육두구에 이르는 귀한 향신료들을 섭취할 수 있게 한 노력, 이에 따라오는 부산물인 수송수단과 항로 개척, 로마인들이 중국인들처럼 다양하게 섭취했다는 근거인 철갑상어, 캐비아, 송로버섯 트러블, 푸아그라에서부터 달팽이 요리인 에스카르고, 쥐요리, 새 요리에 이르기까지 식탁에 오른 것은 끊임없는 정복과 영토 확장을 통해 신문물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정서에 맞는 음식을 식탁에 올려놓음으로써 제국을 이룬 과정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부작용 또한 있었다는 사실은 로마제국이 멸망한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큐라 아노라라고 불리는 공공복지제도에 대한 부분도 다룬다.

원래의 취지인 변동이 심한 곡물값에 대한 해결책이 주된 목적이었으나 나중에는 선심성 제도로 변질되면서 무상급식의 취지에 어긋나는 결과를 초해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나 현재나 좋은 제도의 활용성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나라의 근간의 변화가 올 수 있음을 느끼게 한 대목이다.

 

 

로마라는 나라의 시작은 전쟁을 통한 영토 확보로 시작했지만 이를 통한 여러 음식들의 섭취와 이를 유지하려는 노력에 대한 다양한 활로 모색들을 통해  로마사 발전에 대한 색다른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 이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즐기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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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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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갈래 길'이란 작품으로 만났던 저자의 신작을 만나본다.

 

촉망받던 여변호사 솔렌의 시선을 따라가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자신의 의뢰인 자살사건으로 인한 충격으로 번아웃이란 진단을 받은 후부터 시작된다.

 

살아갈 이유도 없어진 그녀에게 의사는 대필작가 자원봉사를 해 볼 것을 권유하게 되고 그녀가 찾아간 곳은 집 없는 여성들이 거주하는 여성쉼터, 여성 궁전이란 곳이다.

 

400명이 모여 산다는 곳, 그녀 자신은 이곳에 모여 살게 된 그녀들의 사연을 대필해주리란 기대감에 나섰지만 돌아오는 것은 냉정함과 비난에 찬 눈길, 모든 만사에 삐뚤어진 시각으로, 때로는 발길질하며 격렬한 행동을 통해 울분을 드러내는 그녀들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속사정들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그녀들이 세상에서 어떤 차별과 대우를 받았으며 억압이란 이름 아래 학대와 사회에서 버림을 받았는지를 알게 된 후부터 솔렌은 이들에 대해 공감을 하게 된다.

 

흔히 말하는 소외계층이란 말, 연말이나 지금도 방송을 보게 되면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공익단체의 멘트 속에는 이런 사각지대에 머물고 살아가는 취약 여성들이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 책이다.

 

그녀들이 여자란 이유만으로, 배우지 못했고 남편으로부터 긴 세월 동안 학대를 당했으며 할례를 피해 딸과 함께 도망쳐 온 여인이 아들을 그리워하며  편지를 부탁하는 모습들은 그동안 사회의 중상류층 이상의 삶을 살아왔던 솔렌에게는 또 다른 인생 터닝포인트를 마련해 준 계기를 제공한다.

 

자신의 우울증을 고치려 자원봉사를 시작한 일을 통해 오히려 그녀들과 함께 웃고 울면서 공동체 이상의 연대와 사명감을 깨달아가는 과정은 그녀가 오히려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도움을 받고 있다는 따뜻한 시선이 감동을 준다.

 

인간은 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하루하루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생길에 자신과 같은 공감대,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함께 갖고 이어 간다면 피부에 크게 와 닿는 변화는 아닐지라도 서서히 변하는 시대의 흐름은 느껴보지 않을까?

 

스스로 성공하기 위해서 부단히 뛰어왔던 지난날의 삶을 돌아보며 이전의 삶으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솔렌의 변화하는 인생의 모습과 불행과 차별 어린 시선의 변화를 촉구하는 느낌을 주는 책, 감동으로 다가온 작품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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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의 백합 을유세계문학전집 4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정예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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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오 영감'이란 작품으로 알려진 작가의 다른 작품인 연애 이야기를 그린 작품을 접해본다.

 

발자크의 총서 [인간희극]이란 부분 중에 소개되는 이 작품은 작가의 사랑에 대한 생각과 연애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다각적인 면모를 드러낸 작품이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자란 주변인처럼 여겨진 나,  펠릭스가 나탈리라는 여인에게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주는 서간체 형식을 빌려 들려주는 작품이다.

 

때문에 그가 경험했던 어쩌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찬란했던 '사랑'이란 감정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한 회상이자 이야기 속의 이야기 형식을 갖춘 액자 형식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사랑받고 싶었지만 부모나 형제들 사이에서도 원만하지 못했던 유년의 성장기는 그를 외롭고 고독한 생활, 다른 이들이 겪었던 청춘의 사랑이란 감정을 뒤로하고 학업에 몰두하게 만든다.

 

어느 날 앙굴렘 공작의 도시 환영식인 축제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한 여인을 보게 되는데,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녀의 어깨에 입맞춤을 하게 되는 과감성을 보인다.

 

그 후 그녀를 잊지 못하고 휴양차 머물던 시골 어느 성에서 골짜기에서 퍼져 나오는 향기에 이끌려 가게 된 그곳은 백합이 어우러진 곳이었고 그곳에서 자신이 그토록 한 번만 더 만나보길 기대했던 여인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모르소프 백작부인, 이미 나이차가 많은 병을 갖고 있는 남편과 아픈 두 아이의 엄마, 자신보다 15살 연상인 여인이었다.

 

하지만 그녀와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아픈 마음을 이해했던 두 사람은 플라토닉 한 사랑, 연애를 시작하게 되는데, 그녀는 그에게 앙리에트란 이름으로 불러줄 것을 말한다.

 

이어 풋풋한 청년의 가슴 뛰는 사랑과 열정 앞에 그녀는 오로지 두터운 신앙과 사회적인 신분에 갇힌 아내, 엄마, 정숙한 여인으로서의 육체적인 사랑이 아닌 오로지 둘 만의 의미를 담고 있는 백합 꽃송이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간직하면서 서로의 사랑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그녀가 그토록 그가 성공하길 바라고 사교계에서의 안정적인 이름을 갖기 위한 도움을 주었지만 그에게 다가온 달콤한 유혹은 뿌리치질 못한다.

 

영국 여인 레이디 아라벨의 공세는 정신적인 사랑 앞에 정열적인 육체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게 하는 마술을 부렸고 이는 부인에게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지금의 빠른 사랑 패턴으로 보면 완전히 은근히 끊어 오르다 못해  애간장이 타는 듯한 연애의 행보를 보는 듯한 내용이다.

 

어린 시절의 불우했던 트라우마처럼 다져진 펠릭스의 외로움은 모성애를 느끼듯 모르소프 부인으로 인해 두 사람 간의 공통분모였던 고독과 외로움이란 동반자가 함께 있음으로 해서 그들의 사랑은 찬란했지만 사회적인 분위기는 이들을 호락호락 이해하지 않는다.

 

남편의 폭언과 조울증 섞인 행동과 말들로 인한 상처, 펠릭스와는 같은 듯 다른 듯한 친정 엄마의 냉대함, 아픈 두 자녀를 건사해야 했던 그녀가 외부로부터 이 모든 것을 감추고 살아야만 했던 당시의 주변의 인식들, 추락의 날개 직전까지 갔다가 지위와 부를 회복하고 이루면서 막대한 재산을 거머쥐게 된 경위들은 당시 역사적인 흐름과 함께 사회적인 계급층들의 몰락과 부의 상승의 이면을 보인 장면이다.

 

그런 반면 사회적으로 인식되던 여인들이 갖추어야 할 소양이랄지, 내적인  욕망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표면에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정숙을 요하는 흐름은 마지막 모르소프 부인이 보인 글들을 통해  펠릭스로 하여금 그동안 자신이 알던 모르소프 부인의 또 다른 면을 보게 된 부분이지, 아니면 미처 몰랐던 내면의 진실을 보게 된 장면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저자는  소설을 통해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성격의 패턴과 펠릭스라는 인물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느낀 순수한 연정을 통해 알듯 모를 듯, 어느 때는 다가설 수 있게 하다가도 이내 정숙함의 부인상을 보인 모르소프 부인과의 만남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듯한 아나벨과의 욕정에 사로잡힌 사랑의 패턴은 마음속으로는 모르소프 부인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쉽게 연을 끊지 못하는 면을 보인 한 남자의 지지부진한 면을 드러냄과 함께 두 여인을 비교하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마음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솔직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마치 연극무대처럼 느껴지는 대사들의 향연, 그 끈적함의 오글거림을 넘기고 나면 저자가 그려보고자 했던 낭만적인 사랑의 느낌, 첫 만남의 설렘부터 오로지 스킨 접촉이라고는 손을 내밀어 손키스 정도를 허용하는 부인의 모습, 정반대로 자신의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아나벨이란 여인의 행동과 말들은 독자로서 비교해가면서 읽는 재미를 준다.

 

 

 

 

사랑의 형태에도 다양함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두 여인의 사랑방식과 그 중간자 입장에 선 펠릭스란 인물의 심리를 통해  작가가 문장과 문장 사이에 드러낸 사랑의 첫 단계에서 느끼는 감정의 시작과 점점 익숙해져 가면서 다른 면들을 보게 되는 과정의 글들이 읽으면서도 전혀 오래된 글이 아니란 생각이 들만큼 솔직하게 다뤘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시대적 배경인 왕정복고란 흐름  안에 각기 정해져 있는 위치에서 그들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며 이루어나가는지를 때론 따스함으로 때론 비판의 눈길로 쓴 내용들 또한  인상적이다.

 

끝내 부인의 죽음을 막지 못한 팰릭스의 결단 부족의 결과물인 이런 아픔은 골짜기에 홀로 피다 저물다 간 백합꽃처럼 여인 스스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 반전의 내용과 함께 차후 나탈리란 여인에게 들려줌으로써 제대로 당한 또 다른 편지 내용들이 이 작품의 백미가 아닌가 싶다. (당신 펠릭스가 원하는 여인상, 이처럼 둘을 합쳐 놓은 듯한 완벽한 여인은 없을 터, 제대로 정신 차리세요~~ 그런 당신은 완벽한 남자인가요?를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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