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같은 서문에서 뭔가 한장으로 이해되는 작가의 삶이 보이는 장인듯
나는 외할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했었다. 관을 열어 둔 채 진행되는장례식이어서 나도 모르게 외할머니의 얼굴을 살폈다. 시신을 준비한장의사들이 외할머니 입술을 잘못 처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할머니가 항상 철가면처럼 쓰고 있던 우아한 미소가 없었다. 미소 짓지 않은 외할머니의 얼굴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고, 마침내 나는 깨달았다. 외할머니야말로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피해망상과종교적 원리주의가 내 삶을 어떤 모습으로 규정해 가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내 삶에서 앗아 가고 그 자리를 학 ‘ 위와 자격증 점잖은 외형을 갖추는 데 필요한 것 등으로만 채워가도록 할지 외할머니라면 이해했을 것이다.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예전에도 일어났던 일들이다. 이것은 엄마와 딸 사이에 일어난 두 번째 절교였다. 테이프는 무한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배움의 발견 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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