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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의 삶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평점 :

완독을 하고 기나긴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 처음으로 마주한 문장으로 다시 돌아갔다.
절제된 문장 속에 화려한 수식어는 없지만 내면 깊숙이 파고드는 마음의 씀씀이와 처리 과정들이 누군가의 아픔을 옆에서 들었다는 느낌과 그에게 어떻게 다가가 솔직한 마음을 나눌 수 있을까에 대한 여러 감정들이 쏟아져 나온다.
12살의 기억으로 간직한 아픔과 인정하지는 못했지만 분노란 감정을 지닌 채 과거를 마음속에 묻었던 40대의 가장이자 자신 또한 불안정한 가정의 불화로 인해 집을 나온 스티브-
이제는 집을 나간 이후 행방이 묘연한 아버지의 존재를 찾아서 여행을 나선다.
종신 교수 임용과 책 출판에 심혈을 기울였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토대로 아버지의 동료들과 삼촌을 찾아 아버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연락은 주고받는지를 확인하며 어린 시절의 나와 현재의 나를 번갈아가며 자란 성장을 들려주는 내용은 한 소년의 눈에 비친 당시의 상황과 기억들의 조각을 맞춤이란 형식으로 아버지를 이해하려 한다.
한 인간이 어떻다고 말하는 데는 함께 어울리며 일하는 동료나 친구사이들, 형제, 자식이 바라보는 생각, 부부간의 관계를 통해서 다양한 면을 보인다.
아버지를 두고 어떤 이는 예민하고 조용하며 부끄러운 성격이라고 말하고 어떤 이는 정말 존경하는 교수님이란 생각을 하며 어떤 이는 강의실에서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복도에는 전혀 다른 모습을 마주했을 때 놀랍다는 표현들이 아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생각하던 어린 시절의 아빠 모습이면서도 다른 결로 다가오는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기에 이는 작품 속 아버지뿐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이에 해당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상대하는 이에 따른 주고받은 대화들이나 행동들이 이기적인 것이 아닌 그 사람 그 자체의 모습이란 것, 그렇다면 아버지가 행한 이러한 모습들을 듣는 아들의 입장에서 어린 시절에 집 나간 이유가 어쩌면 이해를 조금은 할 수도 있을 것 같단 것과 학교 행정의 정치적인 압력과 아버지 성 정체성에 따른 가족의 고통은 자신의 옳음을 굽히지 않았다는 점과 함께 가족에게 고통을 주었다는 두 가지의 결과물이 안타까웠다.
그 자신 스스로도 아버지의 유전을 이어받았다는 분위기는 아버지가 그렇듯 그 자신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곁을 떠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내재해 있다는 고통과 이에 반한 행동이 가까운 이들에게 고통을 줬다는 점 또한 판박이다.

읽는 동안 삼촌이 했던 말, 찾을 수 있었다면 일찍 찾을 수 있었던 아버지의 행방을 누구도 찾지 않았다는 말이 너무도 아프게 다가왔다.
남편의 배신, 자식의 아픔이 도드라질까 봐 마음의 문을 잠근 엄마의 결심과 행동들, 비로소 자신이 아버지가 되어 보니 그때의 아버지 행동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 수도 있었겠단 이해를 해보려는 여정이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그린 작품이라 어떤 결정적인 원인이 크게 부각한 것은 없지만 작은 것들이 쌓이고 조현증 발병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인생의 행보가 가슴을 시리게 했다.

작품 속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그대로 답습하듯 한 불안감을 보이는 가운데 이를 느낀 스티브의 아버지 찾기 여정이 그 스스로 다짐하듯 자신의 분노 다스기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노력이 새로운 희망으로 보였다.
누구나 현재의 반대 상황인 이러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상상들을 해본다.
스티브가 크게 바라지 않았던 그 소중한 일상의 삶이 상상 속 삶을 통해 그려진 장면이 너무도 아련했고 그 작은 아이의 시선에서 멈췄던 그 시절의 시간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아버지와의 관계를 해결할 노력들이 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던 장면으로 여운이 많이 남는다.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불안감, 용서,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란 흐름 앞에서 모두가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소설, 플리우드 맥의 노래가 귓가를 여전히 적신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