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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매듭을 푸는 법 - 뒤엉킨 마음을 풀어야 삶도 풀린다
이소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힐링에 열광하는 시대다. 다들 마음에 상처가 많은 듯 하다.
한국 사회의 특수성에도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행복지수가 OECD국가 34개국중 32위를 차지할 정도로 하위권이다.
엄친딸, 엄친아라는 말이 신조어로 자리잡을 수 있는 이유는 공감하기 때문이고, 공감한다는 건 그만큼 많은 사람이 '비교 당하면서 산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사실 행복이란 건 굉장히 주관적인 거다.
같은 상황에서도 누구는 행복하고, 누구는 행복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는 것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매듭'이라는 단어를 참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마음 속에는 응어리 하나.. 매듭이란게 존재한다. 불안감, 공허감, 불안, 분노... 다른 이름은 매듭이다.
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가 쓴 책인데 책 뒤편의 글을 인용하자면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책' 이다.
마음의 매듭을 푸는 법을 알려준다 하여 마음에 있는 고통에 대한 답을 주는 만병통치약 같은 책이 아닐까 하고 기대를 한다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겠다.
그러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 감정에 담겨있는 이유를 알게 되어 스스로 감정을 자각하고 조절할 수 있다는 점. 이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프롤로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무한 긍정으로 불편한 감정을 애써 외면해도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반갑지 않은 감정들과도 용감하게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p 6)
그리고 사람의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과 자신의 매듭은 자신만이 볼 수 있고 그렇기에 자신만이 풀 수 있다는 것.(p11)
책은 크게 4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계와 사랑, 자신의 감정과 세상과 세대속의 감정이다.
그리고 시기심, 트라우마, 용서 등의 케이스가 나오고,
각각의 케이스는 우리가 흔히 겪고 또 공감하는 사례- 그런 감정을 느끼는 이유-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법 이렇게 세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당하고 쿨하지 못한 모습, 그리고 외로움을 느끼는 모습, 초라함이 온전히 나만의 것이라고 느꼈는데, 사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며, 솔직한 나의 모습을 인정하는 것이 나 답게 사는 것이라는 걸 이 책을 읽고 알았다.
사랑할 때 불안한 것도 당연하며, 공평한 사랑은 없으며
내가 무언가에 중독되는 이유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 고통과 불안은 '혼자 감당하는 게 삶의 진리'(p165)라는 것
이 것이 위로가 된다.
나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것.
아는 것과 느끼는 것, 행동하는 것은 모두 다 분리되어 있는 과정이라 책을 읽고 나서 곧바로 모든 문제 앞에 서서 당당해졌다거나, 세상의 모든 이치를 깨달은 석가모니의 마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건강한 마음이란 무엇인가를 알게 되며, 나는 존중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왜 그렇게도 계획을 세워대는지, 꼭 완벽을 지향해야 하는지...
스스로의 마음에 숨쉴 수 있는 시간을 허하고 싶어졌다.(p231)
약간 놀랐던 부분은 '부모의 불안이 아이에게 전염된다'는 부분(p241)이었다.
내가 아직 부모가 될 준비를 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이런 것을 알게 되니 나의 존재 그 너머까지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정신과 의사의 솔찍한 프롤로그도...
'불혹의 나이를 지나면 삶이 평온해지고, 마음은 더욱 지혜로워질 줄 알았습니다.
정신과 의사로 살면 더욱 그럴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 나이에도, 정신과 의사로 살면서도, 삶은 여전히 의문투성이이고...(중략)'
완전한 해결점이 없다는 게...
대략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삶이란 결국은... 끌어안고 갈 나의 예쁘지 않은 부분들과 감정들은 오롯이 나만이 풀 수 있는 매듭이라는 점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달렸다는 점이.
앞으로도 나는 수 많은 일을 겪으면서 마음속에 매듭이 생길 수 있다.
그렇지만 결국 나는 나의 이런 매듭들을 풀어나갈 수 있다고도 믿는다.
그 힘과 능력이 내 자신 스스로에게 있을음 알기에...
