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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트리스
퍼시벌 에버렛 지음, 송혜리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7월
평점 :

입 밖에 드러낼 수 없는 고통들, 그러나 그러한 고통들이 뿌리처럼 깊숙이 내린 상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없던 죄도 있을 것만 같은 두려움과 그들 앞에서 형용할 수 없는 아픈 기억들의 소산들을 내린 자들, 그런 자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사실 이전 작품인 [제임스]를 통해 인물의 관점을 달리 택한 내용들이 신선함과 그들 조상의 아픈 역사들을 다시 드러낸 소설이라 이번 신작에 대한 소식과 일부 내용을 읽은 후 주저 없이 선택했다.
미국사에서 인종갈등과 혐오와 차별이 지금까지도 일부 반영되고 있는 사건사고들을 볼 때 저자가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는 문제점들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나가야 할지에 대한 생각들을 던진다.
미국 내에서도 역사적으로 차별이 심한 남부, 그중에서도 미시시피주의 머니란 곳은 잘 알려진 곳이 아닌 흑인에 대한 비하 발언 및 시대를 거스르는 곳이다.
이곳에서 백인 남성이 목이 가시철사로 둘러져 거의 잘린듯하고 안구까지 훼손된 채 피가 낭자하게 흐른 현장, 그곳에는 흑인 소년처럼 보인 가냘픈 체구의 시신이 온전한 상태로 백인 남자의 고환을 쥔 상태로 죽은 채 발견된다.
보안관 출동과 함께 두 시신을 검시관에 보낸 후 흑인 시체만 사라지고 친척간인 또 다른 남자의 시신이 같은 모습으로 발견되면서 사라진 흑인 시체가 곁에 있다.
이내 마을은 두려움에 쌓인 채 미시시피주 수사국에서 두 명의 베테랑 특별수사관을 파견한다.
연이어 발생한 그들 집안의 엄마와 또 다른 남자의 죽음...
과연 이들을 죽인 자는 밝혀질 수 있을까?
배경에서 느낄 수 있지만 남부 특유의 흑인에 대한 차별성 있게 불리는 명칭부터(깜둥이) 시작해 수사관들이 흑인이면서 외지인이란 사실 때문에 거리를 두는 장벽들, 여기에 이 마을에 몰아쳤던 린치사건을 보며 성장한 마마 Z의 존재는 이 작품 안에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다는 어떤 가정을 하게 하는데,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인 인간에 대한 혐오, 그중에서 죽은 이들의 사연을 조사하면서 밝혀지는 조상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진실들은 분노와 광기, 여기에 죽음이란 희생을 당한 이들에 대한 사연은 기막히다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미국 내에서 흑인사적 제재라고 불리는 린치라는 역사는 가장 민감하면서도 현재까지 이어지는 작고 큰 인종 간의 갈등이기에 이를 행하는 이들이 벌이는 만행이라고 할 수 있는 행동들은 범죄, 관행, 종교라는 각기 다른 이름으로 인간으로서는 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피가 서로 섞이면 안 된다는 취지에 벌어진 행동들, 인사를 건넸다는 것 하나만으로 린치를 정당방위처럼 여기는 행보, 사실 죽은 자들의 조상이나 그들도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란 기본을 갖고 있던 이들이라 여기에 오래도록 뿌리내린 미국만의 정서와 역사가 한 국가 안에서 벌어진 결과물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문제는 이러한 타깃들이 점차 전국적으로 반향이 커진다에 더욱 큰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조상 대대로 죽은 이들에 대한 억울함을 대신 처단하고자 복수를 하는 진행이 획일적이고 조직적인 행태로 또 다른 조직이 사냥처럼 이어진다는 흐름은 복수는 또 다른 복수의 진행이란 이름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현실을 상상으로 여기고 싶을 만큼 그리고 있다.
피의 냄새가 온 공간을 차지하고 신체가 훼손된 채 죽은 자들이 있기 전 동물을 패듯 린치를 당하면서 죽은 자들의 영혼은 어디에도 편안함을 누릴 수 없을 슬픈 역사를 저자는 자신이 지닌 인종과 그 인종들이 겪었던 역사를 통해 그들에게 묻고 있는 듯하다.
흑인과 아시아 인종들의 죽음을 불사하 듯한 저돌적인 행동 앞에서 그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인간이 갖고 있는 혐오라는 감정은 오래도록 이러진 것이라 잠재되어 있던 불꽃이 어느 것을 기점으로 발화되고 승화될 때까지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은 지구상 모처에서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음을 생각하면 저자가 그리고 있는 소설 속 내용들이 지극한 한 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다시 느낀다.
표지를 다시 살펴본다.


누구는 이름 없는 채로, 누구는 자신의 이름을 알았고, 누구는 조상 중 한 사람이 백인과 어울려 자식을 낳았다는 이유로, 그들의 생명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어지듯 하나의 가계도를 연상하는 제목 그 자체는 뿌리를 내린 나무였음을, 책을 마치고 나니 더욱 그들의 이름을 쓰다듬어 본다.

내용 중간에 미국식 유머가 있지만 분위기상 없었으면 더 좋았겠단 생각도 들었고 끝 마무리가 깔끔하게 그려지지 않은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 빌리 홀리데이의 노래가 너무도 절절했기에 읽으면서 듣지 않을 수가 없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