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
강지희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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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부모들은 마법 없는 이 현실 속에서 그렇게 때때로 마법사로 남는다. 무르고 연약한 삶을 아름답고 강인하게 지켜주면서.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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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은 페미니즘의 고전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다분히페미니즘적 시각에서만 쓰인 것은 아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작가를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는 것을 경고하며, 성별을 떠나서 올곧은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작가라는 사람들의 현실적 환경에 성찰을 담아냈는데, 남녀 상관없이 작가도 일반 생활인이기 때문에 돈이 필요하며 집필에 몰두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올프는 숙모로부터 유산으로 1년에 약 500파운드를 받게 되자 ‘두려움과 쓰라림에서 해방되었다고 외친다.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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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집을 갖추다 - 리빙 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
김지수 지음 / 싱긋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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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모든 심플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책표지도 과하면 읽고 싶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가구, 집을 갖추다>는 과한데 정돈된 느낌을 주는 아이러니한 디자인이 요즘 내가 푹 빠져있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레이아웃과 비슷하기도 하고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더 내용이 궁금해졌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다시 만난 책표지는 이보다 더 이 책을 잘 표현할 수가 있을까 싶었다.

<가구, 집을 갖추다>라는 고딕체의 제목이 처음에는 뭔가 뻔하다고 생각했는데 뜻풀이를 보고 나니 뭔가 멋져 보였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고 그만큼 더 느낄 수 있다.
가끔 ˝나는 취향이 없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없는 게 아니라 모르는 게 아닐까? 모르기 때문에 고를 수도 택할 수도 없는 것이다.
연애시절 커피전문점이 익숙하지 않는 신랑은 항상 시켜달라고 했다. 딸아이도 처음 가는 곳에 가면 고르지 못하고 ˝엄마가~˝라고 하는데 본인이 익숙한 장소에 가면 누구보다 나서서 고른다.
모종린 교수님의 추천사 제목처럼 ˝나의 취향을 표현해 주는 가이드북˝이라는 말에 공감하면서 취향을 모르는 나 또한 현대인들을 네게는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어졌다.
읽는 내내 세련된 교과서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 시절 디자인전공서적에서 봤던 정보들이 딱딱하지 않고 친숙하게 느껴진 것은 깔끔한 편집과 김지수 저자가 스스로 서문에서 밝혔듯이 ˝글을 쓰는 일은 마치 연필 소묘와도 같았다. 머릿속의 착상을 그려내지만 이내 지우기를 반복하고, 다시 추려내고 덧붙여도 또 지울 수밖에 없는 지난한 작업 말이다˝처럼 그리듯이 쓴 글 이어서 연필선이 쌓이고 쌓여 입체감이 나타나고 명암이 풍부해지는 것처럼 가구를 갖고 정말 풍부한 이야기를 쓴 것들 다양한 장르가 느껴져서 가구가 집을 갖추듯 그리듯 쓴 글이 입체감이 느껴지는 다양한 장르의 공간 이야기가 제일 좋았다.

이케아, 빈티지, 하루키, 월든, 최영미, 버지니아 울프까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연속 등장했기에 아껴 읽고 싶은 책이었고, 매 챕터마다 등장하는 명언들은 다 필사하고 싶은 문장들이다. 그래서 빠르게보다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감상하면서 읽기를 추천드린다.

읽고 나서는 정말 멋진 제목이지만 미니멀을 단순히 간소함으로 오인하는 것처럼 뻔하다고 오인할 수 있는 <가구, 집을 갖추다>라는 제목보다 부제가 오히려 이 책을 더 잘 설명하고 있다. ˝리빙 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

내년 가을 이사를 계획 중인 나에게 이 책을 먼저 만나게 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나만의 작은 문명, 집을 갖추기 위해 한 번쯤은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더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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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집을 갖추다 - 리빙 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
김지수 지음 / 싱긋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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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미니멀을 단순히 간소함을 뜻하는 말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집안이 텅텅 비어 뭔가 하고 세간을 갖추지 못해 누추해 보이는 집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거추장스러움을 덜어내고 여백의 미를 살린 공간에 예쁜 가구와 소품으로 화룡점정을 찍은, 카페나 호텔 같은 모던한 공간을말하는 것이다.
요즘 대세인 모바일 기반의 리빙 플랫폼 ‘오늘의 집에 들어가서 수많은 회원들이 올려놓은 ‘미니멀 콘셉트의 집 사진을 보면 혀를 내두르게된다. 작은 공간임에도 너무나 세련되고 엣지 있게 자기만의 공간을 꾸며놓았다. 더 놀라운 점은 그 공간들이 우리가 늘 보던 작은 아파트와오피스텔 또는 원룸이지, 단독주택이나 특별한 구조를 가진 고급 빌라가아니란 것이다.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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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경의 소설 『쇼룸』에는 소파베드를 사기 위해 이케아 매장을 방문한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의 부부가 등장한다. 남편은 사실상 아내에게 등떠밀려 온 것이라 가구의 선택과 구매는 온전히 아내의 몫이었다. 그녀는 쇼룸에 놓인 핑크색 소파베드를 보고 흥분하면서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가구가 우리집에 생기를 부여해줄 거라는 기분좋은 예감이 들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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