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사생활 - 사유하는 에디터 김지수의 도시 힐링 에세이
김지수 지음 / 팜파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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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의 피처 디렉터 김지수씨.

이 책을 고른 이유 중 하나였다.


보그는 내가 디자인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봐온 잡지고, 입학 이후에도 교과서처럼 끼고 살아온 잡지다.

보그 자체가 판타지고, 우리나라 패션지의 자존심이며, '보그니까' 뻣뻣한 프라이드도 용납가능하다.

우리나라 넘버원 하이패션지의 피처 디렉터의 글.

이 책이 나를 유혹한 이유였다.


트렌드를 보여주고, 만들어내고, 어떤 다른 곳보다 변화가 빠르고, 또 빠르게 올드해지는 패션업계의 잡지에서 쉽게 변하지 않는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통찰이 담긴 글을 만난다는 것이 신기하고 또 재밌다.


이 책은 저자의 전작 '품위 있게 사는 법'의 개정증보판이라고 한다.

도시의 사생활이라는 제목이 글과 더 잘 어울린다.

'도시'라는 공허하고 편리하고 세련된 느낌의 단어가 글의 문체와 어울린다.

물론 품위있고 우아한 느낌도 당연히 있다.


이 책의 부제는 '사유하는 에디터 김지수의 도시 힐링 에세이'다.

표지만 봤을 때는 힐링이라는 단어는 도대체 왜 넣은거지? 라고 생각했다.

요즘 힐링이 대세라서 그냥 집어넣은건가? 싶기도 했고.

그런데 다 읽고 나니 알겠더라. 왜 '힐링 에세이'라는 다소 상술이 느껴지는 뉘앙스의 단어로 표현하고 싶었던 의미를.


난 여자다.

그러니까 이 책을 보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만약 남자가 이 책을 보면 어떻게 느낄까? 궁금하다.

이 말의 뜻은 이 책은 온전히 '여자의 입장과 시각'편에서 '솔직하게' 적은 에세이라 공감의 깊이가 한층 더 간다는 의미이며 내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이 책을 보면서 찌릿하게 느껴져오는 부분이 있어서 더 아프고 더 좋았다는 말이다.


책은 Ego, Attitude, Herstory, These Days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 부분의 주제와 연관된 에세이가 6개에서 9개 정도 담겨 있다.


첫부분인 Ego부터 천천히 읽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불편했다.

내 속에 있는 감정과 너무나 유사한 마음의 묘사를 통해 감정을 똑바로 쳐다보고 직면하도록 에세이가 등을 떠밀고 있는게.

차라리 외면해버리고 싶었고.

질투, 불안, 우울, 외모에 대한 동경...

우리모두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한구석의 못난 부분...

김지수씨는 이런 부분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고, 또 남의 이야기 하듯이 써 놓았다.


아, 이래서 힐링 에세이라고 했구나. 싶었다.

모두 앞에서 '단점'을 드러낼 때 단점은 단점이 아닌게 되버린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그렇게 다르지 않다. 다 거기서 거기다. 개개인이 되게 개성있고 다르다고 해서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이나 상처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사람에게 공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끙끙앓고 있는 상처를 아무렇지도 않게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니까 이건 상처가 아니라 우리모두의 숙제, 너와 나의 공통점 특히, 이 시대를 살고 있고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여자라면 느낄 수 있는 기분이자 생각인 것이고 이런 점에서 위로를 받는 것이다. 나 혼자 아픈 것이 아니라는 것.

책을 다 읽고 다시 앞으로 돌아와 프롤로그를 찬찬히 읽으니 '상처받은 작가만이 독자를 위로할 수 있다는 나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기를 바란다'(p7) 는 문장이 더 구체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그녀의 글 곳곳에 살아있는 날카롭고 뾰족한 통찰력은

읽으면서 무릎을 치게 하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도 했다.


'품위는 매너, 기품, 인품과도 다르다. 매너는 각기 다른 사회적 상황에 따라 얼마나 정확하게 행동하느냐 하는 것이다. 문명화 과정은 행동이 세련돼가는 과정이다. 기품은 타고난 기질과 성품이 고상하고 격조가 있는 것이다. 평균적 문명의 규칙을 능가하는 범절과 기질, 때로 기품은 상속된다. 인품은 인간됨의 좋고 나쁨이다. 매너가 없으면 촌스럽고 기품이 부족하면 천박하며 인품이 나쁘면 사악하다. 반대로 매너가 있으면 인정받고 인정받고 기품이 넘치면 존중 받으며 인품이 좋으면 존경을 받는다(p071)


이런 통찰은 돈주고 살 수 없는거라 더 멋지다고 생각했다.


책은 친근하되 쉽지 않다.

계속 내 자신을 성찰하고 또 생각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전에 용서와 목소리, 아부와 경청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진 않았었으니까.

가방과 명품, 니코틴과 여관, 엄마에 관한 부분은 읽으면서, 나와 다른 별세계의 새로운 종류의 여자를 보는 것 같아서 흥미롭게 읽었고,

마지막 가족과 이웃에 관한 부분을 읽을 때는 따뜻했다. 행복하게 박제된 4인용 가족의 환상을 떠나보낼 수 있는 것 같아서.


우리는 현실 속에 살지만, 현실을 외면하려 애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진지하게 통찰하게 되었다. '현실의 도시 속 나의 사생활'에 대해서.

그리고 에세이마다 아 이렇게도 살아봐야겠다라는 어떤 팁같은 것도 얻었는데

팁이란, 시크하고 감각적이면서도 솔직하고 시원한 그녀의 글을 보면서 나도 따라하고 닮고 싶은 어떤 부분이다.



마음이 텅 빈 것 같은 기분으로 살고 있는 여자들

남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여자들

고상하고 우아하게 살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모르는 여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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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여행자 - 북위 66.5도에서 시작된 십 년간의 여행
최명애 글.사진 / 작가정신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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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말도 안되게 덥다. 이런 날에는 몰입할 꺼리가 필요하다.

물론 몰입하다가도 너무 더워서 순간 집중력을 놓쳐버리긴 하지만...

 

이런날에 딱 읽기 좋은 게 바로 이 책이다.

소재가  북극이고, 이 책의 저자는 베테랑 기자라 책의 문체가 흡입력있다.

읽기 시작해서 앉아서 몇 시간동안 이 책을 계속 읽었다. 단지 흡입력있는 문체 때문만은 아니고 재미가 있어서(윗트있다!ㅋㅋ)

어느새 더위에 대한 짜증도 잊어버리게 만드는 책이다.

 

책을 처음에 보고 되게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북극에 대해 아는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진짜 별로 없었다.

북극곰, 오로라, 세종기지....

그래서 더 궁금했다. 북극여행은 어떨까 하고.

보통 여행이나 휴가를 생각할때 동남아,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을 생각하지

북극.. 을 생각하진 않으니까.

 

여행기 홍수의 시대다.

인터넷에 도시 이름만 치면 가지각색의 여행기가 나온다. 서점에 가면 모험담같은, 어떤 사람들을 만난 것이 서술되어 있는 여행기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그런 여행기들 중에서 러시아나 핀란드, 아이슬란드와 스웨덴, 노르웨이와 스발바르제도, 알래스카나 북극곰투어가 담겨 있는 책은 희소하다.

이 자체만으로 프레쉬한 느낌이다.

 

생소한 곳에 대한 감상이나 일정투어 경험들만 주구장창 나오는게 아니라 그 땅의 역사라던가 주민들의 동향, 도시 배경지식, 그리고 생태관광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어 꽤 유익하다.

(생태관광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 책을 보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생태관광이란 여행자들이 자연에 미치는 자신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자신의 여행이 산업 개발로부터 자연을 지켜내고, 현지 주민들의 삶의 여건을 개선할 수 있게 애쓰는 노력이라고 한다.(p12))

책 뒷부분에는 에고 트래블 가이드도 담아놓아 북극투어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북극에 대해 진짜 많은 것을 알게 됬다.

아이슬란드에는 한국 사람이 딱 10명 산다는 것부터 영화 프리윌리의 범고래의 한많은 일생 이야기, 반지의 제왕에 오크들이 나오는 배경의 그 땅이 '인랜드'에 실제로 펼쳐진다는 것, 오슬로의 물가는 완전 비싸다는 것, 북극곰 투어는 10월, 11월이 좋다는 것, 지구 온난화로 북극곰은 먹이도 줄어들고 얼음이 없어서 수영하다가 익사하기도 해 세계적 멸종위기 종이 되었다는 것, 에스키모 인들은 고래가 잡힌것이 아니라 잡혀준 것이라고 믿는 다는 것, 알래스카의 호시노 미치오 등...

 

이 책을 보기 전엔 절~대로 알 수 없는 사실들이었다.

 

 

책에는 진짜 북극곰과 가짜 북극곰이 등장하는데,

진짜 북극곰은 곰이고

가짜 북극곰은 함께 북극을 여행한 저자의 남편의 애칭이다.

프롤로그부터 '북극곰'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처음엔 으응? 했었다는ㅋㅋ(괄호치고 설명 좀 넣어주지.. 일부러 빼셨나;;)

북극곰이건 반달곰이건 뜻이 맞는 인생의 동반자와 함께 여행하는 건 참 좋고 부럽게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지명이 좀 어려워서 어디가 어딘지 빨리 인지가 안되서 그렇지.

정말 실감나는 여행기다. 아침, 점심, 저녁의 일정을 고소란히 덤덤히 써놓아 같이 동행중인 일행의 일기로 느껴지는 게 이 책의 매력이다.

이런 앙큼한 여행기 같으니라고.

 

책의 문체는 진짜 발랄하게 웃기다.

대략 이런식이다.

'북극곰은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고독한 동물일 것이다. 이 거대하고 하얀 동물은 무리를 짓지 않는다. 혼자 산다... (중략) 새끼는 생후 육 개월 정도만 어미곰과 함께 지낸뒤 헤어져 제 갈길을 간다. 아빠곰은 엄마곰과 짝짓기만 하고 이미 떠났다. 이 '콩가루 가족'은 약 이십 년의 생애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p214)'

분명 이건 작가의 색깔이다. 다른 사람이 북극에 갔다와서 여행기를 쓴다 한들 이런 여행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책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사진이 많이 적었다는 것.

그나마 조금이라도 담긴 사진들은 다 화보같은데...

글과 매치되는 사진이 있었으면 덜 지루하고(별로 안 지루하긴 한데.. 그 와중에도), 더 상콤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북극곰 투어.

특히 북극곰이 있는 캐나다 처칠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더 설레서..

어머 이건 죽기전에 꼭 가봐야돼.  했다는.

개인적으로 요르단의 낙타투어를 발견한 이후로 두번째로 땡기는 여행상품이다!! 흐흐

 

 

가끔 살다가 힘들면...내가 왜 살지? 할 때가 있는데 

이럴땐 차라리 여행을 가야 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서 북극곰 한 번 오로라 한 번 못보고 백야 한 번 경험도 못해보고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그냥 삶을 마감하는건 너무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이 책을 덮고 나서 들었다.

 

 

과연 살면서 언젠가는 나도 북극에 갈 수 있을까?

(북극에 가고 싶다는 꿈을 꾸는 의지★)

 

여행기를 보고 그 지역에 대한 여행을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으면... 성공한 여행기가 아닐까?

하고 1초동안 생각했다. 풋

이 책은 성공한 여행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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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매듭을 푸는 법 - 뒤엉킨 마음을 풀어야 삶도 풀린다
이소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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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에 열광하는 시대다. 다들 마음에 상처가 많은 듯 하다.

한국 사회의 특수성에도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행복지수가 OECD국가 34개국중 32위를 차지할 정도로 하위권이다.

엄친딸, 엄친아라는 말이 신조어로 자리잡을 수 있는 이유는 공감하기 때문이고, 공감한다는 건 그만큼 많은 사람이 '비교 당하면서 산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사실 행복이란 건 굉장히 주관적인 거다.

같은 상황에서도 누구는 행복하고, 누구는 행복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는 것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매듭'이라는 단어를 참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마음 속에는 응어리 하나.. 매듭이란게 존재한다. 불안감, 공허감, 불안, 분노... 다른 이름은 매듭이다.

 

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가 쓴 책인데 책 뒤편의 글을 인용하자면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책' 이다.

 

마음의 매듭을 푸는 법을 알려준다 하여 마음에 있는 고통에 대한 답을 주는 만병통치약 같은 책이 아닐까 하고 기대를 한다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겠다.

그러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 감정에 담겨있는 이유를 알게 되어 스스로 감정을 자각하고 조절할 수 있다는 점. 이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프롤로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무한 긍정으로 불편한 감정을 애써 외면해도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반갑지 않은 감정들과도 용감하게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p 6)

 

그리고 사람의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과 자신의 매듭은 자신만이 볼 수 있고 그렇기에 자신만이 풀 수 있다는 것.(p11)

 

책은 크게 4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계와 사랑, 자신의 감정과 세상과 세대속의 감정이다.

 

그리고 시기심, 트라우마, 용서 등의 케이스가 나오고,

각각의 케이스는 우리가 흔히 겪고 또 공감하는 사례- 그런 감정을 느끼는 이유-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법 이렇게 세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당하고 쿨하지 못한 모습, 그리고 외로움을 느끼는 모습, 초라함이 온전히 나만의 것이라고 느꼈는데, 사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며, 솔직한 나의 모습을 인정하는 것이 나 답게 사는 것이라는 걸 이 책을 읽고 알았다.

 

사랑할 때 불안한 것도 당연하며, 공평한 사랑은 없으며

내가 무언가에 중독되는 이유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 고통과 불안은 '혼자 감당하는 게 삶의 진리'(p165)라는 것

이 것이 위로가 된다.

나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것.

 

아는 것과 느끼는 것, 행동하는 것은 모두 다 분리되어 있는 과정이라 책을 읽고 나서 곧바로 모든 문제 앞에 서서 당당해졌다거나, 세상의 모든 이치를 깨달은 석가모니의 마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건강한 마음이란 무엇인가를 알게 되며, 나는 존중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왜 그렇게도 계획을 세워대는지, 꼭 완벽을 지향해야 하는지...

스스로의 마음에 숨쉴 수 있는 시간을 허하고 싶어졌다.(p231)

 

약간 놀랐던 부분은 '부모의 불안이 아이에게 전염된다'는 부분(p241)이었다.

내가 아직 부모가 될 준비를 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이런 것을 알게 되니 나의 존재 그 너머까지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정신과 의사의 솔찍한 프롤로그도...

'불혹의 나이를 지나면 삶이 평온해지고, 마음은 더욱 지혜로워질 줄 알았습니다.

정신과 의사로 살면 더욱 그럴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 나이에도, 정신과 의사로 살면서도, 삶은 여전히 의문투성이이고...(중략)'

 

완전한 해결점이 없다는 게...

대략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삶이란 결국은... 끌어안고 갈 나의 예쁘지 않은 부분들과 감정들은 오롯이 나만이 풀 수 있는 매듭이라는 점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달렸다는 점이.

 

앞으로도 나는 수 많은 일을 겪으면서 마음속에 매듭이 생길 수 있다.

그렇지만 결국 나는 나의 이런 매듭들을 풀어나갈 수 있다고도 믿는다.

그 힘과 능력이 내 자신 스스로에게 있을음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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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에 배웠더라면 변했을 것들 - 스탠퍼드대 미래변화 보고서
티나 실리그 지음, 김소희 옮김 / 엘도라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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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목이 참 두루뭉술하다. 어떤 내용이 담긴 책일까. 스무살에 배웠으면 좋았을 것들의 목록을 서술해놓은 책인가? 했었다.

부제가 스탠퍼드대 미래변화 보고서라니, 더더욱 제목과 매치가 안됬다. 보통 책 제목은 내용을 명확히 드러내도록 짓는 편인데,  참 은유적으로 지었군,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제목만 보고는 절대 추측할 수 없는 이 책의 내용은 바로 '창조성'에 관한 내용의 책이다.

바로 니가 스무살부터 창조성을 기르는 훈련을 해왔다면 너의 미래는 바뀌었겠지. 하는 의미해서 지은 제목인 듯 하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펜, 핸드폰, 화장품 등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이 모든게 실은 어떤 사람이 창조성을 발휘해서 만든 결과물일테니까 말이다.

 

창조성은 훈련 될 수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이 질문에 YES라는 전제와 확신을 근거로 씌어진 책이다. 실제로 스탠퍼드에서 진행된 창조성 특강 수업을 바탕으로 기술한 책이다.

 

창조성 분야는 여전히 막연한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으며 정형화된 어떤 방식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훈련이 가능하다니?

 

예전에 신문에서 몇 번 보았던 WHY기법이라던가 트리즈, 마인드 맵 이런 걸 이야기 하나? 싶었는데, 기술적인 훈련에 대한 부분도 나오지만 툴 자체보다는 좀 더 넓게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모든 사람이 다 창조적으로 변하는 건 아니고, 책을 읽고 실제로 삶에 적용하고 연습을 많이 하면 창조성이 길러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의 서문에는 워크숍 사례로 시작한다.

'한 개의 '쓸모없는 물건'으로 여러분이 생각해낼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보세요'

 

아, 정말 듣기만 해도 벌써 머리에 쥐가 나며 막막해지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창조성을 굳이 의식하여 훈련받으려 해본 적이 없고 관심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창조성을 키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목표가 '주변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새롭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도록 하기 위함'이란다.

 

목차는 총 11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목차를 보고도 막연하게 어떤 창조적 기법들이 있는지 한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는다.

열심히 내용을 읽어야 하는 책이다.ㅋ

 

저자가 주장하는 창조성의 핵심은 '혁신 엔진'이라는 모델로 표현되어 있는데 삼각 뫼비우스 띠가 얽힌 모양으로 지식, 상상력, 태도를 기초로 하고 있다.

(p 30) 그래서 처음 1~3장은 문제를 리프레이밍하고 아이디어를 연결, 가정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4장은 관찰력을 연마하여 지식을 구축하는 것으로, 5~8장은 공간과 인센티브 등 창조성에 영향을 주는 환경 요인들에 대한 서술로, 9~10장은 도전이라는 태도를 통해 얻는 창조적 능력을 11장은 모든 내용을 총괄해서 혁신 엔진을 설명하고 있다.(p 31)

 

책에서 나오는 창조성을 자극하는 기법들은 아래와 같다.

- 사진찍기: 포커스, 관점, 좌우, 위아래, 등 다양한 각도에서 보는 시각을 바꿔보기

- 당연한 것에 왜? 라고 묻기

- 관련없어 보이는 물건과 개념들을 연결, 조합해보기

ex. 일본의 진도구, 뉴요커의 카툰 캡션 콘테스트(우리나라에서 한때 유행했던 조삼모사 말풍선 같은 카툰임)

- 은유와 유추 사용하기

 

이외에 브레인스토밍 가이드라인도 구체적으로 실려 있다.

책의 내용 중에서 [예상한 것 너머로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키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p100)라는 구절은 보면서 매우 공감했었다.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환경에 대해서도 나와있었는데 예시로 ideo 사무실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 있었다.

구글 사무실도 자유로운 사무실 인테리어로 유명한데, 이것이 실제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데, 창조성을 자극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천장이 높은 공간에 있을 때 더 확장된 아이디어를 갖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런 환경같은 디테일까지도 창조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또 인상깊었던 부분은 '창조성은 제약을 사랑한다'는 부분.

왜 다들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시험전날 벼락치기 같은. 일종의 그런 비슷한 맥락인데.

사람이 벼랑끝에 서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는 말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압박감을 느끼면 창조성이 더 자극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창조성이 필요하다면, 스스로 시간, 공간, 사람들, 경쟁 등의 압박을 주는 제약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하다.

 

모든 일을 '게임화'시켜서 하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고 했으며, 창조성의 시행착오는 당연히 존재하고 필요하다는 부분도 꽤 강렬한 부분이었다.

이 부분을 보다보니 예전 생각이 났다.

 

대학교 때 디자인을 전공했었다.
사람들이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올리는 것은 바로 창조성이라는 단어이다.
나 역시 대학교를 입학할 때 그런 기대에 부풀어 있었던 것 같다.
디자인공부를 하면 존 갈리아노가 하는 것 같은 패션디자인을 나도 하게 될 수 있을 줄 알았다.
어떻게 하면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내 예상과는 완전히 달리, 내가 했던 것은 숙제였다.


아이디어 스케치 10개, 20개, 30개, 100개...
아무런 가이드 라인도 없이 주제도 알아서 선택해서 아이디어 스케치 100개 해오기. 이런 숙제의 연속이었다.
마지막 졸업전시회를 준비할 때는 밤 새서 아이디어를 한 130개 정도 짰던 것 같다.
정말 무식할 정도로 막무가내로.

 

그런데 왜 이렇게 했어야 했는지 이 책을 보다보니 이해가 가는 듯 하다.
기본적으로 번개같은 장조성이라는 건 '수 많은 시도'중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이 질로 승화되는 것이다.

또한 창조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도전하는 자세' 가 기본이 되어야 실제로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때문이다.

 

책을 보면서 그 동안 당연하게 보였던 것이 새롭게 보이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이 책이 내게 선물해준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이미 스무살을 훌쩍 넘겼지만 우리는 100살 시대에 살고 있으니 아직 살날이 무궁무진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창조성을 키우고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오늘부터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아나? 이 책을 읽고, 혹은 프로젝트를 참가하고,  30대에, 40대에, 50대에 창조성과 아이디어로 실제로 현실을 변화시키게 되는 누군가가  등장하게 될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속에서 이 책은 창조성이라는 생존비법을 선물해주는 역할을 해줄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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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슈퍼리치 - 맨손에서 100억대 부자로, 신흥부자들의 1% 성공전략
신동일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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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최소30억 이상의 자산가 '슈퍼리치'를 관리해 온 KB 국민은행 압구정 PB센터 부센터장이자 VVIP 자산관리팀장을 맡고 있는 저자가 쓴 책이다.

이것만으로도 염통이 쫄깃쫄깃 귀가 팔랑팔랑해지면서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을지 궁금했다.

게다가 삼신할미 랜덤으로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맨손에서 100억대 부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니,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벤치마킹하면 나에게도 슈퍼리치의 싹수가 무럭무럭 자라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고 책을 펼친게 사실이다.

그리고 프롤로그에는 '누구나 슈퍼리치가 될 수 있다'가 제목이어서 그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었다.

 

내가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 아쉬운 부분이 좀 보였다.

그래도 저자의 초고라니, 다음 책은 더 좋겠지. 하고 기대해본다.

나는 어떤 구체성이나 내용의 실용성 같은 걸 기대했었는데, 그런 것들 보다는 그냥 '감히 그동안 부자되는 것을 꿈꿔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한 번 꿈을 꾸고 도전해보세요'하고 권유하는 마인드 리프레쉬 스타일의 책이었다.

 

책은 쉽게 술술 읽히는 편이다. 아마 재태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많은 경제지식이 없어도 책이 부담스럽지 않게 읽힐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스토리텔링 방식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어서, 빨리빨리 책장이 넘어가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또한 책이 일관성있게 중요한 내용을 여러번 강조하고 있어서, 책을 읽고나면 확실히 머릿속에 남는 몇 가지 FACT들이 있다.

- 버는 것 보다 적게 쓰는 것

- 종잣돈을 꼭 만들 것

- 샐러리맨일때 창업을 착실히 준비할 것

- 원만한 대인관계(성실함과 신뢰)를 유지하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할 것

 

 

첫번째 장에는 실제로 저자가 만났던 슈퍼리치들의 사례가 담겨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듯한 기사문체로.

여러사례가 담겨있어 흥미롭다. 주로 사업을 시작한 이야기, 위기를 극복한 이야기, 그리고 살면서 느낀 중요한 지혜들과 조언들

 

그리고 가장 공감되었던 부분은 자수성가한 슈퍼리치들은 절대로 돈을 '쉽게' 벌 생각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발품을 팔던 매일매일 가게를 성실하게 운영하던 어쨌든 그들은 땀흘려 일하는 정공법을 선택했다는 것-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바로 실행에 옮겼다는 것.

우리 주변에도 열심히 사는 사람 참 많다. 근데 그들이 모두 슈퍼리치는 아니다.

아마도 투자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보는 눈을 가지고 용감하게 투자를 했다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과 다른 점일 것이다.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알아보는 타이밍과 통찰력은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도 궁금한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운명처럼' 혹은 '적성을 발견'처럼 약간 두루뭉술하게 쓰여있어서 이 부분이 가장 아쉬웠다.

 

두번째 장에는 슈퍼리치의 10가지 성공비결이 담겨 있다.

1.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2. 45세 이전에 창업의 길을 열어라
3. 어떤 경우에도 수입보다 지출이 적어야 한다
4. 수입처를 다변화하라
5. 쪼개는 순간 푼돈이 된다, 종잣돈을 만들어라
6. 돈 되는 지식을 쌓고, 돈이 따르는 정보를 파악하라
7. 성공하고 싶다면 ‘행동’에 나서야 한다
8. 기회는 타이밍이다, 반드시 움켜잡아라
9. 자기 자신을 믿을 때 성공의 길이 열린다
10. 가족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라

슈퍼리치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수첩에 적어두고 두고두고 보기에 좋도록 핵심적인 어구로 10개를 뽑았다는 생각이 든다. 굳.

 

세번째 장에는 어떻게 자산관리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적어놓았다.

일반인과 슈퍼리치의 차이를 5개 정도가 있다고.

1) 수입처가 다양한가? 2) 수입>지출인가? 3) 자산관리 전문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가? 4)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인가? 5) 성공하겠다는 열망이 있는가?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면 부자가 되는건가? 자문해보았다.

 

그 다음에는 종자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목표 잡는 법)

종자돈을 어떻게 불릴 것인가(적금? 저축보험? 등 어떤 상품을 이용해서? 창업의 8가지 프로세스)

종자돈을 만들었다면, 어떻게 지킬 것인가(포트폴리오 관리, 통장관리)

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최신 유행상품인 사모펀드와 보험상품 활용, 자산 배분 등에 관한 내용이 실려있다.

 

마지막 장에는 만년과장이 위의 전략들을 실천하면서 슈퍼리치가 되어가는 길을 소설처럼 써놨는데 그냥 재미로 책의 내용을 복습하는 기분으로 보면 될듯하다.

 

사실 우리는 환경의 변화를 많이 받는다. 난데없이 스페인 경제 침체와 미국 경제 실업률의 저하같은 일로 당장 내일모레 우리나라 증시가 어떻게 될지 하반기 경제가 어떻게 될지 잘 모른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자영업 비중이 크며 자영업 실패율도 높은 편이라 당장 사장님이 되도 사업을 키워나가고 살아남기는 무진장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슈퍼리치가 될 것인가,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찾아서 어떤 사장님이 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책을 기초로 해서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 숙제겠지.

 

이 책을 보면서 알고 있던 사실들이지만 다시 한 번 내 자신에게 자극을 줄 수 있어서 좋았다.

조금 더 절약하고, 종잣돈 만들기에 최선을 다 하자.

지금 하고 있는 일 열심히 하자.

향후 어떤 분야의 최고가 될 지 상상하고 만약 내 사업을 시작한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미리 생각해보자.

같은 것들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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